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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발견(發見) 2016.02.29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작가의 말
시인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원래 있던 것 중에 남들이 미처 찾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1.생활의 발견
○ 아이와 나무-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아이들이 나무를 타고 있었다. 수피를 만져볼 기회를 얻지 못한 아이들의 상상력은 말라가고 창의력은 어설퍼진다.
○ 꼬마 시인-아이보다 훌륭한 시인은 없다.
○ 만경강 둑길-나는 만경강 둑길을 따라 출퇴근한다. 장끼와 까투리 연인이 길을 건너는 걸 지켜본 저녁도 있었다.
○ 닭 잡는 날- 전주 중앙시장에 즐비한 닭내장탕 간판을 보면 어릴 적 닭 잡던 날이 생각난다.
○ 모기장- 모기와 나방과 풍뎅이와 매미에게 포위당해 옴짝달짝하지 못하는 인간
○ 호랑이눈깔뺀파리-발톱 끝에 찍혀 나온 것은 이놈이 아니라 호랑이의 두 눈알이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놈을 호랑이눈깔뺀파리라고 불렀다 한다.
○ 순례길- 문규현 신부님을 만났다. 2009년 여러 종교인들이 자치단체와 힘을 합쳐 전북지역에 아름다운 순례길을 만들었다. 전주와 완주, 익산, 김제에 걸쳐 있는 9개코스를 모두 합치면 240킬로미터에 이른다. 특정종교의 성지를 연결하는 길이 아니라 종교 간 경계를 넘어 소통과 상생을 추구하자는 길이다.
○ 도끼-장작을 패는 일은 번번이 빗나가는 사랑하는 일과 같아서 정답을 피해가는 답안지와 같아서....독이 없는 도끼는 나처럼 비틀거렸다.
○ 우화등선-삶의 껍질을 벗을 수 없으니 술이라도 거나하게 마셔야 하나?
○ 기별- 찬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잎사귀들을 땅에 내려 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 대밭-100년에 한 번 핀다는 대꽃이 나라가 망하거나 말거나 꽃을 피우려고 기를 쓰고 대나무 속에 웅크리고 산다.
○ 내가 만약에- 자전거를 타고 공중전화가 있는 곳을 찾아가리라.
○ 가을은 온다-도라지꽃의 보랏빛을 손으로 쓰다듬어주고 싶을 때 가을은 온다. 텅 비어 있는 우편을 괜히 기웃거릴 때 가을은 온다. 대학 다니는 아이의 2학기 등록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고심할 때 가을은 온다. 아버지 라는 말이 울컥해질 때 가을은 온다.
○ 벗- 만약 한 사람의 지기를 얻게 된다면 나는 마땅히 10년간 뽕나무를 심고 1년간 누에를 쳐서 손수 오색실로 물을 들이리라. 열흘에 한 빛깔씩 물들인다면, 50일 만에 다섯 가지 빛깔을 이루게 될 것이다.-조선 후기의 문인 이덕무의 문장을 뽑아 번역한『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중에서
○ 옆모습-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옆모습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사진의 힘-선택에 의해 사진은 하나의 의미를 갖게 되고, 예술가로서 사진가의 세계관을 강력하게 드러내게 된다. 사진의 힘이다.
○ 가족사진-가족을 최대한 평화롭게 담아내는 게 가족사진의 임무다. 사람은 늙어가도 가족사진은 늙지 않는다.
○ 식당-음식을 주문한 뒤에 나는 그 음식점의 화분을 유심히 바라보곤 한다. 개업 때 선물로 받은 축하 화분을 잘 관리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 휴가 유감- 휴가라는 이름으로 평생 한 번도 어딜 다녀와보질 못했다.
○ 지명-유안진 시인의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 광화문글판-시를 읽지 않는 시대, 시로 우리를 적시는 광화문글판이 고맙다.
○ 답장-시인이나 작가에게 편지를 써서 답장을 받으면 수행평가 점수로 인정 하겠다.
○ 필명-
○ 휴대폰-눈에 보이지 않는 구속으로부터의 자유가 얼마나 달콤한지 나는 아니까.
○ 연필깎이-손잡이를 손수 돌려야 하는 수동 대신에 자동 연필깍이의 시절이 도래하였다.
○ 생거진천-사람 살기 좋은 땅이라는 생거진천에 문화적인 조명을 더하는 건 무엇보다 좋은 일이니까.
○ 통영-시인 백석은 통영이란 제목으로 세 편의 시를 썼다.
○ 청포도-이육사 시인
○ 매화치-매화를 소재로 쓴 퇴계의 시는 모두 백일곱 편에 이른다. 일생 동안 이처럼 매화에 집중해서 많은 시를 쓴 시인은 없을 것이다.
○ 청장관전서-청장관은 이덕무의 호다. 그는 서자 출신이어서 높은 벼슬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정조가 특별히 아끼던 실학자였다. 정조는 유득공, 박제가와 함께 그를 규장각 검서관으로 발탁해 책을 편찬하는 일을 맡겼다. 풍습이나 민간요법도 이덕무의 붓을 거치면 시가 되는 듯했다.
○ 표절-
○ 표준-
○ 우리말 사전-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검색창
○ 줄임말-
○ 연애의 기술-대상을 잘 묘사하기 위해 관찰은 필수다. 연애는 상대를 자세히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가능한 한 많은 시간 상대방을 탐색하는 데 소비해야 한다.
○ 죽은 직유-죽은 직유는 직유가 아니라는 과감한 확신이 필요하다.
○ 냄비받침 변천사-시인들 사이에는 시집이 냄비받침으로 적격이라는 말이 떠돈다. 시집을 사지 않고 시를 읽지 않는 세태를 보면서 내뱉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다.
○ 귀향
코스모스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 동심론-중국 명나라 말 이지(이탁오)라는 사상가는 훌륭한 글은 동심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동심은 참된 마음, 곧 진정성을 가리킨다.
○ 나쁜 동시-어느 날 우리나라의 모든 동시를 읽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나쁜 동시를 읽은 아이들이 나쁜 동시를 쓴다. 그저 행을 바꾸어 예쁜 말과 천사 같은 생각을 나열하기만 하면 동시가 되는 줄 안다.
○ 똥-곤충과 조류들, 혹은 미생물들이 찾을 만한 신선한 똥이 없다. 쇠똥구리도 그래서 사라졌다. 참 고약한 현실이다. 존 그레고리 버크의 신성한 똥은 배설물의 사회문화사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분뇨를 종교 의식에 사용하거나 질병의 치료제로 썼던 사례들은 흥미롭다.
○ 동시마중-어여쁘고 중요한 실험이다. 동시 문단의 지형을 바꾸고 동시 부흥의 기틀을 다지는 소리가 들린다. 브랜드 커피 한 잔 값이면 두 달에 한 번 좋은 동시 잡지 한 권을 집에 앉아 받아볼 수 있다.
○ 하이쿠-하이쿠의 역사는 1000년 가까이 되는 데 일본에는 1000개에 가까운 동호인 모임이 있다고 한다. 하이쿠는 5-7-5의 몯 17자 소리로 된 매우 짧은 시가다. 계절의 감각을 나타내는 말을 꼭 넣어야 하고, 첫째 구는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져야 하며, 반드시 끊어 읽는 맛이 나게 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 탕진-시적 상상은 일상의 윤리너머를 들춘다.
○ 도서대출카드-먼저 책을 빌려간, 얼굴 모르는 여학생의 전공과 이름을 유심히 들여다본 적도 있다.
○ 헌책-1936년에 나온 백석의 시집 《사슴》은 100부 한정판이었다. 지금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은 다섯 손가락 안팎이다. 작은 꿈이 있다면 그 시집을 손으로 한 번 만져보는 것이다.
○ 미안한 책-1930년대 중반 전북 부안에 살던 신석정은 시집《사슴》을 받고 백석에게〈수선화〉라는 시를 써 보내 감사를 표시했다. 생전에 조병화 시인은 엽서에다 자신의 상징인 파이프를 그려 넣어 잘 받았다는 표시를 해주셨고, 김규동 시인은 한지에다 그림을 그리고 시 한 구절을 적어 보내주시기도 했다.
○ 똥말-봄날의 들판이 푸르게 물드는 것은 작은 풀잎 하나하나가 어깨를 맞대고 있기 때문이다. 차밍걸은 경마장에서 101번 우승한 말들의 훌륭한 배경이었다.
○ 체 게바라- 제국주의와 부조리에 저항하며 쿠바혁명을 이끌었던 인간 체 게바라는 여전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 기도- 절실하게 사랑해야 할 것들과 죽도록 미워해야 할 것들을 구별할 수 있게 하소서
○ 새해기도-백지장처럼 맑고 높은 정신으로 이 풍진 세상을 견디게 하소서.
○ 초속 5센티미터-이 감성적인 정보는 화려하게 만개한 벚꽃만 쫓던 우리에게 낙화도 아름답다는 깨달음을 선사한다.
○ 여-썰물 때 형체를 드러냈다가 밀물 때면 물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를 ‘여’라고 한다.
○ 소리-여기 있는 소리가 거기라고 왜 없겠는가. 귀를 막고 싶은 일들이 많을수록 즐거운 소리를 찾아서 듣는, 또 다른 귀를 열어보자.
2.기억의 발견
○ 산서면-양조장 담벼락 햇볕은 따뜻할까? 학교 뒤뜰의 모과나무는 꽃을 피웠을까? 그때 가르친 시집간 계집애들도 나처럼 늙어가고 있을까?
○ 하섬-전북 부안의 변산반도에 딸린 자그마한 섬이다.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1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는데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나지막한 나룻배 같다. 하섬은 지금 원불교에서 성지로 지정하고 해상훈련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하섬을 들어가려면 원불교와의 인연을 통해야 한다.
○ 타인능해-운조루는 조선 영정조때 무관을 지낸 류이주가 지었다. 그는 굶주리는 사람들이 쌀을 퍼가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도록 쌀뒤주를 개방했다. 나무로 만든 큰 쌀통에 작은 손잡이를 만들고 거기에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적어 두었다. 다른사람도 누구나 마음대로 열 수 있다는 뜻이다.
○ 동정부부-세계에서 유일한 동정부부인 요한 유중철과 루갈다 이순이,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묻혀 있는 곳이다.
○ 토끼비리-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에 나 있는 토끼비리는 우리의 대표적인 옛길 중 하나다.
○ 내성천-경북 봉화에서 발원하는 낙동강의 지류다. 영주와 예천을 거쳐 106.29킬로미터를 흐른 뒤 삼강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
○ 비양도-제주에서 가장 늦게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올랐다는 화산섬이 비양도다.
○ 곶자왈-화산이 분출할 때 바위가 크고 작게 갈라지면서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은 울퉁불퉁한 지형을 이룬 곳이다.
○ 5․16도로
한라산을 가로질러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아름다운 도로다.
○ 숨비소리
세계적으로 해녀는 제주도와 일본에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바닷속 깊은 곳까지 잠수한 뒤 물 위로 떠올라 참았던 숨을 힘껏 내쉬는 소리, 바로 숨비소리다.
○ 제주공항
활주로 밑 어둠에 갇혀
몸 뒤척일 때마다 뼈들의 아우성이 들린다(제주의 시인 김수열의 정뜨르비행장)
○ 보리밟기
봄에 파릇파릇한 풀을 밟으며 걷는 것을 답청(踏靑)이라 한다.
○ 시비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비(碑)ㅅ 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 과일군
황해남도 서해에 접해 있는 과일군. 농경지의 63%가 과수밭 , 길이 40km 백리 청춘 과원
1952년 한국전쟁 중에 김일성이 전선을 시찰하고 돌아오면서 평양의 과일 공급 기지로 만들라고 교시했다는 곳이다.
○ 코스타리카
1948년 세계 최초로 헌법에 의해 군대를 폐지했다. 국토의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동쪽으로는 카리브해를 끼고 있는 코스타리카.
○ 무장기포
음력3월20일 4천여명의 농민군은 고창 무장현 구시내 들판에서 창의문을 발표하고 일제히 혁명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일개 지역 군수를 상대로 한 싸움이 아니라 무능하고 썩어빠진 조정 및 외세와의 대대적인 전투를 선포한 것. 이것이 동학농민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장기포였다.
○ 집강소
우리 역사상 최초로 만들어진 민관 합동 자치기구.
○ 삼례봉기
농학농민혁명이 외세와 싸우는 전쟁의 성격을 갖기 시작한 것이 바로 삼례 2차 봉기다.
○ 안중근 유묵
1910년 2월부터 3월26일 사이 그렇게 옥중에서 쓴 글씨가 한 일 두 나라에서 확인된 것만 60여점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에 들어온 30여 점을 일괄적으로 보물로 지정했다.
궂은 옷과 궂은 밥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더불어 의논할 수 없다.
치악의악식자부족여의(恥惡衣惡食者不足與議)
○ 공포의 추억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조선인들에게 황국신민서사를 외우도록 강요했다.
1968년12월5일 국민교육헌장
○ 유신양복점
유선양복점
○ 단체영화
단체로 관람하는 영화는 대부분 반공영화였다. 선과 악이 확실하게 구별되어 있었다.
○ 고등학생
1960년3월,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 얼굴에 최루탄이 박힌 채 발견된 시신이 있었다. 이승만의 3.15부정선거 항의 시위에 참여했던 마산상고 학생 김주열이었다. 이 사건은 곧바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 고래
울산의 반구대 바위 속에는 고래들이 헤엄치고 있다. 포유류인 고래의 배 속에 아기 고래가 새겨져 있는 암각화가 있다. 그걸 볼 때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상상력 앞에 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 봉황 문양
조지훈 시인의 봉황수는 패망한 왕조의 궁궐에서 느끼는 슬픔을 노래한 시다.
봉황은 1천년에 한 번 열리는 대나무의 열매를 먹고 살 정도로 고결하며, 나라가 태평성대 일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뒤에 봉황 문양이 대통령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황금빛 봉황 문양은 대통령의 이름으로 나가는 상장과 표창장, 기념품 등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 기록
조선시대 사관이 왕의 주요 회의에 참여해 보고 들은 내용을 기록한 것을 사초라 했다. 왕조차 함부로 들여다볼 수 없었을 만큼 공정성과 객관성에 만전을 기했다. 그리하여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의궤는 후세에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남겨졌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까지 등재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기록물은 역대 대통령 기록물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았다. 그 기록들을 트집잡아 사후에도 정치적으로 이용한 후안무치한 무리들도 잊었다. 노대통령은 재임 중 사관을 한 명 두고 모든 회의에 배석케 했다. 바로 윤태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다. 고인의 서거 5주기를 맞아 나온『기록』(책담)이란 책은 그래서 귀하다.
○ 달력
다달이 다가오게 될 역사를 먼저 보여주는 선지자
○ 장날아침
1970년대 초반 박정희 정부는 오일장을 없애거나 축소시키려고 무모한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새마을운동에 저해가 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정부는 오일장의 문제점으로 불공정거래 성행, 지나친 소비 조장, 농민들의 시간 낭비를 꼽았다. 소가 웃을 농촌 정책이었다.
○ 야생버섯
버섯의 벗이 되려면 버섯보다 많이 큰 내가 먼저 버섯의 높이로 땅에 엎드리면 된다는 것. 서남대 김성호 교수의 『나의 생명 수업』(웅진지식하우스)
○ 놋숟가락
살균효과가 탁월하고 독성 있는 음식에 닿으면 까맣게 변한다.
○ 마당밥
어둠이 우리를 불안에서 벗어나게 하고, 어둠이 우리를 감쌀 때가 있다는 걸 기억하자.
○ 마당
마당에서부터 시작하는 상상은 끝이 없었다.
○ 모퉁이
구부러지거나 꺾어져 돌아간 자리를 모퉁이라고 한다. 그리움이 모퉁이를 만들었다. 결핍이 모퉁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모퉁이는 아쉽고 그리운 것들을 낳았다. 개발이라는 이름의 굴착기는 모퉁이를 지우는 일에 열심이다.
○ 골목
집과 집 사이 골목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적당한 간격을 골목이라 부르던 때가 있었다. 골목은 집과 집을 이어주는 끈이었다. 아파트가 생기면서 골목이 사라졌다. 끈이 사라졌다. 안동 하회마을과 담양 창평면 삼지내마을 골목길이 대표적이다. 팽나무와 어깨 낮은 돌담집들이 잘 어우러진 제주 해안마을의 골목길도 일품이다. 중국 베이징 동쪽의 후통 거리도 삼삼하다.
○ 소금길
야곱의 순례길인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과 일본의 구마노 옛길은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있기도 하다.
옛길은 소금을 나르는 소금길이었다. 소금의 운송은 주로 강을 이용했다. 강물의 많고 적음에 따라 소금배가 닿는 곳이 달랐다.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경북 북부 산간 지역은 낙동강 수로를 이용해 올라온 남해안의 소금과 한강수로로 올라온 서해안 소금, 동해안의 소금이 교차하는 곳이었다.
○ 산공부
득음을 위한 독공의 시간이었고, 선생과 제자가 함께 먹고 자며 훈련하는 혹독한 여름 캠프였다. 명창 권삼득과 완주의 위봉폭포, 이중선과 부안의 직소폭포, 정정렬과 익산 심곡사 등이 산공부의 일화로 유명하다.
○ 백석 시어
영남대 이동순 교수가 『백석시선집』(창비)를 엮어 낸 것이다.
원광대 김재용 교수가 『백석 전집』(실천문학사)를 엮어 냈다.
고려대 고형진 교수는 『정본 백석 시집』(문학동네)를 통해 백석 시의 원본과 함께 정본을 수록했다.
정본이라는 방언을 살리면서 오자와 탈자를 고쳐 읽기 편하게 표기를 바로 잡은 것을 말한다.
○ 타버린 잔
나 혼자만의 상상력과 은유는 별것 아닌 사실 앞에 무너지고 거세되고 만 것이다. 상심이 큰 날이었다.
○ 개미 있다
가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양념을 더 넣어 맛을 더한다는 뜻과 입에 맞는 좋은 맛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 당꼬바지
허벅지 쪽은 헐렁한데 발목 부분의 밑단이 좁은 바지가 당꼬바지다.
○ 아까징끼
표준과 규칙에 맞는 말이라고 해서 늘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지금 아까징끼는 약국에 없다. 수은을 함유하고 있다고 해서 시판하지 않고 있다.
○ 추억
진정한 추억이란, 심장에 금이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의 마음 안쪽에만 아프게 새겨지는 것이다. 아파야 추억인 것이다.
○ 문고판
1970년대 이후 출판사들은 판형이 작고 두께가 얇은 문고판을 시리즈로 기획해 독서시장에 내놓았다.
○ 글쓰기
세상의 지식과 지혜를 하나로 통합하고 갈무리하는 행위가 글쓰기라면 이제는 글쓰기로 인생을 승부할 준비를 해야 한다. 글쓰기는 자신의 글로 독자라는 타인을 물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 어머니 생각
이시영
어머니 앓아누워 도로 아기 되셨을 때
우리 부부 출근할 때나 외출할 때
문간방 안쪽 문고리에 어머니 손목 묶어두고 나갔네
우리 어머니 빈집에 갇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돌아와 문 앞에서 쓸어내렸던 수많은 가슴들이여
아가 아가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나 자장가 불러드리며 손목에 묶인 매듭 풀어드리면
장난감처럼 엎질러진 밥그릇이며 국그릇 팡에서
풀린 손 내밀며 방싯방싯 좋아하시던 어머니
하루종일 이 세상을 혼자 견딘 손목이 빨갛게 부어 있었네
○ 집필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할 때 작가들은 집필실을 찾는다. 자치단체나 문인단체에서 지원하는 공간으로는 강원도 백담사 만해마을과 원주의 토지문화관, 서울의 연희문학창작촌이 대표적이다.
○ 원고료
별다른 수입 없이 오로지 원고료만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작가가 몇 명이나 될까? 열 손가락을 넘지 않을 것 같다.
○〈현대문학〉에게
1955년에 태어난 너는 말 그대로 국내 최장수 문예지잖아. 한국문학의 자존심이잖아. 가끔 원고료가 생기면 나는 오래전부터 꼬박꼬박 정기구독비로 냈지. 너에게 최소한 예의를 갖추고 싶었던 거야.
○ 낙선축하주
낙선의 겨울은 쓰라렸고, 하릴없이 내리는 눈발을 향해 삿대질을 해댔다.
3.사람의 발견
○ 전우익
1925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경성제대를 입학했으나 중도에 그만두었다. 해방후 민청에서 반제국주의 청년운동에 참여했다가 6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소나무 토막으로 책상이나 목침을 만들고, 남은 대팻밥은 베겟속으로 쓰고, 톱밥으로는 술을 담갔다. 나무가 사람보다 낫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현암사)-2004년12월19일 하늘나라
○ 채현국
서울대 졸업후 끼 많은 청년은 탄광을 하던 부친 채기업의 사업을 이어받기 위해 현장에 뛰어든다. 상을 받는 아이들은 상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덕분에 상을 받는 거다. 서울대 다닐 것 없다. 서울대 다닌 놈드링 더 아첨꾼 된다.
○ 이광웅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과 연애를 해야 한다.
○ 최일남
서울에 계시지만 고향 전주를 떠나지 못하고 계신.
○ 김진배
1934년생 이 어른은 동아일보에서 해진된 후 야당 국회의원을 지냈고 최근에는 두 얼굴의 헌법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 김남주
남조선민족해방전선 활동으로 9년 8개월 동안 감옥의 독방에서 보냈다. 김남주 시인은 세상을 떠난 지 어느새 20여 년이 되었다.
○ 한준기
경의선 철도를 타고 우리는 서울에서 문산까지 46킬로미터만 갈 수 있다. 북한에서는 평양에서 부산까지 평부선이라는 이름으로 개성까지 운행하고 있고, 평양에서 신의주까지는 평의선으로 부른다. 한준기 선생은 증기 기관차를 몰던 마지막 경의선 기관사였다.
○ 오영재
2005년7월20일, 남쪽의 작가들 100여명은 인천공항에서 북한의 고려항공에 몸을 실었다.
오영재 시인은 1935년 전남 장성 출생으로 한국전쟁 때 의용군에 입대하면서 월북했다.
백석 시인은 말년에 전원생활을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오영재 시인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2011년10월23일 일흔다섯 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 권정생
고스란히 모아둔 12억원의 원고료와 책의 인세를 어린들에게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후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만들어졌고, 재단은 북한 어린이 급식 지원, 어린이사과농장 지원, 우유 보내기 등의 사업과 소외지역 공부방 도서 지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 안촌댁
하찮은 미물도 식구 삼으며 살았다. 안촌댁은 올해(2014년) 여든일곱, 김용택 시인의 어머니다.
○ 김강
조선의용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김강 할아버지. 국가기관의 주선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을 비판하는 자리에 초청하기도 했다.
○ 제옥례
제옥례 할머니는 경성사범을 졸업하고 수녀가 되어 황해도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건강이 나빠져 귀향한 할머니는 통영에서 박부잣집으로 부르는 하동집 주인 박희영과 8남매의 새어머니로 결혼한다. 당시 천주교에서도 이를 허락했다.
○ 천이두
전주에 사는 천이두 선생님은 1930년생이다.
○ 신경림
해독이 불가능한 건조한 문체 탓이다.
○ 황동규
황동규 시인은 미당 1958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그의 나이 스무 살 때였다.
○ 도광의
고등학교 때 문예반 선생님은 현대문학으로 문단에 나온 도광의 시인이셨다. 선생님은 언어의 절제를 누구보다 강조하던 분이었다. 선생님의 외상값이 얼마인지 나는 알지만 더 오래 술을 드셔야 하므로 일부러 갚아드리지 않고 있다.
○ 정양
한국전쟁 직전까지 선생의 아버지는 여운형 계에서 활약하던 사회주의자였다. 선생은 말이 빠르거나 말이 많거나 말을 앞세우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신다.
○ 김민기
1951년 한국전쟁 중에 전북 이리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고 한다.
○ 강요배
《동백꽃 지다》(보리)
○ 이종민 하나
선생이 11년 전부터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해 꾸려오고 있는 동지모임의 총 기부액이 어느새 1억을 넘어섰다 한다 참 대단하다.
○ 이종민 둘
고향 집에서 타지 사람 취급을 받았다는 이종민 선생 이야기다.
○ 이병한
《중국 고전 시학의 이해》(문학과 지성사)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태백이 없으니 누구에서 술을 판다?》
○ 정현웅
《정현웅 전집》 《시대와 예술의 경계인 정현웅》(돌베개)
일제와 분단의 뼈아픈 세월을 한 예술가가 어떻게 통과했는지 세밀하게 기록한 책들이다. 정현웅은 한국전쟁 중에 연합군의 서울 수복을 이틀 앞두고 인민군을 따라 월북함으로써 한동안 남쪽에서는 거론할 수 없었던 미술가였다.
○ 조영암
《신임꺽정전》
○ 류성룡
《징비록》
○ 조운
조운은 1900년 전남 영광에서 출생했거, 영광, 장성, 고창, 정읍 등지에서 문화 운동과 교육운동에 참여했다.
○ 이제하
조영남이 부른 모란동백은 소설가 이제하 선생이 작사, 작곡했다.
○ 황재형
황재형의 그림은 평면이지만 그이 손에 의해 풍경과 사물은 하나같이 꿈틀거린다.
○ 배호
서른 살에 신장염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90곡이 넘는 노래는 하나하나가 명곡이다.
○ 문정
○ 박배엽
전주에서 빈둥거리던 사람치고 그의 술 안 얻어 마신 사람이 없다.
○ 박남준
직업을 가질 마음이 없는 시인의 통장 잔고는 200만원. 죽고 나서 남에게 신세지지 않으려고 관값으로 준비해두었다는.
○ 이정록
어느 날부터 어머니의 말씀을 받아 적기 시작했는데, 그게 시가 되더라.
○ 이병초
멧돼지들이 늘어처진 가지에 달린 사과를 전부 따먹었다는 것이다.
○ 유강희
세상 처녀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시를 써볼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것인지.
○ 이동한
뇌수막 패혈증
○ 물고기청년
전북 김제 원평에 사는 석현이 청년.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다가 만난 친구다.
4. 맛의 발견
○ 마늘종
어릴 적에 마늘종 한 움큼 뽑아오라는 심부름은 신이 났다.
○ 곤드레나물밥
곤드레는 봄에 연초록 어린잎과 줄기를 따서 묵나물로 만들어두었다가 밥에 비벼 먹거나 죽을 쑤어 먹는다.
○ 5월 병어
깻잎으로 병어회를 쌀 때는 반드시 뒷면으로 싸야 한다.
○ 닭개장
닭고기와 채소의 절묘한 결합이 닭개장의 맛을 결정한다.
○ 곤달걀
○ 은어밥
은어의 영어식 이름은 스위트피시(sweetfish), 곧 단물고기다
○ 민어
민어는 여름에 특히 많이 잡힌다. 유달산이 바라보이는 전남 목포시 만호동에는 민어의 거리가 있다. 8월 초에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는 민어축제가 열린다는데~~
○ 갑오징어
무릎이 깨지거나 손이 베였을 때 어머니는 갑오징어 뼈를 갈아 생채기에 살살 뿌려 주셨다.
○ 고구마순
고구마 줄기는 어떻게 요리를 해도 맛이 좋다. 고구마가 자라는 여름철에만 먹을 수 있으니 계절 음식이라고 해도 좋겠다.
○ 정구지찌짐
비가 오면 들로 나가지 못하니까 전을 부쳐 먹으며 하루쯤 쉬는 풍습이 있었다.
○ 건진국수
안동 지방 사람들이 여름에 해먹는 별미 음식이다. 멸치 국물을 미리 끓여 차가워질 때까지 식혀 놓은 일이 중요하다. 이 건진국수를 먹을 때는 조밥이 애인처럼 옆에 따라붙어야 한다.
○ 골부리냉채
개울물에 잠긴 돌을 뒤집어보면 다슬기들이 붙어 있다. 반딧불이 고장인 전북 무주 설천면 다슬기 서식지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도 물이끼를 먹고 자라는 다슬기는 반딧불이 유충의 먹이가 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전북에서는 대수리, 전남에서는 대사리, 경상도에서는 골부리 혹은 고디 라고 한다.
○ 평양 랭면
○ 전주가맥
가게 맥주 가맥의 안주는 북어나 노가리 구이, 계란말이, 땅콩 등이 주류를 이룬다.
○ 송이버섯
외할머니는 버섯을 잘게 찢어 기름소금에 찍은 다음 입에 넣어주셨다. 아, 그때 콧속으로 훅 들어오던 버섯 향기와 짚불 냄새! 9월말에서 10월 초사이 강원도 양양, 경북 봉화와 울진에서는 송이축제가 열린다.
○ 무말랭이
이맘때면 외할머니는 볕 좋은 마루에 앉아 무를 썰어 말렸다. 무를 채반에 말리는 풍경은 눈부셨다.
○ 간장게장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전어속젓
전어의 내장으로 만든 젓갈
○ 명태선
명태선을 담그려면 우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야 한다. 겨울의, 겨울에 의한, 겨울을 위한 음식인 것이다.
○ 숭어회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면 숭어회의 맛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 호매이고기
호미처럼 가운데 허리쯤이 굽은 물고기라고 해서 호매이고기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물고기가 바로 양미리다. 동해안에서 잡힌 양미리가 백두대간을 넘어오는 동안 통통하던 몸이 마르면서 엮인 부분이 구부러진다.
○ 샛서방고기
귀하고 맛이 좋아 남편한테는 안주고 새로 사귄 애인한테만 줬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 고기국수
돼지고기를 삶은 뽀얀 육수에 면을 말아 편육을 올린 국수가 고기국수다. 일본 라멘 육수에 비해 훨씬 담백한 편이다.
○ 태평추
도토리묵을 채로 굵게 썰어 뜨끈한 멸칫국물 육수를 붓고 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와 김가루와 깨소금을 얹어 숟가락으로 훌훌 떠먹는 음식이다.
○ 매생이국
매생이는 남도의 바닷가에서 겨울철에만 채취하는 녹색 해조류의 하나다.
○ 물메기탕
물메기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나오는 해점어다. 바다 메기라는 뜻이다.
5. 숨의 발견
○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2억년 이상 지구에서 자라왔다.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은행나무의 원산지는 중국 저장성 서남쪽이다.
○ 참나무
산에가서 나무를 살필 때 제일 헷갈리는 게 참나무 종류다. 우리가 참나무로 부르는 나무는 보통 여섯 가지 종을 가리킨다.
○ 겨울나무
찔레 열매는 새의 배고픈 배 속에 들어가서 살을 다 내주고 단단한 씨앗 하나만 남겨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 금강송
위로는 금강산에서부터 아래로는 경북 울진에 이르는 이 지역이 바로 금강송이 자라는 곳이다. 이곳의 소나무는 가지가 옆으로 퍼지지 않고 꼿꼿이 곧추선 형태로 자란다. 그 이유는 폭설 때문이다. 소나무들이 부러지지 않기 위해 생존하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한 것이다.
○ 갈매나무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 사과나무
2009년 봄에 나는 평양을 다녀왔다. 평양 근교 역포구역 능금동에 사과 묘목 1만 주를 심기 위해서였다. 장수군에서 기른 어린 묘목을 인천항을 통해 이미 보낸 뒤였다.
○ 멀구슬나무(馬珠木)
멀구슬나무가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때가 바로 겨울철이다.
○ 생강나무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 혹은 동박이라고 부른다.
○ 음나무
셍텍쥐페리의《어린 왕자》에는 4개의 가시를 가진 도도한 꽃이 등장한다.
○ 염주나무
노승이 입적할 때 들고 있던 염주에서 무더기로 싹이 돋았다. 나무는 자라 열매를 조랑조랑 맺는 큰 나무로 성장했다.
○ 나는 너다
나무는 자기 혼자서는 어느 한순간도 나무가 될 수 없다. 자기 힘으로는 어떤 공간에서도 나무가 될 수 없다.
○ 나무 이름
○ 연어
4만5천킬로미터 이상을 헤엄친 연어들이다. 이른 봄에 3억 마리 이상의 어린 연어들이 바다로 나가는데 양양연어사업소에서 남대천에 80퍼센트 이상 방류한다.
○ 식물도감
○ 전주물꼬리풀
식물은 나라나 지역에 따라서 제각각 이름이 있기 마련이다. 공식적인 학명은 세계적으로 국제식물명명규약에 의해 부여된다.
○ 억새와 갈대
○ 꽃무릇
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잎을 보지 못한다. 상사화와 생리가 닮았다. 서로 그리워하기만 할 뿐 만나지 못하는 연애!
○ 구절초
전북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에서 열리는 구절초 축제에 다녀왔다.
○ 돼지감자꽃
○ 양구 곰취
강원도 양구 출신인 후배 이한철은 해마다 자기 고향의 특산물인 곰취를 택배로 보내준다.
○ 마타리꽃
황순원의 유명한 단편 소나기에는 들꽃 이름이 여럿 등장한다. 갈꽃, 들국화, 싸리꽃, 도라지꽃, 마타리꽃, 칡꽃이 그것이다. 무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일 때쯤, 들판에 영근 나락 알이 보일 때쯤 마타리는 꽃을 피운다.
○ 참비름
○ 연꽃
○ 감꽃
시는 반성하기 좋은 양식이다.
○ 무화과꽃
꽃을 몸속에 숨겨서 피우는 무화과를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는 동지가 있다. 무화가 안에 사는 좀벌이다. 수컷 좀벌은 날개가 없으며 그 생김새도 애벌레와 비슷하다. 이들은 단 한번의 짝짓기를 위해 태어났다가 그 임무를 다하고 나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
○ 봄꽃
매화와 살구꽃은 구별하기가 꽤나 어렵다. 가장 특 특징은 살구꽃의 꽃받침은 뒤로 발랑 젖혀져 있다. 그러면 살구꽃과 벚꽃은 어떻게 구별할까? 살구나무는 나무껍질이 세로로 갈라져 있고, 벚나무는 가로로 자잘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 산수유
○ 민들레
민들레는 홀씨가 아니다. 홀씨로 번식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버섯과 고사리가 있다.
○ 변산바람꽃
○ 개불알풀꽃
○ 벼룩나물
○ 고양이뼈
○ 잡초
○ 애벌레농사꾼
○ 딱새네 집
○ 참꽃
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시집으로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북항 등이 있다. 동시집 나무 잎사뒤 뒤족 마을, 냠냠,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관계, 짜장면, 증기기관차 미카, 연어 이야기 등을 펴냈다. 시작법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와 백석평전 등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소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안도현의 발견
초판1쇄 발행 2014년10월15일
초판4쇄 발행 2015년 1월 7일
지은이 안도현
펴낸이 이기섭
펴낸곳 한겨레출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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