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7일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는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4
그때에 1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헌금함에 예물을 넣는 부자들을 보고 계셨다.
2 그러다가 어떤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거기에 넣는 것을 보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4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교회와 정성스런 신자들
가난한 과부가 헌금한 1렙톤은 1/144 드라크마 혹은 1/144 데나리온으로 지금 값어치로 계산한다면 하루 품삯을 70,000원으로 계산했을 때 486원 정도 되는 그리스 동전입니다. 과부가 동전 두 닢을 헌금하였으니 돈으로 계산하면 972원으로 1,000원도 못되는 돈을 헌금한 것입니다. 사실 1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10만 원을 헌금하는 것과 10만 원을 버는 사람이 만 원을 헌금하는 것은 똑 같은 십일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다른 것입니다. 생활비를 헌금하는 경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서 '실질구매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질구매력 : PPP(Purchasing Power Parity)는 GNI(총국민소득)로 살 수 있는 물건의 값을 상대적으로 나타낸 수치입니다.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A국의 1인당 GNI는 100달러입니다. 이곳의 귤 한 박스는 10달러입니다. 그러면 이곳에서는 10박스의 귤을 살 수 있습니다. B국의 1인당 GNI는 200달러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귤 한 박스의 가격은 20달러입니다. 그러면 이곳에서는 똑같이 10박스의 귤을 살 수 있습니다. 이 결과 귤에 대한 PPP 지수는 양 국이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서 실질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국에 비해서 실질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래서 대충 2016년 기준 우리나라는 GDP는 세계 15위권, PPP는 12위권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같은 나라에서는 실질 구매력은 소득만큼 차이가 납니다. 1,000만원을 버는 사람과 100만원을 버는 사람과 10만원의 노령 연금을 받는 사람의 실질 구매력은 천지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헌금도 그렇습니다. 천지 차이가 날 것입니다. 부자들이 내는 헌금과 가난한 과부가 내는 헌금을 절대적인 금액으로만 비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사정을 아주 소상하게 알고 계실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비교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부자들은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헌금을 냈지만 가난한 과부는 생활비 전부를 냈다.’고 말입니다.
얼마 전 서울 서초동에 갔었습니다. 대형 교회가 있었습니다. 건물이 얼마나 큰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노른자위 땅에 그렇게 큰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으니 돈으로 따지면 몇 천억 원대 건물 같았습니다. 같이 가던 친구가 귀 뜸을 해 주었습니다. 주일이 되면 은행에서 특별히 헌금을 입금하려고 차량으로 대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워낙 그런 교회에 가서 헌금하려고 하면 적은 돈으로 부끄러워 손을 내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성을 다하여 바치는 헌금이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는 헌금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골에서 결혼식을 하면 적은 축의금을 가지고 가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서로 오고 가는 정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음식이 소박하고 적은 돈으로도 음식 값 보다는 그래도 낫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의 큰 호텔에서 거행하는 결혼식에 적은 축의금을 가지고 가서 좋은 음식을 먹고 나오면 씁쓰름한 것이 남습니다.
어느 날 50,000원 짜리, 10,000원 짜리, 5,000원 짜리, 1,000원 짜리 지폐들이 서로 만났답니다. 근황이 서로 궁금했던 차에 서로 안부를 물었답니다. 제일 먼저 5만원 짜리가 말하더랍니다. "나는 주로 절 하고, 서울의 큰 교회에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었어, 그리고 큰 술집에서 팁으로 왔다갔다 했지~" 그러자 만원짜리가 "그랬구나~ 난 말야 개신교회에 매주 다니느라고 바빴단다. 그리고 대학생들의 용돈으로 주로 쓰였지." 옆에 있던 5,000원 짜리가 부러운 듯 쳐다보면서 "그랬구나! 난 가끔 천주교회의 헌금 바구니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주로 초등학생들의 용돈으로 쓰였지, 코묻은 돈은 내 차지가 되었지." 그러자 1,000원 짜리가 부끄러운 듯 말했습니다. "난 할아버지나 할머니 주머니에 주로 꾸그려 있다가 천주교회 헌금 바구니에 들어가기도 하고, 편의점의 계산대 돈 통에 갇혀 있기도 하고, 음식점의 돈통에 있기도 하지. 요즘은 카드를 쓰니까 내가 정말 코묻은 돈이랄까? 애들도 나를 처다보지도 않아."
교회도 그런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 싫습니다. 부자들이 큰돈을 헌금하고 이름을 주보에 올리고 대접받고 차를 타고 으스대는 모습으로 드나들고, 가난한 사람들은 정성을 다하여 헌금하고 기도하고도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으로 전락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 싫습니다. 그래서 나는 대형교회와 사치스러운 교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소박한 교회에서 가난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사람들이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바치는 아름다운 미사와 모든 사람들이 어울리는 사랑의 공동체를 좋아합니다. 하느님께서도 분명 그렇게 모인 당신의 자녀들을 더 좋아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헌금할 때 정성도 없이 언제나 1,000원으로 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정성을 더하여 성의를 더 표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하느님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헌금은 하느님의 성전을 꾸미거나 아름다운 일에 쓰이는 기금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헌금은 하루 외식비 정도는 정성껏 준비해서 내는 것이 좋다.’
<다니엘, 하난야, 미사엘, 아자르야만 한 사람이 없었다.>
▥ 다니엘 예언서의 시작입니다. 1,1-6.8-20
1 유다 임금 여호야킴의 통치 제삼년에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가 쳐들어와서 예루살렘을 포위하였다.
2 주님께서는 유다 임금 여호야킴과 하느님의 집 기물 가운데 일부를 그의 손에 넘기셨다.
네부카드네자르는 그들을 신아르 땅, 자기 신의 집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기물들은 자기 신의 보물 창고에 넣었다.
3 그러고 나서 임금은 내시장 아스프나즈에게 분부하여,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왕족과 귀족 몇 사람을 데려오게 하였다.
4 그들은 아무런 흠도 없이 잘생기고, 온갖 지혜를 갖추고 지식을 쌓아 이해력을 지녔을뿐더러
왕궁에서 임금을 모실 능력이 있으며, 칼데아 문학과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5 임금은 그들이 날마다 먹을 궁중 음식과 술을 정해 주었다.
그렇게 세 해 동안 교육을 받은 뒤에 임금을 섬기게 하였다.
6 그들 가운데 유다의 자손으로는 다니엘, 하난야, 미사엘, 아자르야가 있었다.
8 다니엘은 궁중 음식과 술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자기가 더럽혀지지 않게 해 달라고 내시장에게 간청하였다.
9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 내시장에게 호의와 동정을 받도록 해 주셨다.
10 내시장이 다니엘에게 말하였다. “나는 내 주군이신 임금님이 두렵다.
그분께서 너희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정하셨는데,
너희 얼굴이 너희 또래의 젊은이들보다 못한 것을 보시게 되면,
너희 때문에 임금님 앞에서 내 머리가 위태로워진다.”
11 그래서 다니엘이 감독관에게 청하였다.
그는 내시장이 다니엘과 하난야와 미사엘과 아자르야를 맡긴 사람이었다.
12 “부디 이 종들을 열흘 동안만 시험해 보십시오.
저희에게 채소를 주어 먹게 하시고 또 물만 마시게 해 주십시오.
13 그런 뒤에 궁중 음식을 먹는 젊은이들과 저희의 용모를 비교해 보시고, 이 종들을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14 감독관은 그 말대로 열흘 동안 그들을 시험해 보았다.
15 열흘이 지나고 나서 보니, 그들이 궁중 음식을 먹는 어느 젊은이보다 용모가 더 좋고 살도 더 올라 있었다.
16 그래서 감독관은 그들이 먹어야 하는 음식과 술을 치우고 줄곧 채소만 주었다.
17 이 네 젊은이에게 하느님께서는 이해력을 주시고 모든 문학과 지혜에 능통하게 해 주셨다.
다니엘은 모든 환시와 꿈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18 젊은이들을 데려오도록 임금이 정한 때가 되자, 내시장은 그들을 네부카드네자르 앞으로 데려갔다.
19 임금이 그들과 이야기를 하여 보니, 그 모든 젊은이 가운데에서
다니엘, 하난야, 미사엘, 아자르야만 한 사람이 없었다. 그리하여 그들이 임금을 모시게 되었다.
20 그들에게 지혜나 예지에 관하여 어떠한 것을 물어보아도,
그들이 온 나라의 어느 요술사나 주술사보다 열 배나 더 낫다는 것을 임금은 알게 되었다.
축일11월 27일 성 프란치스코 안토니오 파사니 (Francis Anthony Fasani)
신분 : 신부
활동 지역 : 루체라(Lucera)
활동 연도 : 1681-1742년
같은 이름 : 방지거, 안또니오, 안또니우스, 안소니, 안토니우스, 앤서니, 앤소니, 앤터니, 프란체스꼬, 프란체스꾸스, 프란체스코, 프란체스쿠스, 프란치스꼬, 프란치스꾸스, 프란치스쿠스, 프랜시스
성 프란치스코 안토니우스 파사니(Franciscus Antonius Fasani, 또는 프란체스코)는 1681년 8월 6일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Puglia)의 루체라에서 태어나 도나투스 안토니우스 요한 니콜라우스 파사니(Donatus Antonius Joannes Nicholaus Fasani)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는 10세 되던 해에 부친을 잃고 새 아버지와 함께 살아야 했다. 그런데 그의 새 아버지는 좋은 사람으로 프란치스코를 루체라에 있는 콘벤투알 프란치스코회 학교에 보내 교육을 받도록 했다.
그는 학업 중에 수도 성소를 깨닫고, 15세 때에 몬테 산 안젤로 고르가노(Monte San Angelo Gorgano)의 콘벤투알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하여 수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고, 1705년 9월 19일 모든 학업을 마치고 아시시(Assisi)의 성 프란치스코 무덤 앞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그는 로마(Roma)에서 다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여 1707년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루체라의 수도원으로 돌아와 철학을 가르쳤다. 그리고 늘 겸손하게 생활하면서 가난한 사람, 병자 그리고 감옥에 갇힌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또한 그의 학문적 소양이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알기 쉽게 설교하고 교리를 가르쳤다. 그래서 그는 뛰어난 교수이자 설교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또한 그는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가 반포되기 전에 이미 이에 대한 특별한 신심을 가졌고, 사람들이 즐겨 부를 수 있는 찬미가를 쓰기도 했다. 또한 원죄 없으신 성모 마리아를 위한 9일 기도를 작성했으며, 지금도 루체라에서 이런 관습이 전해지고 있다. 그는 1742년 11월 29일 루체라의 수도원에서 선종하였고, 1951년 4월 15일 교황 비오 12세(Pius XII)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으며, 1986년 4월 13일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오늘 축일을 맞은 프란치스코 안토니오 파사니 (Francis Anthony Fasani)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