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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량
수필가·강원도청소년수련관장 |
수능시험(11월 13일)에 고생하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예전에 지도하던 경험을 살려 글을 드립니다. 짧게는 3년 동안, 길게는 12년간 공부한 결과를 평가받아 나의 평생 진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대사이니 본인뿐만 아리라 가족들 모두가 무척 긴장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이 기간 가정에서는 수험생이 마음의 동요가 없도록 가정에서 신경 쓰이는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 평온하고 즐거운 생활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옷이나 외모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소탈하게 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과로나 감기로 컨디션이 나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시험당일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하는데 이것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 새로운 책을 보며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봐 왔던 것을 정리하여 중요한 것을 확실하게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리영역의 문제는 지엽적인 문제보다는 원리와 개념 정의, 정리 중심으로 기 출제되었던 최근 5년간의 수능 문제를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제자들이 위험부담을 안고 창의적인 응용문제를 내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기 출제문제와 유사형태로 출제된 모의고사 문제 등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약간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돼 재수생들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능의 점수에 표시되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은 절대 원점수가 아니라 상대적 서열에 따른 상대점수이므로 어렵거나 쉽거나 하는 것은 상관 없습니다. 모두가 같은 상황에서 상대점수를 받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쉬워서 모두 잘 보면 그 과목에 대한 나의 석차는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난이도에 상관없이 굳건한 자신감을 갖고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란 말이 필요한 때입니다. 너무 경직되면 사고가 원활하지 못해 +α를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장지도를 할 때 수험생 입장에서 시험문제의 오류조사 난이도 파악을 위하여 수험생과 똑같이 시간을 재어가며 문제를 풀어 볼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과 까다로운 문제가 나오면 당황하게 되는 것입니다. 100분의 수리영역 한 과목만을 보는데도 후미에 가면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어지러워집니다. 나는 한 과목을 푸는 것도 이렇게 지치는데 그 많은 과목을 보는 수험생은 얼마나 피곤할까? 마지막까지 시험을 마치는 것은 마라톤을 완주하고 난 선수나 12라운드를 마친 권투선수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쉬는 시간에는 지나간 문제에 집념하지 말고 절대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다음 시험과목을 푸는 데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잘 모르는 문제에 골똘하여 시간을 빼앗기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우왕좌왕 하기 쉬우므로 잘 모르는 것은 뛰어넘었다가 나중에 되돌아와 다른 각도에서 풀어보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시험이 다 그렇겠지만 중요하지 않은 시험이 어디 있겠습니까? 수험생 여러분, 시험 잘 보십시오. 다 아시겠지만 시험 잘 보라는 것은 모르는 것을 운수로 아는 것 이상으로 맞히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애를 쓰고 갈고 닦은 실력을 차분하고 침착한 마음으로 유감없이 발휘해 아는 문제를 틀리는 일 없도록 하라는 뜻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자신감을 갖고 시험 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