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適(고적)-送李少府貶峽中王少府貶長沙(송이소부폄협중왕소부폄장사)(이소부가 협중으로 왕소부가 장사로 귀양가는 것을 보며)
嗟君此別意何如(차군차별의하여) 그대들의 이별의 심정 어떠하실까
駐馬銜杯問謫居(주마함배문적거) 말 멈추고 술잔 들어 귀양지에 대해 묻노라
巫峽啼猿數行淚(무협제원수항루) 무협에는 원숭이 울음소리에 눈물 흘리고
衡陽歸雁幾封書(형양귀안기봉서) 형양에는 기러기 편에 편지 보낼 수 있을까
靑楓江上秋天遠(청풍강상추천원) 청풍강에는 가을 하늘 끝없을 것이고
白帝城邊古木疏(백제성변고목소) 백제성 주위엔 고목이 성글어 쓸쓸하리라
聖代卽今多雨露(성대즉금다우로) 지금은 성대이기에 왕의 은혜 많을 것이니
暫時分手莫躊躇(잠시분수막주저) 잠시 동안의 이별이라 생각하고 주저 말고 떠나시게나
*고적[高適, 702~765, 자는 달부(達夫), 허베이성(河北省) 출생]은 중국 성당 시인으로 호탕한 성격이어서 어렸을 때는 무절제한 방랑생활을 하며 이백(李白)·두보(杜甫) 등과 사귀었다고 하고, 과거에 급제한 후로는 순조로운 관리 생활을 하여 만년에는 발해후(渤海侯)에 봉해졌고, 5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시를 배우기 시작했으나 곧 일류 시인의 자리를 확보하였다고 하며, 그의 시는 호쾌하면서도 침통한데, 특히 변경에서의 외로움과 전쟁·이별의 비참함을 읊은 변새시(邊塞詩)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본 것인데, 두 친구인 이소부와 왕소부의 귀양에 즈음하여 그 이별과 귀양을 위로하고 격려한 시라 합니다.
*少府(소부) : 현위(縣尉, 부지사)의 별칭
峽中(협중) : 촉의 땅, 현재의 사천성 기주
長沙(장사) : 호남성에 있는 지명
嗟(차) : 한탄스럽다
謫居(적거) : 죄를 얻어 귀양감
巫峽(무협) : 이소부의 좌천지로 양자강 상류에 있는 삼협의 하나,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곳이고 원숭이가 많음
衡陽(형양) : 형산 남쪽, 왕소부의 좌천지로 기러기가 많지 못하다, 형산은 장사 서쪽에 있어 기러기는 거기서 더 남쪽으로 가지 않는다 함
靑楓江(청풍강) : 장사 부근에 있음
白帝城(백제성) : 사천성(쓰촨성,四川省) 봉절현(펑제현, 奉節縣) 동쪽의 백제산(白帝山)에 있는 산성
雨露(우로) : 왕의 은택을 비유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