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생중계된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보았다.
먼저 그 방송 서두에 어느 검사가 한 말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우리는 토론에 아마추어다......”
그러나 방송을 다 본 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그 검사는 말을 조금 더 정확하게 했어야 했다.
이렇게 말이다.
“우리는 토론에는 아마추어고 대화에는 문외한들이며 세상에 대해서는 귀먹어리들이다”
이 말이 과하다고 생각하는가?
심하다고 생각하는가?
감히 검사에게 못할 말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나는 적어도 그날 그 토론 자리에서 한마디씩 했던 검사들에게 애들이 우스개로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국어를 배웠으면 주제를 알고 산수를 배웠으면 분수를 알라”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대놓고 깍아내리는 오만방자!!
토론과 대화란 때와 장소와 주제에 따라 그에 맞는 격식이 있는 것이거늘 말하는 건건마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엉뚱한 저 혼자 소리만 반복해대는 고장난 녹음기 같은 벽창호!
독점적인 수사, 기소권에 인사권까지 갖겠다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볼썽사나운 독식탐욕!!
소신없는 지들 수준에 대해서는 일말의 자탄도 반성도 없고 오로지 정치권 탓만하는 적반하장!!
그 중에서도 가장 볼만했던 것은 그 날 그 자리가 왜 마련되었고, 따라서 무엇이 대화의 주제인지도 모른 채 마치 대낮부터 폭탄주 마시고 온듯한 황설수설과 중언부언의 극치였다.
게다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을 말하면서 대통령도 법무장관도 정치인이니 검찰인사에 간섭하지 말라는 식의 단순무식한 논리에는 정말 머리에 쥐가 날지경이었다.
내 나라 검찰이 저 정도였다는 사실에 누구 말마따나 참담한 심정이었고 마음 한켠에 남아 있던 일말의 기대감 조차 산산히 무너져내리는 느낌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그 날의 대화는 대화도 토론도 아니었고 단지 자칭 엘리트라 하는 이 나라 검사들의 사고방식과 논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일찍이 사법고시 출신들이 윤리 시험을 컨닝하면서도 낙제가 수두룩했다는 말은 들어보았기에 윤리지수가 형편없이 낮을거라는 점은 예상한 바이지만 논리 시험은 아예 보지를 않아서 그렇게도 말하는 수준들이 낮은 건가?
겨우 그 정도 수준을 갖고 경찰수사권 얘기만 나오면 맨날 경찰 수준이 어쩌고 저쩌고 떠들었는가?
그토록 기수에 따른 서열을 중시한다는 검사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같은 법조인 출신에 사법시험기수로 보나, 공무원 서열로 보나, 하다못해 연령과 사회경력으로 봐도 윗사람인 대통령과 장관에게 말하는 싸가지는 완전히 동네 양아치 수준이었다.
그것은 평소 국민의 소리든 뭐든 남의 얘기는 아예 귀막고 저혼자 생각만 하고 살아온 독선과 아집에 쌓인 폐쇄집단의 특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대화의 본질과는 상관도 없는 대통령의 형 문제나 오래 전의 전화한 문제까지 걸고 넘어지는 행태는 그들이 그렇게 혐오해마지 않는 정치판에서 가장 더럽고 추접하게 횡행하던 막가파식 흠집내기가 아니고 뭔가?
그 동안 하도 정치권에 휘둘리다보니 그나마 덜 때가 탓다고 하는 젊은 검사들마저 아예 정치판을 닮아버린건가?
그런 거라면 정말 배워도 더럽게 배웠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고 그나마 젊은 검사들이라고 하는 부류가 그 정도라면 그 위는 더 볼 것도 없지 않는가?
게다가 어떤 검사는 말하기를 자칭 386이란다.
그 소리 듣고 정말 기가 막혔다.
386이 누구인가? 나이만 30대라고 다 386인가?
그야말로 온 동네 소가 웃을 얘기다.
그 날 386 어쩌구 하는 말을 한 그 검사는 나이 고하를 떠나 386세대란 그 때 그 시절에 다름 아닌 바로 이 나라 검사들에 의해 구속되고 기소되고 구형되고 구치된 사람들임을 분명히 알기 바란다.
검사들은 대화 시간 내내 인사권 얘기만 주구장창 반복했다.
그런데 인사권이 그렇게도 검찰의 중립성을 막았던가? 정치권력이 인사권을 갖고 전횡을 휘둘러서 소신껏 법치를 구현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정말 그것이 문제였나?
그건 누군가도 말했듯이, 국민된 입장에서 듣기에는 ‘우리는 소신도 용기도 없어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까봐 제대로 할 일도 못했소’라는 얘기 밖에 더되는가?
막말로 정치권이 인사권을 휘두른다고 당하는 불이익이라고 해봤자 한직으로 좌천 아니면 옷벗는 것 밖에 더 있는가?
그래도 검사직 유지하기 매일반이고 옷벗어도 검사보다 더 수입 좋은 변호사 보장받는 것 생각하면 일반 기업체 다니면서 해고와 폐업에 노심초사하는 국민들 보다 뭐가 못한건가?
그런데 그게 무서워서 자리에 연연하느라 검찰권을 제대로 행사 못했다면 그게 뭘 말하는건가?
이건 완전히 ‘난 자리에 연연하느라 주어진 권력도 제대로 행사못한 상병신이었소’ 하는 얘기밖에 더되는가?
그럼 그렇게 막강한 권한을 갖고도 저 홀로 서기도 못하는 병신들에게 인사권 준다고 뭐가 나아지는가?
멀리 갈 것도 없이 헌정질서를 뒤집어 엎은 전두환 시절에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소신있게 행동한 검사가 단 한명이라도 있었나?
그래도 군에는 군사독재시절에 그 부당함을 양심선언으로나마 표출한 장교, 사병들이 있었다.
검찰에게 맨날 모자란 놈 취급받는 경찰은 87 그 격변의 시기에 경찰민주화, 경찰중립화를 외치는 젊은 경찰간부들의 행동이라도 있었다.
사법부에도 비록 일부일 망정 소신있는 판결로 권력에 밉보여 협박에 좌천에 옷벗은 판사들이 있었다.
강법무장관도 그 얼마 안되는 양식있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에 비해 검찰은 뭘 했는가?
어떤 검사 하나 그런 비슷한 것이라도 해봤다는 얘기 들어 봤는가?
당 시대에 소신을 세우기는 커녕 그 이후에라도 국보위다 뭐다 해서 앞장서서 정권을 옹립하던 정치 검사들 중 단 한명이라도 검찰 스스로 척결해본적이 있는가?
개뿔도 하나도 없지 않았는가?
비록 미완에 기형이 점철되었을지언정 그런 작자들 걸러낸 것은 국민 아니면 모자란 정치권 아니었던가?
국민이 피터지게 싸워서 민주주의 찾아주고 다른 공조직들은 생각도 못해본 대통령과 공개토론씩이나 하는 세계 역사상 유래없고 헌정사상 초유의 자리를 마련해주었더니만 좀 발전적이고 의미심장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기껏 한다는 짓이 멀쩡한 대통령 뒷다마까는 식인가?
인사위원회? 검찰에 인사권 넘겨라?
기소독점에 사실상 수사권독점에, 공공연히 준사법 어쩌구 하면서 사법권까지 넘보더니 이제는 인사권까지 달라?
이건 아예 지들끼리 무소불위 신성불가침의 철옹성 안에서 세상에 군림하며 다 해쳐먹겠다는 것 아닌가?
군사독재의 오랜 그늘에서 길들여지다보니 이제는 그 때 그시절 육사출신 군바리들처럼 검찰천하유아독존이라도 누려보겠다는 것인가?
왜 이왕이면 아예 입법권도 가져가시지?
말로는 인사권이네 뭐네 하지만, 실재로 검사들이 문제 삼는 것은 내부에서 줄서기에 다를 바 아닌 기수에 따른 서열 인사 아닌가?
전문성과 독립성으로 따지자면 검사들 보다 군이 더 필요하지만 군에 대한 인사권도 대통령이 갖는 것에 대해서 군 어느 누구도 이의제기를 한 바 없으며 군에 대한 문민통제라는 말에 대해서 거부한 군인도 없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동사무소나 시골군청 공무원이나 마찬가지인 같은 행정부 소속의 민간공무원에 불과한 검사들 검찰이 뭐가 그리 대단하고 특별한 별종이길래 '문민통제가 기분 나쁘네 어쩌네' 주절대면서 마치 신성불가침의 조직인양 착각을 한단 말인가?
게다가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아직도 김모라는 어떤 넋빠진 검찰 간부라는 자는 자신이 개혁 대상이 아니며 (그 자신이)납득할 수 없는 인사가 이뤄지면 끝까지 남아서 저항하겠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솔직히 그 행태가 웃기지도 않는다.
이건 자기 주제와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무슨 자폐증에 걸린 어린애를 보는 기분이다.
왜 그 잘난 소신 예전에는 한 번도 내보인적이 없었는가?
군화발이 온 나라를 짓밟고 다닐 때에는 끽소리도 않고 있다가 그 못난 정치인, 그 힘없는 시민들이 열나게 싸워서 이제 세상이 바뀌어 마음껏 떠들 여건을 만들어주니까 이제 와서 소신이랍시고 떠들어대는 게 겨우 ‘난 혼자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건들지마’라는 식인가?
이건 그 간부라는 자가 생각하는 소신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것이며 국민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검찰 개혁이라고 해서 윗대가리만 바꾸면 될 줄 알았는 데 이번 토론을 보니 그게 아니라 아예 근본부터 싸그리 바꿔야 할 지경이다.
검찰의 욕심과는 달리 검찰을 바로 세우려면 우선 그 과도한 권력부터 줄여야 한다.
정치권이 왜 검찰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가?
그건 검찰의 힘이 크고, 그들이 생사여탈을 좌우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력집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에 검찰의 권력을 철저히 축소할 필요가 있다.
수사권도 경찰, 감사원 등에 고르게 분산시키고, 특히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직무감사 기능을 강화하여 검찰권을 대폭, 이양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만 검찰에 날파리 꼬이는 식의 정치 람이 불지 않게 된다.
지난 방송 토론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은 검사들과 검찰 조직은 결코 스스로 거듭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권력을 지닌 외부의 힘으로 오장육부를 다 드러내는 철저히 외과적인 개혁의 수술이 필요한 이 시대의 중환자일 뿐 아니라 기본 소양부터 다시 교육 받아야 할 이 시대의 지진아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이라도 되지도 않게 나서지 말고 검사들의 주장을 하기에 앞서 먼저 국민에게 겸허히 머리 숙여 그 처분을 따르는 것이 순리임을 알기 바란다.
검사들은 제대로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검찰은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집단이다(법무부와 검찰 게시판에 올렸던 저의 글)
J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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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12 15: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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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고 시원해 아이고 시원해 스트래스가 확 풀린다요 님은 용감한 사람 ~~~~~~ 정말 후련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검찰의 권력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권은 반드시 경찰에게 넘길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