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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 | 10km를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다. | 2007-09-16 오전 9:29:33 |
이만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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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장마철도 아닌데 비가 줄기차게 온다. 일기예보는 내일은 더 많이 온다고한다. 차라리 오늘 밤새 많이 퍼 붓고 내일은 조금만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토요일 새벽 4시 반. 날씨는 흐렸지만 비는 오지않아 다행인데 국지 호우가 있어 불안하다. 8시에 대회장에서 김인영, 권성근, 전연호와 함께 복장을 갖추고 보니 또 비가 온다. 대회 본부에서 나누어 준 비닐 봉투로 만든 임시 간편 우의를 입어보니 쓸만하다. 그래서 우리들은 등산길의 비상용으로 여벌로 몇개를 더 얻었다. 준비운동 후 워밍앞을 겸한 5분간 조깅을 실시한 다음 출발선에 모여 오늘의 전략을 논의 한다. ' 50분대의 기록 갱신을 위하여 성근과 연호는 출발과 동시에 달려 나가고, 김인영은 나와 같이 뛰기로 했다.' 비가 잠시 멈추어 비닐 우의를 벗어 버리고 출발 신호에 따라 달려 나간다.
1km 기록이 6분 15초로 훈련때 보다 양호한 기록이다. 이 정도면 10km를 1시간에 뛸 수 있을 정도다. 성근과 연호는 벌써 보이지 않는다. 반환점 근처에서나 만나 보겠지. 비가 오락가락 하지만 뛰기에는 시원한게 오히려 다행이다. 3km 지점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반환점을 향해 달린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km당 6분 30초 정도로 기록도 양호하다. 멀리서 보이던 아산병원 옆을 지나니 다리 밑에 자리한 음료수대가 있지만 먹지 않고 지나간다. 좁은 길에서 하프 주자들이 빠른 속도로 스쳐 달려나가니 부닥칠까봐 걱정이다. 앞에서 반환점을 돌아오는 성근이가 아주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서로 화이팅을 외치며 인영과 나는 하이화이브로 응답한다. 시간을 보니 성근이가 목표하는 50분대는 확실하다. 평소 연습을 많이 한 결과이리라. 조금 있으니 힘차게 달려오는 연호와도 같이 화이팅을 외친다. 헤어진지도 얼마 안되는데 왜이리 반가운건지. 삐삐삐 전자음 소리를 들으며 반환점을 돌아 간다. 준비한 비타민 솔라C와 비타민 C 사탕을 한개씩 먹으며 .... 옆을 보니 아가씨가 뛰는데 지금까지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같이 뛰는 여자이다. 솔라C 하나를 건네 주며 잘 뛴다고 격려하니 연습량이 부족해서 잘 못 뛴단다. 그러면서도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인영이에게 우리의 목표는 일단 저 여자를 앞서가는 거라고 하면서 달린다. 6km 표지를 지나니 아까 스쳐갔던 음료수대가 보인다. 인영이 한테는 쉬지 말고 뛰라고 하고 나는 먼저 달려가 물 컵을 2개 받아 들고 달려오는 인영이에기 하나를 건낸다. 바나나도 준비되어 있지만 안먹는게 좋겠다. 앞서가는 아가씨하고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앞에 나타나는 가파른 언덕. 아까는 내리막 급경사라 뛰기 편했지만 지금은 반대로 오르려니 만만치 않다. 몸을 앞으로 잔뜩 숙이고 팔은 힘차게 활개짖을 하며 오른다. 앞서 갔던 아가씨가 힘이 드는지 걸어 오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가씨를 추월하고 평지에 다다라서도 쉬지 않고 달린다. 한참을 달려도 아가씨가 우리를 추월하지 못했으며, 그 아가씨를 우리는 끝내 다시 만나지 못했다. 8km 표지판을 지나서 부터는 조금씩 지쳐가는게 문제이다. 이때부터 구령을 붙여가며 피로를 잊게한다. 올림픽 공원경내로 들어오니 길이 우퉁불퉁 파여 있어 발디디기가 힘들다. 발밑을 조심하면서 몽촌토성을 끼고 달리니 저 멀리서 확성기 소리가 들린다. 이제 남은 거리는 500m. 가족이 보고 있으니 사력을 다해 결승선을 향해 뛰기 시작한다. 피로하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힘차고 빠르게 달려나간다. 바로 앞에서 큰카메라가 우리를 노려보고 있으며, 멋진 포즈를 취하라는 대회 사회자의 소리를 들으면서 결승선을 통과한다. 시계는 1시간 1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먼저온 성근이와 연호가 반갑게 맞이하며 서로의 기록 갱신을 축하한다.
성근이는 53분으로 종전 기록을 7분 단축, 인영이는 5분 단축. 연호은 동일. 마라톤 교실이 거둔 또하나의 기록에 우리 모두는 흐뭇해하고. 인영이의 가족들은 가장의 든든한 모습에 우리보다 더 좋아한다.
마라톤 뒷풀이의 철칙은 기록 갱신한 사람이 쏘는 것이다. 대회 후에 참가한 정승진과 홍정무와 함께, 가락동 먹거리 골목에서 푸짐한 점심과 이어지는 노래방으로 오늘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마라톤 교실에서는 더 좋은 기록을 위하여 다시 도전하기로 한다. 그만큼 몸도 마음도 젊어지니까 다음 도전은 11월중에 잡을 예정이니 평소에 훈련 게을리하지 않기를... 다시 한번 기록 갱신을 축하하며, 친구들아 오늘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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