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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fmkorea.com/8026691773
[서론]
많은 분들이 연명치료라는 단어는 알지만, 이게 정확히 뭔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하는 지는 모릅니다.
실제 병원마다, 의사마다 견해도 많이 다르고요.
개인적 경험과 현재 한국의 절차를 바탕으로 연명치료에 대해 작성해보겠습니다.
[세줄 선요약]
1.연명치료란 무척 주관적인 개념이다. 의사들마다도 생각이 다르다.
2.연명치료에 해당하는 항목: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
3.연명의료는 시작하긴 쉬워도 중단하긴 몹시 어렵다. 평소에 생각해두는 게 맞다.
[본론]
1.연명치료의 개념
1)연명치료의 법적 정의(연명의료결정법 참고. [시행 2024. 6. 14.] [법률 제19466호, 2023. 6. 13., 일부개정])
필요한 부분만 간추려서 가져왔습니다.
[임종과정]: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아니하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자
[연명의료]
-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학적 시술
- 상기 시술을 통해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을 [연명의료]라고 함
2)실제 임상에서(예시)
요양원에서 건강히 살아가던 80세 노인이 밥 먹다 사레가 걸려 폐렴 및 호흡부전으로 응급실에 왔다고 하겠습니다.(아주 흔한 케이스)
응급실에서 아무리 고압산소를 줘도 산소 포화도 유지가 안 됩니다. 기관삽관을 하고 인공호흡기를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럼 이 분은 임종 과정에 있는 걸까요?
답은 '모른다.'입니다.
내버려두면 호흡부전으로 100% 돌아가실테고, 인공호흡기 걸고 치료해서 잘 나으면 살 수도 있습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환자는 의식이 없습니다. 보호자를 찾아야겠군요.
[의사]
'인공호흡기는 연명의료 항목에 해당합니다. 환자분은 임종과정이라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애매한 상태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환자 분은 평소에 의사 표현 하신 게 있나요?'
보호자
'?!'
대부분 다들 넋이 나가있기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합니다.
그러면 의사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보호자가 의사표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치료를 하는 게 원칙입니다.(아니면 처벌받음)
그리고 괜히 이런 상황에서 선심 쓴다고 '나이도 많고 인공호흡기 달아봤자 고생만 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말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다른 보호자가 나타나서 '우리 부모님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돌팔이가 죽였어! 너 고소!' or 네가 치료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너가 의사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3)해설
- 애초에 법안 자체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하게 되어있습니다.
- 문제는 임종과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몹시 주관적입니다. 의사마다 견해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폐렴으로 온 80세 노인 케이스입니다.
- 의사A는 고령환자의 폐렴, 호흡부전 환자의 예후를 생각하며 '이건 임종과정이 맞습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틀린 판단이 절대 아닙니다.
- 반면 의사B는 100세 시대를 주장하며 '어제까지 건강하셨잖아요. 잘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건 임종과정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맞습니다.
- 80세 환자는 극단적이라구요? 제가 봤던 환자 중엔 건강히 살아가다가 뜬금없이 중증 폐렴으로 60대에 임종을 맞이한 분도 있었습니다. 사람 일은 모릅니다.
- 차라리 암은 쉽습니다. 평균 생존율 같은 게 잘 나와있고, 환자나 보호자들도 쉽게 받아들이니까요.
- 문제는 암이 아닌 경우입니다. 뇌출혈, 뇌허혈, 폐렴, 패혈증, 급성심근경색 같은 문제들은 급작스럽게 찾아옵니다. 그때 이게 임종과정인지 아닌지는 솔직히 의사들도 모릅니다. 심지어 그 비중이 다 합치면 암만큼이나 많습니다.
- 그리고 암 환자들도 암이 있으니까 사인을 암으로 적는 거지, 실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건 대부분 암이 아닌 암의 합병증(면역저하로 인한 감염, 대사이상, 장기부전)입니다. (사인명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다보니 안 적으면 보호자들에게 혼남)
[출처: 2023년 사망원인통계/통계청]
2.연명치료에 해당하는 항목
보통 병원에서 하는 연명치료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각각에 대해 의의와 문제점을 살펴보면
1)심폐소생술
- 의의: 예상치 못한 원인에 의해 심장이 멎었을 때 빠르게 그 원인을 해결하는 동안 혈류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
- 한계
* 빠르게 해결 불가능한 원인 or 임종이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해봤자 의미가 없음. 그냥 보호자들의 자기만족에 불과함.
* 심장을 압박해야하기에 갈비뼈가 다 부러지는 건 감수해야 함
* 운 좋게 심장이 돌아왔다 한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 안 되면 다시 심정지가 옴
* 보통 30분 넘어가면 뇌손상이 발생함
2)혈액투석
- 의의: 장기부전 중 콩팥이 가장 흔히, 빨리 망가짐.(항생제나 체내 대사물질 등으로 인해)
-한계/단점
* 고령 환자에서 한 번 투석을 하면 신기능이 돌아오는 경우가 드묾
* 평생 투석 환자로 살아가게 될 가능성도 존재함
* 중환자실 투석은 보통 비쌈
3)항암제: 항암제를 쓰는 환자의 가족이라면 대강 알테니 패스
4)인공호흡기
- 의의: 호흡 능력이 떨어진 환자의 기능을 대체함
- 한계/단점
* 몹시 힘듦(기도에 저런걸 꼽고 숨을 쉬는 방식이다보니 고통스러움)
* 그래서 보통 진정제로 수면을 유도함
* 그러다 안 좋아지면 의식 회복 못 하고 죽음
* 장시간 유지하면(보통 2 - 3주 정도로 판단) 기관 협착 등의문제가 발생해서 기관 절개술을 함
5)체외생명유지술
- 의의: ECMO라고도 함. 심장 기능을 대체. 피를 체외로 돌려서 산소를 공급하는 방식.
- 한계/단점
* 몹시 비쌈
* 심장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목적인데 생존율이 높지 않음.
* 이걸로 살아났다 한들 심장 기능이 회복되지 않으면 심부전으로 예후가 썩 안 좋음.
6)수혈: 수혈은 다들 아실 테니 패스하겠습니다.
7)혈압상승제
- 의의: 극도로 낮은 혈압(보통 90/65mmHg 기준)은 피를 주요 장기에 못 보낸다는 뜻과 같음. 혈압 상승제는 혈관을 조여서 혈압을 유지함
- 한계/단점
* 장시간 유지 시 말초혈관이 조여지면서 손발 끝에 괴사가 발생함.
* 직접 보여주긴 좀 그러니 궁금하신 분은 norepinephrine induced gangrene 검색해서 보면 됩니다.
3.연명의료는 시작하긴 쉬워도 중단하긴 몹시 어렵다.
이 내용을 쓰기 위해 길게 주절주절 작성했습니다.
연명치료를 시작하는 건 환자나 의사에게 몹시 쉬운 일입니다. 애초에 시작할 때는 연명치료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높구요.
치료를 시작하고 잘 회복되지 않았을 때가 문제입니다. 중단하기도 어렵고, 이미 시작해버린 탓에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조건1.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인이 임종 과정으로 판단해야 함.
조건2. 환자의 의사를 확인해야 함. 의식이 없으면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로 대체 가능
조건3. 의식도 없고 의향서도 없다면 가족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로 대체 가능(솔직히 이걸론 안 합니다.)
조건4. 환자가족 중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사람 전원의 합의
가. 배우자
나. 1촌 이내의 직계 존속ㆍ비속
다. 가목 및 나목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 2촌 이내의 직계 존속ㆍ비속
라. 가목부터 다목까지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 형제자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하나라도 삐끗하는 순간 살인자가 될 수 있다는 부담감이 몹시 큽니다.
그리고 나중에 연락이 안 되던 보호자가 나타나서 '치료를 포기한 의사'라며 고소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실제로 이런 부담/위험 때문에 임종과정이라는 판단을 안 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건1 미해당)
그 결과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그리고 고령 환자들이 많은 요양병원 같은 곳에선 연명의료 중단이 아예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양병원에서 나빠지면 편안히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일단 대학병원에 보내 치료를 하는 게 현재 현실입니다.
4.사견
사람은 결국 죽습니다.
불편하지만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곘습니다.
죽을 때가 되어 병원에 가면 그땐 판단을 할 수가 없습니다.
5.기타(같이 보면 좋을 사례들)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3110)
(출처: 헬스조선,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8/02/20230802024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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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부모님 연명치료 절대 안할거라고 나한테 신신당부를 하셨는데 내가 막상 저 상황되면 그냥 보내드릴 수 있을까 고민된다
종류가 다양하구나…ㅜㅜㅜㅜ휴
하지마ㅠ 누군간 총대를 메야해
아 근데 심폐소생술로 살 수 있는데 연명치료 거부라고 안해서 죽는건 좀 그렇긴 하네.... 이거 보고 친구가 무조건 거부는 하면 안된다고 한고 같음. 근데 에크모랑 인공호흡은 들어보니 할게 아니더라. 눈도 다 붓고 터지고 그래서 아예 가려놓는다고 들음.. 거기다가 괴로우니까 진정제로 계속 재우고 그러다가 돌아가시는거 보고 마지막에 너무 고생시켰다고ㅜㅜ 하더라고. 어렵다..
평소에 환자가 이런거에대해 이야기한게 없으면 모든 직계가족이 동의해야하는데 한명이라도 의견이 다르면 그냥 계속 병원은 연명치료 해야해 그래서 평소에 가족끼리 연명치료에대해 이야기 해놓는게 좋은것 같아
우리 엄마아빠 보건소가서 연명치료 안하겠다는 서약서 쓰고 왔데.......... 그러면서 나랑 동생한테 우린 이거 했으니까 절대 하지말라고 당부하더라......갑자기....
이게 참 어려운거 같음 ㅠ... 기계달거나 하는것만 아니면 되지 않을까? 그랬는데 고령이고 혼자 거동못하고 요양원 계시면 그냥 하루하루 말라가고 눈만꿈뻑이는 정도가 되시더라고 막상 나도 이런 상황 오면 고민 엄청나게 하겠지만 참 이래도 저래도 지켜본 결과 어려운거 같음 ....
어제 안그래도 친구랑 이얘기했는데 연명치료 거부하고싶은데
연명치료를 어디까지로 볼수 있을지에대해
내가 원하는 연명치료라함은 cpr 인공호흡기에 대한 내용인데 크게생각했을때 나며지것들에 대하여 내가 받지않을것인가 그런거...
난 외국인데 아빠랑 이얘기 맨날 함 아빠는 절대적으로 연명치료 거부하는 입장이고 나도 마찬가지임 health power of attorney(병원 치료에 대한 위임장)도 받아놔서 혹시라도 엄빠한테 무슨일이 생기면 다 내가 결정 내려야하는데 이미 우린 얘기 다 끝내놓음
다른건 몰라도 에크모까지 써야하는거라면 중단하는게 맞는거같음 ㅠ…
난 부모님한테 날 포기하라했지만 내가 부모님을 포기할수있을지 의문이긴해... 이게 ㅠㅠ 사람 마음이란게 쉽지않지 연명치료는 나는 하고싶지않아
미리미리 부모님이랑 상담해…
나도 연명치료안할거라고 서명하고 왔어..
울 부모님도 이거 신청하심 하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들어가면 뭔일만있어도 밤에 보호자호출하고 응급실보내버리던데.. 그래서 강제연명치료당하는듯..죽을거같은사람도 어떻게든 살려놓는다고
우리 아빠도 해놨더라.. 여러모로 착찹
우리부모님도 했고 나도 할거임
나도 과연 부모님 보내드릴수 있을까? 했는데 막상 눈 앞에 닥치니까 연명치료 절대 안한다고 했어ㅋㅋ상상이상으로 더 고통스러워보였거든.. 남은 가족들도 똑같은 경우 생기면 연명치료 절대안할거야 나도 그렇고
cpr 진짜 딜레마야
c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압상승제는 세트거든
우리병원은 고령환자가 많아서 상태가 안좋다 하면 미리 보호자한테 설명을 한단말이야
갈비뼈 부러질거고 삽관하면 진정제로 재워둘거고 뭐 그런내용 엄청 디테일하게.
근데 그때는 살려달라고 해달라고 해놓고 막상 시작하면 본인들 생각보다 더 그런지 울면서 막 중단해달래 그만해달라하는데 그게 안된단말임 일단 시작했음 끝까지 해야하는데ㅠ
그리고 꼭 가족들간에 의견 일치 안되는 가족들 있음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중단을 못하는데 막무가내로 중단해달래 안된다고요ㅠ
이런건 미리미리 명확히 문서화해두는것을 추천드림..
한다고햇다가 중단하는게 안되는게 아니고
의견일치가 안되면 한다했던거를 중단을 못한다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