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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위브의 “스톡홀름행 야간비행” 단편소설에서 참으로 기이하고 상상초월의 발상과 상징성은 가히 작가의 상상력이 어떻게 미래를 내다보는지 그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인공은 신체의 일부를 하나씩 팔면서 베스트셀러를 넘어 최고의 작가로 승승장구한다. 새끼손가락부터 팔 다리, 고환 두 개와, 눈까지 파는 계약조건으로 유머와 위트에 웃으면서 읽을 수밖에 없는 개성 넘친 단편 소설이지만, 인공지능시대로 넘어가는 현실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여기서 말하고자 한 것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작가의 영혼이다. 더는 팔 수 없는 푸수수한 머리결속에 감쳐진 뇌와 몸통만 담은 바구니에 꾸러미로 담겨 불멸의 화신이 되어 노벨상을 타러가는 모습은 상징적으로 미래의 인공지능 세계를 직시한 것일까?
서강대 김치헌교수의 특강에서 켄 리우의 “천생연분”이라는 단편소설은 인공지능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사이에게는 틸리라는 인공지능 비서가 있다. 틸리는 사이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축적하여 사이의 일상을 세밀히 챙겨준다. 아침 기상 시간에서부터 식사 메뉴, 운동의 종류와 시간, 어떤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과 나눌 대화의 주제, 쇼핑 목록까지, 사이는 이제 매번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틸리의 조언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된다. 자신이 해야 할 생각과 고민을 인공비서가 대신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틸리의 축척된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상의 선택을 한다. 사이는 자신이 만날 여성을 선택해 달라고 한다. 틸리는 가능한 사이와 잘 통할 것 같은 상대를 골랐다. 사이는 인공지능 비서가 골라준 여성을 만나고 나서 뭔가 부족함이 있음을 느낀다. 데이트는 자연스러웠고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럽게 흘러갔지만 긴장감도 없었고, 감탄도 없었다. 서로에게서 알아야 할 것들을 이미 모조리 다 아는 기분으로 지루했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한다. 긍정과 부정의 감정을 통해서 인간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성장해 갈 수 있다. 이렇듯 작가가 말하고자 한 요지는 감정의 경험은 인간 존재 의미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직시하게 한다. 결국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잃어버리게 되는 감탄과 긴장감 등의 감정의 경험들을 독자들에게 주인공을 통하여 성찰하게 한다.
두 작품을 통하여 문학은 고통을 뛰어넘어 사색으로 상상력을 창조하는 영혼의 감정으로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우리 고유의 언어에는 “뜸”이라는 단어가 있다. 배고픈 시절 어머니가 밥을 하시면서 늘 “뜸” 들이는 중이니 조금 더 기다려라” 하셨던 따뜻한 정서가 담긴 뜸이라는 단어의 시대가 사라져 가고 있다. 기다림의 기쁨과 인내를 배운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언어이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즉석 인스턴트 음식으로 뜸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명령만 하면 실행하는 인공지능으로 우리 고유의 언어들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일처리가 빠른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일자리를 잃게 될 많은 노동자들의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은 항상 발생될 소지가 있기에 뜸들여가면서 부작용을 최소화 하여야 할 것이다. 지구를 위협하는 것들 중에는 핵과 자연재해, 바이러스라고도 한다, 하나 더 붙이자면 앞으로 생활화 되어질 AI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을 지배하는 재앙이 다가올 수 도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인간에 대한 더 깊은 성찰과 감정과 감각이 필요한 시대이다.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연민의 마음과 창의성은 신이 주신 선물이다. 사색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인간의 고유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상실시대로 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AI이 분석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결코 그 자체로 공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알고리즘이 정보를 분석할 때는 언제나 왜곡의 위험이 따르며 환경에 의해 불의와 편견도 발생 할 것이다. AI이 주는 가짜뉴스와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용 되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
“어도비의 포토샵 가입자가 현재를 기점으로 295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를 분별해 낼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카이스트 교수 김정호)
인공지능이 온전한 인간발전에 사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