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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불승덕(妖不勝德)
요망하고 간사한 나쁜 것이 착하고 선한 좋은 덕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妖 : 괴이할 요(女/4)
不 : 아니 불(一/3)
勝 : 이길 승(力/10)
德 : 덕 덕(彳/12)
사기 은본기(殷本紀)에 유래하는 말이다. 은본기는 기원전 1600년에서 기원전 1046년에 이르기까지 17대 31명의 왕이 전승한 상(商)나라의 역사 기록이다.
그중 일부 내용이 다음과 같다. “옹기가 세상을 뜨고 동생 태무가 즉위하였으니 이 사람이 제태무(帝太戊)이다. 제태무가 즉위하여 이척(伊陟)을 재상으로 삼았다. 어느 날 도읍인 박(亳) 땅에서 뽕나무와 닥나무가 붙은 채로 자라 하룻밤 만에 아름드리 나무가 되는 일이 일어났다. 제태무가 두려운 마음에 이척에게 물으니 이척이 말했다. ‘신이 듣건대, 요망함은 덕을 이길 수 없습니다. 왕의 정치에 결함이 있는 듯합니다. 왕께서는 덕을 닦으십시오(臣聞妖不勝德, 帝之政其有闕與. 帝其修德).’ 이에 제태무가 그의 말대로 덕을 수양하여 정치를 하니 뽕나무가 말라 죽었다.”
여기서 전하는 요불승덕은 요망하고 간사한 악행이 올바른 덕을 이길 수 없다는 말로, 괴이한 징조가 나타나거나 재앙이 벌어지더라도 어질고 착한 마음을 굳게 지키고 수양하는 사람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도(邪道: 요사스러운 길)는 정도(正道: 바른 길)를 이길 수 없다는 사불압정(邪不壓正)과 유사하다.
요불승덕(妖不勝德)
요망한 것이 덕을 이길 수 없다.
1. 요망한 것이 판치는 세상을 보며
유튜브가 발전하면서 가짜 뉴스가 판을 친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돈과 관련이 있다. 특정 인물과 특정 사건에 대한 자극적인 뉴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그들은 대중의 그런 심리를 이용하여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고 유언비어를 유포한다.
배우 선우은숙이 재혼 문제로 가짜 뉴스에 시달린다. 가짜 뉴스를 만들어 유포한 사람들은 유튜버들이었다. 그녀는 소속사를 통해 ‘자기와 관련된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동영상들이 유튜브를 통해 무차별하게 유포돼 본인을 비롯한 가족, 주변인까지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에 소속사는 ‘허위사실들로 가짜 뉴스를 제작, 유포, 확산시키는 이들에 대해 강력하고 엄중한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며 결과에 따른 합의와 선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유튜버들은 양심보다는 조회수라는 요망한 인기에 사로잡혀 있다. 그 요망한 인기의 뒤에는 돈이 도사린다.
세상이 어지럽고 각박해질수록 사람들은 요망한 방법으로 욕구를 충족하고 돈을 벌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도덕성과 공동체적 삶보다는 생존과 돈의 노예가 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세상에서 양심과 공동체적 윤리는 실종되고 요술(妖術)과 권모술수, 유언비어는 증식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사람들은 확증편견과 이기주의에 빠져 서로를 공격한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마치 자신이 구세주인 것처럼 포장하여 대중을 현혹한다. 그 중심에는 혼돈스러운 정치가 있고 혼돈스러운 정치에는 혼돈스러운 지도자들이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나라에 흉한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왕이 덕이 없기 때문이며 덕이 없는 왕의 주변에는 아첨하는 간신이 들끓고 있다고 하였다. 왕이 덕이 없음은 그가 등용한 신하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신하들은 왕의 얼굴이다. 나라가 망할 때는 언제나 최고 통치자인 왕과 신하들의 무능과 이전투구가 극에 달했으며, 요망한 종교나 도술이 극성을 부렸다. 신라 말기도 그랬고, 고려 말기도 그랬으며 조선 말기도 그랬다.
십상시들이 들끓었던 후한 말기 영제 때(서기 169년) 황제가 온덕전(溫德殿)에서 용상에 오르려 할 때 갑자기 광풍이 불더니 푸른 구렁이가 들보를 타고 내려와 용상에 똬리를 틀었다. 이를 본 황제가 졸도하여 쓰러졌다. 좌우 시중들이 황제를 침소로 이동하였을 때 신하들은 모두 제 살길을 찾아 도망을 갔다. 구렁이가 사라지자 천둥 번개가 치며 우박과 함께 큰 비가 쏟아져 수많은 백성이 물에 잠겨 죽었다. 그 외에도 요사스런 일들이 수없이 많이 생겨났다. 십상시들에 둘러 쌓인 황제는 정사는 돌보지 않고 주색에 빠져 있었으며, 백성은 도탄에 빠져 있었다. 그때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다. 황건적 역시 [태평요술]이란 요망한 도술을 펼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난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황제가 덕이 없으니 요술이 득세한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정의를 위하여 떨쳐 일어난 의인들에 의해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았다. 후한이 망하고 삼국이 각축하다가 서진으로 통일되었다. 요망한 것을 정의와 덕이 이긴 것이었다.
이렇게 사악한 것이 덕을 이길 수 없다(요불승덕 妖不勝德)고 하지만 그 과정은 험난하여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따랐다. 구한말 일제가 침탈해 올 때 도산 안창호 선생은 대중들을 모아 놓고 일제의 침탈을 규탄하며 “진리는 반드시 밝혀지는 날이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지는 날이 있다.”고 하면서 자주독립과 외세 배격을 외쳤지만, 일제에서 벗어나는 과정과 지금의 대한민국을 건설하기까지는 너무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다.
2. 요불승덕 妖不勝德)의 유래와 의미
요불승덕(妖不勝德) 즉 '사악한 것이 덕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은 중국 고대 은 왕조 때 생겨난 말이었다. 은 왕조는 원래 상나라로부터 출발하였는데 상나라 8대 왕인 옹기제(雍己帝)는 재위 12년간 정치를 망쳤다. 그는 정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냥을 즐겼으며 놀기를 좋아하였고 여색만 탐닉하였다.
제후들 가운데 어떤 자들은 황제를 무시하여 조회에도 참석하지 않았으나 관심이 없었다. 정치는 어지러워졌고, 백성은 도탄에 빠져갔으며 아첨하는 신하들이 들끓었다. 요망한 뽕나무와 닥나무가 조정 울안에 자라더니 하룻밤 사이에 양손을 맞잡을 만큼이나 쑥쑥 자라는 것이었다. 민심은 흉흉해가고 요술은 들끓었다.
드디어 웅기제가 죽고 그 동생인 태무(太戊)가 즉위했다. 그가 은나라를 반석에 올린 9대 왕 태무제(太戊帝)다. 그는 명재상이었던 이윤의 아들 이척과 무함 등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여 국정을 맡겼다. 태무제는 조정안의 요망한 뽕나무와 닥나무들이 뻗어나간 것을 보고 두려움에 떨다가 이척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이척이 왕에게 말했다. “이 모든 것들은 군주의 덕이 부족하여 일어난 일입니다. 군주가 덕이 부족하면 요망한 것들이 득세하며, 군주의 덕이 충실하면 요망한 것들은 사라지게 됩니다. 사악한 것이 덕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왕께서 덕을 닦고 선정을 베푸시면 저 요망한 것들은 곧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고 하였다. 이 말은 옹기제의 덕이 없음을 질타하고 태무제에게 덕치 할 것을 강조하는 말이었다.
이 말을 들은 태무제는 밤낮으로 글을 읽고 수양을 하였으며 덕치를 펴나갔다. 그러자 요망한 것들은 사라지고 현명한 신하들이 주변에 모였으며 백성의 삶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이척은 어진 신하인 무함으로 하여금 ‘태무제가 밤낮으로 덕을 쌓고 백성의 삶을 걱정하였기에 요망한 것들이 사라지고 태평의 시대가 온다.’고 대대적으로 칭송하도록 하였다. 이는 태무제가 덕치를 게을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태무제는 그런 이척을 왕과 같은 반열에 올려 대접하고자 했으나 이척은 극구 사양하였다. 이척은 겸양의 사람이었다. 이후 은나라는 다시 중흥하여 제후들이 은나라에 복종하게 되었다. 그래서 태무제를 중종(中宗)이라 칭했다.
3. 요불승덕 妖不勝德)의 세상을 위하여
그런데 말이다. 지금도 가짜뉴스, 정치적 사기, 사이비 종교, 편향된 믿음에 의한 상대방의 처참한 공격 등 사악한 것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를 제자리에 세우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인력이 낭비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삶은 혼돈과 고통의 늪에 빠진다. 수많은 사람이 보이스피싱, 파밍, 스미싱 등 사이버 사기에 시달리고 가짜 뉴스와 의혹이 난무한다. 사이비 종교가 득세를 하고 점쟁이가 생활 속에 파고든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그런 국민 속으로 파고들며, 국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정파적인 이익을 위해 국민을 확증편견으로 몰아간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천재기업가로 알려진 두 인물 즉 ‘여자 스티브 잡스’로 추앙받았던 엘리자베스 홈스(바이오 벤쳐 테라노스 창업자)와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 먼프리드(샘 뱅크)는 스스로 사기극이었음을 실토하여 실리콘밸리와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그야말로 요망한 것들이 득세하는 시대다.
이 요망한 것들의 득세를 막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들부터 덕을 쌓고 덕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파적 이익을 희생할 줄 아는 것이며, 정치적으로 수많은 의혹 사건에 대하여 스스로 양심을 회복하여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일이다.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 스스로 덕을 쌓는 일에 충실하며 청렴을 최선의 도구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 이를테면 솔선수범 즉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길이다. 그런데 지금 수많은 의혹에 대해 모두 오리발이다. 여기다 요망한 것들을 물리치고자 하는 국민의 자발적인 합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의 삶이 어려운 모든 것은 지도자들의 문제이다. 조선 중후기는 당쟁으로 얼룩진 처참한 사회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란 양란으로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었음에도 조선의 정치 지도자들은 당리당략과 이전투구에만 빠져 있었다. 그러자 뜻있는 선비들은 낙향하여 죽림현(竹林賢)이 되었다.
영조 때부터 조선은 잠시나마 중흥의 길을 맞이했다. 영조는 대대적으로 탕평책을 쓰는 과정에서 아들인 사도세자까지 뒤주에서 죽게 했다. 뒤를 이은 정조대왕은 죽는 순간까지 글을 읽고 자신을 수양하였으며 덕을 쌓았다. 그가 쓴 일성록은 그가 얼마나 덕을 쌓고 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였는가를 말해준다. 정조대왕 때 조선은 중흥했고 문화는 다시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
그러나 정조의 뒤를 이은 왕들은 유약하였으며 그 틈을 타서 세도가들이 득세하여 세도정치와 당쟁으로 나라는 더욱 피폐하게 되었다. 임오군란이란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탐관오리들의 수탈과 폭정에 시달리다 못해 일어난 동학혁명 때 우리가 사들인 첨단 무기로 일본군인들이 조선 백성을 죽이게 했다. 구한 말까지 이어진 권력다툼 속에서 자주국이 되기 위해 발버둥을 쳤으나 조선은 망하게 되었다. 이 모든 중심에 국왕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다르지 않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정치 지도자들이 당리당략과 이전투구에 목숨을 걸면 나라는 분열되고 망한다. 그리고 국민의 삶은 도탄에 빠진다. 군주정치와 민주정치가 다른 것은 군주정치에는 최고 통치자인 왕을 국민이 선택할 수 없으나 민주주의 정치에서는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을 국민이 선택할 뿐이다. 그리고 최고 통치자인 국왕과 대통령이 나머지 관료들을 뽑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정치적 협력으로 가느냐 대립으로 가느냐에 따라 나라의 중흥이 달라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극한의 대립 선상에 서 있다. 모두 요망한 것들에 취해 있는 모양이다. 요불승덕 妖不勝德)으로 평화와 복지의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인과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양심과 진실, 정의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믿기 싫은 것은 배척하는 확증편견에서 벗어나고 가짜를 배척하는 각자의 도덕성을 회복하여야 한다. 여기에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정말 요불승덕 妖不勝德)의 세상을 보고 싶다.
▶️ 妖(요사할 요, 아리따울 교)는 형성문자로 祅(재앙 요)는 통자, 姣(아리따울 교, 음란할 효), 訞(요사할 요)와 동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여자녀(女: 女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夭(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妖(요사할 요, 아리따울 교)는 (1) '요사할 요'의 경우는 ①요사하다(妖邪--: 요망하고 간사하다) ②요염하다(妖艷--) ③아리땁다 ④괴이하다(怪異--) ⑤(나이가)어리다 ⑥일찍 죽다 ⑦재앙(災殃) ⑧요괴(妖怪) 따위의 뜻이 있고, (2) '아리따울 교'의 경우는 '아리땁다'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요사스러운 귀신 또는 요사스럽고 괴이함을 요괴(妖怪), 주로 여자가 사람을 호릴 만큼 아리따움을 요염(妖艷), 정도를 어지럽히는 요사스러운 사람을 요인(妖人), 민심을 어지럽히는 요사스러운 책을 요서(妖書), 남의 눈에 들기 위하여 요사하고 변덕스럽게 행동함 또는 요사스러운 변화와 사건을 요변(妖變), 요사스러운 물건 또는 간사하고 간악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요물(妖物), 요사스러운 귀신 또는 그 귀신이 끼치는 재앙을 요얼(妖孼), 요사스럽고 망령됨 또는 자발없고 방정맞음을 요망(妖妄), 요사스러운 여자를 요부(妖婦), 사람의 눈을 어리게 하는 괴상한 술법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요술(妖術), 요망하고 간사스러운 기운을 요기(妖氣), 이상 야릇함이나 기괴함을 면요(面妖), 요망하고 간사스러운 태도를 요태(妖態), 불길한 징조가 있는 수상한 구름을 요운(妖雲), 야릇한 술법으로 사람의 눈을 속임을 요환(妖幻), 요사스러운 귀신을 요신(妖神), 요망하고 간사스러운 마귀를 요마(妖魔), 요사스럽고 괴상함을 요이(妖異), 재화와 복록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요상(妖祥),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요사스러운 말을 요언(妖言), 간사하고 요망함 또는 그런 무리들을 간요(奸妖), 재해의 징조로 나타난다고 하는 별로 혜성이나 특히 큰 유성을 일컬음을 요성(妖星), 요사하고 간악함을 요악(妖惡), 불길한 기분을 요분(妖氛), 사람을 흘릴 정도로 요사스러움을 요매(妖魅), 떳떳한 도리에 벗어난 요사스럽고 괴상한 짓을 하는 사람이나 여자가 남자로 변복하고 남자가 여자로 행세하는 따위를 인요(人妖), 요사스럽고 간사스러운 여자를 요녀(妖女), 요염하고 화려함을 요려(妖麗), 요사스러운 웃음을 요소(妖笑), 요사스러운 귀신을 요령(妖靈), 요사스럽고 흉악하다는 뜻으로 악마를 이르는 말을 요흉(妖兇), 요사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꽃이라는 뜻으로 사람을 호릴 만큼 요염한 여자를 이르는 말을 요화(妖花), 괴이한 도둑이나 반역자를 요적(妖賊), 고도로 숙련된 손 기술을 가지고 사람의 눈을 속이는 요술을 일컫는 말을 기능요술(技能妖術), 요사스럽고 간악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요물괴(人妖物怪), 요사스러움은 사람이 양심을 잃었을 때에 일어난다를 이르는 말을 요유인흥(妖由人興)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일컫는 말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말을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勝(이길 승)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으로,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朕(짐)으로 이루어졌다. 근육(月)을 써서 힘써 싸운다는 뜻이 합(合)하여 이기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勝자는 '이기다'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勝자는 朕(나 짐)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朕자는 노를 저어 배를 움직이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천자가 자신을 지칭하는 '나'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까 朕자는 천자가 자신을 뱃사공에 비유하여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力자가 더해진 勝자는 나라를 이끌어가는 천자가 힘을 발휘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즉 勝자는 싸움에서 이기거나 나라를 훌륭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이기나'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勝(승)은 (1)일부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승리(勝利)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이기다 ②뛰어나다 ③훌륭하다 ④경치(景致)가 좋다 ⑤낫다 ⑥승리를 거두어 멸망시키다 ⑦넘치다 ⑧지나치다 ⑨견디다 ⑩바르다 ⑪곧다 ⑫기회(機會)를 활용하다 ⑬뛰어난 것 ⑭부인(婦人)의 머리꾸미개 ⑮훌륭한 것 ⑯이김 ⑰모두, 온통, 죄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견딜 감(堪), 참을 인(忍), 견딜 내(耐),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패할 패(敗), 질 부(負)이다. 용례로는 겨루어 이김을 승리(勝利), 이김과 짐을 승패(勝敗), 이김과 짐을 승부(勝負), 송사에 이김을 승소(勝訴), 꼭 이길 만한 좋은 꾀 또는 가망을 승산(勝算), 경기나 내기 따위에서 이겨서 얻은 점수를 승점(勝點), 경치가 좋은 높고 밝은 곳을 승개(勝塏), 뛰어나게 좋은 경치를 승경(勝景), 경개 좋기로 이름난 곳을 승지(勝地), 경치가 좋음 또는 좋은 곳을 경승(景勝),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크게 이김을 압승(壓勝), 운동 경기 등에서 이기고 짐을 마지막으로 가림을 결승(決勝), 성미가 억척스러워서 굽히지 않는 이상한 버릇을 기승(氣勝), 경기나 경주 등에서 첫째로 이기는 것을 우승(優勝), 힘이나 가치 따위가 딴 것보다 썩 나음 또는 크게 이김을 대승(大勝),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통쾌한 승리 또는 시원스럽게 이김을 쾌승(快勝), 잇달아 이김을 연승(連勝), 완전하게 이김 또는 그런 승리를 완승(完勝),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한 번도 지지 않고 전부 이김을 전승(全勝), 승전의 결과를 적은 기록을 일컫는 말을 승전보(勝戰譜), 재주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함을 일컫는 말을 승기자염(勝己者厭), 이기고 짐을 판가름하는 운수를 이르는 말을 승패지수(勝敗之數),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어떤 일에 앞장서는 자나 맨 먼저 주창하는 자를 이르는 말을 진승오광(陳勝吳廣),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 한다는 뜻으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임을 이르는 말을 자승자강(自勝者强), 나은 자는 이기고 못한 자는 패함 또는 강한 자는 번성하고 약한 자는 쇠멸하는 적자 생존을 일컫는 말을 우승열패(優勝劣敗), 한 번 이기고 한 번 짐을 일컫는 말을 일승일패(一勝一敗),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승강(柔能勝剛), 교묘한 꾀로 먼 곳의 싸움을 이기는 것을 이르는 말을 결승천리(決勝千里), 이름난 지구와 경치 좋은 곳을 이르는 말을 명구승지(名區勝地),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일컫는 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하도 수가 많아서 이루 셀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불가승수(不可勝數), 명승과 고적 즉 훌륭한 경치와 역사적인 유적을 일컫는 말을 명승고적(名勝古跡), 남과 겨루어서 꼭 이기기를 즐기는 성벽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벽(好勝之癖), 매우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모름을 일컫는 말을 희부자승(喜不自勝), 이길지 질지 분간이 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분승부(不分勝負), 스스로가 남보다 낫다고 여기는 버릇을 일컫는 말을 자승지벽(自勝之癖), 공은 사를 이기지 못한다는 뜻으로 공적인 일에도 사사로운 정이 끼여들게 마련이라는 말을 공불승사(公不勝私), 싸울 때마다 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연전연승(連戰連勝), 지세가 좋아서 승리하기에 마땅한 자리에 있는 나라를 일컫는 말을 형승지국(形勝之國),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땅을 일컫는 말을 형승지지(形勝之地), 남에게 이기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심(好勝之心), 승부가 서로 같음 즉 서로 비김을 일컫는 말을 상승상부(想勝相負), 재주는 있으나 덕이 적음을 일컫는 말을 재승덕박(才勝德薄), 재주는 있으나 덕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재승박덕(才勝薄德), 수효가 너무 많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지불승굴(指不勝屈),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사람이 많으면 하늘도 이길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중승천(人衆勝天),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말을 자승가강(自勝家强), 싸움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 계속 적을 몰아침을 일컫는 말을 승승장구(乘勝長驅), 기묘한 계략을 써서 승리함을 일컫는 말을 출기제승(出奇制勝) 등에 쓰인다.
▶️ 德(큰 덕/덕 덕)은 ❶형성문자로 悳(덕)의 본자(本字), 徳(덕), 惪(덕)은 통자(通字), 㥀(덕), 恴(덕)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悳(덕)으로 이루어졌다. 悳(덕)은 바로 보다, 옳게 보는 일이고, 두인변(彳)部는 행동을 나타내고, 心(심)은 정신적인 사항임을 나타낸다. 그래서 德(덕)은 행실이 바른 일, 남이 보나 스스로 생각하나 바람직한 상태에 잘 부합하고 있는 일을 뜻한다. 본디 글자는 悳(덕)이었는데 나중에 德(덕)이 대신 쓰여졌다. ❷회의문자로 德자는 '은덕'이나 '선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德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直(곧을 직)자,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금문에 나온 德자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德자는 사람의 '행실이 바르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直자는 곧게 바라보는 눈빛을 그린 것이고 心자는 '곧은 마음가짐'이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길을 뜻하는 彳자가 있으니 德자는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걷는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길'이란 우리의 '삶'이나 '인생'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니 德자는 곧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德(덕)은 (1)공정하고 포용성 있는 마음이나 품성(品性) (2)도덕적(道德的) 이상(理想) 또는 법칙(法則)에 좇아 확실히 의지(意志)를 결정할 수 있는 인격적(人格的) 능력(能力). 의무적(義務的) 선(善) 행위를 선택(選擇), 실행(實行)하는 습관(習慣). 윤리학(倫理學) 상 가장 중요한 개념의 하나임 (3)덕분 (4)어떤 유리한 결과를 낳게 하는 원인(原因) (5)공덕(功德) 등의 뜻으로 ①크다 ②(덕으로)여기다 ③(덕을)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④고맙게 생각하다 ⑤오르다, 타다 ⑥덕(德), 도덕(道德) ⑦은덕(恩德) ⑧복(福), 행복(幸福) ⑨은혜(恩惠) ⑩선행(善行) ⑪행위(行爲), 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⑫능력(能力), 작용(作用) ⑬가르침 ⑭어진 이, 현자(賢者) ⑮정의(正義) ⑯목성(木星: 별의 이름) ⑰주역(周易) 건괘(乾卦)의 상,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태(太)이다. 용례로는 덕이 높고 인망이 있음을 덕망(德望), 어질고 너그러운 행실을 덕행(德行), 덕행과 선행을 덕선(德善), 좋은 평판을 덕용(德容),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사귀는 벗을 덕우(德友), 덕행으로써 교화함을 덕화(德化), 덕이 두터움을 덕후(德厚), 덕의를 갖춘 본성을 덕성(德性), 덕으로 다스림을 덕치(德治), 잘 되라고 비는 말을 덕담(德談), 남에게 미치는 은덕의 혜택을 덕택(德澤), 어질고 너그러운 마음씨를 덕량(德量), 도리에 닿은 착한 말을 덕음(德音),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아름다운 덕성을 미덕(美德), 여러 사람을 위하여 착한 일을 많이 한 힘을 공덕(功德),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사람이 갖춘 덕 또는 사귀어 서로 도움을 받는 복을 인덕(人德), 아름다운 덕행을 휴덕(休德), 이랬다저랬다 변하기를 잘하는 성질이나 태도를 변덕(變德), 착하고 바른 덕행을 선덕(善德), 항상 덕을 가지고 세상일을 행하면 자연스럽게 이름도 서게 됨을 이르는 말을 덕건명립(德建名立), 덕행이 높고 인망이 두터움을 일컫는 말을 덕륭망존(德隆望尊),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이나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사람이 살아가는 데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은 사소한 부분이라는 말을 덕본재말(德本財末), 덕이 있는 사람은 덕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시켜 따르게 하므로 결코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불고(德不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좋은 행실은 서로 권장하라는 말을 덕업상권(德業相勸), 덕망이 높아 세상 사람의 사표가 된다는 말을 덕위인표(德爲人表),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