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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의 봄] 09 - 벽돌 한 장의 무게...
1. S# 엄기중의 회사 앞. N
밖으로 나오는 엄기중, 일행들의 인사를 받으며 밖으로 나온다.
운전사 차 뒷문을 열어주려고 다가서는데,
엄기중 아니. 오늘은 제가 직접 할께요,
(비서를 보며) 아까 준비하라고 한건 어떻게 됐습니까?
한비서 뒷좌석에 실어놨습니다.
엄기중 수고했어요. (하더니 운전석쪽으로 가서 올라탄다, 출발하는데서)
2. S# 달자의 아파트 앞. N.
삼백만원짜리 돈뭉치를 꺼내 턱! 달자 손에 쥐어주는 태봉,
달자 !!! (놀라서 본다. 다시 태봉을 보면)
태봉 앞으로 한달동안 내 애인이 돼줄래요?
달자 뭐?
태봉 계약 조건은 똑같아요. 하루에 세시간씩, 한달동안.
단 규칙을 좀 바꿔봤어요. 간단한 스킨쉽은 기본 서비스,
좀 더 딥한 스킨쉽을 원하면 그건 그 때 서로의 감정이 끌리는대로,
달자 ! (본다)
태봉 만에 하나 서로에게 사적인 감정이 생긴다면..
달자 (OL) 생긴다면?
태봉 (본다. 보더니) 그럼 제대로 한번 사귀어보는거고.
달자 ! (본다)
태봉 어때요? 나쁘지 않죠? (하면서 멋지게 한번 씩 웃어준다)
달자 (본다. 빤히 바라보는 표정에서)
3. S# 일각, N. (달자와 태봉이가 보이는 곳, 일각)
차를 세워둔채 멀리 그 두사람을 바라보는 엄기중,
그의 차 뒷좌석에서는 준비된 빨간 장미꽃 한다발과, 와인,
그리고 쵸콜렛과 치즈세트등등등이 너무나 완벽하게 준비되어져있다.
엄기중, 심히 불쾌하고 또 자존심에 상처받은 표정,
점점 더 노골적인 표정으로 변하다가.
4. S# 엄기중의 팬트하우스. N
스르르 타오르는 향초의 연기와
여기저기 켜져 있는 아로마 초들. 그 위로,
명상테입E 명상의 시간...
당신은 지금 화가 몹시 나 있습니다.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눈을 감고 셋부터 거꾸로 세어봅니다. 셋, 둘, 하나...
5. S# 엄기중의 팬트 하우스, 욕실.
화면안으로 보이는 엄기중의 얼굴, 지그시 눈을 감은채
엄기중 (테잎이 시키는대로) 셋, 둘, 하나...
명상테입E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고,
엄기중 (시키는대로 깊이 들이쉬고, 내쉬고)
명상테입E 자, 이제 눈을 뜨고,
지금부터 당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동작을 해봅니다.
엄기중 (조용히 눈을 뜬다. 그러더니 쓱쓱 무언가를 문지르는 동작을 시작한다)
명상테입E 하나아, 두울... 하나아, 두울....
엄기중 (하나, 둘, 하나, 둘의 리듬에 맞춰 계속 쓱쓱 문지르는 동작)
명상테잎E 그 동작을 되풀이하는 동안 어느새 당신의 화는 가라앉고,
당신의 마음엔 평화가 찾아옵니다.
엄기중 (정말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듯한 표정...)
화면, 천천히 욕실바깥쪽으로 빠지면,
노란 고무장갑을 낀채 욕실을 문지르고 있는 엄기중의 모습.
(그는 화가 나거나 머리가 복잡할땐 청소를 하는 습관이 있다,)
세제를 칙칙 뿌려가며 점점 더 강도를 세게해서 벅벅 문지르는 위로
달자E 아무래도 이건 아닌것 같다!
6. S# 달자의 아파트 안, 거실. N.
커다란 보따리성 가방을 옆에 떡하니 올려놓은채
그 옆에 양반다리로 소파에 올라앉아있는 태봉, ? 달자를 본다.
태봉 아니라니?
달자 (태봉을 마주한채 테이블위에 턱! 하니 올라앉으며)
니 말은 그러니까 이제부터 나랑 너랑 연애를 해보자
그 뜻인거 같은데, 그치?
태봉 뭐, 그래보자는 뜻이지.
달자 근데 너 그거 아니? 너랑 나랑 나이 차이만 여섯 살이야.
그 말은 내가 대학교 다닐 때 너는 중딩이었다 그 뜻이지.
그런 세대적, 나이적 차이를 뛰어넘어 너하구 연애를 한다는건..
아우 야,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띵하다. 이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구.
태봉 보고 싶었다며,
달자 그거야, 며칠동안 연락도 안되고, 궁금하니까...
태봉 (OL) 좋아하니까.
달자 ? (본다)
태봉 좋아하니까 보고싶고, 좋아하니까 궁금도 한거지.
달자 얘가, 얘가! 너 지금 누구한테 덤탱이야?
나는 너, 좋아한다는 말 한번도 한적 없었다?
내가 언제 너 좋아한다구 입이라도 뻥끗한적 있었니?
내가 언제 너 좋아한다고 한번이라도 치댄적 있었어?
태봉 좋아한다는 말은 입으로만 할수 있는게 아니예요,
눈으로도 하고, 한숨으로도 하고, 손짓으로도 하고.
달자 나는 있잖니, 나보다 나이 어린 남자랑 연애같은거,
생각도 해보적이 없어, 상상조차 해본적이 없어,
나는 나보다 어린 남자는 남자로도 안보여, 알어? (하는데)
태봉 (순간 달자가 앉은 테이블 양쪽을 턱! 잡으며 달자의 얼굴앞으로 쓱
얼굴을 들이밀며) 정말?
달자 (순간 두근! 쳐다본다)
태봉 정말 내가 남자로 안보인다구?
달자E 남자로 보인다.
달자 (얼른 슬쩍 시선 피하며, 괜히 말까지 더듬더듬)
어쨌든 나,나,나,나는 선천적으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좋아.
푸근하고, 든든하고, 넉넉하고, 안정적이고, 그런 남자가 좋다구. 알어?
(하면서 흘끔 한번 태봉을 쳐다보면)
태봉 (심드렁하게 도로 소파뒤로 등을 기대며)
그 나이에 그런 남자 찾기 쉽지 않다는거 이미 겪어봐서 알잖아요.
바람둥이도 겪어보고, 유부남도 겪어보고.
달자 어쨌든! (보며) 너는 아니야. 나는 니가 누군지도 모르며,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가족밑에서 성장했는지,
전혀 아는바 없음이야, 단 한 개도 모른다구! 단 한개두!
태봉 그러니까 지금부터 서로 차근차근 알아가 보자구요.
그럴려고 연애라는걸 하는거잖아.
달자 진짜 말귀 못알아듣네 얘? (그러더니)
그래 좋다! 그래서 너하구 나 연애한다 치자구!
끝까지 갈수 있을거라구 생각하니?
태봉 가보면 알겠지,
달자 가보나마나 뻔해요, 이건 절대로 안되는 줄긋기라구!
태봉 글쎄 되나 안되나 해보고 나서 얘기하자구,
달자 하고 나서 후회하면 어떡할래, 너?
태봉 것도 그 때 가서 생각할 문제고,
달자 미치겠네 증말, 대체 너 왜 이러냐? 나한테 왜 이러냐구 대체에!!!
태봉 내가 왜 이러는거 같아요?
달자 (멈칫... 본다)
태봉 정말 몰라요? 객관식으로 내줄까?
일번, 세계평화를 위해서. 이번, 우주정복을 위해서,
삼번, (본다. 보더니) 당신한테 꽂혀서. (씩 미소) 몇번이게?
달자 그야... (괜히 민망해서 시선 피하며 더듬더듬) 뭐, 그거야...
태봉 뭘 그렇게 오래 생각해요, 간단한 대답을 가지고,
달자 아니 그거야... (괜히 민망한 표정위로)
달자E 내 입으로 답하기 민망해서 그런다 이 놈아! (하는데)
태봉 아, 이러다 밤 새겠네. 일단 오늘은 잡시다. 자고, 내일 얘기하자구.
(하면서 벌떡 일어나 가방을 집어들더니)
난 어느쪽 방을 쓸까?
달자 (? 고개들어 쳐다본다) 뭐?
태봉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이 방? 아니면 저쪽 방?
달자 (??? 본다, 다시 한번) 뭐어?
태봉 아무래도 저쪽방이겠지? (하면서 달자의 옷방쪽으로 간다)
달자 (??? 돌아본다. 쟤 지금 뭐하는거지? 쳐다보는 표정에서)
7. S# 달자의 옷방. N
탁! 불을 켜면 완전히 홈쇼핑 제품으로 가득한 방안,
태봉 우와, 대단하구만! 이게 방이야, 홈쇼핑 창고야?
그러면서 안으로 들어와 대충 한쪽으로 짐 옮겨놓고,
드러누울 자리 만들기 시작하는 태봉,
그 뒤로 빠꼼히 얼굴을 내밀고 들여다보는 달자,
달자 (소심하게) 야, 너 지금 거기서 뭐하냐?
태봉 뭐하긴, 피곤해서 잘라 그러지.
달자 글쎄, 왜 니가 지금 거기서 잘라 그러는건데?
태봉 그야 더 이상 지낼 집이 없어졌으니까.
달자 뭐?
태봉 그 돈 삼백, 내가 살던 옥탑방 보증금 빼서 가져온거예요,
보증금 빼면 집도 빼줘야하는건 알고 있죠?
그 상태라구요 내가 지금.
달자 (여전히 ??? 쳐다본다)
태봉 (둘러보며) 이거 내일 일어나서 싹 다 치워야겠네, 아이구 이게 다 뭐야?
스팀청소기, 족욕기, 가습기...
이 중에 한번도 안쓴것도 있죠? 이런거 도로 다 갖다 팔수는 없나?
(하면서 물건들을 한쪽으로 치우는데)
달자 나가.
태봉 (? 돌아본다)
달자 (순간 버럭) 당장 내 집에서 나가아!!!!
8. S# 달자의 아파트 앞. N
동시에 쿵! 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내동댕이 쳐지는 태봉,
어? 하고 돌아보는 얼굴위로 퍽! 떨어지는 태봉의 가방,
태봉, 아우 아프다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것과 동시에
문앞에서 쿵! 닫히는 달자의 아파트 문.
태봉, 보다가 픽 웃는다. 역시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툭툭 털고 달자의 아파트문쪽을 돌아보면,
9. S# 달자의 아파트 안. N
달자 저게 진짜 나를 호구로 보나,
(돌아보며 문쪽을 향해) 야! 나 그런 여자 아니거든!!!
어디서 감히 은근슬쩍 엉길라구.. 너어! 한번만 더 내 집안에 얼쩡거려봐!
경찰에 확 신고해버린다! 알아들어? (잠잠하다....) 알아들었냐구!!!
(잠잠하다....슬쩍 문앞으로 다가서서 귀를 대보더니 슬쩍) 갔냐?
(대답없자 살며시 아파트 문을 열어본다)
10. S# 달자의 아파트 앞, N.
슬그머니 문을 열고 빠꼼히 고개를 내밀다가 멈칫!
그 앞에 가방들고 서서 쳐다보고 있는 태봉과 눈이 마주친다.
태봉 여기 추워요, 엄동설한에 사람 밖에 세워두고 얼려죽일겁니까?
달자 (순간 표정 쎄해지더니 그대로 쿵! 문 닫아버린다)
태봉 (본다. 다시 어이없이 피식 웃더니) 진짜 얼어죽게 생겼네.
11. S# 달자의 침대. N
침대위에 털썩 드러눕는 달자, 허! 진짜...! 하는 기분으로
이불을 뒤집어 덮으며 돌아눕는다. 신경쓰인다.
다시 홱! 반대쪽으로 돌아눕는다. 역시 신경쓰인다.
달자E 아, 진짜 신경쓰여죽겄네... 그냥 하룻밤만 재워줘?
(그랬다가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누으며 E)
아냐, 아냐! 그러면 안된다! 한번이 두 번되고, 두 번이 세 번된다.
(하다가 다시 홱! 돌아눕는 위로 E)
저러다 진짜 얼어죽으면 어떡하지?
(그러다 다시 홱! 반대편으로 돌아눕는 위로 E)
그거야 인과응보지, 내가 신경쓸 일이 아니지,
(하면서 에라 모르겠다 이불을 홱! 뒤집어 덮는 모습에서)
12. S# 다시 달자의 아파트 문앞. N
가방을 깔고 그 위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태봉,
추운 듯 옷을 잔뜩 여민채 추운 듯 양쪽팔로 몸을 두르고
눈을 감은채 벽에 기대앉아 있다. 그 때,
달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짐짓 눈을 뜨고 쳐다보면
그 문뒤로 나타나는 달자의 슬리퍼, 틸-업하면
문뒤로 얼굴을 반만 내밀고 노려보고 있는 달자의 반쪽 얼굴.
태봉, 달자와 시선 마주치자 악의없이 베식 웃는 얼굴에서.
13. S# 달자의 옷방. N
요위에 벌렁 드러눕는 태봉,
태봉 아! 편하다! 따뜻하다! (돌아보며)
진짜 십분만 더 늦게 나왔으면 영락없이 동사할뻔했다니까?
달자 (역시 얼굴의 반만 내놓고 째려보더니) 오늘밤만이야, 오늘밤만 자고,
내일아침 동트는것과 동시에 당장 니 일상으로 돌아가라. 알겄냐?
태봉 (씩 웃으며) 잘자요.
달자 그러든가 말든가! (하더니 쿵! 문을 닫아버린다)
태봉, 닫혀진 문을 본다. 보더니
그대로 이불을 둘둘말아 꼭 끌어안으며 돌아눕는 얼굴,
아무 걱정없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표정에서.
14. S# 달자의 아파트 거실. N
달자, 태봉이 자고 있는 방앞에서
서성이며 귀를 기울이고 불안하게 안의 기척을 살핀다. 그 위로,
성우E (동물의 왕국 목소리로) 대부분의 동물들은 자신의 구역을 침범당하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insert> TV화면의 자료화면.
1. 끽끽거리며 이리저리 나무를 어지럽게 왔다갔다하는 원숭이,
성우E 신경질적인 감정을 드러내든가,
2. 침범하는 하이에나를 물리치는 사자의 모습,
성우E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든가,
다시 거실안> 달자, 소파에 앉아 동물의 왕국을 보다가
태봉의 방쪽이 신경쓰이는 듯 돌아본다, (dis)
성우E 아니면 불안감에 시달려 자신의 구역안을 밤새 배회하고 서성거린다.
쓸데없이 거실안을 서성이기도 했다가 (dis)
계속 태봉의 방문앞에 귀를 갖다 대보기도 했다가 (dis)
불안하게 덜덜덜 다리를 떨며 소파에 앉아있기도 하다가,
15. S# 위선주의 오피스텔 앞. N.
또각또각 걸어들어오는 위선주, 손잡이를 잡다가 멈칫..! 쳐다보면
문위에 붙어 있는 빨간 차압딱지.
위선주, 멍하니 쳐다보는 표정위로,.
성우E 심한 경우, 침입자가 남겨놓은 흔적 때문에
자기 구역을 떠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16. S# 위선주의 오피스텔 안, N.
TV, 소파, 탁자, 냉장고, 눈에 보이는 가구며 가전제품이며 주방같은곳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빨간 차압 딱지들.
위선주, 천천히 안으로 들어오며 그 빨간 딱지들을 쳐다본다.
조금은 기가 막힌 듯, 한쪽에 힘없이 털썩 앉는 그녀,
잠시 있다가 핸드폰을 집어들어 번호를 누른다.
위선주 (신호가 가길 기다렸다가) 나야, 이게 어떻게 된거야?
내 집에 왜 또 빨간 딱지들이 붙어있냐구! 아직도 해결 못한거야?
당신하구 나, 끝난지 벌써 삼년이야.
대체 언제까지 내가 당신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해야 해?
대체 내가 언제까지... (점점 화가 치밀어 올라 말을 못잇다가
다시 냉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며)
이번주까지야, 이번주까지 이거 해결하지 않으면...
나두 더 이상은 참아줄수가 없어. 아니..! 이젠 안참을거야. 그렇게 알아!
(하더니 그대로 탁! 핸드폰을 끊어버린다, 속상하다...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고개를 숙이는데서)
17. S# 달자의 아파트 거실. (아침)
째째째째.... 새소리와 함께 아침햇살 쏟아지고.
소파에 아무렇게나 구겨져서 잠든 달자, 끄떡! 고개가 떨어질뻔하면서
순간 스읍! 입가의 침을 닦으며 눈을 뜬다.
완전 부시시한 몰골로 일단 태봉의 방문을 노려본다.
여전히 굳게 닫혀있는 문.
달자 아주 맘놓고 늦잠이구만. 쯧!
그러더니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일어나, 터벅터벅 화장실로 간다.
아무 생각없이 벌컥 문을 여는데 순간 헉!
하품하느라 입을 쩍 벌린채 그대로 얼어붙은 듯 멈춰서서 보는 달자,
저 앞으로 서서 볼일을 보고 있는 태봉과 마주친다.
성우E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뜻하지 않은 참사를 겪기도 한다.
태봉 ....! (빤히 본다)
달자 ....! (빤히 본다,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쓰윽 눈동자가 아래로 향한다)
순간 헉! 하는 표정과 함께 재빨리 쿵! 도로 문을 닫아버린다.
충격받은 듯 욕실문을 등진채 얼어붙은 듯 서 있는 달자의 모습,
그 위로 E. 쏴아아아! 물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잠시 후, 달칵! 문이 열리고 욕실 밖으로 나오는 태봉,
태봉 (머슥하게 곁눈질로 한번 보더니) 잘 잤어요?
달자 ...! (절대 돌아보지 못한채 여전히 얼어붙은듯한 그 모습 그대로)
태봉 (썰렁...하게 그대로 쓱 지나쳐서 자기 방쪽으로 프레임-아웃되면)
여전히 얼어붙은 듯 목욕탕문만 바라보며 서 있던 달자,
그대로 얼어붙은 온몸위로 쩌저적! 금이 가면서 쨍그랑! 깨져버린다.
동시에,
18. S# insert> 달자의 아파트 전경.
달자 으아아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아파트 전경, 마구마구 흔들리는데서,
19. S# 달자의 아파트 문앞.
쿵! 밖으로 내?겨지는 태봉,
그 얼굴위로 퍽! 던져지는 태봉의 가방,
태봉, 가방을 내리고 쳐다보면 그 앞으로 쿵! 닫히는 달자의 아파트 문.
태봉 아니 내가 뭘! (허! 어이없어하는데서)
20. S# 달자의 아파트 현관 안.
문을 잠그고 돌아선채 문에 기대선 달자,
거의 절망적인 표정으로 무너지기 일보직전하는 표정위로,
달자E 봐버렸다! 젠장....! 봐버리고야 말았다!!!
(으아아아! 어떡하면 좋아!!! 머리를 감싸쥔 채 어쩔줄 모르는 모습에서)
타이틀 “달자의 봄”
일러스트위로 서브타이틀,
“제 9 부, ”벽돌 한 장의 무게...“
21. S# 버스 안.
출근하는 사람들로 만원인 버스 안,
그 한쪽 자리에 끼어 앉아 있는 달자,
달자E 아...! 아침부터 눈만 베렸다.
하면서 시선 돌리는데 바로 눈앞에 서있는 아저씨의 남대문이 열려있다.
삐죽이 나온 와이셔츠끝부분이 정확히 시야에 들어온다.
달자 (흘끗 올려다보며) 저기요,
아저씨1 (흘끗 내려다보면)
달자 열렸거든요? (하면서 턱끝으로 슬쩍 열린부분 가리키면)
아저씨1 (황망하게 얼른 돌아서서 지퍼를 올린다. 그러면서 달자를 돌아본다.
별 뻔뻔한 여자 다봤네 하는 표정으로 보면)
달자E (쓱 표정없이 옆으로 고개 돌리며) 젠장...! 또 눈만 베렸다.
22. S# 엘리베이터 안.
땡! 소리와 함께 올라타는 달자,
그 뒤로 따라 올라타선 위선주와 시선이 딱 마주친다.
달자 아, 선주씨. 좋은 아침. (하나도 그런 기분이 아니다)
선주 (건성으로) 좋은 아침. (그녀 역시 하나도 그런 기분이 아니다)
문이 닫히고, 두 여자만 덩그라니 서 있는 엘리베이터 안,
그러다가 두 여자, 자기들도 동시에 한숨을 내쉰다.
멈칫..! 서로의 한숨을 의식한 듯 서로 한번 쳐다본다.
달자 무슨 일... 있어요?
선주 아니, 별루. (보며) 달자씨야말로 무슨 일 있어?
달자 아니 뭐, 별루...
달자, 선주 서로 얼버무리며 동시에 앞을 쳐다본다.
그러다 잠시 후 똑같이 또 길게 한숨, 후우....! 내뱉는데서.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내려서던 달자와 선주, 순간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보면
엘리베이터 앞에 등지고 서 있는 신세도, 쓱 돌아서더니 선주를 본다.
신세도 안녕 선주씨? 이번주 토요일밤, 열기 한번 느껴보실라우?
(하면서 뮤지컬 티켓을 두 장 내민다)
이거 맞지? 선주씨가 보고싶다구 했던거. VIP석이야. (씩 웃으면)
선주 (시큰둥하게 쳐다볼뿐)
신세도 (? 살짝 김새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요?
선주 아니, 별루. (보며) 세도씬 무슨 일 있어?
신세도 아니 물론 없지,
선주 됐네 그럼. (하더니 티켓 한 장을 쓱 뽑아서 가버린다, 또각또각)
신세도 (? 돌아보는데)
달자 (그 옆으로 다가서서 세도손에 남은 티켓을 한 장 쓱 뽑아들며)
세러데이 나잇 피버? 어어 이거... (마치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근데 내가 이번주 토요일날 시간이 될래나 모르겠네.
신세도 (?이번엔 달자를 돌아본다)
달자 어쨌든 고마워 세도씨. (하는데)
신세도 (탁! 달자가 들고 있던 티켓을 뺏어든다)
달자 (? 보면)
신세도 아니거든? 내거거든!
참 분위기 파악 못해요, 우리 달자, (하더니 쓱 돌아서서 간다)
달자 (썰렁...!) 아님 말구! (민망하게 긁적긁적하는데)
엄기중E 뮤지컬 보고 싶어요?
달자 (멈칫... 살짝 놀라면서 돌아보면)
엄기중 (한비서와 함께 일을 마치고 나오는 길인 듯 달자앞으로 다가선다)
달자 아... 엄대표님.
엄기중 이번주 토요일 날 시간내요, 그럼.
좋은 자리로 준비해놓을테니까.
달자 아우 아니예요, 그냥 농담으루 한 말인데,
엄기중 나두 보고싶었던 뮤지컬이예요, 같이 봅시다.
달자 예? 아니 그게... (뭐라 말하려는데)
엄기중 그럼 그렇게 알고 갈께요. 회사에 일이 있어서... 그럼.
(하면서 엘리베이터 올라탄다, 한비서 따라 올라타면)
달자 (??? 돌아보는 얼굴위로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23. S# 엘리베이터 안.
조용한 가운데 한비서와 나란히 서 있는 엄기중,
엄기중 내가 기다렸던거 티났나?
한비서 아닙니다.
엄기중 내가 너무 저자세로 약속을 잡았나?
한비서 적당했습니다.
엄기중 (작게) 오케이. (안심하면서 고개들어 층수 내려가는걸 보면)
24. S# 엘리베이터 앞. 복도.
달자 (힘없이) 진작들 좀 꼬이지, 꼬이랄땐 안꼬이더니
어째 나이 먹어 기운 딸려죽겠다는데들 자꾸 꼬이니, 에이구...
(한숨과 함께 터벅터벅 화면 한쪽으로 프레임-아웃 되는데서)
25. S# 정정애네 밥집 앞.
화면 가득 <종업원 구함> 이라는 글씨.
그 앞에 서서 근질근질 턱을 긁적이며 쳐다보고 있는 태봉,
쓱, 고개들어 정정애의 밥집을 쳐다보는데서.
26. S# 정정애네 밥집 안.
드륵! 문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태봉, 그 문소리에,
정정애 어서 오세요! (하고 주방쪽에서 나오다가 멈칫... 태봉을 본다)
태봉 (시원스럽게) 안녕하십니까, 강태봉입니다.
정정애 (? 본다. 보다가) 누구우...시드라? (하는데)
이끝순E 아니 스패아타이아 아니네?
동시에 정정애와 태봉, 돌아보면
안쪽에서 나오던 이끝순 여사, 너무나 반갑게 다가서며
이끝순 맞구나야! 스패아타이아!
태봉 안녕하셨습니까 할머님! 강태봉입니다.
이끝순 기래기래, 아니 근데 여기까진 어드렇게 왔서?
태봉 아, 예 그게.. 사실은 밥먹으러 왔다가 문앞에 이게 써 있길래요.
(하면서 밖에 붙어 있던 “종업원 구함”이란 종이를 쓱 들어보인다)
정정애, 이끝순, 그 종이를 본다. 동시에 고개들어 태봉을 보면
태봉, 씩 웃는 얼굴에서.
<짧은 경과> 테이블앞에 앉아 있는 태봉,
그 맞은편에 나란히 앉아 있는 이끝순과 정정애여사.
이끝순 그래, 자네 이름자가 어케 되니?
태봉 강태봉입니다.
이끝순 오오, 강태봉이. 고럼 나이는?
태봉 올해 스물일곱입니다.
이끝순 기래? 우리 달자하고는 딱 여섯 살 차이나는구나야, 기렇디?
정정애 (보며) 달자가 보냈어요?
태봉 아뇨, 달자씨는 제가 여기 온줄도 모릅니다.
이끝순 그래, 그 동안 무슨 일을 하구 살았니?
태봉 예? (보다가) 뭐, 그냥 닥치는대로 이것저것 하구 살았습니다.
이끝순 과거는 묻디말라 기거구만. 이? (여전히 호의적인 미소)
태봉 (베식 웃으며) 뭐 별로 내세울만한 과거가 아니라서 말입니다 할머님.
하지만 나쁜일을 하거나,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며 살진 않았습니다.
이끝순 기래, 그렇갔디. 인상보면 딱 나온다.
고저 남자가 미시테리한 구석이 하나 있는것도 나쁘딘 않디. 허허허.
정정애 어머니이,
이끝순 뉴스보라우, 놀구 먹는 청년백수가 백만명이 넘어는 시대야,
기래도 이렇게 머래도 해서 먹구 살겠다는데, 까탈스럽게 굴거 뭐있니?
정정애 달자하고 아는 사이니까 그렇죠,
이끝순 기러니까 더더욱 잘 봐줘야디. 달자하고 아는 사이니까네.
정정애 하지만 어머니... (하는데)
뒤에서 드륵 문이 열리며 “밥 먹으러 왔습니다!”하고 들이닥치는 손님들.
태봉, ? 돌아본다. 다시 정정애를 한번 쓱 보더니 얼른 벌떡 일어서며,
태봉 어서오십쇼! (일어서서 그 쪽으로 간다)
정정애 (저 사람이 진짜! 쳐다보면)
이끝순 젊은게 몸도 날래구나야. (흐뭇...)
여자손님1 (문 열고 들어서며) 안녕하세요, 밥먹으로 왔습니다.
태봉 어서오십쇼, 이 쪽으로 앉으세요.
여자손님1 어이구, 달자엄마 종업원 새로 구했나봐? 이야 총각 인물이 훤하네?
태봉 따뜻하게 물부터 올리겠습니다. (싹싹하게 물 나르고, 주문받고)
이끝순 (흐뭇....)
정정애 (왠지 찜찜한 표정에서)
27. S# 구내식당.
달자 (놀라서 밥먹다 말고 쳐다보며) 뭐? 가압류?
고순애 어머, 위선주가?
송영희 예에, 이번달 출연료부터 가압류 들어온다고 통지서 받았대요.
달자 (놀라서 쳐다보는 표정에서)
28. S# insert> 분장대기실.
쿵! 하는 느낌으로 통지서를 들여다보고 서 있는 위선주,
쿵! 하는 느낌으로 화면에 보이는 “출연료가압류통지서”.
쿵! 하는 느낌으로 멍하니 쳐다보는 위선주의 시선에서.
29. S# 식당안.
달자 아니 왜?
고순애 왜겠니, 사치하구 다니니까 그런거겠지.
달자 하지만 위선주씨가 입는 옷 대부분 협찬이예요,
악세사리나 가방같은것두 대부분 연예인 디씨 받는걸로 알고 있는데...?
고순애 아무리 협찬받고 디씨받아도 씀씀이가 크면 구멍은 나게 마련이지.
송영희 암튼, 지금 저희팀 분위기 너무 쎄한거 있죠,
전현숙 거기다 오대리님 가신 뒤로 팀매출까지 계속 떨어지죠,
송영희 남과장님 매일같이 저희한테 스트레스 풀어대죠,
전현숙 암튼 요즘 저희 팀 사기가 완전히 땅바닥입니다. 오대리님.
송영희 언제쯤 저희 팀복귀가 가능할까요? 예?
달자 아, 진짜. 내가 없으면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다니깐.
정말 걱정이다, 팀도 걱정이고, 선주씨도 걱정이고.
고순애 허이구, 니 걱정이나 하셔, 지 코가 석자면서 뭔 남 걱정이야.
매일같이 가가멜한테 깨지는 주제에...
달자 어허, 언니, 깨지다니! 내가 무슨 사기그릇도 아니고,
(정정해주며) 깨지는게 아니구, 너그럽게 참아주는거지!
고순애 허이구 그러셔?
달자 솔직히 그 아줌마, 팀장이라는 직함빼면 뭐 있나? 안그래?
저나 나나 다같이 나이먹어가는 처지에, 뭐가 무서울게 있냐고,
(송영희, 전현숙 돌아보며) 안그래? 어? (하는데)
턱! 그 옆테이블에 식판 내려놓고 앉는 가가멜, 강신자.
동시에 고개 돌려 쳐다보던 달자와 고순애, 전현숙, 송영희,
일제히 멈춤동작으로 허걱! 하는 표정들.
달자, 젠.....장! 하는 표정. 어떻게 수습하지 난처해하다가
달자 (순간 방끗 웃는 모드로 급변) 어머 팀장님! 점심 식사하러 오셨어요?
일제히 (동시에 그런 달자를 쓱 돌아본다. 이건 또 뭐야? 하는 표정)
강신자 (그런 달자를 같이 흘끗 쳐다보면)
달자 어우 식사가 늦으셨네요, 그럼 맛있게 드십쇼오!
일제히 (썰렁... 해지면)
달자 뭐해? 어서 들자구. 어서어! (시선 피하며 국물 막 떠먹는데)
강신자 (시선 마주치지 않은채 식사하면서) 오달자씨!
달자 (움찔! 숟가락을 입에 문채 천천히 고개돌려 쳐다본다) 예?
강신자 (여전히 시선 마주치지 않은채 쎄하게) 식사하고 나 좀 봅시다.
달자 (순간 E. 꿀꺽...! 음식물을 삼킨다)
고순애 (쯧쯧쯧... 하는 표정)
영희/현숙 (조용히 눈치만 살피면)
달자 (베식 웃으며) 네에. (하는데서)
30. S# 고객팀 사무실.
턱! 책상위로 서류가 빠곡히 들어있는 박스 하나를 내려놓는 강신자,
달자, 뭔가 허걱! 하는 기분으로 그 박스를 본다.
그 뒤에서 고순애, 된통 걸렸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강신자 지난달 반품돼 들어온 목록을 순위별로 다시 메기도록 하세요,
그리고 현재 창고에 남아있는 재고물품 목록도 순위별로 다시 작성해서
나한테 제출하도록! (보며) 오늘까지!
달자 하지만 저기 이건 SCM팀이나 MD쪽에서 해야하는일 아닌가요?
저희는 고객관리를 우선으로 하는 팀이기때문에,
강신자 (말 자르며) 내가 필요해서 그래요. 자체적으로 상황정리 하세요.
달자 아, 예에...
(슬쩍 쳐다보는 위로 E) 내가 하는 말 들었나?
강신자 왜 그렇게 떫은 얼굴이예요?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이런일까지 시켜서 기분 나빠요?
달자 (순간 멈칫..! 보는 표정위로 E) 들었구나..! 젠장...!
달자 (이내 표정 확! 바꾸며 살짝 비굴하게)
아우, 무슨 말씀이세요? 기분 나쁘다뇨,
언제든지 말씀만 하세요, 목숨바쳐 일하겠습니다. 암요,
오늘까지라셨죠? 하하하..
웃으며 끙! 박스를 집어들고 돌아선다.
돌아서는 순간 이런 젠장하는 표정으로 프레임-아웃되면.
고순애 (안됐다 하는 표정으로) 참.. 먹구 사는게 뭔지.. 그죠오?
(하면서 동의를 구하듯 쳐다보면)
강신자 (전혀 동요하지 않는 표정으로 뚱하니 고순애를 쳐다본다)
고순애 (머슥하게 쓱 고개 돌려 자기 자리로 간다)
강신자 (금테 안경 한번 치켜올린 뒤 달자쪽 돌아보는데서)
31. S# 재고창고.
어두컴컴한 가운데 안으로 들어오는 달자, 한쪽에 박스를 내려놓고
서류하나를 꺼내 물품들을 훑어보며 재고와 목록을 맞춰보기 시작한다.
바로 그 때 쿵! 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서는 소리가 들린다.
달자, ? 그쪽으로 고개 돌리면,
(달자쪽에서는 아직 위선주가 보이지 않는 각도다)
안으로 들어온 위선주, 잠시 자신의 기분을 다스리지 못한채
어쩔줄 모르고 왔다갔다 서성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누른다.
달자 누구지? 하고 천천히 보관대뒤로
눈만 빠꼼히 내밀고 쳐다보다가 멈칫...! 하는 그 위로,
위선주 (핸드폰에 대고) 너 진짜 나한테 이럴거야?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까지 할 수가 있어? 어떻게!
(순간 울컥! 복받쳐 오르며) 나두 좀 살자! 응?
나두 숨을 좀 쉬어야 살거 아냐 이 자식아!!!
(하면서 탁! 핸드폰을 닫는 순간 툭... 참고 참았던 눈물이 툭! 떨어진다)
달자 (순간 멈칫..! 쳐다보면)
위선주 (훌쩍거리며 손등으로 계속 눈물을 닦아낸다. 그러다 멈칫! 엿보고 있던
달자와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치면)
달자 (젠장...! 재빨리 시선 옮기며 딴청! 물건들쪽을 둘러보며 못본척한다)
위선주 (눈물로 가득한채 달자를 본다. 보더니 또각또각 다가선다)
달자 (젠장! 젠장!!! 그러면서도 괜히 더 못본척 다른데로 시선 돌리는데)
위선주 달자씨.
달자 (어떡하지? 하는 표정으로 있다가 쓱 위선주를 보더니)
어머! 선주씨! 여긴 어쩐일이예요?
위선주 (눈물 가득 그렁그렁한채 쳐다본다. 보더니 순간 울먹!) 손수건 있니?
달자 ! (본다, 잠시 보다가 쭈뼛쭈뼛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내민다)
위선주 (받아들더니, 눈물을 찍어낸다. 계속 훌쩍... 훌쩍...!)
달자 (어떡해야하나? 위로해줘야하나, 모른척해줘야하나... 난감한데)
위선주 (갑자기 참고 참았던 설움이 복받쳐 오르며)
속상해 죽겠다 증마알...!!!
(하더니 그대로 쪼그리고 앉아 흐으으!!! 본격적으로 울음을 터뜨린다)
달자 ! (본다. 왠지 그 설움이 공명되는 듯, 보더니 슬그머니 같이 쪼그리고
앉는다. 말없이 위선주의 등에 손을 얹어준다. 그 위로)
위선주E 이십대때 나는... 정말 모든걸 다 가졌다고 생각했었어.
dis. (시간경과)
바닥에 신문지 깔아놓고, 바닥에 길게 다리뻗고 기대앉아
캔맥주를 박스째 놓고 마시는 달자와 선주,
위선주 어딜가나 내 얼굴이 붙어 있었구,
어딜가나 사람들이 내 주위에 몰려들었지,
돈도 생겼고, 이름도 날렸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있었어.
달자 그랬었지. 나의 이십대랑 달리 선주씨 이십대는...
참 화려하고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보였어.
위선주 다 부질없지.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으니까.
달자 (돌아보며) 왜 상황을 이 지경까지 만들었어요?
위선주 설마 설마 하다가...
달자 (본다)
위선주 설마 나한테 이렇게까지 할까,
그래두 사랑했는데 설마....
(한숨 섞인 소리로) 그렇게 설마, 설마 하다가 여기까지 온거지 뭐.
달자 (말없이 보는 위로)
위선주 결국... 사랑도 우리 인생의 종착역은 아닌가봐.
달자 (피식 웃음) 무슨 트로트 가사 같네
위선주 그런거 아냐? 인생이 트로트고, 트로트가 인생고...
유치하지만 구구절절 다 내 얘기같은거...
달자 그런거 보면 노래 만드는 사람들 참 용해요,
어쩜 그렇게 구구절절 다 내 얘기같은가 몰라.
위선주 그러게.
달자 트로트를 위하여, (맥주캔을 집어들어 건배)
위선주 (보더니, 같이 건배한 뒤 쭉 마신다)
달자 (쭈욱 들이키는데 바로 그 때!)
강신자E 당신들! 지금 여기서 뭣들하고 하고 있는겁니까!
달자 (순간 풉! 마시던 맥주를 그만 확! 쏟고 만다, 거의 경악과 충격으로
홱! 고개들어 쳐다본다) 티... 팀장님!
위선주 (? 고개들어 쳐다보면)
강신자, 그저 기막힌 듯 달자와 위선주를 쳐다본다.
(그렇게 서서 내려다보는 그녀의 손에 캔커피가 한 개 들려져있다.)
32. S# 고객팀 사무실.
탁! 소리나게 책상위에 캔커피를 올려놓는 강신자,
홱! 뒤돌아서서 쳐다보면
그 뒤로 완전 고양이 앞에 쥐꼴로 주눅들어 서 있는 달자.
고순애와 직원들, 대체 이번엔 또 무슨 일이길래, 하고 쳐다보면
강신자 오달자씨! 당신 정신이 있는 사람이예요, 없는 사람이예요!
재고물품목록 만들랬더니 거기 내려가 벌건 대낮부터,
것도 근무시간에 술을 마셔요?
고순애 (수울? 달자를 쳐다보면)
달자 죄송합니다 팀장님! 근데 이건 진짜 변명이 아니구요,
그게 딱! 첫 번째 캔이었습니다. 진짭니다.
재고창고가 워낙 먼지도 많고 목도 칼칼하고 그래서... (하는데)
위선주E 저 때문이었어요.
고순애 (멈칫.. 돌아본다)
강신자 (찌릿! 금테 안경너머 위선주를 째려보면)
위선주 (또각또각 달자의 옆으로 걸어들어와 선다)
달자 (? 위선주를 돌아보면)
위선주 소문들어 아시겠지만, 제가 요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여러 가지로 힘든상황이어서요,
강신자 (차분하고, 흐트러짐 없이, 아주 사무적인 투로)
우리팀원이 아닌 사람은 빠져주시겠어요?
위선주 정상참작 정돈 해주실수 있잖아요.
한때는 동료였던 저를 위로하려다 생긴 일이니까.
강신자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근무시간에 술까지 마셔야합니까,
빚 때문에 출연료 가압류 당한게 뭐 그렇게 내세울 일이라구!
위선주 (멈칫... 그 말에 본다)
달자 (어...! 위험하다... 하는 표정으로 강신자를 보면)
강신자 그렇게 술에 기대 흥청망청 마시고 취하고,
자기 연민에 휩싸여 진상이나 떠는꼴.. 나는 용납못해요,
그러라고 회사에서 월급을 주는게 아닙니다, 알겠어요?
위선주 (허... 살짝 기분상해서 보더니) 그 따위로 말하면 행복하세요?
강신자 (멈칫.. 본다. 뭐라구?)
달자 (? 위선주를 돌아본다)
고순애 (? 점점 재밌어진다. 위선주를 쳐다보면)
강신자 지금... 뭐라구요?
위선주 그렇게 앞 뒤 꽉 막힌 철깡통처럼 빡빡하게 굴면 행복하냐구요.
달자 저기 선주씨... (하고 말리는데)
위선주 당신같은 분들, 어떤지 대충은 알아요,
나같은 이혼녀라면 무조건 못마땅하고, 곱지 않게 쳐다본다는거..
강신자 사실이예요, 나는 이혼에 대해 전혀 동정심을 갖고 있지 않아요.
위선주 동정심같은건 바라지도 않아요.
강신자 (본다)
위선주 이해해달라고 부탁한적도 없구요,
그러니까 비난도 판단도 함부로 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모르잖아! 내가 얼마나 비참한 기분으로 도장을 찍었는지!
강신자 ! (본다)
달자 (본다)
고순애 (보면)
위선주 미안해 달자씨. (그러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또각또각 나가버린다)
달자 (위선주를 돌아본다)
강신자 (잠시 같이 바라보다가, 일순) 뭘 그렇게들 쳐다보구 서 있어요,
그 말에 직원들, 고순애 일제히 각자 책상으로 돌아간다.
달자, 그 목소리에 고개 돌려 강신자를 보면
강신자 오달자씬, 퇴근전까지 시말서 써서 제출하도록 해요.
(하더니 돌아서서 뚜벅뚜벅 들어가버린다)
달자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는 위로)
고순애 이야... 타 죽는줄 알았다. 위선주 쟤 진짜 내공이 장난이 아니구나.
이제껏 팀장님앞에서 저렇게 눈 하나 깜짝 안하고 할 말 다하는 애
진짜 처음 봤다. 어? (그러다가) 아니 그나저나 강팀장은
생전 안내려가던 재고창고엔 뭐하러 내려갔다니? 응?
달자 (그 말에 조용히 책상위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거기에 강신자가 내려놓은 캔커피가, 덩그라니 놓여져 있는데서.
33. S# 정정애의 밥집 N.
손님들로 북적북적 정신이 없는 가운데, 유독 여자손님들이 많이 있다.
태봉, 심플하고 단순한 사각형의 반도막짜리 앞치마를 질끈 묶은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주문을 받고 있다.
34. S# 정정애의 밥집, 주방안. N
이끝순 여사, 흐뭇한 듯 쳐다보다가
이끝순 저 스패아타이아 인기가 아주 좋구나야.
보라우, 맨날 남정네들만 득실거리던 식당에 반 이상이 여편네들이다.
정정애 (분주히 밥준비하면서 흘끗 태봉을 한번 보면)
태봉, 저 밖에 홀에서 열심히 주문하고 음식나르고 하는 모습,
아줌마들, 젊은 언니들 하하호호 거려가며 태봉에게 주문하고 있다.
이끝순 고저 암말 말고 두고 쓰라,
보기도 좋고, 매상도 올라가고, 일석이조 아이니?
정정애 (툭툭툭! 쟁반에 반찬담더니) 여기 2번 청국장찌개! 김치찌개!!!
태봉 (돌아보며) 아, 예! (이내 달려와) 2번 청국장, 김치찌개 나갑니다.
(쟁반들고 돌아서서 나가면)
이끝순 이야, 팔뚝힘도 좋구나야, 저거이 거쩐거쩐 드는 것 좀 보라우.
정정애 (계속 뚱하게 일하면서 흘끔흘끔 쳐다본다. 시선에서)
시간경과> 마지막손님 나가고,
태봉 안녕히 가십쇼! (인사한 뒤 테이블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정정애 (그 옆 테이블을 정리하면서) 힘들지 않아요?
태봉 (? 돌아보더니) 세상에 안힘든 일이 어딨습니까.
그 정도는 알 나입니다.
정정애 (돌아보더니) 총명한 사람 같아 보이는데...
왜 하필 밥집 종업원을 하겠다는건지 모르겠네.
태봉 일년쯤 전에 어떤분이 싸준 도시락을 먹은적이 있었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따뜻하고 정성이 담긴 도시락은 처음이었어요,
정정애 어머니가... 안계신가?
태봉 계십니다. 근데 진짜 요리를 정말 못하시거든요.
학교 다니는 내내 돈으로 주셨어요, 사먹으라구,
(짐짓 웃더니) 그 도시락을 먹은뒤로 인생을 다시 살게 됐습니다.
그 뒤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도시락가게를 차리는게 제 꿈이 됐구요
정정애 (그렇구나) 그래두 영 나는 그렇네.
그 쪽이 우리 달자랑 모르는 사이두 아니구...
태봉 사실은 달자씨 때문에 더 궁금했습니다.
정정애 (? 보면)
태봉 달자씨를 그렇게 착하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키워주신 분은
어떻게 밥을 지을까, 어떻게 반찬을 만들까...
이십년동안 밥집해오신 어머니를 많이 자랑스러워했거든요, 달자씨가.
(보며) 그래서 그런분한테 제대로 배워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정애 ... (조용한 시선으로 보면)
태봉 저한테 비법을 좀 전주해주실수 없겠습니까?
정정애 (본다)
태봉 예? (보는데)
정정애 (보다가 말없이 테이블을 마저 치우기 시작한다)
태봉 (역시... 안되는건가? 싶은데)
정정애 (불쑥) 우리는 점심, 저녁 장사만 해요,
태봉 (? 보면)
정정애 출근은 열시까지만 하면 될거야.
근처 사무실 손님들 상대라 주말장사는 거의 안하는편이예요.
태봉 저를... 제자로 받아주시는겁니까?
정정애 주방에 내일 쓸 파랑 마늘 꺼내놓을테니까, 다듬어봐요,
재료 손질하는것부터 시작하자구. (하더니 쟁반들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태봉 (순간 표정 밝아지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싸부님!!! (씩 웃는데서)
35. S# 달자의 아파트 전경. N.
E. 딩동 (초인종소리)
36. S# 달자의 아파트 거실.
달자, “누구세요!” 하면서 문을 여는것과 동시에
후다닥 달려들어오는 강태봉,
달자 (홱 고개 돌려 쳐다보며) 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따라들어오면)
태봉 (욕실까지 직행하면서 외투도 벗고, 스웨터도 벗어가며, 쑥 들어간다)
달자 이게 뭐 냄새야? (코를 막으며) 너 파밭에 갔다왔니? 마늘심고 왔어?
태봉E 취직했어요.
달자 (? 돌아보면)
태봉 (욕실에서 면티 하나만 입은채 쓱 고개를 내밀며)
이제 곧 대한민국 최고로 맛있는 도시락가게가 내 손에서 태어납니다!
기대하시라, 커밍 쑨! (씩 웃으며 다시 문 닫고 들어가면)
달자 야! 누가 남의 욕실 맘대루 쓰래!
태봉 (다시 쓱 고개를 내밀더니) 거 참! 나 취직됐다니까요,
물값 전기값 정돈 더치패이 가능하다니까 그러네.
(하면서 도로 쏙 들어가면)
달자 허! 저게 아주 눌러앉을라구 작정을 했나! (그러더니)
야! 강태봉! 당장 나와! 내 욕실에서 당장 나오지 못해!!! 야아!!!
(하면서 그대로 따라가 문을 벌컥 여는데)
다 벗은 듯 알몸상태로 서서 쓱 돌아보는 강태봉 (상체만 노출).
달자, 헉! 본다. 보다가 다시 쓰윽 시선 내려가는것과 동시에
그대로 도로 쿵! 문닫고 돌아선다.
달자E 젠자앙.......또 눈 베렸다!!!! (하면서 그대로 종종종 프레임-아웃 되는데서)
시간경과>
젖은 머리에 수건 뒤집어쓰고, 대충 집패션으로 갈아입은 태봉,
태봉 이젠 아주 취미생활 되겠습니다? 남의 알몸 엿보는거.
달자 (순간 얼굴이 시뻘겋게 됐다가 이내 쓱 가라앉으며)
그러게 누가 남의 집에 무단 침입해서 함부로 남의 욕실 쓰래?
태봉 집 없는 사람 서럽게 자꾸 그렇게 모질게 굴래요?
달자 생각을 해봐라, 여긴 여자 혼자 사는집이야,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다 큰 남정네가 불쑥 쳐들어와
막무가내로 눌러앉겠다는데 어떤 여자가 가만히 있어, 안그래?
너 이거 엄밀히 말하면 거 뭐냐.. 거 뭐냐...?
태봉 무단가택침입죄요.
달자 어 그래! 무단가택침입죄! 너두 뭣 좀 아는구나, 바로 그거라구!
태봉 나랑 같이 있는게 그렇게 싫어요?
달자 (순간 멈칫... 본다)
태봉 아니면, 다른 사람들 시선 때문에 그래요?
달자 (본다. 보더니) 그래.
태봉 다른 사람들 시선이 그렇게 중요해요?
달자 당연하지. 난 여자란 말야. 거기다 나는 앞으로 결혼도 해야하구.
미래의 남편이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일은 안하고 싶어.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나는... 고수하며 살아온 사람이야, 알어?
태봉 (보는 위로 계속)
달자 너하고 나하고 아무런 일이 없다 그래두 이건 엄연한 동거잖아.
내가 아무리 결백하다 그래두 남들이 믿어주겠냐구! 어?
태봉 (그런 달자가 왠지 귀여운 듯 픽 웃더니)
달자씨, 이제보니 진짜 귀엽네?
달자 나 지금 장난 아니거든?
태봉 나두 장난 아니거든?
달자 (본다. 보더니 가방에서 삼백만원짜리 돈뭉치를 꺼낸다. 쭉 내민다)
태봉 (멈칫... 그 돈을 본다. 표정 살짝 굳어져서 달자를 보면)
달자 가져가.
태봉 (본다)
달자 가져가서 내일 당장 방 구하라구, 어?
태봉 (잠시 표정없이 본다. 보더니 그대로 말없이 일어나 방쪽으로 간다)
달자 (따라 일어나며 태봉의 팔을 잡는다) 강태봉! (하는데)
태봉 (턱! 그 손을 뿌리치며 돌아서더니 화가 난듯)
그러면 제대로 시작할 수가 없잖아!
달자 ! (본다)
태봉 그 돈 삼백을 내가 도로 가져가면,
내가 하는 어떤 말도 삼백만원어치밖에 안될거구,
내가 하는 어떤 행동도 삼백만원어치밖에 안되보일거야.
아무리 용을 써도 당신하고 나 사이는 삼백만원어치밖에 안될거라구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달자 .....!!! (본다)
태봉 (정말 화난 듯 바라본다)
달자 (아무말도 못한채 그저 빤히 쳐다보면)
태봉 (그제야 시선 피하며 감정 추스리더니) 소리쳐서 미안해요.
(계속 시선 피하며)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줘요. 내가...
내 힘으로 방을 구해서 나갈때까지만.. 그 때까지만 신세질게.
아파트 사람들한테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다닐거구,
당신 주변사람들한테도 절대 알려지지 않도록 비밀 지킬게.
미안해요. 당분간만 부탁해. (그러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들어간다)
뒤에 남겨진 달자, 돈 삼백만원이 든 봉투를 두 손에 쥔채
닫혀진 태봉의 방문을 빤히 바라본다. 시선에서.
37. S# 엘리베이터 앞 출입로비.
땡! 문이 열리면서 쭉 걸어들어오는 달자,
38. S# 커피파는 휴게실 앞.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저쪽으로 커피? 바에 앉아 있는 신세도를 발견하는 달자,
달자, 쓱 거리를 두고 한쪽에 앉으며
달자 에스프레소 한잔.
신세도 안녕 달자씨! (뭐가 기분좋은지 흥얼거리며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다)
달자 (흘끗 신세도를 본다)
신세도 (? 달자의 시선을 느끼고 쳐다본다, 할 얘기 있어?)
달자 (그러자 안본척 딴청을 막 피운다)
신세도 (다시 신문으로 시선을 옮기면)
달자 (다시 스윽 고개를 돌려 신세도를 본다)
신세도 (달자의 시선을 느낀듯 신문을 탁! 내려놓더니 쳐다본다)
말해봐, 무슨 일인데?
달자 응? 아니야, 일은 무슨 일.. 암것두 아니야. (하면서 다시 딴청 피운다)
신세도 (본다. 보다가 참나.. 싱겁긴! 그러면서 다시 신문 펼쳐드려고 하는데)
달자 (더 이상 못참고 쓱 옆자리로 옮기며) 그 녀석이 쳐들어왔거든?
신세도 (? 본다) 그 녀석이라니?
달자 태봉이. 강태봉.
신세도 강태봉? 아, 그 스페어타이어?
달자 당분간만 우리집에서 신세지자고 밀고 들어오는데, 어쩌지?
신세도 뭐어? (놀란 듯 바라본다. 순간 감동한 듯 달자의 양쪽 어깨를 잡더니)
짜식! 드디어 해냈구나, 너!
오달자 평생 그런일은 없을줄 알았는데, 해냈네!
어이구 장하다! 어이구 기특해!
달자 장난치지 말구 좀! 진짜루 심각하단 말야 나!
신세도 나두 진심으로 축하해주는건데?
달자 (째리면)
신세도 (픽 웃으며) 고선배는 뭐라디?
달자 아직 말 안했어, 보나마자 뻔하지 뭐, (하는것과 동시에)
insert>고순애의 얼굴 화면 가득 보여지며
고순애 오달자 너 미쳤어? 안돼! 절대 안돼애애애!!!! (하는데서)
다시 현재>
신세도 그렇지, 그 양반은 그러고도 남지.
달자 진짜 문제는 얘가 나한테 연애까지 하자 그런다는거지.
신세도 (? 본다) 원래 두 사람 연애하고 있었던거 아냐?
달자 어? (본다. 보다가 E) 아, 이 인간은 우리의 계약사실을 모르고 있구나.
(다시 정정하며) 아니, 지금까진 그냥 장난처럼 한거였구...
신세도 어이어이, 오달자씨! 연애를 하면서 장난처럼이 어딨어?
그 말은 신성한 연애를 모독하는 말이야.
(보며) 연애는 진지한거야, 처절하도록 현실인거야.
달자 아..! 골 아파 증말...! (고개 푹 숙이는데)
신세도 너어, 이 시점에서 하나만 묻자.
당신 마음은 도대체 어느쪽이냐? 엄대표냐, 스페어타이어냐,
아니면 혹시... (살짝 짖궂게) 아직도 날 못잊는건 아니지?
달자 (쓱 다시 고개들어 쳐다보며) 됐거든!
신세도 글쎄 어느쪽이냐니까.
달자 아, 글쎄 왜 자꾸 묻는건데 그걸 지금?
신세도 왜냐면, 지금 니 뒤에서 그 말을 듣고 싶어하시는 분이 앉아계시거든.
달자 (그 말에 ? 돌아본다. 순간 허걱! 놀라서 보는 위로)
어느새 달자의 뒷편에 앉아 있는 엄기중,
차를 한모금 마시더니 달자를 돌아본다.
엄기중 잘 있었어요?
달자 아.... (좀 놀라긴 했지만 이내 무마용 미소를 날리며)
아, 예에... (하하.. 웃으며 다시 신세도를 본다.
그 위로 자막 “언제부터 여?었던거야”)
신세도 (빙긋 웃는 표정위로 자막 “나도 정확히 모름...!”)
달자 (다시 엄기중을 보며) 요즘 바쁘시죠? 봄개편 기획상품땜에.
엄기중 뭐, 그럭저럭이요, (그러더니) 참, 저번에 뮤지컬 보고 싶다고 한거요.
달자 (? 본다)
신세도 (흘끔 보면)
엄기중 (안주머니에서 티켓봉투를 꺼내 내민다)
오늘 저녁 8시 공연이예요, 어떻게 집으로 내가 데리러 갈까요?
좀 일찍 만나서 같이 저녁먹고 공연까지 보면 더 좋구요.
달자 예? 아 저 그게... 사실은 제가 오늘 처리할 업무가 많아서..
제가 그냥 공연장으로 직접 나가면 안될까요? 하하.. (실없이 웃으면)
엄기중 그렇군요. 알겠어요, 그럼. 공연장에서 봅시다.
(시계 한번 보더니) 이만 가봐야겠군요. 바빠서 그럼. (일어서서 간다)
달자, 신세도, 동시에 시선으로 엄기중을 따라간다.
신세도 (슬쩍) 봐라, 저 사람도 절대 장난이 아니라니깐.
달자 (쓱 신세도를 돌아보는데서)
39. S# 엘리베이터 안.
올라타는 엄기중과 그 옆으로 한비서.
엄기중 저녁먹자는 말은 괜히 했나?
한비서 아닙니다.
엄기중 일어나는 타이밍은 적절했지?
한비서 예, 대표님.
엄기중 (나즈막히) 오케이. (하면서 층수 내려가는걸 쳐다보는데서)
40. S# 고객팀 사무실.
강신자 책상앞에 정리해놓은 목록들을 척척! 올려놓는 달자,
달자 어제 말씀하셨던 목록들입니다.
강신자 (달자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은채 서류들을 들춰보기 시작한다)
달자 (짐짓 눈치 한번 쓱 살피더니)
저기... 어제 있었던 일 말씀입니다. 위선주씨랑... (흘끗 눈치 한번 보면)
강신자 (조용히 서류를 넘긴다)
달자 물론 팀장님의 원칙도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위선주씨 인생이 틀린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이든, 이혼이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잖아요,
강신자 (탁! 서류를 덮으며) 진짜 문제는 다들 너무 가볍다는거예요.
너무 쉽고 너무 경박하다구.
달자 (보면)
강신자 인생은, 당신들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진지하고 무거운겁니다.
이혼한 위선주씨나 유부남과 어울려 물의를 일으킨 오달자씨나...
내 눈엔 그저 철딱서니 없는 사람들로밖에 안보인다구요.
달자 (본다. 보다가) 그래두 말입니다.
그렇게 부딪히면서도 열심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아프면 아픈만큼, 부서지면 부서지는만큼,
인생의 무게를 느껴가는 중입니다.
강신자 그래서, 너그럽게 봐달라?
달자 아뇨, 다만...
강신자 다만?
달자 편견만은 버려주십사 하는겁니다.
편견앞에선 어떤 장사도 힘을 쓰지 못하잖습니까.
강신자 (본다)
달자 (보면)
강신자 (서류를 도로 툭 내려놓더니)
다음주에 있을 VIP 바자회 명단, 오늘안으로 작성해서 올리세요.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달자 ... (나즈막히 한숨을 내쉰다. 돌아보는 시선에서)
41. S# 엘리베이터 안.
땡! 문이 열리면서 안에 올라타려는 강신자, 멈칫.. 보면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던 위선주와 정면으로 맞닥드린다.
강신자, 위선주를 보더니 표정없이 올라탄다.
엘리베이터 문 닫히고,
조용히 흐르는 침묵....
위선주 ....
강신자 ....
둘 다 아무말 하지 않지만
공기속에 팽팽히 흐르는 묘한 긴장감. 그러더니 불쑥.
강신자 편견이라도 어쩔수 없어요.
어쨌든 당신에 대한 내 반감은 변함이 없습니다.
위선주 (? 돌아본다)
동시에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위선주, 강신자를 잠시 빤히 바라본다. 보다가
보일듯말 듯 시니컬하게 픽... 웃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더니 예의 그 도도함으로 정면을 향해 또각또각 걸어나온다.
그 뒤로 서 있는 강신자, 꼭 다문 입술과 무표정한 얼굴위로
탁!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위로,
달자Na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때론 강한척 하기 위해..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마음속에 벽돌을 쌓고 사는건 아닐까?
42. S# 몽타쥬.
1. 엄기중의 팬트하우스 N
이런저런 옷을 골라보는 엄기중, 왠지 맘에 안드는 듯
계속해서 옷들을 고르고 있는 모습 위로,
달자Na 나이가 먹을수록 그 한 장 한 장이 더 견고해져서,
이젠 누군가를 받아들이는것도 어렵게 되고,
2. 신세도의 차 안. N
나즉히 휘파람을 불며 운전하고 있는 신세도,
손목시계를 한번 본 뒤 기분좋게 운전하면서 공연장으로 향하는 위로,
달자Na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는것도 어렵게 되고,
3. 위선주의 오피스텔. N
빨간딱지들로 가득한 방안에
불도 켜지 않은채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위선주,
달자Na 그러다 결국 자기만의 벽돌속에 마음을 가둬둔채,
점점 더 외로워져가는건 아닐까?
4. 관리팀 사무실 N.
마지막으로 인쇄되어 나오는걸 끝으로 서류철을 한 뒤
강신자팀장의 책상위에 올려놓는 달자,
달자Na 과연 외로움은... 상처보다 견디기 쉬운것일까?
그 옆으로 커피캔 하나를 같이 올려놓는다.
달자, 어깨가 뻐근한 듯 팔을 뒤로 뻗어 스트레칭을 하며
후우! 숨을 내쉬며 텅빈 사무실을 돌아본다. 시선에서.
43. S# 회사 복도. N.
힘없이 뚜벅뚜벅 걸어나오다가 달자,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보면
저쪽으로 의자에 쭉 기대고 앉아 눈을 감고 있는 태봉,
달자, 천천히 그 앞으로 다가서서 본다.
보다가 다가서서 툭! 자신의 발로 태봉의 발을 건드린다.
달자 어이.
태봉 (짐짓 눈을 뜨고 올려다본다) 아! 지금 끝났어요?
(듣고 있던 mp3 이어폰을 빼며 일어선다)
달자 취직했다며? 그새 ?겨났냐?
태봉 토요일이잖아요. 거긴 근처 사무실 상대하는 밥집이라,
토요일, 일요일엔 거의 손님이 없대요,
그래서 일찍 들어가라 그러는데... 아파트 열쇠가 있어야지.
달자 (본다)
태봉 아파트에서 죽치고 기다리면 지나가던 동네 아줌마들이 또
수군댈테고, 그러면 우리 오달자씨 또 열받을까봐,
달자 (본다)
태봉 그래서 여기로 왔어요, 같이 들어갈려구. (씩 웃는데)
달자 아무래도 너하고 난... 안되겠어, 태봉아.
태봉 (? 돌아본다)
달자 내가... 자신이 없어.
너하구 잘해볼 자신이... 없다구.
태봉 (그 말에 짐짓 미소를 짓더니)
이제보니 우리 달자씨, 순 겁쟁이었네
달자 그래, 나 겁쟁이야.
태봉 (본다)
달자 그냥 왠만하면 조용하게, 인생 피곤하지 않게 살고 싶어,
너랑 뭔가를 시작하려면 또 다시 얼마나 복잡해지겠니,
또 얼마나 많은걸 겪어야겠냐구,
(보며) 나... 그거 자신 ?다.
그러면서까지 널 좋아할 자신이 없어. (하는데)
태봉 그래도 사랑하게 되면 어쩔래?
달자 ! (본다)
태봉 그래두 날 사랑하게 되면... (본다. 보며) 그럼 어쩔래?
달자 ! (본다)
태봉 (조용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달자 (보다가, 먼저 슬쩍 시선을 피해버린다. 왠지 기분 이상해지는데)
그 때 달자의 핸드폰이 울린다.
달자, 얼른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달자 여보세요.. (하는데 음성이 갈라진다. 흠흠! 하더니)
여보세요? (하는데)
위선주F (위급하게) 달자씨! 지금 좀 와줄수 있어!!
달자 (멈칫...) 선주씨?
태봉 (? 쳐다보는데서)
44. S# 위선주의 오피스텔.
몰아닥치는 사람들앞으로 막아서는 위선주,
위선주 당신들!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는거야! 나가! 나가라구우!!
불쾌남1 저리 비켜! (하면서 위선주를 밀치는것과 동시에)
탁! 핸드폰 바닥에 떨어지면서 밧데리 분리돼버린다. 동시에.
45. S# 공연장 안, 일각. N
공연장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그 한쪽으로 시계를 보며 서성이는 신세도.
신세도 왜 이렇게 안오나? 차가 막히나?
(하면서 핸드폰을 해보지만 “전원이 꺼져 있어...”라는 맨트가 들린다)
밧데리가 나갔나? (왠지 불길한 표정으로 돌아본다)
그 뒤로 사람들 계속 속속들이 공연장안으로 들어가고 있고,
46. S# 위선주의 오피스텔. N
쿵! 문 열고 들어서는 달자와 그 뒤로 태봉.
달자 선주씨!
태봉 (뒤따라 들어오면서 안의 상황을 보면)
완전 자리잡고 앉아 깽판중인 불쾌남1과 불량아저씨 서너명.
그 한쪽 구석에서 덜덜덜 떨며 앉아 있는 위선주, 두 사람을 본다.
달자, 재빨리 위선주쪽으로 다가서고,
태봉, 집안 가득 붙어 있는 빨간딱지를 휘 한번 둘러본다. 그 위로,
달자 선주씨! 괜찮아요?
위선주 (별로 괜찮아보이지 않는다)
달자 (홱! 불쾌남들을 돌아보더니)
이것보세요! 지금 남의 집에서 뭐하는거예요들?
당장 이 집에서 나가지 못하십니까?
불쾌남1 못하겠는데.
달자 경찰 불러요 진짜!
불쾌남1 불러! 불러보라고! 나도 이 여자한테 받을것이 있응게.
이 여자 전남편이 내 돈을 다 떼아묵고 오리발이라 그 말이여,
태봉 (그 말에 불쾌남1을 돌아본다. 그 한마디에 상황파악 대충 되는듯)
달자 아니, 전남편한테 떼먹힌 돈을 왜 여기와서 달라그래요!
이 사람들 진짜 웃긴 사람들이네! 아, 빨랑 일어나요! 나가라구!
(하면서 눌러앉은 불쾌남들을 일으켜세워 마구잡이로 ?아내려는데)
불쾌남1 (홱! 달자를 밀친다)
달자 (휙! 뒤로 밀쳐진다) 어쭈? 쳤어? 쳤냐?
불쾌남1 상관없는 것들은 빠져있어! (하면서 위협적으로 다가서려는데)
태봉 (턱! 손을 뻗어 불쾌남1의 앞을 막는다. 그 앞으로 쓱 막아서더니)
공갈, 협박에 폭력까지 휘두르는 불법 채권추심 행위는
형사고소 대상이 된다는 거 아십니까?
불쾌남1 (흘끗 보며) 뭐야? 넌 또?
태봉 (한쪽에 깨진 도자기를 발로 쓱쓱 건드려보더니)
사생활 침해에다 물건까지 박살내셨네요,
형법 제366조 기물 손괴죄에 해당,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는건 알구 계십니까?
불쾌남1 (? 본다)
위선주 (태봉을 본다)
달자 (??? 태봉을 보면)
47. S# 공연장 입장하는 곳, 일각. N
신세도, 계속 시계를 보며 핸드폰을 해보지만 전원은 계속 꺼져있다.
주위를 쓱 돌아보는데, 공연장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저편으로
덩그라니 혼자 서 있는 엄기중이 보인다.
엄기중, 역시 달자를 기다리면서 돌아보다가 신세도와 시선이 마주친다.
두 남자, 서로 머슥하고 겸연쩍은 상황...
서로 머슥하게 눈인사를 나눈다. 그 위로.
안내 공연 1분전입니다. 관객여러분께서는 속히 입장을 마쳐주시기 바랍니다.
신세도 (아 진짜.....)
엄기중 (완전 자존심이 상한 표정으로 고개 돌리는데서)
48. S# 다시 위선주의 오피스텔. N
불쾌남1 돈을 갚어, 그럼 나도 곱게 갈라니까.
태봉 현재 채권자께서 받으시려는 빚은 총액이 어떻게 됩니까?
불쾌남1 7억 삼천이다! 어쩔래?
달자 (7억 삼천...!!! 내심 놀라며 위선주를 돌아보면)
위선주 (조용한 시선으로 노려보는 그 위로)
태봉 차용증서의 명의가 위선주씨 이름으로 되어있습니까?
불쾌남1 남편이 빌린 돈이면 부부가 같이 책임을 져야지이!
위선주 이혼했다고 몇번이나 말해요! 삼년전에 이혼했다구요!
불쾌남1 (보며) 위장이혼도 이혼이냐? 이것이 워디서 사기를 쳐묵을라고! 확!
태봉 (OL) 위장이혼임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자료 있으십니까?
불쾌남1 객관적 자료가 먼 필요혀? 아, 척 보면 모르겄냐?
태봉 객관적으로 증명해내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다는거 모르십니까?
게다가, 실질적으로 이혼할 의사가 없어도
채무면탈등을 목적으로 협의이혼절차를 거쳐 호적상으로 이혼신고를
한 경우에는, 이혼신고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장이혼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즉, 위선주씨의 경우 위장이혼을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불쾌남1 보소, 저 여자 전남편이 내 돈을 띠묵을 목적으루다가
이혼하면서 위선주헌티 재산을 떼어줘불믄 그것이 뭔지는 아는가?
태봉 사해행위에 해당됩니다.
불쾌남1 잘 아네.!
태봉 (돌아보며) 위선주씨! 이혼하면서 전남편으로부터 받은 재산 있으십니까?
선주 없어.
태봉 위자료조로 받으신 것도 없으시구요?
선주 없어. 하나두 없어.
달자 없다잖아요!
태봉 (불쾌남1을 보며) 받으신 게 없다는데요,
불쾌남1 웃기고 자빠졌네, 사기죄로 확 고소해불라!
태봉 하세요!
불쾌남1 (? 태봉을 본다)
태봉 정황상 이 게임은 위선주씨쪽에 99%의 승산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당신들이 지난 삼년동안 휘두른 불법적 폭력에 대해서도
같이 한번 따져보죠 뭐.
불쾌남1 (흘끗 태봉을 보면) 머시여?
태봉 받을돈이 있다면 채권자께서는
위선주씨 전남편과 합의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세요,
만에 하나 한번만 더 이런식으로 나타나 위선주씨를 괴롭힌다면,
그 땐 이 쪽에서도 강경하게 대책을 세우도록 할겁니다.
달자E 오, 강태봉. 제법인걸?
불쾌남1 이 자식 이거 진짜 웃기네, 너 뭐다냐? 니가 벤호사라도 된다냐?
태봉 맞습니다. 변호사.
달자 ? (태봉을 본다, 저 자식이 어쩔려구 저런 거짓말을...)
위선주 (조용히 바라보면)
태봉 (뒷주머니 지갑에서 변호사 명함 하나를 꺼내 턱! 보여주며)
1년전까지 법무법인 리앤장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잠시 휴식중이죠,
앞으로 위선주씨의 법적인 문제는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보며)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불쾌남1 ....! (본다)
위선주 (본다)
달자 ??? (쳐다본다)
이제와는 전혀 다른, 너무나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태봉의 모습,
(통쾌하기까지한 느낌으로 보여주는데서)
49. S# 위선주의 오피스텔 앞. N.
웅성웅성 밖으로 나오는 불쾌남들.....
50. S# 위선주의 오피스텔 안. N
폭풍이 지나간듯한 느낌의 실내.
위선주, 완전 넋나간 사람마냥 덩그라니 앉아 있고,
달자, 그런 위선주에게 물을 한컵 따라준다.
달자 괜찮아요? 어디 다친데 없구?
위선주 없어. (물컵을 받아 한모금 마시면)
태봉 일단 내일 당장 법원에 가서 압류된 것부터 풀어놓도록 하죠.
달자 그래요, 태봉이한테 맡겨요,
보아하니 이쪽일을 좀 아는거 같은데..
위선주 ....
태봉 왜 진작 손 쓰지 않으셨어요?
진작 법에 의뢰했으면 이렇게까지 당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였는데.
위선주 (순간 두 눈에 눈물이 글썽... 그대로 고개를 돌리면)
달자 (같이 마음이 아프다, 태봉을 보며)
나중에 얘기하자. 응?
태봉 (본다. 조용히 고개 돌려 못본척 해준다)
위선주 (말못할 사연과 눈물이 흘러내린다)
달자 (말없이 그녀를 꼭 안아준다. 토닥토닥 다독여주는 모습에서)
51. S# 공연장 안. N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는 무대, 짠! 끝나면.
사람들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친다. 흥겨운 듯....
그 한쪽에 덩그라니 옆자리가 빈채 앉아 있는 신세도,
그 옆으로 역시 덩그라니 옆자리가 빈채 앉아 있는 엄기중,
두 사람만 조용히 썰렁하게 앉아 있는 모습에서.
52. S# 공연장 입구 앞. N
나오는 사람들 틈에 섞여 같이 밖으로 나오는 신세도와 엄기중.
둘 다 머슥하고 벌쭘하고, 그러면서 왠지 배신당한 기분에
두 사람 다 씁쓸하다. 서로 눈인사로 일별한 뒤 돌아서려는데
두 사람 다 동시에 순간 멈칫...! 걸음을 멈춘다.
양쪽에서 동시에 핸드폰이 울리고 있다.
신세도 (꺼내서 본다. 발신자 “I ♥ 썬주”라고 뜬다)
엄기중 (꺼내서 본다. 발신자 “오달자씨”라고 뜬다)
신세도와 엄기중, 둘다 서로 쓱 눈치 한번 보더니
동시에 돌아서며 전화를 받는다.
신세도 여보세요.
위선주 (INSERT> 침대에 누운 얼굴) 미안해. 오늘 일이 좀 생겨서 못갔어.
엄기중 (돌아서며) 여보세요.
달자 (INSERT> 선주의 거실에서)
죄송해요, 엄대표님! 제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갔습니다.
신세도 (일단 열받는걸 꾹 누른채) 무슨 일이었는데?
위선주 (INSERT> 피곤한 듯) 설명하기 귀찮아. 나중에...
엄기중 (기분나쁜걸 꾹 누른채) 회사일 때문이었습니까?
달자 (INSERT> 난처한 듯) 아, 예 뭐 좀 그런 종류죠.
신세도 (빈정 확! 상한 듯) 그래서, 지금은 그 일 다 끝났어?
위선주 (INSERT> 여전히 피곤한 듯) 응. 집이야. 좀 쉴려구...
피곤하다. 내일 통화하자. (하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탁! 끊는다)
신세도 (끊어진 전화를 본다, 열받는다)
달자 (INSERT> 미안한 듯) 죄송합니다. 제가 나중에 다시 전화드릴께요,
오늘 약속 못지킨건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럼...
엄기중 (말없이 핸드폰을 끊는다.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신세도와 엄기중, 완전히 표정 딱딱하게 굳어지더니
동시에 서로 반대방향으로 프레임-아웃 되는데서.
53. S# 위선주의 오피스텔 앞. N
집열쇠를 내미는 달자의 손, 태봉의 손이 받아든다.
태봉 정말 나 혼자 가도 되는건나?
달자 괜찮아. 나까지 가버리면 선주씨 너무 썰렁할거야.
태봉 (고개를 끄덕이는데)
달자 근데 너 말야, (본다. 보며) 아니지?
태봉 (? 본다)
달자 아까 너 변호사라 그랬던거... (보며) 아니지?
태봉 (본다. 보더니) 강태봉에 관한 진실 하나.
나는 이제껏 달자씨한테 한번도 거짓말한적이 없음.
달자 (아무래도 못믿겠다) 리앤장에서 일한것두 그럼 진짜라구?
태봉 전화걸어 확인해볼래요?
달자 (왠지 안믿어지는 듯) 너 빽으로 들어갔지? 실력 아니지?
태봉 (픽 웃더니) 이러다 또 밤새겠네, 어서 들어가요, 나중에 얘기하자구.
달자 어쨌든 오늘은 애썼다. 덕분에 악당들까지 물리치구.
(보며) 슈퍼맨같았어.
태봉 (피식 웃더니) 나에 관한 진실 둘,
나는 슈퍼맨하곤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맛있는 도시락가게를 꿈꾸는 소박한 이십칠세 청년일뿐이예요,
달자 (그 말에 ? 보면)
태봉 잘자요, 달자씨! (그러더니 가볍게 달자의 볼에 뽀뽀해준다)
달자 ....! (보면)
태봉 (씩 웃어준뒤 돌아서서 간다)
달자 (돌아본다. 보다가 슬쩍 손으로 뽀뽀당한 볼을 만져본다)
짜식... (왠지 슬쩍 기분이 좋아질라 그런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54. S# 위선주의 오피스텔 침실.
나란히 누워있는 위선주와 달자.
위선주 (눈감은채) 정말 안가봐도 돼?
달자 괜찮아요.
위선주 내일 출근해야잖어.
달자 삼십분거린데 뭐, 삼십분 일찍 일어나 집에 들렸다가면 되요.
위선주 ... (더 이상 아무말없다)
달자, 돌아본다. 보다가 천천히 손을 뻗어
옆에 있는 선주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얹어놓는다.
달자Na 혹시라도 뿌리칠까봐, 조금은 조마조마했다.
위선주 ... (조용히 뿌리치지 않은채 눈만 감고 있는 위로)
달자Na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달자 (본다. 보다가 짐짓 미소지으며 눈을 감는 위로)
달자Na 내 나이 서른셋...
마음속에 있는 벽돌하나를 걷어낸 기분이 들었다.
두 여자, 나란히 누워 기분좋게 눈을 감고 있다. 모습위로,
명상테잎E 명상의 시간....
55. S# 달리는 신세도의 차 안. N
열받은 듯 계속 운전만 하고 있는 신세도, 그 위로,
명상테잎E 당신은 지금 화가 몹시 나 있습니다.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56. S# 엄기중의 팬트 하우스.
아로마 초와 향이 피워진 그 위로 계속
명상테잎E 눈을 감고 셋부터 거꾸로 세어봅니다. 셋, 둘, 하나...
동시에 탁! 전원을 꺼버리는 노란고무장갑을 낀 엄기중의 손가락.
화면, 틸-업하면 도저히 화가나서 참을수 없는 엄기중의 표정,
그대로 고무장갑 벗어던지고, 청소복 벗어서 집어던지며
프레임-아웃 되는데서.
57. S# 위선주의 집앞. N
끼익! 와서 멈춰서는 신세도의 차.
신세도, 차에서 내려 쿵! 문을 닫고 위선주의 집을 올려다본다.
그대로 성큼성큼 걸어서 그 집쪽으로 걸어들어간다.
58. S# 달자의 아파트 복도. N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쭉 걸어나오는 엄기중,
달자의 아파트 문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서는 모습에서,
59. S# INSERT> 달자의 아파트 샤워실.
샤워하고 있는 태봉, 다 끝낸 듯 물을 잠그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돌아서는데.
E. 딩동딩동! (초인종 소리)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다 말고 멈칫... 돌아보는 표정에서,
60. S# 위선주의 오피스텔문 앞. N.
계속해서 딩동딩동딩동딩동 멈추지 않고 눌러대는 신세도,
위선주E 누구세요?
신세도 (굳은 목소리로) 나예요, 신세도. 어서 문열어요!
61. S# 위선주의 오피스텔 안. N
나이트가운을 걸친며 나오다가 멈칫.. 멈춰서는 위선주 위로
E. 딩동딩동!
62. S# 달자의 아파트 거실.
수건을 머리에 뒤집어쓴채 밖으로 나오는 태봉, 현관문쪽을 쳐다보면
엄기중 달자씨! 접니다 엄기중!
태봉 아...! (낭패다! 쳐다보면)
INSERT> 달자의 아파트 앞.
그 문앞에 서 있는 엄기중,
엄기중 거실에 불 켜져 있는거 보고 올라왔어요.
잠깐만 나하고 얘기 좀 합시다! 달자씨! 오달자씨!!!
63. S# 스틸 몽타쥬.
1. 위선주의 오피스텔 현관 앞. N
위선주, 문을 열어주면, 다짜고짜 안으로 홱! 들어서는 신세도.
그대로 위선주와 눈도 안마주친채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위선주, ? 표정으로 돌아보는 얼굴에서 스틸.
2. 위선주의 오피스텔 주방쪽. N
냉장고문을 열고 물병을 꺼내 벌컥벌컥 마셔버리는 신세도,
카아...! 턱을 물을 쓱 문질러 닦으며 열받는 얼굴에서 스틸.
3. 달자의 아파트 거실 안, N
계속 문 두드리며 “달자씨! 얘기 좀 하자구요!!” 하는 목소리에
아, 어떡하지, 난감해하는 태봉, 현관문쪽을 돌아보는 표정에서 스틸.
4. 다시 달자의 아파트 문 앞. N
엄기중, 계속 문을 두드리며
엄기중 얘기 좀 하자구요 오달자씨!
(화가 난듯 쿵쿵쿵 문을 두드리는데서 스틸!)
달자Na 그렇게 모두가 시끄러운 밤을 보내고 있는 사이...
64. S# 위선주의 침실.
깊이 잠든 달자, 음냐음냐... 돌아눕는다. 쿠울... 자는 얼굴위로
달자Na 나는 가벼워진 벽돌 한장의 무게만큼...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순간 기분좋은 꿈을 꾸는 듯
행복하게 베시시 웃는 달자의 표정에서 스틸,
<9부 앤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