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기일(2003년 1월 9일)이 다가온다. 파업했다고 회사가 65억의 손배가압류를 걸어 6개월 동안 임금 한푼 받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다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이후 한진중공업 김주익·최강서, 쌍용차 노동자가 손배가압류로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 노동자에게 47억 손배가압류 판결이 내려지자 시민 10만 명이 4만7000원씩 모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노란봉투운동이 일어났다. 가수 이효리님도 동참을 호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배가압류는 노동자와 그의 가족·지인의 삶까지 무너뜨리고 노조를 파괴한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의 복수를 합법화한 악랄한 제도다.
국가인권위가 오늘 “쟁의행위로 인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가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위축시키고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하여 심각한 경제적 고통에 직면하게 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내일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오체투지행진 3일째다. 배달호 열사는 “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 내가 먼저 평온한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것이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 주기 바란다. 나는 항상 우리 민주광장에서 지켜볼 것이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내일 오체투지행진에는 하늘에서 지켜보겠다던 배달호 열사도 땅으로 내려와 함께할 것이다. 미안해해야 할 사람은 배달호 열사가 아니다. 20년을 싸웠지만 이기지 못한 우리가 미안해해야 한다. 반드시 이겨야 할 투쟁이다. 노조법 2·3조 개정해 손배가압류 금지(노란봉투법)하라!
[ 배달호 열사 유서 ]
출근을 해도 재미가 없다. 해고자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두산이 해도 너무한다. 해고자 18명, 징계자 90명 정도 재산가압류, 급여가압류 노동조합 말살 악랄한 정책에 우리가 여기서 밀려난다면 전사원의 고용은 보장 받지 못할 것이다. 지금 두산이 사택매각 식당하도급화 노동조합과 합의사항인데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구나!
얼마 전 징계자들이 출근정지가 끝나고 현장에 복귀하였지만, 무슨 재미로 생산에 열심히 하겠는가? 이제 이틀 후면 급여 받는 날이다. 약 6개월 이상 급여 받은 적 없지만 이틀 후 역시 나에게 들어오는 돈 없을 것이다. 두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인간들이 아닌가?
나도 매일같이 고민을 해본다. 두산의 노동조합 말살정책 분명히 드러나 있다. 얼마 전 구속자 선고재판 어처구니없이 실형 2년이라니, 두산은 사법부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공정해야 할 재판부가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불법이라니 가진 자의 법이 아닌가?
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 내가 먼저 평온한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것이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주기 바란다. 불쌍한 해고자들 꼭 복직 바란다. 나는 항상 우리 민주광장에서 지켜 볼 것이다. 내가 없더라도 우리 가족 보살펴 주기 바란다. 미안합니다.
- 이은탁님 페북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