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왼쪽)가 3일 오타와에서 찰스 3세 국왕의 초상이 들어간 새로운 20달러 지폐를 공개하고 있다. 새 지폐는 세로형 디자인과 강화된 위조 방지 기술을 적용했으며 2027년 2월 말부터 시중에 유통될 예정이다.
10달러 바이올라 데스몬드권 이어 두 번째 세로 지폐
뒷면 비미 능선 국립기념비 유지… 환경 헌신 문양 담아
캐나다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20달러 지폐에 70여 년 만에 새로운 군주의 얼굴이 등장한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3일 오타와에서 찰스 3세 국왕의 초상을 담은 새 20달러 폴리머 지폐를 공개했다. 찰스 3세가 캐나다 지폐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 지폐는 기존 20달러권의 녹색을 유지하면서 가로형에서 세로형으로 바뀌었다. 2018년 발행된 바이올라 데스몬드 10달러권에 이어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세로형 디자인을 채택한 지폐다.
70여 년 만에 지폐 속 군주 교체
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캐나다 지폐에 새로운 군주의 초상이 등장하는 것은 70여 년 만이라고 밝혔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35년 중앙은행이 처음 발행한 20달러 지폐에 공주 신분으로 등장했으며 1954년부터 캐나다 지폐에 여왕의 초상이 사용돼 왔다.
새 20달러권 전면에는 찰스 3세의 초상과 함께 꽃과 나뭇잎을 활용한 문양이 배치됐다. 캐나다 13개 주와 준주를 상징하는 꽃도 디자인에 포함됐다. 양면에서 볼 수 있는 원형 투명창에는 원주민 문화와 관련된 식물 문양이 들어갔다.
뒷면에는 기존 20달러권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 있는 캐나다 국립 비미 기념비가 유지됐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비미 능선 전투에 참전한 캐나다인들을 기리는 기념물이다.
움직이면 달라지는 보안 장치
위조 방지 기능도 강화됐다. 새 지폐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문양이 움직이거나 형태가 달라지고 빛이 깜빡이는 효과를 내는 보라색 보안 장치가 적용됐다. 일반인이 육안으로 지폐의 진위를 확인하기 쉽도록 하면서 위조를 어렵게 하기 위한 기술이다.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재무부 장관은 새 지폐가 캐나다의 군주제 전통을 반영하는 동시에 비미 기념비를 통해 캐나다인들의 헌신과 봉사를 기린다고 밝혔다.
새 20달러 지폐는 인쇄와 금융 시스템 준비를 거쳐 2027년 2월 말부터 시중에 유통될 예정이다. 한편 기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들어간 20달러 지폐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