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 출신 박원홍씨 등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이 문화방송에 몰려갔다. 지난 5일 방송한 `국민참여 경선 1부-시민이 정치를 바꾼다'가 편파적이라고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한나라당 편파방송대책특위(위원장 현경대) 소속인 이들은 `국민참여 경선'이 출연진의 성향이나 편집으로 볼 때 노사모 및 노무현 후보 중심의 편파방송이라고 주장하고 공식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말이 항의 방문이지 사실상 `무력시위'로 보였다.이들은 노사모를 `정치룸펜' `사이비종교집단' 등의 말과 연루시켰다.
문화방송은 모든 요구를 거부했고 한나라당은 문화방송과 인터뷰 등을 전면거부하기로 했다. 탈없이 `모욕'을 당한 노사모는 한나라당사 앞에서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한편, 박원홍 의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나라당의 이번 항의 방문과 인터뷰 거부는 사실상 `생트집'이다. 2부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전편만 보고 불공정 운운하며 달려간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거대 권력의 횡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주장이 무모한 트집잡기라는 사실을 그들이 모를 리가 있을까? 그런데도 느닷없이 `처들어간'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약간의 정치적 부담을 지더라도 여러모로 `남는 장사'라고 계산했을 것이다.
우선 을 편파방송이라고 몰아감으로써 지금까지 수구 기득권 집단에 비판을 가하고 있는 문화방송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거대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다보면 아무리 문화방송이라도 약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불공정 방송의 근거가 드러나지 않으니까 “특정 지역 출신인사가 많다”고 우겨 지역감정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동시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선거정국의 `태풍의 눈'이 된 노사모의 바람을 차단하고자 했을 것이다. 항의 대상이 문화방송인데도 노사모를 `사이비 종교집단 비슷한 조직' 또는 `정치룸펜 모임'으로 낙인찍으려 했다. 한나라당과 보수 신문의 밀월관계로 볼 때 이런 `낙인작전'은 나름대로 파괴력을 갖는다.
덤으로 보수언론에 `먹이'를 제공하고, 결집시키는 데 기여했다. <조선> <동아> 등이 한나라당의 이런 행보에 적극 `화답'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드러난다. 에스비에스도 이에 화답하듯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 문성근씨를 교체하는 기민함을 발휘했다.
정치집단이 언론미디어, 방송사를 자신 입맛대로 조종하려는 것은 한나라당 전신인 민정, 민자, 신한국당 정권때 신물나게 보아왔다. 문제는 이에 대한 해당언론사의 앞으로의 행보다. `약한 모습'을 보이며 타협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문화방송은 공정성을 무기로 정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