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아프리카의 문명(African
Civilizations)
제목: 코끼리와 경쟁배타의 원리
코끼리는 인류진화의 역사와 함께 공생해 온 동물이다.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서아프리카의 멘데(Mende)족은 인간의 조상이 코끼리이고, 죽어서 코끼리로 태어 난다고 믿었다. 민간설화 가운데는 코끼리의 똥에 박혀 있던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린 것이 곡식 농사의 시작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코끼리와 인간은 공통의 선택을 하게 되면서 경쟁관계로 바뀌게 된다. 농부들은 농사를 짓기위해 풀이 무성한 초지를 선호한다. 이 곳은 코끼리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역으로 농작물은 코끼리들이 좋아하는 먹이감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동안 농사가 될 만한 많은 땅을 코끼리가 차지해 왔다. 따라서 인구증가를 어렵게 하였는데, 이러한 현상이 역전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아프리카에는 농사를 지을만한 목초지가 많지 않다. 사람들은 목초지 가운데 정착해서 1/6 남짓을 경작하고 나머지는 휴경을 위해 남겨둔다. 이 곳에는 풀이 자라게 되고 자연히 코끼리가 꼬여들어서 인근의 농작물들을 먹어 치운다. 이와 같이 코끼리들은 농사에 가장 큰 훼방꾼이고, 인구가 늘어나는 중대한 장애요인이 되었다.
코끼리의 수명은 65세 정도이다. 대개 11세 쯤 되면 새끼를 가질수 있고 49세쯤까지 출산을 한다. 임신 21개월 후가 되면 새끼를 놓는데 이론적으로는 최대 연 7%의 개체수 증가가 가능하다. 남 아프리카의 Addo 국립공원에서는 맹수나 다른 위험이 없는 상태여서 실제로 연 5% 이상의 개체수 증가가 관측되었다. 또 케냐의 Amboseli 고원 일대에서는 자연상태(인간 및 맹수의 위협 등이 존재하는 상태)에서도 1970년대의 400마리에서 90년대에는 800마리로 늘어 났고, 그 중 외부에서 옮겨 온 것은 40마리 정도였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코끼리를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동종의 생물 개체 사이에 일어나는 생존경쟁에서 환경에 적응한 것이 생존하여 자손을 남기게 되는 일)의 본보기로 들고 있다. 그에 따르면 "코끼리의 번식력을 고려할 때 한 쌍의 코끼리는 500년 후에는 최소 15백만 마리로 번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개체수는 휠씬 적은데, 이는 '어떤 자연적인 장애요인'이 번식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물의 공급"이 바로 그 장애요인으로 판명되었다. 코끼리는 물부족이 생기면 대량으로 죽게된다. 코끼리는 하루 150kg의 풀을 먹어야 하고, 이틀에 한 번은 꼭 물을 마셔야 한다. 비가 내리지 않아서 물이 부족하게 되면 강이나 호수 인근의 풀들이 드물게 된다. 물과 목초지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면서 늙고, 어리고, 병든 것들부터 먼저 죽기 시작한다. 1971년 케냐의 Tsavo 국립공원에 한발이 들면서 물과 목초지 사이 거리가 48km로 멀어 지는데, 코끼리 13,500 마리 가운데 최소한 3,000 마리가 죽게 된다. 당시 인근에는 농업이 활발해 지면서 코끼리떼도 늘어난 상태였다고 한다. 이와 같은 코끼리의 떼죽음은 경쟁배타의 원리(Competirive Exclosion)*가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경쟁배타의 원리(Competitive
Exclusion, 가우스의 법칙Gause's Principle):
경쟁 배타의 원리,
또는 가우스의 법칙은 생태학의 원리 중 하나로, 같은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는 두 종은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생태계에 정확히 같은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는 둘 이상의 종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생존에 유리한 종이 살아남고 다른 종은 절멸에 이르게 된다. (위키백과)
인간은 코끼리와 경쟁관계가 아니었다. 옛날 수렵채취시대에도 코끼리가 사냥감이기는 했지만 번식을 방해하는 정도는 되지 못했고 오히려 서로 돕는 사이였다. 코끼리가 우거진 숲지대를 목초지로 바꾸어 주면 사람들은 가축을 방목하고, 그 가축들의 배설물은 목초지를 우거진 숲지대로 바꾸어 주는 선순환의 관계였다.
그러다가 정착해서 농사를 짓게 되면서 코끼리와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농부와 코끼리는 같은 생존환경이 필요하다. 적당히 비가 내리고, 작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필요하고, 가까운 곳에 물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프리카의 농업 발전은 코끼리의 개체수와 바꾼 것이라 할 수 있다. 농지가 늘어나면 코끼리가 살 수 있는 땅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역으로 사람이 먹는 농작물은 모두 코끼리가 좋아하는 것들이므로 코끼리는 농부 수의 증가를 방해하게 된다.
옛날에는 코끼리떼를 몰아내기에는 사람 수가 턱없이 부족했고, 코끼리는 인구증가의 심대한 장애요인이 되었다. 따라서 코끼리 수를 줄이는 것은 식민당국의 큰 과제 중에 하나였다. 20세기 초에 들어서 우간다 정부는 별도로 코끼리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정부 부서를 만들기까지 하고 총을 지급하는 등의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큰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그러다가 코끼리가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이 줄어 들면서 상황은 바뀌게 된다. 1925년에는 우간다 전 국토의 85%가 코끼리가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1950년에는 65%로 줄어들고 1975년에는 27%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1925년에는 사람들이 코끼리란 바다 속에 있는 섬에서 농사를 짓는 형편이었다면, 1975년이 되어서는 역으로 코끼리가 사람의 바다에 둘러싸인 섬에서 사는 신세로 바뀐 것이다.
최근에 들어서는 국립공원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는 코끼리가 거의 멸종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강수량과 환경요인 등을 고려할 때 짐바브웨의 경우 인구수가 km2당 18.9명이 되면 코끼리는 멸종 위기에 직면한다고 계산되었다. 현재 케냐의 인구는 km2당 82.5명에 이러렀다.
상아를 얻기위해 1980년에 대규모로 자행된 코끼리 사냥보다는 인간 개체수의 증대가 아프리카 코끼리의 재앙을 초래한 것이다. 상아를 얻기위한 코끼리 사냥은 이미 2,000년 전에도 자행되었다.
(Chapter 25. Successful Harvests, pp258-262를 요약해서 번역함)
첫댓글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장유님
감사합니다.
세상은 같이 살아야...
혼자 잘 살아 남으려면 재앙이...
시절이 수상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