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성안나 한인성당 교우분들이 성요셉복지재단 입주민과 종사자들을 캐나다로
초대하면서 이번 홈스테이 여정이 시작되었다.
입주민 11명, 종사자 13명, 총 24명이 2023년 7월 17일부터 27일까지 열흘동안
캐나다 캘거리에 있는 신자 가정에서 홈스테이 여행을 다녀왔다.
마을에서는 입주민 이성철, 박명우, 김선숙, 김예진, 직원 김영수원장, 최은경간호사,
그리고 제가 함께하게 되었다.
준비과정에서 영문으로 된 입국심사, 운전면허증, 장애인등록증, 환전 등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낯선 사람의 집에서 함께 열흘 동안 같이 생활해야 한다는 걱정에
마음이 무거웠다.
비행기로 12시간을 2번에 걸쳐 이동하기 때문에 입주민들에게는 좁은 좌석 공간과 화장실 이용이 조금 불편했다.
캐나다에 도착했을때는 하늘이 너무 화창하고 공기도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성안나 성당 교우분들이 공항에 직접 나와서 저희를 맞아주실 때
이것이 바로 “사람이 환대받는다는 느낌이구나”하고 느꼈다.
아침 시간인데도 교우분들이 직접 마중 나와서 한 사람 한 사람 인사를 나누고
개인 차량으로 이동을 지원해 주셨다.
열흘 동안 입주민 1명과 담당 직원 1명이 한 가족이 잠은 성안나 교우 가정에서 자고
낮에는 함께 모여서 캐나다 문화를 관광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에서 사흘 동안의 록키산맥 투어(밴프 국립공원, 재스퍼 국립공원)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다.
TV나 영화에서 봐 왔던 자연 경관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있다니 믿어 지지가 않았다
어디든 사진만 찍으면 엽서가 되고, 영상을 찍으면 영화가 되는 마법같은 곳이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을 다 합쳐도 밴프국립공원 보다 작다고 한다.
차로 몇 시간을 달려도 넓은 들판에 소만 보이다가
갑자기 또 몇 시간 동안 계곡과 돌산(록키 산맥)만 보이고,
같은 나라에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한 날 한 시 한 곳에서 다 느껴 볼 수 있었다.
거리도 깨끗하고 하늘도 깨끗하고 공기도 깨끗한 아름다운 곳이었다.
야외 미사가 있던 날 한국보다도 더 한국 같은 광경을 펼쳐졌다.
한국에서도 야유회나 운동회를 할때면 음식·놀이·흥이 대단한데
이 곳에서는 집에 있는 살림살이와 음식을 모두 차에 싣고 와서
다 함께 나눠 먹는 것 같았다.
야외 행사라고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는 밥솥 채로 밥을,
누구는 고기를 종류별로 부위별로 재워오고,
누구는 각종 반찬과 음식들,
누구는 자리와 의자,
누구는 조리도구 등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어 보였다.
야외 미사가 아니라 요리경연대회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단연, 레이크 루이스와 아이스필드가 떠오른다.
남들은 한 번 가보기도 어려운 곳을 우리는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두 번이나 관광하고
김연아 광고에 나왔던 레이크 루이스(호수)에서 카누도 타고
아이스필드(빙하)에서 설상차(빙하위를 달리는 차)를 타고
빙하수를 마셨던 기억들이 꿈만 같았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캘거리 교우분들의 사랑과 열정이다.
나라면 낯선 사람들을 내 집에 초대해서 열흘 동안 함께 지낼 수 있을까?
이 분들처럼 낯선 사람을 환대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되지만
이 분들은 정말 진심에서 우리를 맞아주고, 대해주고, 함께해 주었다.
제가 머문 댁에 자매님은 열흘 동안 직장에 휴가까지 내면서 우리를 환대해주셨다.
어떻게 열흘을 보내나 하는 걱정도 잠시
어떻게 열흘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하루 하루가 축제같은 분위기였다.
우리가 받은 환대와 사랑을 조만간 돌려드릴 날을 기대하며
다시 한번 성안나 성당 임범종(프란치스코)신부님, 최정숙(루시아), 권수희(모니카),
이상락(프란치스코) 형제자매님을 비롯한 캐나다 캘거리의 모든 교우분들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 사랑과 평화, 건강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