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驚蟄) - 3월 6일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뜻으로 농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다.
경칩은 한자로 놀랄 경(驚), 숨을 칩(蟄)이다. 驚(경)은 敬(공경할 경)과 馬(말 마)로 나뉜다. 우선 敬의 일부인 苟(진실로 구)에 대해선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있다. 艹(풀 초)와 勹, 口(입 구)로 나누어,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사람(勹)이 머리에 풀잎(艹)으로 치장을 하고 무언가를 말하는 모습(口)을 나타낸다는 것이 첫 번째 해석이다.
두 번째로, 苟의 艹가 羊(양 양)을 간단하게 쓴 것으로, 머리에 양이 그려진 사람이 꿇어앉아 있는 모습을 나타낸 글자라는 해석이 있다. 羊은 양을 신(토템)으로 모시던 부족의 사람을 뜻한다.
그 부족의 사람을 포로로 잡아와 꿇어앉히고 몽둥이(攵)로 강제로 굴복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누군가를 굴복시켜 공경하게 만든다는 뜻의 글자에 馬(말 마)를 더해 ‘놀라다’는 글자를 만들었다. 하필 말이 들어간 이유는, 말이 겁이 많아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기 때문이다.
蟄(숨을 칩)은 執(잡을 집)과 虫(벌레 충의 옛 글자)을 합했다. 執은 수갑을 차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본뜬 글자다.(그림) 執(집)에서 ‘칩’이라는 음을 가져왔다. 여기에 수갑을 차고 있어 움직일 수 없다는 의미도 보태고 있다. 虫은 요즘으로 치면 벌레지만, 옛 사람들은 기어 다니는 것을 모두 虫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蟄은 겨울잠을 자느라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벌레를 뜻한다. 이것이 나중에 ‘숨는다’는 뜻으로 확장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