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447장(구 448) 이 세상 끝날까지
●성경/ 막 10:32-45
갈릴리 지방을 떠나셔서 요단강 동편 베레아 지방으로 가셧던 예수님은 점차 예루살렘을 향하여 오고 계십니다. 지금은 여리고지역에 가까이 다다르셨습니다. 예수님은 앞장서서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서 기다리고 있는 십자가 고난을 향하신 예수님의 굳은 결의에 찬 모습을 본 사람들이 놀라고 두려워했다고 증언합니다(32).
그리고 예수님은 이제 예루살렘에서 올라가면 일어날 일들을 직접적으로 말씀해 주십니다. “(막 10:33-34) [33]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노니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겨지매 그들이 죽이기로 결의하고 이방인들에게 넘겨주겠고 [34] 그들은 능욕하며 침 뱉으며 채찍질하고 죽일 것이나 그는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하시니라” 이것은 예루살렘으로 가시면서 세 번째로 하신 수난 예고입니다. 예수님은 이제 곧 닥칠 십자가에 온 마음이 집중되어 계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분위기상 이제 곧 엄청난 일이 닥칠 것이라는 것 만큼은 누가 봐도 분명했습니다. 제자들은 한편으로는 놀라고 두려워서 예수님과 한 걸음 떨어져 걸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지상에 영광의 왕국을 건설하고 통치하실 메시아에 대한 그릇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은 예수님의 영광 좌우편에 앉게 해달라는 야고보와 요한 형제의 청탁이었습니다. 예수께 사랑받는 세 제자들 중 야고보와 요한은 아버지가 선주인 것으로 보아 다른 제자들보다 생활환경이 나은 편이었습니다. 또한 그들의 어머니는 예수님의 이모였습니다(요 19:25). 아마 그들은 이 같은 사회적인 우월성과 혈연관계 때문에 자기들에게 제일 높은 지위가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내가 마시는 잔과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38)라고 물으셨습니다. 이것은 곧 그분과 함께 고난의 자리에까지 갈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여전히 왕의 보좌 좌우편에 앉을 것만 상상하면서 대뜸 할 수 있다고 대답하고 있습니다(39). 예수님은 함께 걷고 있지만 십자가는 원하지 않고 세상 영광만을 구하며 다투는 제자들 때문에 한없이 고독해지셨을 것입니다.
열 제자가 듣고 야고보와 요한이 이러한 청탁을 예수님께 했다는 사실을 알고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이것은 야고보와 요한이 불공정한 청탁을 했다는 사실을 꾸짖는 것이 아니고, 자기들도 자리다툼하는 중에 선수를 빼앗겼다는 경쟁심과 질투심때문이었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에게 화를 낸 것도 동일한 야망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지에 대한 관심보다 하나님에게 내가 받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더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하나님을 내 야망을 만족시키는 도구로 사용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누가 더 높은가’ 하는 논쟁을 재연하고 있는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고, 하나님 나라에서 높은 사람과 세상에서 높은 사람의 차이를 다시 한번 명백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세상에서 위대함의 기준은 권세입니다.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부리고 거느리며 복종시킬 수 있느냐가 그의 위치를 가늠하는 시금석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위대함의 기준은, 세상 기준과는 정반대로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섬기느냐’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섬김의 모델이십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예수님은 섬김 받아 마땅한 분이지만 종처럼 제자들을 섬기셨고 그분의 생명까지 아낌없이 대속물로 내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도 권세를 휘두르고 섬김을 받으려 하는 것은 천국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나는 세상 사람들처럼 높아지는 데 마음을 두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데 열심을 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좇아,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섬기기 위해 내게 주어진 지위와 힘을 올바로 사용하고 있습니까?
기도
1. 주님과 같은 마음, 같은 관심을 갖게 하시고, 주님을 본받아 섬기는 삶을 살게 하소서. 제가 섬기길 원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종’이 될 수 있도록 낮아지게 하소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예수님이 ‘으뜸’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을 제가 행할 수 있게 하소서. 세상에서의 성공에 대한 야망은 내려놓고,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종의 삶을 살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나라에서의 역전에 대한 믿음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