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여성시대 첫째
8년 전 일이니까 되게 오래전이네.
이렇게 글까지 찌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해서고..
이 일이 있었던 중학교 1학년땐 안전에 대한 의식이 크지 않아서 문단속도 잘 안 했어.
일단 우리집 구조를 발그림으로 알려줄게.

사건 당일의 시간은 초저녁이었으니 저녁 6-7시로 추정.
큰삼촌께서 퇴근하시고 화장실에 들어가 계신 상황.
나는 사진에 표시된 위치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어.
소파도 아니고 하필 저기 앉아서 티비에 정신이 팔려있었는데 뒤에서 이상한 기척이 나는거야.
뒤돌아보니까 B방의 문이 아주 천천히 닫히는 중이더라?
반 정도는 닫힌 문틈 사이로 불꺼진 방보다 더 어두운 실루엣이 움직이는게 보였어.
낯선 광경에 몸이 먼저 움츠러들 법도 했을텐데 나는 주저없이 일어나서, 닫혀가는 그 문을 몸으로 들이 받았어.
그 충격으로 문 틈새가 좀 벌어졌지.
안에는 창문으로 들어온 도둑이 분명히 있었고, 그 도둑은 문을 닫으려해서 나랑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씨름중이었어.
아무래도 그때 중학생이니 힘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었고, 문이 점점 닫혀가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너무 무서웠는데, 문이 닫혀서 잠겨버리면 끝이라는 생각 때문에 물러설 수가 없었어.
평생 못써본 젖먹던 힘까지 짜게 되더라.
이렇게 글로 써놓으니까 정말 긴 시간처럼 느껴지는데 당시에는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어.
그때 머릿속으로 큰삼촌이 떠올라서 막 큰삼촌을 불렀어. 도둑이 들었다고.
그랬더니 삼촌이 화장실 문을 쾅 열고 나오시면서 집안이 쩌렁쩌렁하도록 누구야!!!! 하고 소리지르니까
그제서야 안에 있던 도둑이 문을 놔버리고 창문으로 뛰어내렸어.
안으로 들어가서 불을 켜보니까 특별히 도둑맞은건 없어보였는데,
창문 바로 아래 벽지에 찍힌 족적이 아직도 끔찍하다.
그날 저녁에 외할머니랑 큰삼촌한테서 소름끼치는 얘길 들었어.
원래 큰삼촌은 8-9시정도는 되어야 들어오시기 때문에 평소였으면 그 시간에 나는 집에 혼자였을텐데
어떤 이유에서인진 자세히 기억이 안 나지만 삼촌께서 그날 유독 일찍 퇴근하셨던 거야...
집에 나 혼자였다고 생각해보면, 어떤 봉변을 당했을지 아직도 아찔하다.
우리는 빌라의 1층에 살고 있었고,
지반이 경사져있기 때문에 B방 창문 밖에서 우리집을 올려다보면 일반적인 아파트 2층집 높이는 됐거든.
그래서 방범창 없이 방충망만 닫아놓은게 잘못이었던 것 같아..
그날 이후로 B방 창문은 절대로 열지 않았고, 얼마 후에 이사했어.
도둑 들기 3일전에 꿈을 꿨는데,
내가 자고있던 A방 창문 밖에서 웬 남자가 기웃거리면서 우리집 안을 훔쳐보고 있었거든, 그게 예지몽인가 싶다ㅠㅠ
아는 동생한테 아까 말해줬는데 그게 꿈이 아니라 무의식중에 눈을 뜬 걸수도 있다는 헛소리를 해...
진짜 개무섭다.
여시들도 문단속 확실하게 하자...... 뉴스를 봐도 도둑들은 어느 높이든 재주껏 다 올라와.
(+추가)
그 아는 동생이 덧붙인말.

첫댓글 헐..여시 놀랬겠다ㅜㅜ 마지막에 무의식중에 눈뜬거일수도있다는거에 핵소름..;;
헐 무의식중에 눈 뜬걸수도 있다는게 소름이다....여시 무사해서 다행이야ㅠㅠ
동생말 개소름...소름돋앗어진짜
ㅠㅠ동생말 젤 무성뤄ㅠㅠㅠㅠㅠㅠ
와... 개새끼;;; 큰삼촌한테 잡혔어야했는데 ㅡㅡ
개소름....
무사해서 다행이야 ㅠㅠ
으악 소름끼쳐!!!!!1
헐...핵소름;;;으아...카톡 진짜 소름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으아앙 8ㅅ8 나도그래.. 우리할머니 기도하실때마다 눈뜨거든 나..
난 오늘 아침에! 7시에 절대못일어나는데 방끝에 살금살금 들어왔는데 눈 빡떴어
근데 왜 도둑은 b방 문을 닫을려고했어??
그 방안에 물건들만 훔쳐가려고 했던것같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