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4-18일간 개최되었던 2003년 프랑크푸르트 춘계 소비재 박람회(Ambiente 2003)가 92개국 4,805개사가 참가하고 약 14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가운데 성황리에 폐막되었다. 이번 박람회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장기부진을 겪는 가운데 개최, 관련 비즈니스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 시작되었으나, 오히려 전년도에 비해 더욱 활발한 무역상담과 계약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박람회 참가업체 중에는 독일 업체가 1,798개사로 가장 많았고, 이태리 343개사, 프랑스 174개사, 인도가 174개사로 다수 업체 참가국으로 꼽혔다. 또한 총 참가업체 중 외국 업체 비중이 63%로 예년의 50%에 비해 훨씬 많은 비중을 보였으며, 외국 방문객 전년도에 비해 10% 늘어나는 등 국제 명문 박람회로서의 위력을 과시하였다. 아시아 국가로는 중국 164개사, 홍콩 144개사, 대만 148개사로 중화권이 초강세를 보였으며, 한국은 KOTRA 한국 공동관 22개사를 비롯, 총 42개사가 참가하여 전년도 38개사에 비해 4개사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방용품, 부엌용품, 주거장식품, 선물용품 등이 전시된 이번 박람회에서는 생활용품의 기능성을 한층 고양하는 한편, 개성과 미적 감각을 중시하는 추세가 매우 두드러졌다. “나만의 개성”을 강조함으로써 현대적 라이프스타일 추구하는 경향에 따라 품격, 자아실현, 자기표현 등이 최근 소비자들의 주요 구매 포인트로 자리잡았음을 실감케 했다.
또한 거의 대량생산 체제에서 몰개성화된 제품은 경쟁력을 잃고, 소량 다품종 및 주문생산 체제가 소비재 분야에서 산업 전략의 일환으로 대두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다양한 소품이 한데 어울려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신선한 감각이 각광을 받았다.
한편, 제품의 소재와 디자인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최근의 추세가 반영되어 소재의 발전은이 디자인의 발전을 견인하며, 독창적인 디자인은 새로운 소재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주거용품, 장식품 분야에서는 생명공학과 나노기술 등 최첨단 기술이 응용된 소재가 등장하였다. 온도, 습도 등 외부환경에 반응하도록 하여 기능성과 쾌적함을 높이는 실험적 시도가 돋보이는 한편, 나무 소재를 플라스틱 재료처럼 보이게 하거나, 플라스틱의 강도를 강철만큼 높임으로써 가구, 부엌용품 등에서 다양한 응용제품이 선보였다. 다만, 이러한 신소재의 효율적인 활용 측면이 향후 과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한편, 데이튼 글로벌, 팔산테크 등 총 22개사가 참가한 한국관은 총 상담액 6천8백만불, 계약액 9백만불의 성과를 거양하였으며, 특히 인천시 소재 한국금속기물협동조합 공동관은 기존 9s/m 기본 부스형태를 탈피하여 오픈부스로 운영함으로써 상담효과를 제고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공동관 내 다양한 제품의 공동 전시로 전시효과 고양하는 한편,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국내 동종업계 내 과당경쟁 방지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가방 제조업체인 H사는 독일 내 유명 유통업체인 W사와 상담, 현장에서 거래가 성사되는 사례를 기록하였고, 특히 동 거래는 1회에 그치지 않고, W사가 자사의 벤더로 등록하기를 권유하는 등 향후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인 거래 관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50여 업체가 참가한 중국, 홍콩, 대만 등 경쟁국은 저가제품을 위주로 다량주문을 수주하는 등 물량공세로 나섰으며, 인도, 베트남 등도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수공예품 분야에서 우위를 보였다. 한국관에 참가한 우리 업계는 경쟁국의 맹추격이 이어지는 만큼 기술개발과 제품의 마케팅 능력 향상에 집중해야 할 것을 절감하고, 해외 유명 박람회를 통한 시장개척, 마켓 트렌드 파악 등에 역점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