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재작년에 재수생활할 때 써 놓은 그림일기 몇 편 입니다.
1.결벽증
제 방은 '청소'정도가 아니라 '소독'을 해야 할 만큼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딸이,
밖에서는 엄청 깔끔을 떠는 모양입니다. 어떻게 저렇게 해놓고도 잠이 올까 싶을
만큼 어질러놓습니다. 학교에 가고 난 뒤 대충 정리해주고 청소기만이라도 돌리러
들어가보면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나올 때도 많습니다. 그냥 못 나
오고 발에 뭐라도 묻었을까봐 발등을 비벼 털면서 나옵니다. 저도 남편도 정리정돈
을 잘 하는 편인데 얘는 도대체 누굴 닮았는지 원...

2.종강
쫑파티를 하자는 아이들의 제안에 "그래 알았다. 쫑~!" 하고 말아버린 선생님도 참...ㅋㅋ

3.소녀의 로망
'푸하하하...애들은 애들이네.'하는 생각이 들었던 그림입니다.^^*

4.M.C.The Max해안
침수해안이니 이수해안이니 라는 용어, 도대체 언제 들어본 것들입니까? ㅎㅎ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형광펜이니 컬러볼펜 등으로 노트정리 끝내주게 잘 하고
시집갈 때도 갖고 간다더니 지금도 책꽂이 한 켠에 여고 때 썼던 고전, 인문지리
노트에 프린트물까지 갖고 있는 저.ㅋㅋ 이 그림은 별로 재미는 없는데
침수해안이니 이수해안이니 라는 용어를 보자 정말 반가웠습니다. ^^

5.등상불명?
딸에게 언어영역을 가르치던 선생님은 남자분이셨는데 멋장이셔서인지 퍼머를 하신 분이셨습니다.
선생님께서 탈모증세를 보고 염려해주시는 말씀을 듣고서야 자신의 정수리부분에 머리숱이
적어지는 걸 알아챈 딸...고맙게나 여길 일이지 왜 선생님 머리 새는 것까지 참견을 했을까요.ㅡ.ㅡ

6.습관
딸에겐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습관이 있었는데 바로 머리카락을 뽑는 것이었습니다.
입시생의 수험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지금은 머리카락을 뽑지 않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남들은 원형탈모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제 머리를 제가 뽑은 것이더군요.ㅡ.ㅡ)

7.응원초코렛
고3때는 수능 잘 보라는 응원초컬릿을 잔뜩 받았었다는데 재수할 때는 그렇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멜라민 파동의 영향 탓도 컸던가보던데 그림으로 남겨놓은 걸 보니 서운하긴 했던 모양입니다.

8.그 어떤 날
재수생이라 그랬는지 수능을 앞두고서는 어떤 날은 고3때의 악몽?에 시달렸었던가 봅니다. ㅎㅎ

9.현실
고3때 딸은 가,나,다 군 모두 불합격했었는데 재수해서는 가,나,다군 모두 합격했습니다.
한 곳은 장학생으로 합격했지만 그 대학은 미대캠퍼스가 집에서 먼 거리에 있어서 포기하고
서울에 캠퍼스가 있는 **여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지나간 시절이지만 재수할 때 그려놓은
그림들을 보면 외롭고 힘든 시기였긴 했던 모양입니다.

첫댓글 누나!~ 딸이 만화가? 예쁘네..^^
딸이 만화그리는 걸 보면 얘가 어떻게 디자인, 크로키, 소묘, 수채화를 그릴 수 있는지 그게 너무나 신기해요.(친정 언니는 나랑 반대로, 얘가 만화를 그릴 줄 안다는 게 더 신기하다고 해요.ㅎㅎ)
우와 정말 멋진데요? ^^ 그림이 정감있어요
쟤 만화때문에 부모 속 엄청 썩인 애예요.내가 아주 징그러워죽겠어요. ㅋ(지금은 옆에서 제 명함 만들어주고 있는 중. 디자이너 시키면 돈 드니까 공짜로 부려먹는 중ㅋㅋ)
여러모로 우리 아들이랑 비슷하다는...울 아들도 초등학교때 만화홈피 운영도 하고 그러더니..지금은 시각디자인..물론 전공보다 다른거에 더 정신을 팔고있지만...ㅎㅎ 근데 딸이 엄마 많이 닮았네...
아니..이거 사돈느낌이 나는 ^^
딸은 시디과 못 가서 불만폭발..그러게 누가 저더러 성적을 그렇게 받으랬나 원...ㅎㅎ
눈치챗고나..우리 함 소개팅 해야하는디~~~ㅋㅋ
얘가 아마 밥값은 할 거예요.요즘은 알바 끝나고 인형옷 만들어 팔아서 용돈 쓰고 있거든요.ㅋ
로이스 아들은 봤고,라인님 딸네미는 못봤는데 라인님 닮았으면 잘어울릴텐데 정리정돈 안되는 건 전혀 알도 못하는 저를 닮았을까요.ㅋㅋㅋ
아유...똘똘해...야무져..뭐하나 버릴게 잇어야지..ㅎㅎ 그리구 완전 내 취향이에요..나 그림 잘 그리고 게다가 만화 잘그리는 감각있는 사람 완죤 좋아하잖아..은제 날 잡을까~~~?
어머~~ 둘다 내가 좋아하는분들이 사돈됨....흐흐~~~ 김치국을 내가 먼저 마시고 있다는...
정말 잘그리는데요!!! 로이스누나! 놓치면 안되겠다~ ^^
심심하면 불러다가 새 그려 봐, 곰 그려 봐, 고양이 그려 봐, 말 그려 봐...그럼 시키는대로 잘도 그려줄 거라는...완전 재미있으실 거라는...ㅋㅋㅋ
애독자 1인 추가합니다. ^^
사정에 따라 당분간 연재를 중단. 언제 재개될 지는 내 맘이라는..^^
그래도 믿음을 가지고 기달릴줄 아는 이역~~~~
ㅋㅋ 시험공부할때 머리털 뽑은건 나만이 아니군...시험 합격하고 나니 뒷머리가 한동안 훵했었다는....
시험기간에 머리 안 감는 친구들은 꽤 있었지만 머리털 뽑는 친구는 드물었는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