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겠습니다~"
'띠리링~'하는 도어락 소리와 함꼐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한 여인이 안경을 끼고 정장을 입은체 달리고있었다.
검은머리를 찰랑이며 활짝 웃는 얼굴로 달리고있는 그녀.
하얀 피부가 유독 눈에 띄였고 앵두같이 분홍빛 입술이 시선을 끌었다.
그녀의 이름은 '이 설'.오늘부터 '사열고등학교'의 수학 선생님이 되는 날이었고 오늘은 그녀가 처음으로 선생님을 하는 아주 중요한 입학식 날이었다.
그녀가 앞으로 갈 곳인 '사열고등학교'는 그녀가 사는 아파트에서 10분동안 버스에 타야 도착하는 곳이었다.걸어서는 대략 20~30분 사이인 거리였다.
설은 순조롭게 버스를 탔고 자신이 앞으로 일할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그녀는 학교로 들어갔고 두리번거렸다.
"으음....여기가 사열고등학교라....일본이랑은 많이 다르겠지?
일본은 거의 동아리 주요였으니까.
남자고등학교라...이거 재미있겠는데?"
설은 싱긋 웃으면서 학교를 가리켰다.
"나의 제자들이여!기다려라.지금 내가 간다~!!!"
설은 '음하하하하'란 소리로 웃었고 그런 그녀를 학교로 등교하던 학생이나 어른들이 웅성거리며 바라봤다.설은 그 웅성거림을 인식하곤 얼굴을 가리고 학교로 도망가듯이 도망갔다.
그녀는 2층에 위치 한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의 문 앞에서 그녀는 머리를 한갈래로 묶고 안경을 똑바로 썼다.
"옷스~!파이팅!"
설은 중얼거리곤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러자 보이는 건 모두 모여있는 선생님들.
교사 회의라도 하듯이 모두 모여있었다.그들의 표정은 되게 어두웠다.
그들을 얼굴을 보지 못한 설은 '흠흠'하고 헛기침을 하곤 큰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이번에 새로 부임 된 23살,수학 교사.이 설입니다!!!"
"아이고,깜짝이야."
갑자기 등장한 이설때문인지 교사들은 놀란 표정으로 설을 바라봤다.
그때,교사들 사이에서 한 남자가 설에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엔 주름이 많았고 커다란 검은 색 안경에 원숭이를 떠올리게 해주는 얼굴을 하고있었다.
그리고 체크무늬 갈색 양복에 촌스러운 붉은 색 땡땡이 넥타이를 매고있었다.
"반갑습니다.사열고등학교의 교감인 원 숭원입니다."
"원 숭이요?"
"네,제 이름은 원숭이....아뇨!원숭이가 아니라 원 숭원입니다!"
원숭원이란 교감의 이름이 설에겐 '원숭이'라고 들렸나보다.
원숭이라는 말에 교감의 얼굴은 약간 붉어졌다.
교감은 이를 악물고 억지 웃음을 지으면서 설을 바라봤다.
"잘 부탁드립니다,이 설 선생님.앞으로 3년간 참 재미있겠군요."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원숭이 교감선생님."
교감과 설은 악수를 했고 악수한 손엔 서로 힘이 들어갔다.
둘의 말은 국어책을 읽는 듯 딱딱했고 서로 눈을 마주하고있는 설과 교감의 사이엔 레이저라고 나오는 건지 엄청난 신경전을 펼쳤다.
교감과 설은 동시에 서로의 손을 놓았고 교감은 웃으며 설을 바라봤다.
"그나저나,선생님.우선 그 옷 갈아입으시죠.
이 체육복으로."
"네?체육복...이요?전 체육 선생님도 아닌데요?"
"네.선생님꼐서 맡으신 반은 아주 힘든 반이거든요?"
"힘들다구요?"
"네.선생님꼐서 맡으신 3학년 F반은 아주~매~우 힘든 반입니다.
"3학년 F반?분명...3학년은 1,2,3,4처럼 숫자로 반이 되어있는걸로...."
"아~선생님의 반만은 특별히 영어입니다.
어쨌든 갈아입으시죠.이 설 선 생 님."
"하하하하,네~그래야죠.교 감 선 생 님."
설은 투덜대면서 교사용 여자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칸안에서 입고왔던 정장을 벋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그녀는 칸에서 나와 궁시렁 거렸다.
"정말이지.이러면 내가 입고온 정장이 무슨소용이 있냐구요.
이런 허접한 트레이닝복에다 말이지.
교감이란 놈은 더 짜증나.이딴거나 입히고말이야."
"그 교감.욕 많이 먹어요.특히 선생님네 반 아이들에게요."
"히익-!까,깜짝이야.....누,누구..세요?"
"아,제 소개가 늦었군요.제 이름은 이 현화예요.
선생님께서 오기 전 까지 사열고등학교의 유일한 여자선생님이랄까요?"
"네?!유일?!!"
"네.교무실에서 못 보셨어요?저만 여자였는데?"
"아...그러고보니...."
설은 아까 교무실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저기도 남자.여기도 남자.다 남자였고 유일하게 자신의 앞에있는 갈색 단발머리의 여선생님만이 여자였다.
"어째서....선생님만....."
"아,사열고등학교는 문제아 학교라 칭해지는 남자고등학교라서 왠만하면 나라에서도 이곳엔 여교사는 들이지 않아요.
제가 워낙 남자아이들을 잘 잡아서 여기 계속 근무하고있었지만 3년동안 여교사가 오질 않더라구요.외로웠지던 참이었는데 선생님이 오신거구요.
선생님도 남자아이들을 잘 다루시나봐요?"
"아....네...그런데 저기...치마가..되게 짧으시네요...그리고 하얀색이고..."
설은 현화의 짧은 하얀색 미니스커트를 바라봤다.
"아~이래야 남자아이들이 말을 잘 듣거든요.
전 영어교사예요.잘부탁드려요."
"네!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때,방송으로 교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지금 전교생과 선생님들꼐선 강당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더 알려드리겠습니다.전교생과 선생님들께선 강당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방송이 끝나곤 설은 방송이 나오는 곳에 혀를 내밀곤 '메롱'거리고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현화는 싱긋 웃었다.
"하하하.어려서 그러신가 되게 유치하시네요."
"에...그거...칭찬입..니까?"
"네~물론이죠~"
"아...아하하하하,그렇군요."
"빨리 강당으로 갈까요?"
"네!"
설은 그렇게 현화와 같이 화장실을 나와 강당으로 향했다.
설은 몰랐다.자신이 지금 걷고있는 복도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지옥을 보여 줄 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