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오리온 자리 유성우 관측후기 (2)

[물병]

12시가 좀 몬되어 어제의 완전무장을 또 하구, 거기다 골판지 한장에
방석하나를 추가해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된장 된장 된장~~~ 칼바람이 붑니다.
어제보다 한 5배는 더 춥습니다.
그나마 바람을 덜 타는 곳에 골판지에 방석을 덧대어 지분히 깔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달달달~~~~
한손에는 비상식량으로 오렌지맛 사탕 하나를 꼭 쥐고
배고파 죽기 직전일때까지 먹지 않기를 다짐하며
총총한 하늘을 쨰려보길 15분..
12시 08분.. 머리 뒤쪽으로 별똥하나가 반짝 사라졌습니다.
꺅! 놀래서 소리지르느라 소원도 못빌었씁니다.
크흑~ 기회에 약한 나.....
빌어야 할 소원들을 머릿속으로 체크하는데,
그래도 하나 봤으니.. 하는 여유가 생깁디다. ㅋㅋㅋ
뚤레 뚤레 살펴보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찾아봤습니다.
그 성단을 지긋하게 쳐다보고 있자니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삥글 삥글 @.@ ... 최면에 걸리면 이런 기분일테지...
7개별로 이뤄졌는데 육안으로는 6개정도밖에 안 보인다고 합니다.
여러번의 시도 끝에 국자모양의 6개별을 확인했쪄.. 고생했네..
다시 오리온 자리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이라크 전투병 파병에 관해
고심하고 있을즈음 이상적인 원호를 그리며 보란듯이 내 눈앞에
떨어지는 별똥 하나.. 12시 18분..였습니다.
아직도 미스테리인데.. 과연 그것이 별똥이었을까!
너무 완벽했기에.. 믿기 심든.. 사랑하기에.. 떠나야 하는.. ㅎㅎ
야밤에 방황하는 새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혹여 밤에 날으는 새를 본적이 있으십니까?
밤에도 새가 날아다니나? 새도 아닌가?
어느샌가 사탕을 입에 넣고 우적우적 깨물며
한동안 잡다한 bird에 대한 생각을 했씁니다.ㅋㅋ
여전히 바람은 잘줄 모르고 공기는 더 차가워져만 갑니다.
그떄, 옥상문을 쾅하니 열고 울 할머니...
할아버지 겨울 돗바를 내복바람으로 들고 올라오시는군요.
감기들어 죽어~~~~.
내 머리위에 씌워주시더니 함께 내려가자 종용을 하십니다.
연대 건물위에서 시위하던 한총련 학생들이 마음이 이랬을까요~
목적한 바를 이룬 후, 뒤따라 가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12시 33분... 또 하나의 별똥이 오리온 다리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로써 근 40분만에 3개의 별똥을 보게 됩니다. 썩 괘안습니다.
3번째 역사가 있은후, 뒷북을 치며 올라오는 울 사촌..
반바지에 달랑 잠바 하나 걸치구....
그녀는 울 할배 잠바를 바지 대용으로 하구 30분을 버텼으나,
야속하게 오리온 자리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이때부터 춥고 외로운 홀로서기가 시작됩니다.
그나마 사촌이 공수해 온 초콜렛이랑 오징어 칩으로 허기와 졸음을
쫓으며 치열한 싸움을 했습니다. 간혹 먹던 오징어 칩이 바람에 날려가면
그거 잡아보겠다고 몇번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기도.. ㅋㅋ
2시가 되어가면서 오리온은 고도가 높아지고 눈만 치켜떠서는
보이지 않는 정도에 이르러, 덕분에 내 목은 더욱 뻣뻣해져 가고,
발가락이며 손가락이 굳어 옷을 추스리기도 버겨운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 곧 달이 뜨리라 생각하며
2시 반에 주섬주섬 방석이랑 쓰레기를 챙겨들고 내려왔습니다.
낼 아침엔 눈이 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이불속으로 향합니다.

[†하얀세상†]

와,,,대단하시네요,,저도 어제 12시쯤에 하늘 봤는데 별동별 못 봤다죠,..좀만 더 볼걸..후회...11월 18일에는 꼭 보자구요

[Tears of Moon]

새벽5시에서 6시까지 고개쳐들고 학교 한바퀴 돌았는데 결국 하나도 못 봤어요;; 덕분에 아직도 목만 뻐끈..;;

[Deep Sky]

밤에 오렌지는 차가워지기 때문에 먹으면 더 추워지는거 같습니다;;; 초콜렛이나 엿이 딱입니다. -_-)b

[づendlessど]

좋겠다-0-유성 보시려면 누워서 보시는게 편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