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채는 재배채소와는 달라서 채취하면 탄닌같은 화합물질이 있어서 곧 색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있고 또는 곧 말라서 조직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등 산채 특유의 개성이 있어서 종래에는 산나물이라 하면 대개는 삶아서 이용하든가 또는 건조시켜서 묵나물로 이용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산채는 종류가 다양해서 그 개성에 따른 보존 저장 가공방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가공의 필요성이 생기게 되며 그리 해야만 산채의 상품성과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 산채는 맛이나 향기 등 독특한 개성과 영양가의 손실을 줄이면서도 떫고, 쓰고, 아리고, 신맛 등을 제거하여 적당한 산채의 풍미를 즐길 수 있도록 가공하는 요령이 중요하며 산채마다 다르지만 여기에서는 대표적인 방법 몇가지를 소개한다.
① 생채의 경우 산채도 채소인 만큼 생채로서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비타민의 손실이 적고 바람직하다. 생채로 이용하는 것은 맛이 담백하고 떫은 맛이나 아린 맛이나 쓴 맛이 없고 다소 쌉쌀한 정도까지 가능하다. 고사리나 고비, 쇠뜨기같이 삶아서 떫은맛을 우려내야 오히려 제맛이 나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생채출하가 유리하다. 그러나 선도유지에 어려움이 따르므로 앞으로의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산채는 종류가 많고 각기 지닌 성분도 달라서 일률적으로 다룰 수는 없지만 생채(生菜)로서 이용이 가능한 조건을 찾아서 대처해나가야 한다. 생채공급이 가능한 예를 들면 ① 생산지와 가까운 관광지일 때 ② 대도시의 슈퍼나 대형음식점과의 직거래로서 계약이 이루어져 수요 공급의 안정된 균형이 유지될 때 ③ 가공공장과의 계약공급 등이 생채의 유망한 수요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출하는 수요는 크다 할지라도 가수요에 속하므로 무리한 대량공급은 선도유지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따라서 선도유지를 의한 포장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포리에칠랜 랩으로 싸서 수분증발을 억제하면 3~7일간은 선도유지가 가능하다. 이때 표면에 물기가 많으면 부패의 원인이 되기 쉬우므로 물기를 닦아서 포장하면 산채도 호흡하고 있으므로 귀퉁이에 구멍을 뚫어서 공기 유통이 되게 하며 되도록 서늘하게 관리한다. 근래에는 대형 냉장냉동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서 비교적 장기간의 보존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저장기간이 짧은 것이 영양손실이 적어서 좋다. 또 저장할 때 옆으로 쌓으면 발열하여 상하기 쉬우므로 뿌리 쪽이 밑으로 가게하여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② 열처리 산채는 데치는 방법의 간단한 열처리로서 조직이 굳어지는 것을 막고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다. 열처리에서 중요한 것은 함유된 성분이나 영양가의 손실을 최소화 하고 엽록소도 보존하며 향의 손실도 줄이는 것인데 끓는 물에 빨리 데쳐내야 한다. 이때 소금을 한줌 넣고 끓인 물이면 염분의 삼투압작용으로 영양손실을 억제할 수 있고 엽록소도 파랗게 남는다. 열처리한 산채는 빨리 건져서 냉수에 헹구어서 식힌뒤 포리에틸렌 주머니에 넣어 포장하는데 이때 5% 정도의 식염수 물1컵에 작은 숟갈로 소금 한 스푼 정도의 비율를 넣어두면 보존성을 높일 수 있다. 이때 공기는 완전히 빼내고 고무줄로 동여매어 봉한다.
③ 염장법(鹽藏法) 염장보존법은 단무지나 오이저림처럼 일시적인 맛을 가공하는 처리와는 성격적으로 다르며 소금만으로 저려서 산채의 보존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다음의 세가지 유념해야 한다. ① 염장은 방부저장(防腐貯藏)이 목적이다. ② 소금의 삼투압(渗透壓)작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소금의 양을 많이 사용해도 삼투압작용에 필요한 양 만큼만 염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짠 것의 한계가 있다. ③ 염분이 어느 정도가 되든간에 조리하기 전에 반드시 염분을 빼는 탈염처리(脫鹽處理)를 한 후에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산채의 염장에서는 소금의 분량이 포화상태가 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소금은 삼투압으로 방부작용과 함께 탈수작용도 하며 산소의 용해도를 감소시켜서 미생물의 발육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또 생(生)산채의 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섬유의 연화와 변색을 방지하며 떫고 아리고, 쓴맛 등이 열처리 때의 경우처럼 쉽게 제거되는 등 염장법은 여러 가지 유익한 점이 많은 매우 합리적인 저장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염장처리로 보존이 가능한 산채는 질이 연한 것이나 육질인 것, 전분질인 것은 생으로 염장할 수 있고 질이 단단한 것과 줄기가 굵은 것은 한번 데쳐서 염장한다. 염장법은 산채의 종류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소금의 사용량이 달라서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일반적인 방법은 저장용 통 밑에 소금을 깔고 산채를 펴서 넣고 그 위에 산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듬뿍 소금을 뿌리고 다시 산채를 넣고 소금을 뿌리는 것을 되풀이해서 맨 위의 소금은 많다 싶을 정도로 듬뿍 쳐서 그 위에 무거운 돌을 얹어서 눌러 두면 소금물이 나와서 잠기게 된다. 염장법에서 소금의 양이 지나치다 싶게 많이 쓰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비결이다. 산채의 탈염처리는 연한 것이나 껍질을 벗겨서 염장한 줄기 등은 냉수에 하루쯤 수도꼭지를 열어놓고 담그어서 우려내면 된다. 또 한가지 방법은 염장한 것을 따뜻한 물에 넣고 불에 올려서 끓기 시작할 때 곡 내려서 뚜껑을 덮은 채 식힌다. 이때 2~3회 뒤집어준다. 탈염처리에서 주의할 것은 염분을 완전히 빼어버리면 오히려 영양가도 손실되고 맛도 없어지므로 건건할 정도로 뺀다. 산채를 장기간 염장저장할 때는 3~6개월 되었을 때 다시 되재이면서 소금을 처음 저릴 때보다 15~20% 정도 더 쳐서 국물을 버리지 말고 담아두면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④ 밀폐저장가공법 산채의 밀폐보존법은 열살균과 탈공기에 의한 밀봉법으로서 통조림이나 병저림 등으로 가공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주로 가공공장에서 이용하는 방법이다. 생산농가에서 소량을 병저림으로 가공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우선 저림용 2중 마개가 있는 병을 준비하여 삶아서 살균해 놓고 산채를 끓는물에 데쳐서 그대로 한김이 나가게 식힌 후 소독한 병에 산채와 데친물을 함께 담는다. 물은 중탕소독할 때 물이 끓으면 넘칠정도로 병의 목까지 가득 붓는다. 이 병들을 밑이 넓은 남비에 가지런히 세우고 병의 목까지 오게 뜨거운 물을 붓도 불에 올려서 80℃정도에서 15분간 끓이면 공기가 빠지므로 진공상태가 되었을 때 뚜껑을 덮어 밀폐한다. 데친물을 적게 부었을 때 병의 목까지 차지 않아서 공간이 생기면 이곳에 곰팡이가 생겨서 변질하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