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선 관람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작업을 하나 했습니다..
제 오른쪽 귀가 간지럽던바.. 이비인후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귀에서 상당히 큰 귀지가 나왔는데..(더러운 이야기라서 죄송..흐흐)
귓밥이 아니고, 염증이 있어서 나온 진액이 굳은 것이었답니다..
치료후에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오늘부터 소리가 좀 많이 잘 들릴거다...라구요..
그리고는 오른쪽 귀를 솜으로 막으려는 것을..
음악회 간다는 이유로 하루 늦추었습니다...
솔직히 오늘 연주는 별 기대를 가지고 참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부천필의 교향악축제 연준데..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니.. 부천필 홍보녀 이선정 씨와 기획남 전기호씨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이선정씨 고마워요..)
전기호님께서, 오늘 부천필의 연주가 좋을것 같다..라고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음악회가 시작되어 첫 프로그램인, 슈베르트의 극음악 "로자문데" 서곡을 연주했습니다. 저는 이 음악을 오늘 처음 들어봐서 이렇다 저렇다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 역시 부천필의 소리는 깔끔하다.. 라고 느꼈습니다..
두번째 프로그램인 슈만의 첼로협주곡 a단조..
양성원 씨는 자잘한 실수 몇 개를 제외하고는 호연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머라할까요.. 교향악단과는 좀... 호흡이 약간 문제가 있더군요..
이 협주곡은 3개악장이 쭉..연결되어 한 번에 끝났습니다..
특히 아름다웠던 부분은 첼로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의 첼로 수석주자와 듀엣을 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양성원씨의 소리도 좋았습니다..
인터미션 후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브람스의 교향곡 제 4번이 연주되었습니다.
아래 글에서 헤레나님이 언급한 엄청난 신경을 썼던 1악장 맨 처음 부분은 좋긴 했지만, 솔직히 나중의 재현부분이 더 좋게 들렸습니다..역시 부천필의 현 파트는 슬픔이 밴 비단결과 같았으며, 또한 휘몰아칠때는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들렸습니다..부천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금관쪽도 한치의 망설임 없이 같이 몰아붙이더군요.. 혼 튜티, 트럼펫, 트럼본, 팀파니, 정말 좋았습니다..1악장 연주 때, 저는 지난 부천필의 말러 2번의 부활에서 느꼈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흑흑.. 마지막 부분에서는 제 눈망울이 촉촉해 졌습니다...(솔직히 정말 박수치고 싶었습니다...)
2악장은 혼의 은은한 독백으로 시작되었고, 역시 브람스는 가을과 어울린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주었습니다. 올해 부천필의 주제가 낭만주의 라고 하던데(전기호님 왈.,), 그 주제와 코드가 닿아 있는듯한 쓸쓸함도 물씬 배어 나왔습니다.
3악장은.. 처음부터 부천필의 현악파트가 2악장과는 표정을 바꾸어 불을 뿜더군요. 관악파트와 현악파트가 서로 주고 받는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그 다음부터 생동하는 부천필의 음색에 제 몸을 맡겼습니다..
4악장은...엄숙하게 시작되는 목관을 시작으로 금관과 현악기의 피치카토가 역설적인 비장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 다음 현악기의 슬픈 노래가 흘러나왔고, 점점 커져서, 곧 격정으로 치달았습니다...오늘의 백미는 4악장에서의 플룻 솔로였습니다.. 어찌나 아름답고 구슬프게 들리던지...(너무 멋졌어요..어흑..) 그리고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의 대화도 아주 아름다왔습니다...그 다음에 쓸쓸한 혼 솔로 이후, 전 파트가 함께 진군해서 서서히 증폭되는 과정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잠시의 안정 후, 다시 최후를 위한 트럼본의 상승음이 반복되고, 최후의 끝맺음도 확신에 찬 그것이었습니다...
관중들은 기립은 하지 않았지만, 열연과 호연에 대한 보답으로 박수를 신나게 쳤고, 저도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임헌정 선생님은 커튼콜을 한 10번 정도는 한것 같습니다.. 정말 다행스러웠던 점이 임선생님의 건강이었습니다. 브람스의 마지막 악장 마지막 부분까지 정말 힘차게 지휘하셨습니다..
앵콜로 관현악으로 편곡된 An die musik을 연주했는데, 경건하고 차분하게 뒷정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곡이었습니다...
최근 브람스의 4번 교향곡을 세 번 보았습니다. 작년 11월의 KBS의 연주를 예술의 전당에서, 올해 초(구정 무렵)에 BS2 방송에서 본 NHK교향악단의 실황방송연주에서, 그리고 오늘 부천필하모닉의 연주를.... 말이죠.. 키타엔코와 KBS의 연주는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맛도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우왕좌왕대기까지한 졸연이었습니다. NHK의 연주는 샤를르 뒤뜨아가 지휘했는데, 참으로 정확한 연주였지만, 감정이 상당히 절제된 듯한 연주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은 오늘 부천필의 연주가 앞의 두 악단보다 뛰어났고, 또한 지휘자와 단원의 일사불란함이 돋보이는 뛰어난 연주였습니다..
특히 부천필 현악 파트는 한국에서 최고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오늘 연주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금관파트에서 지난번 서울대 말러 3번연주때 제가 언급했던 트럼본의 김솔님, 트럼펫의 박기범님, 혼의 김홍박님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잘들 하시더군요.. 글구 제가 알기는 팀파니 치던 분이 혹시 서울시향 단원이 아닌가요??
오늘 연주 후에, 말러리아의 김구배님과 종이달님을 잠시 뵈었습니다..
김구배님도 브람스 4번 연주에 대해 상당히 흡족해 하시더군요..
종이달님 오늘 반가왔었습니다..
인터미션때는 말러까페의 루님도 잠시 뵈었구요...
연주후의 헤레나님은 상당히 피곤해 보이셨는데...
헤레나님은 브람스 연주를 완전히 만족하지 않으시더군요...
저는 혼자 그냥 생각했습니다...
"대체 헤레나님이 만족하시는 연주수준은 어떤 정도일까? 그리고 그런 음악을 들을때 대체 어떤 느낌이 들까? " 하구요..
부천필의 현악 파트 보잉의 일산불란함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제가 관찰하기에는 악장과 1st 바이얼린의 맨 뒤 풀트의 보잉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고.. 오보와 플룻 수석의 소리 좋았습니다. 금관도 전의 불안함의 거의 떨쳐내고 있었으며..또한 6월 18일의 말러 5번 연주에서도 이런 느낌을 가졌으만 합니다.
역시 음악은 라이브가 최고입니다.. 하지만 라이브는 한 번 연주되고는 우리가 숨쉬는 공간속으로 사라지지만, 라이브에서의 느꼈던 감정과 흥분은 제 뇌속에 오랜동안 기억으로 차곡차곡 박혀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좋은 음악을 들은 날은 쉽사리 잠이 오지 않습니다...
어째뜬 오늘 이비인후과 치료에서 오른쪽 귀에 솜을 넣지 않고 하루를 미룬것은 정말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아마도 솜을 넣었다면, 제 손으로 솜을 뽑아버리고 들었을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