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삼복더위를 피해 깊은 산이나 바다를 찾아 피서를 즐기며 심신을 달랩니다. 그러나 나는 조금 유별난 여름을 보냅니다. 이열치열이라 할까요.
등산이라기보다 우거진 숲속 정글을 헤매며 자연이 숨겨 놓은 보물을 찾아 나섭니다. 삼복더위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영지버섯과 망태버섯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소양강댐을 마주한 빙산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면, 푸른 소양강댐 하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산마루에 닿습니다.
잠시 구슬땀을 식힌 뒤, 울창한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삼복더위 속에서도 황금빛으로 빛나는 영지버섯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노란 등불을 켠 듯 아름다운 망태버섯이 나를 반갑게 맞아 줍니다. 너무도 사랑스럽고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네고, 그 모습을 마음과 휴대전화에 고이 담았습니다.
숲속을 이리저리 헤매지만, 영지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영지를 생각하며 땀으로 목욕을 해도 마음만은 즐겁습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시련이 있습니다. 산모기 떼가 쉴 새 없이 달려들어 온몸을 괴롭힙니다.
그럼에도 고통 속에는 기쁨이 숨어 있습니다.
지칠 무렵, 마침내 황금빛 영지버섯들이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아줍니다. 그 순간의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감사가 가슴 깊이 넘쳐흐릅니다.
문득 깨닫습니다. 참나무는 자신을 내어주어 썩어 가지만, 바로 그 죽음 위에서 황금빛 영지버섯이라는 새로운 생명을 피워 냅니다.
죽음이 생명을 낳고, 썩음이 아름다움을 꽃피우는 자연의 신비. 이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는 역설의 진리가 아닐까요.
산 중턱 ‘그네 쉼터’에서 기다리던 아내를 만나 기쁨을 함께 나누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산합니다.
계곡에는 장맛비로 맑은 물이 넘쳐흐릅니다. 그 물에 몸을 담그니 삼복더위의 열기와 피로가 모두 씻겨 내려갑니다.
고난 끝에 기쁨이 있고, 죽음 속에서 생명이 피어나며, 더위 속에서 시원함을 얻는 것. 오늘 자연은 나에게 다시 한번 '역설의 진리'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영지버섯
썩은 나무 위에
새 생명을 틔우듯,
옛 자아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영혼은 더욱 푸르게 살아납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부활의 문입니다.
비우므로 채워지고,
죽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
하나님의 거룩한 역설이
영지 속에 피어납니다.
첫댓글 역설의 진리
장엄한 서사시요,
인간 승리의
기록입니다.
감사합니다.
흐린날씨를 보이는 금요일날 저녁시간에 자연의 피어나는 영지버섯과
산행기글 읽으면서 머물다 갑니다 남부지방에는 장마비가 내리지 않고 후덮지근한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주도 잘 마무리를 하시고 장마철에 몸 관리를 잘 하시길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