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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계획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두대간 싸리재(두문동재) → 금대봉 → 노목/금대 분기점 → 우암산(1,346m) → 1,304m → 1,106m → 1088.9m → 노나무재 → 노목산(1148.3m) → 직전리 7번 군도'의 13km 코스를 6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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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목산(櫓木山)
높이: 1,150m
위치: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노목산은 백두 대간의 금대봉(1,418m)에서 서북쪽으로 뻗은 지맥이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1,119m), 지억산으로 가는 중간쯤에 있다.
노목산은 산세가 부드러워 산행에 별 어려움은 없다. 노나무재에서 15분쯤 주릉선에 올라 갈림길을 조심하고 정상 동쪽 헬기장에서 북쪽 능선을 따르면 된다. 노나무재에서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북릉 골말을 거쳐 서원기마을까지 2시간가량 소요된다 - 한국의 산하
2024년 12월 첫 주인 5일에는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산행 계획에 따라 정선 노목산에 오르기로 했다. 사실 노목산은 2021년 9월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게시판에서 산행 계획을 보고 알게 된, 해발 1,150m의 산으로 당시에는 성원을 채우지 못해 아예 산악회 버스가 출발조차 하지 못했었다. 이후 그 산악회에 노목산행 공지를 요청해 다시 추진했으나, 역시 성원 미달로 출발조차 못 해, 안내산악회를 이용한 산행은 포기했다. 그렇다고, 산행 최우선 목표인 천고지 산을 포기할 수는 없어,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로 하고, 교통편을 찾아 산행 계획을 세운 후, 갈만한 산이 없을 때 가려고 뒤로 미뤄뒀다. 이후 평일에도 산행할 수 있게 된 뒤, 거의 매주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산행에 따라나서, 인솔 대장과 어느 정도 친해지자, 대장이 산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이게 웬 떡이냐!'를 외치고, 시험 삼아 천고지 중 정선 백석봉과 노목산을 얘기해, 백석봉은 2024년 5월 23일 다녀왔다[산행기]. 그리고 노목산은 등산로를 뒤덮은 잡목을 뚫고 가야 하는 상태라, 낙엽이 진 겨울에 진행하기로 했었다.
백석봉 산행 이후 법적인 이유로 오르지 못하는 산을 뺀, 나머지 천고지 산행도 다 오지팀 인솔 대장에게 요청해, 2024년 12월 19일 평창 백적산, 2025년 1월 횡성 봉복산에 오르는 거로, 1차 천고지는 마감한다. 이후 추가되는, 즉 몰랐던 천고지를 알게 되는 순간, 2차 천고지 산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산행 당일 노목산과 가까운 태백산의 기상청 산악날씨에 의하면, 대체로 맑고, 영상 2℃에서 시작해 3℃까지 오른 후 영하 1℃까지 떨어지고, 바람은 약간 강한 4㎧~6㎧라, 체감온도는 영하 4℃~2℃로 추울 거라는 예보다. 거기에 지난주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녹지 않고 쌓여있을 확률이 높은데, 맥꾼이 아니면 찾지 않는 산이라, 러셀도 필요한 거로 보여 쉽지 않은 산행일 될 듯하다. 물론 그 상황에 맞게 산행을 준비한다. 얼음과자가 될 확률이 높은 김밥이나, 대체할 만한 게 없어, 일단 김밥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핫팩과 같은 봉지에 담아 배낭에 넣을 예정이다. 그래도 얼음과자면 비상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하산주 식당에서 배를 채울 수밖에 없다.
2 – 1
나라에 비상사태가 발생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4시경 기상해, 아지트로 나와 의식을 치르며 밤사이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신청자는 어제 잠자리에 들기 전 확인한 것과 같다. 공지 초에는 대기자까지 있던 산행인데, 막상 출발 일주일 전부터 취소자가 나오기 시작하던. 당일 출발은 2석이 빈 대장 포함 26명이 함께한다. 몇 사람이 신청하고, 새로운 산꾼이 신청하는 와중에 백두대간 몇 개 구간과 몇몇 산행을 같이한 산꾼이 신청한 걸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같이한 산행이, 2023년 12월 담양 병풍산이니, 거의 1년 만에 함께하는 산행이다[산행기]. 그리고 확인한 노목산 일기예보는 어제저녁 확인한 태백산 일기예보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해당 지역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건조 특보'가 발효 중이다. 해서 산림청 '2024년 가을철 등산로 통제 구간(11월 1일 ~ 12월 15일)' 사이트로 들어가 '노목산'으로 검색해 봤다. 목요 오지팀 코스 중 정규 등산로는 통제가 맞다. 하지만, 비정규 등산로는 통제가 아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뭐 인솔 대장이 알아서 하겠지!! 다만, 산행지가 바뀌는 얼이 없기를 빌 뿐이다.
이후 평소와 같이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5시 45분 집을 나서, 6시 45분경 사당역에 도착해, 김밥 한 줄을 사고, 화장실에 들은 후 1번 출구로 나가, 공영주차장으로 들어서 산악회 버스가 주차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버스가 보이기 직전 핸드폰이 울려, 받아보니, 선배 산꾼이 위치를 묻는 전화다. 그때 시간이 6시 53분으로 버스 출발 7분 전이다. 딱히 한 일도 없는 거 같은데, 시간이 빠르게 지났다. 해서 다 왔다고 얘기하고, 바로 우회전해 산악회 버스로 가, 밖에서 인원을 확인하던 선배와 인사를 나누고 차에 탔다. 그리고 목요 오지팀 산꾼들과 인사를 나누며 내 자리로 가, 바로 뒷자리인, 거의 1년 만에 만나 산꾼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거야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이후 차에서 쓸 물건이 든 보조 가방을 배낭에서 꺼낸 후, 배낭은 선반에 올렸다. 그리고 보조 가방에서 슬리퍼를 꺼내, 등산화를 벗고 그걸로 갈아 신은 후 가장 편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부족한 잠을 청했다. 잠이 많이 부족했는지 바로 잠이 들어, 7시 정각 버스가 출발하고, 양재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이 타는 걸 잠결에 어렴풋이 느꼈을 뿐이다.
버스 안이 더워 중간에 몇 번 깨기도 했으나, 나름 잘 자고 있는데, 실내등이 들어와 잠에서 깼다. 치악산 휴게소다. 급한 건 아니나,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에 들른 후 식당에서 물 한 모금 하고 버스로 돌아와 다시 잠을 청했다. 하지만,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늘 그랬듯이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한 설명을 시작해 정신을 차리고 얘기를 들었다. 산경표 지도에는 없는 코스라 주의해서 들어야 했다. 하지만, 처음 물레봉까지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거 외에는 특별한 주의 사항은 없다. 이후 하산주 식당으로 선택한 식당의 메뉴를 알려주고, 미리 주문을 받았다. 평일이고 산행 후 방문하는 거라, 식당에 예약하지 않으면, 1시간 내에 기사 포함 27명이 식사를 마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들 이해하는 사항이다. 우리 주당이야 당연히 안주로 그 이상 없는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이후 다시 취침 상태로 들어가, 10시가 조금 안 돼, 인솔 대장이 도착 10분 전이니, 일어나라는 방송에 기상해 등산화로 갈아 신은 후 생각과는 달리 눈이 다 녹았다는 정보에, 그래도 혹시나 해서 미니 스패츠를 착용하고, 여분의 옷가지 든 가방은 배낭에 빼 자리에 두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2 – 2
사북읍을 지나, 사문터널 통과 후 10시 14분 말고개재로 올라가는 포장도로 갈림길에 산악회 버스가 정차했다. 계획에는 말고개재가 들머리지만, 거기까지 버스가 올라갈 수 없으니, 여기가 들머리다. 물론 말고개에 펜션이 있으니, 승용차라면 올라갈 수 있다. 도착 직전 등산 준비를 끝낸 상태라, 따로 준비할 건 없어, 내리자마자 이 지역의 날씨를 확인했다. 새벽에 확인한 것과 같고,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둘 다 '좋음'이라, 전망대만 있다면, 조망은 좋을 듯하다. 그리고 등산 앱이 위성 데이터를 수신하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확인한 현 위치의 고도는 718m~746m로 꽤 높다. 오늘 오를 최고봉인 노목산의 높이가 1,150m, 고로 고도차는 404m~432m로 동네 뒷산 수준이다. 인솔 대장이 이미 설명했듯이, 저 높이를 산행 시작하자마자 바로 올려야 하는 코스라 쉽지 않다고 한 거다. 올려야 할 높이를 확인한 후 벌써 좌회전해 말고개재를 향해, 출발한 선두의 뒤를 따라, 포장도로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 동네 사람은 어떻게 여기를 오가는지 궁금할 정도로 급경사라 시작부터 지친다.
말고개재로 오르는 급경사 포장도로를 급하게 오르기보다는 페이스를 유지하며 오르는 동안, 주변을 유심히 관찰했다. 거의 개활지나 다름없어, 한참 앞서가는 선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선두가 말고개재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갈 거로 생각했다. 해서 오를 일이 없는 왼쪽에 보이는 꽤 높아 보이는 봉우리를 기록으로 남기며 갔다. 그리고, 10시 20분 별자리펜션을 지나며, 앞을 보니, 내가 예상한 것과 달리, 선두가 오른쪽이 아니라, 좌회전하는 포장도로를 따라가고 있는 게 보여,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 사진에 함께 찍힌 봉우리(아래에서 찍었던)가 우리의 첫 번째 목표인 높이 1,065m의 물레봉이라는 건 정상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이후 10시 21분 직전리 옛길 말고개재 이정표에 도착했다. 조금 전 우리가 통과한 사문터널이 뚫리기 전 사람, 차량 모두 여기까지 힘겹게 올라와 한숨 돌리던 고개다. 고로 산행 시작을 반대편 터널 입구에서 해도 되는데, 대장 말에 따르면 더 멀고, 고도도 낮아 터널 통과 후 산행을 시작했단다. 차가 갈 수 있는 끝까지 차로 가야 한다는 신조를 지닌 인간이라, 대환영이다!
10시 24분 달빛마을펜션 입구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등산로는 사진의 컨테이너 뒤에 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증이 생겨, 같이 가던 노년의 선배 산꾼에게 '이 동네 펜션이 장사가 될까요?'하고 물었다. '여름에 많이 이용하지 않겠어?'하는데, 그럼 계곡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니,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이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펜션 이름에 답이 있는 듯했다. 한여름에도 고도가 높아 계곡이 없어도 시원하고, 밤하늘 별을 관찰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위치도 없는 듯했다. 고로 아는 사람은 많이 찾는 펜션들이다. 어쨌든 그 컨테이너 뒤로 돌아가자, 앞서가던 일행이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배낭에서 등산지팡이를 꺼내 조립하느라 지체 중이다. 해서 등산지팡이는 심설 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사용하지 않는 나는 그들을 뒤로하고 저만큼 앞서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 낙엽 쌓인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10시 55분 한숨 돌릴 수 있는 안부에 도착해, 앞서가던 산꾼의 부탁으로 인증을 찍어 준 후 진행 방향을 보니, 쌍봉으로 뒤가 지도상에 있는 높이 1,086.6m의 물레봉이다.
두 등산 앱의 지도 모두에 없는 등산로로 가지만, 그래도 산경표 지도에는 봉우리 표시는 있어, 정상까지 남은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지도를 확인했다. 그런데, 첫 번째 봉우리를 오르는 길이 상상을 초월한다. 쌓인 낙엽이야 오지면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경사가 너무 심해, 같은 오지라도 미끄러운 정도가 다르다. 해서 네발로 기어야 간신히 위로 오를 수 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인적도 중간중간 사라진다. 아니, 정확히는 정상으로 향하는 희미한 인적이 하나가 아니라 여기저기다. 상황에 따라 앞선 산꾼이 각자의 길을 개척하며 위로 오른 거다. 와중에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5분 첫 번째 정상에 올랐다. 지도에는 두 번째 봉우리, 즉 해발 1,086.6m 봉을 물레봉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해발 1,062m의 첫 번째 봉의 정상 나무에 누군가 '물레봉 1,062m'라는 명패를 만들어 매달았다. 추측건대 네발로 기어 첫 번째 봉우리를 힘겹게 오르면, 두 번째는 쉽게 오를 수 있어, 첫 번째에 명패를 만들어 매단 게 아닐까? 어쨌든 바로 뒤를 따라오던 1년 만에 함께 산행 중인 산꾼의 인증을 찍어준 후 걸음을 재촉하려는 데, 이런 곳에서 인증을 남겨야 한다는 말에 기록을 남겼다.
이후 진행 방향에 버티고 있는 두 번째, 공식 물레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가다, 앞을 가로막는 바위를 보고 넘어야 할지 우회해야 할지 잠깐 고민에 빠졌다. 넘는 게 어려운 건 아니나, 갑자기 귀찮다! 해서 우회했다. 그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 11시 23분경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24분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지도에 표기된 공식 물레봉임에도 정상을 알리는 어떠한 표지도 없고, 다만 정상 한가운데 어떻게 들고 왔는지 궁금한 보도블록이 한 장 놓여있을 뿐이다. 해서 두 등산 앱의 지도로 물레봉 정상임을 확인하고,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11시 27분 두 번째 바위를 만났다. 역시 귀찮다. 하지만, 이건 우회로가 안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가서 보니, 우회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뻔했다. 어쨌든 바위를 넘어, 능선을 따라 전진하자, 앙상하나 울창한 숲 사이로 또 쌍봉이 보인다. 저 둘 중 하나가 이번 산행의 목표인 노목산이다. 둘의 높이를 봤을 때 뒤가 아닐까? 그거야 도착하면 알 수 있고, 보이는 게 없으니, 찍을 것도 없고, 와중에 찬 바람에 귀가 시려 바람막이에 달린 모자를 둘러쓰고, 손은 주머니에 넣고 그저 앞만 보고 갔다.
이정표가 없으니, 정상과 현 위치의 거리를 알 수 있는 건 등산 앱의 지도밖에 없다. 물론 그것도 축척을 이용해 감으로 산정할 수밖에 없지만, 어쨌든 그렇게 전진해, 쌍봉 중 첫 번째 봉의 정상이 멀지 않아 동영상을 촬영하며 오르는데, 쉽지 않다. 그런데, 막상 12시 정각 정상에 올라 옆을 보니, 쌍봉은 그대로 있다. 고로 지금 오른 봉우리는 쌍봉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전의 무명봉이다. 무명봉에는 당연히 정상 표지 따위는 없다. 그런데, 옆의 쌍봉을 자세히 보니, 뒤에 있다고 생각한 오른쪽 봉우리가 앞에 있고, 왼쪽 봉우리가 뒤다. 그리고 앙상하나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앞에 있는 능선이 노목지맥, 뒤가 백두대간이다. 진행하는 길목에 전망대가 있으면 다행이나, 없으면 낭패라 일단, 노목지맥과 백두대간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다시 걸음을 재촉해, 12시 6분 산길샘 지도의 노목산 정규 등산로에 합류했다. 그 합류 지점은 당연히 고개로 오른쪽 아래를 보니, 가옥과 고랭지 채소밭이다. 물론 거기까지 이어진 임도와 주차한 차도 보인다. 저기서 산행을 시작하면 노목산은 1시간도 채 안 걸릴 듯하다.
이 고개에서 올라가면 노목산이다. 그런데, 경사가 심해 갈지자를 그리는 인적을 따라 역시 갈지를 그리며 위로 오르며 보니, 급경사에 잔뜩 쌓인 낙엽 속에 밧줄이 보인다. 솔직히 밧줄이 없으면 오르기 쉽지 않은 경사다! 그렇다고 그걸 잡고 오를 인간은 아니나,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그 지점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2시 22분 도착했다. 꽤 넓은 평지의 정상에는 무명봉을 지나 따라잡은 선두가 막 정상 표지를 배경으로 인증을 찍은 후 점심을 먹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져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정상 끝 나무에는 '백두사랑 산악회'에서 만든 '노목지맥, 노목산 1151.3m' 명패와 'SEOUL MOUNTAIN'에서 만든 '노목산, 강원 정산' 명패 두 개와 온갖 산악회 리본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따로 떨어져 있던 명패를 선배 산꾼이 하나로 모았다고. 일단 먹는 건 먹는 거고 목표한 산의 정상에 도착했으니, 인증이 중요해 중간에 앞장세웠던 산꾼과 서로의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기온이 그렇게 낮지 않아서인지 얼음과자가 됐을 거로 생각한 김밥이 먹을 만하다. 그럼, 계속 들고 다녀도 된다.
배가 고파서라기보다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김밥을 먹고 있는데, 먼저 점심을 먹은 선두 중 한 명이 배낭을 둘러메고, 출발한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방향과 반대라, 점심을 다 먹은 주변 산꾼에게 그를 부르라고 했으나, 다들 그가 가는 길이 맞다는 분위기다. 응? 해서 등산 앱의 지도를 들고 가, 비교해 봤다. 내가 틀렸다. 계속 노목지맥과 신기산 코스를 혼동하고 있었다. 신기산 코스는 노목지맥을 조금 탄 후 이탈하는데, 그게 진행 방향과는 반대다. 그걸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막상 노목산 정상에서는 망각하고, 노목지맥에 집중했던 결과다. 말인즉, 쌍봉 중 뒤에 있는 봉으로 가서 거기서 좌회전해 두 앱의 지도 어디에도 없는 등산로로 신기산까지 가면 된다. 고로 우리가 타는 노목지맥은 쌍봉 사이의 능선 거리에 불과하다. 해서 동행한 산꾼이 마시라고 준 캔맥주를 홀짝이며, 하나둘 출발하는 선두의 뒤를 따라 우회전해 쌍봉 중 금대봉에서 더 가까운 봉을 향해 갔다. 와중에 나무 하나를 가득 채운 겨우살이의 모습에 놀라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며. 그렇게 가 12시 38분 두 번째 봉의 정상에 도착하니, 정상 한쪽 나무에 '부뜰이' 만들어 매단 '노목지맥, 1144.4m' 명패다.
그 앞에는 선두 조 두 선배가 바닥에 방향 지시를 깔고 있다. 여기서 그나마 인적이 보이는 우측으로 가면 노목지맥을 따라 백두대간 두문동재까지 간다. 우리는 당연히 인적이라고는 선두가 남긴 거밖에 없는 급경사 좌로 가야 한다. 그런데, 그 좌측이 북서사면이라 언제 내렸는지 알 수 없는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다. 물론 그 경사는 노목산에 오를 때, 동행한 산꾼이 90도가 넘는 거 같다고 했던 경사와 비슷한 정도로 급하다. 당연히 여기서 필요한 게 등산지팡이라, 가던 길을 멈추고 배낭 외부에 달려있던, 하나밖에 없는 지팡이를 꺼내 조립했다. 이후 산행이 끝날 때까지 급경사에서는 그 지팡이에 의지해 갔다. 그래도 눈이 쌓인 급경사에는 엉덩방아 찧은 걸 피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보이는 게 없고. 있다고 해도, 장갑 낀 손으로 핸드폰을 조작하는 게 귀찮아, 가끔 지도만 확인하며 가, 12시 55분 동동치에 도착했다. 물론 이정표 따위는 없고, 기복에 올라선 후 뭐가 있을 듯해 지도를 확인해, 동동치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거기서 내려서자, 앞에 작은 기복이 있고, 그 아래 고개에 도착해 왼쪽을 보니, 그나마 두 나무 사이로 백두대간 매봉과 삼수령이라,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백두대간 연결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 둘이, 2022년 4월에 달린, 접속구간 포함 16km의 구부시령부터 삼수령까지다[산행기]. 대형 산불 이후라, 햇살이 내리쬐는 허허벌판을 달리느라, 갈증에 시달린 대표적인 산행이다. 그 산행에서 이후 같이 여기저기 달린 산꾼을 만났다. 그리고 다른 건, 2022년 7월 달린, 버리미기재에서 늘재까지 접속구간 포함 23km의 산행이다[산행기]. 당시도 불볕더위 속 능선을 달린 산행이라, 갈증에 심하게 시달렸다. 그때 만난 사람이 지금 동행하는 산꾼이다. 어쨌든 고개에서 조금 전 사진에 담은 기복에 올라서 보니, 어떠한 표지도 없어, 혹시나 해서 등산 앱으로 현 위치를 확인했으나, 역시 어떠한 표시도 없다. 고로 무명봉이다. 뭐 찍을 것도 없고, 해서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역시 앙상하나 울창한 나뭇가지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으나, 이번 산행 마지막 봉우리인 신기산으로 생각되는 봉이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기며 갔다. 해발 천이 넘는 물레봉에서 노목산까지 이어진 능선에서도 보이는 게 없는데, 그보다 낮은 능선에서야 더 말할 것도 없어, 그저 수시로 지도만 확인하며 가, 1시 19분경 산길샘의 네이버 지도에 신기산으로 향하는 정규 등산로가 표시되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인솔 대장의 코스 소개 때, 여기서 400m 거리의 신기산을 왕복하라고 했다. 즉 여기서 왕복 800m의 신기산을 다녀온 후 왼쪽으로 하산하는 거다. 혹시 시간에 쫓기면 당연히 신기산으로 가지 말고, 이 갈림길에서 하산하라는 말도 추가했다. 물론 신기산에서 바로 내려가도 되나, 길도 없는 급경사니, 자제를 부탁했었다. 그런데, 그 갈림길에서 왼쪽을 봤으나, 확 눈에 띄는 인적은 없다. 그거야 잘 찾아보면 되는 거고 지금은 신기산이 급해, 서둘러 아까 본 봉을 향해 가, 1시 35분경 언덕에 올라서 후 계속 가려는 데, 뒤에서 따라오던 산행 대장과 산꾼이 여기가 신기산이라 해 깜짝 놀라, 지도를 확인했다. 맞다! 신기산이다. 당연히 정상에는 어떠한 표지도 없어, 등산로를 따라 10여 미터를 내려가며 400m가 채 안 돼 보이는, 왼쪽 아래 도로를 주시했다. 말인즉 여기서 굳이 갈림길로 돌아가지 않고, 그냥 길을 만들며 내려가면 된다. 그걸 확인하고, 정상으로 돌아가니, 그 사이 선배 산꾼이 정상석을 만들어 두 나뭇가지 사에 세워놓았다. 해서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단체 인증을 찍었다.
이후 어디로 하산할 건가를 논의하다가, 갈림길로 돌아가는 팀과 바로 하산하는 팀으로 나뉘어, 각자의 길로 갔다. 당연히 바로 하산하는 팀 선두에서 길을 만들며 내려가, 1시 46분경 저 아래 눈이 쌓인 길인지 도랑인지 잘 구분이 안 되는 게 보여 가던 길을 멈추고, 아래를 주시했다. 그리고 그게 오가는 사람이 없어, 내린 눈이 그대로 있는 농로라는 걸 확인한 후 제대로 왔다는 것에 만족하며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1시 48분 잡목을 뚫고 밭에 도착해 보니, 고랭지 채소밭으로 시래기가 목적인지. 무청이 잘려 나간 무는 그대로다, 아니, 김장 무 수확 시기를 놓쳐, 무청만 수확한 걸 수도 있다. 어쨌든 먼저, 직진 파가 무밭에 도착하고, 뒤에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왕복 파도 역시 무밭 사이로 난 길로 내려오고 있다.
어쨌든 무밭에 왔으니, 그냥 갈 수 없어, 무 하나를 뽑아 멀티툴로 껍질 깎은 후 먹어 봤으나, 얼어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와중에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의 무가 보여 그걸 뽑아 인증 하나 남기고, 아래 보이는 도로를 향해 내려가자, 아래 가옥 앞을 지나는 포장 임도다. 그 임도로 도로에 도착해, 대장이 얘기한 정자를 찾아보니, 조금 위에 있어, 그 정자로 향해, 1시 58분 정자 옆 직진리 돌탑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결과적으로 인솔 대장이 계획한 코스에서 신기산에서 갈림길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하산한 400여 미터를 제외하면 계획된 코스대로 달린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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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각 13시 58분 마감인 16시 20분까지는 2시간 22분이 남았다. 해서 선배가 택시를 불러 타고 먼저 식당으로 가자고 한 거다. 그런데, 지도 앱으로 식당까지의 거리를 확인해 보니, 20.9km에 택시요금이 34,000원이다. 오지니, 왕복 요금이 당연해 택시요금만 7만 원 가까이 나와 없었던 일로하고, 시내버스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확인했다. 있기는 있는데, 사북에서 한 번 갈아타고 1시간 30분이 걸린다. 물론 버스정류장까지 1.4km 걸어가는 시간 포함이나.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 대기 시간은 빠졌다. 고로 비록 우리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후미와 1시간 이상 차이 나지는 않으니, 후미를 기다려 일정보다 일찍 출발하는 게 낫다고 결론이 났다. 그런데, 정자에서 산행 대장이 누군가에게 전화하는데, 처음에는 식당에 차를 보내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우리가 타고 온 버스 기사에게 10명이 넘게 도착했으니, 날머리로 오라는 전화였다. 그런데, 정자 앞은 길이 좁아 버스를 주차할 수 없어 아래로 조금 내려간 시멘트 공장 앞에 주차 중이라는 거다. 해서, 후미를 위해 방향 지시를 바닥에 깔며 가, 2시 5분 버스가 주차 중인 도로에 도착했다.
산악회 버스에 도착해, 먼저 배낭을 비롯한 짐을 풀기는 했으나, 씻을 장소가 없어, 막연히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산행 후 씻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선배가 공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더니, 신이 나서 씻을 수 있게 허락받았다며 가자고 해,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밀봉한 후 슬리퍼를 신고 선배를 따라갔다. 애초 공장 내 화장실이면, 굳이 갈 생각은 없었으나, 외부라 해 따라가 보니, 공장에서 시멘트를 싣고 나가는 트럭의 바퀴를 씻는 곳으로 오가는 트럭이 없어 한가한 시간에 씻으라고 허락한 거였다. 선배는 웃통을 벗고 등목 수준으로 씻었으나,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라, 세수와 세족으로 만족했다. 그렇게 씻은 후 버스로 돌아가, 후미가 오기를 멍청히 기다릴 수 없어, 패드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역시 예상대로 후미가 속속 도착해, 공식 마감보다 50분 이른 3시 30분경 날머리를 떠나, 하산주 식당인 벽암산휴게소로 향했다. 후미 기준 50분 일찍 출발했으나, 선두는 날머리 도착 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다.
사시사철 흥청망청하는 사북읍을 지나며, 놀라 여기가 어디야? 외치는 산꾼과 왜 흥청망청하는지 알려주는 산꾼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도 하며 가, 3시 40분경 하산주 식당인 ‘벽암산휴게소’에 도착했다. 이후 버스에서 내려가, 식당으로 들어가 각자 주문한 음식에 따라,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아, 취향에 맞는 반주를 곁들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당연히 선두 조이자, 주당 넷도 식탁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맥주와 이슬이를 냉장고에서 꺼내와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이후 제육복음 2인분을 추가하기도 하며 이슬이를 마셔 대략 여덟 병 정도를 마신 듯하다. 술값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싼 듯하지만, 주메뉴는 싸고, 무엇보다, 밑반찬을 비롯한 음식이 여기가 강원도가 맞아? 할 정도로 맛이 좋았다. 그리고 서비스도 좋아, 부족한 것들은 그때그때 채워줬다. 와중에 실수로 밑반찬에서 더덕순나물을 빠트렸다며, 모든 식탁을 돌아다니며 채워주는 안주인의 서비스에 모두 감탄을 넘어 감격했을 지경이었다. 다른 식탁은 아니나, 우리는 제육정식이라, 따라 나오는 공깃밥이 남아 그걸 제육볶음과 같이 볶아, 배를 채우는 호사까지 누리고, 예정보다 조금 늦은 4시 48분경 식당에서 나왔다.
다들 한 잔했고, 서울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 출발 전에 볼일을 보려는 데, 당연히 화장실은 그 모두를 한 번에 수용할 수 없었다. 이런 일이 많이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주인장은 산속에 유일하게 있는 식당이라 눈치 볼 주변이 없어서 그런지, 적당한 곳에 가서 볼일을 보라고 했다. 그렇게 하고, 버스로 돌아가는데, 자갈이 깔린 마당에 오랜만에 보는 은빛 원반이 반짝이고 있어, 가까이 다가가 뭔지 확인했다. 나도 좋아하는 '니니 로소' 음반인데, 상태로 봐선 버린? 잊어버린 지 얼마 안 된 듯하다. 승용차를 타고 온 식당 손님이 실수 떨어트리고 간 게 아닐까? 지금까지 CD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CD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10년 전인가? 해서 니니 루소 음반의 곡을 하나하나 확인한 후 버스에 타, 출발을 기다렸다. 그리고 몇 시인지 기억은 안 나는 시간에 버스는 출발했고, 출발한 버스에서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아, 양재에 2차를 하자는 선배와 다음에 하자는 내가 점점 목소리가 커지는 바람에 인솔 대장의 경고를 받고, 조용히 잠을 청했다.
실내등이 들어오고, 인솔 대장이 10분간 휴식한다는 안내방송 후 버스에서 내려, 볼일을 보러 가며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치악휴게소다. 휴게소 건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휴게소! 반대편 치악휴게소는 최근에 많이 갔는데, 여기는 오랜만이다. 어쨌든 볼일을 보고, 버스로 돌아가며 귀찮지만, 벌려 놓은 짐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죽전을 지나 하기로 하고 다시 잠에 빠졌다. 그리고 죽전에 도착해 승객이 내리는 걸 보고, 슬리퍼를 벗고, 양말과 등산화를 신고, 벗은 슬리퍼 등 벌려 놓은 짐을 잘 싸서 배낭에 넣었다. 당시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7시 48분경 도착한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려, 3호선 지하철로, 집으로 향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그리고 9시경 도착한 집에서 저녁을 먹고 배낭을 풀지도 못하고 잠이 들어, 다음 날 7시가 너머 잠에서 깼다. 기상하면 마시는 물을, 냉장고의 찬 물이 아니라, 따뜻한 보리차를 마시고 싶은데, 당장 그게 없어 끓여서 마셔야 한다는 것에 짜증이 났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산에서 마시려고 가져간 뜨거운 보리차가 든 보온병이 생각났다.
그런데, 조금 더 기억을 더듬어 보니, 버스에서 보리차를 마시기 위해 보온병을 꺼낸 건 기억나는데, 다시 배낭에 넣은 기억이 없다. 말인즉 짐을 챙길 때 보온병은 빠뜨린 듯해 아지트로 나와 배낭을 뒤져보니 예상대로 없다! 술에 취한 내 실수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해서, 기억을 더듬어 보온병의 위치를 대충 파악 후 당일 버스 기사에게 내 자리와 보온병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알려주고, 찾아봐 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대기업 안내산악회답게 인솔 대장과 함께 당일 기사의 전화번호도 함께 공지한 덕이다. 오후에 내가 예측한 곳에 보온병이 있다고 기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 보온병은 다음 주 목요 오지팀 산행 때 사당 공영주차장에서 받기로 하고 상황 종료다. 산행에서 산신이 달라고 해 계속 주기만 했지, 산신이 필요 없다고 돌려주기 시작한 건 최근으로 벌써 두 건이다. 하도 많이 받아서 산신이 내 물건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나?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말고개재 → 달빛마을펜션 → 묘 → 1,065.2봉(물레봉) → 물레봉(1,086.6) → 1,129.6봉 → 1,102.3봉 → 1,101봉 → 노목산(1,149) → 노목지맥 → 1,144.4봉(지맥 이탈/좌측) → 우측 → 헬기장 → 1,022.7봉 → 1,031봉(신기산) → 하산 갈림길(우측) → 신기산(856) → 직전리 돌탑/정자'의 9.48km(산길샘) 코스를 3시간 45분 동안 달렸다. 이동 3시간 30분, 휴식 15분!
기상청 예보와 잘 맞아, 종일 날은 맑았으나, 기온이 낮고, 기상청 표현 약간 강한 바람 덕에 체감 온도는 더 낮아,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배낭에 넣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말인즉 땀이 전혀 안 났다. 다만, 약간 더우면, 바람막이와 그 안에 입고 있던 패딩의 지퍼를 내리는 거로 상황이 종료됐다. 추우면 지퍼를 올리고!
인솔 대장의 노목산행 후 많은 세월이 흘렀는지, 버스에서 설명한 것과는 달리, 낙엽 져 앙상하기는 하나, 울창한 숲 덕에 조망 또한 꽝이었다. 그나마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백두대간과 주변의 절경에 만족해야 하는 산행이다.
천고지 산행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른 산으로, 천고지 또는 지맥, 오지가 목표가 아니라면, 굳이 찾아서 갈만한 산은 아니다. 그리고 만약 목표가 있어 달린다면, 고작 8km밖에 안 되는 우리가 달린 신기산 코스가 아니라, 처음 대중교통으로 달릴 계획이었던 노목지맥을 따라 달리는 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