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 “교사와의 갈등, 이렇게 해결했어요.”
작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면 엄마를 불러대던 소리에 골목부터 시끌시끌 하곤 했었는데 그 날은 너무나 시무룩하게 들어오더니 선생님이 무서워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선생님께서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셨는데 너무 아파서 급식도 먹지 못하고 집으로 뛰어 왔다고 했다. 선생님께서 너를 혼낸 것은 너에게 큰 잘못이 있어서 혼내신 것이 아니냐는 엄마의 다그침에도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가 1학년이었기에 그날 급식 담당이었던 학부모에게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아이가 짝궁이 앉아 있는 머리 위로 배식판을 날라다 자리에 앉았다고 했다. 그 상황이라면 어른도 그렇게 했을 텐데 아무런 설명 없이 <너! 집에서도 그렇게 행동하니?>라면서 머리를 수차례 때리더란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모두가 살벌한 분위기에서 거의 급식을 먹지 못했다고 했다. 속된 말로 쫓아가야하나 참아야 하나 많이 망설였지만 참을 수는 없었다. 교사도 때로는 실수 할 수 있는 법,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감정을 억눌러가며 편지를 썼다.
< 편지 전문 >
선생님께서 아이를 혼내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벌벌 떨며 내일부터는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배식판을 엎을 수 있는 상황을 짐작하시고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안전사고의 위험을 아이에게 깨우쳐주시고자 아이를 혼내신 걸로 짐작이 갑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아이를 교육시키시고자 하신 의도를 아이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잘못을 정확하게 설명을 해 주셨어야 했고, 머리에 체벌을 가하는 그런 벌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혼내셨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또, 머리를 때리시면서 <너, 집에서도 그렇게 행동하니>라고 하신 말씀 중에는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시킨 부모를 비난한 듯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제가 놓힌 부분을 인정하고 다음부터는 아이를 키우는데 더 신경을 써야하겠구나 라는 반성을 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육은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협력하고 지지하는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학교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선생님을 존경하라고 가르치고 학교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공경하라고 가르쳐야 된다 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소 부족하다 느낄지라도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생각으로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야하지 않을까요? 선생님도 인간인지라 감정이 폭발하여 자제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라는 것을 인정하시고 아이가 전처럼 선생님을 따르고 즐겁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다독거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가정에서도 더욱 신경 쓰겠습니다.
다음날 담임 선생님께서 공개적으로 아이에게 사과를 하셨다고 합니다.
학부모 총회가 다가옵니다. 교사의 1년간의 학급 운영 방침과 교육에 대한 소신을 들을 수 있는
값진 자리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교사와 학부모가 소통하는 자리라기보다는 교사의 일방적인 요구가 전달되는 자리이다 보니 상당히 당황스럽고 불편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총회에 꼭 참석하여 교사의 교육철학을 귀담아 듣고 서로 다를 수 있는 교육관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자리를 가져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소식지편집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