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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_화엄사_백무동_20100430_0501
산행구간 : 화엄사_노고단산장_연하천산장_벽소령산장_세석산장_장터목산장_백무동
산행거리 : 45.2Km
산행소요 시간 : 20시간 48분 (2010.05.01 00:45 ~ 21:33)
교통 : 용산 무궁화 구례구역 00:08분 - 구례구 택시 화엄사(15,000원), 백무동 민박 20,000원 - 백두동 - 동서울(20200원) - 잠실(6번출구,1007-1번) - 수원
오래간만에 지리산에 드는것 같다.. 마음은 설래고.. 근무 마치기를 기다리는데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점심을 즉석 떡복기 잘 하는곳 있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그래서 떡볶기에 오뎅에 삶은 계란에 라면사리에 쫄면 반땅에.. 엄청 먹어 되었다..^^
그리고 정작 근무 마치고는 배가 너무 불러 저녁을 먹지 못하고.. 주먹밥 5개 사고, 찰콩떡 5개 준비했다.. 그리고 용산으로 이동하여, 17:25분 발 기차를 타고 구례구에 00:08분에 도착했는데.. 잠을 좀 잤어야 하는데.. 어린이 소풍 전날 처럼 마음이 들떠 결론은 한숨도 못자고.. 하긴 무박으로 산에 간다고 하면 언제나 잠은 못 잤지만.. 아직도 어린앤가..^^
원래 예정대로라면 여기서 저녁 식사를 하고 출발 하려 했었는데.. 24시간 식당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역 주변이기에 있을지 알았는데..
얼마나 점심에 먹어 되었는지.. 이때도 그닥 배는 고프지 않고.. 주먹밥도 5개씩이나 있고..^^
택시 잡아 타고 화엄사로 바로 진행한다. 참 오래간만에 대중교통 이용해서 지리산에 온다..
일주문 한번 찍고, 산행 준비 하며.. 00:45분에 화엄사에서 첫발을 내 딧는다.. 마음은 화대종주를 목표로 첫발을 딛었지만..^^
화엄사의 달은 덩그러니 밝게만 비춘다.. 날씨 역시 바람도 살랑 살랑 불어주고.. 산행하기에는 적합한 날씨 인것 같다..
화엄사 들머리에서..
항상 여기는 밤에만 지나쳐서 이런것 잘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혼자산행을 하니.. 좀 여유로워서 그런지.. 안 보였던것도 보인다. ^^
국수등..
경방이 5/1일날 풀리니 5/1일 00:45분에 출발했으니.. 어쩌면 내가 화엄사에서 경방풀리고 정말로 첫발자국을 냈을것 같은 생각..
개울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오르지 않은 경방에 묻혀 있던 그 맑고 차가운 물을 업드려 물을 홀짝 홀짝 마셔본다..
예전에 소나무 형님, 바지랑대 형님과 화대종주 했을때도 코재 부근에서 약수가 아닌 개울물을 떠서 그냥 마셔본적이 있었다.. 그때의 추억을 느끼며..
물 맛은 그때의 추억과 뒤엉켜 최고의 맛으로 다가온다.. ^^
집선대.. 이제 부터 코재까지는 힘든 코스 이다.. 그래도 여유만만.. 바위에서 떨어지는 낙수를 입 벌리고 받아 먹어 본다..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낙수..
하늘에 별이 총총 빛나고.. 눈은 별과 달을 주시하면서 입으로 떨어져 목을 타고 넘어가는 낙수~ 우와.. 정말 좋다..^^
그런데.. 바지와 등산화는 언제부터 낙수를 흡수하고 있었는지.. 바지가 눅눅해진다.. 언능 방울 방울진 낙수를 바지에서 떨어뜨리는데 급급해 하고.. ^^
코재를 한번에 팍 치고 오를까 하다가.. 일부로 쉬엄 쉬엄.. 쉬며.. 정적을 즐긴다.. 여기만 오르면 성삼재에서 오르는 사람들과 만나 이런 정적을 느낄수가 없을꺼 같해서 정적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다..
노고단 오르면서 성삼재에서 오르는 사람들과 부딪친다.. 이젠 정적은 온데 간데 없고, 사람 부르고.. 소리지르고.. 시끌시끌 하다..
노고단 에서 돼지평전 들머리 부터는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고, 눈이 쌓여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왁자지껄 하고..
혼자만 산행하다가 사람들이 많으니 이것도 적응이 잘 안되는군..
사람들 다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찍어본.. 5월의 눈길.. 신기하다.. 5월에 눈이라..
점심 식사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허기가 져 온다.. 임걸령가서 먹을까 했는데.. 영 배가 고파서 안되겠다.. 임걸령 가기전에 눈밭에 털퍼덕 앉아서 주먹밥 한개 먹고 있는데..
성삼재에서 오르는 사람들은 내가 신기한가 보다..
벌써 부터 밥 묵냐..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 본다.. 그래서 나도 두눈 부릎뜨고 여서 밥 먹으면 안되냐.. 하며 눈빛으로 쳐다 본다..^^
그리고 무겁게 가져온 아이젠을 장착한다.. 그래도 준비 할건 다 준비했다..^^
임걸령 물은 마셔봐야 하는데.. 추워서 먹기가 싫어 사진만 담는다..
삼도봉에서 일출을 맞이한다..
사진 한장 부탁 드려.. 삼도봉에서 일출과 함께 사진을 담아 본다.
삼도봉에서.. 예전엔 여기가 운해로 가득했었는데.. 오늘은 운해가 없다.. 아쉬움..
삼도봉 표지석.. 아띠.. 그 아자씨.. 발 치우라니까.. 끝까지.. 발 내밀었네..^^
삼도봉 지나.. 연하천으로 가면서 부터는 이젠 졸립다.. 비몽 사몽.. 흐느적 흐느적.. 간다..
졸면서 걷다가 앞 사람 꽈당하면서 넘어지는 소리에 정신 차리고.. 가는데.. 내 뒤에 오는 사람 역시 꽈당.. ^^
난 아이젠 차서 그냥 슥슥 오는데.. 내 뒤에 오시는 분 내가 슥슥 가니 자기도 슥슥 하고 오다가 꽈당..^^
5월에 보는 겨울산이네..^^
연하천 대피소.. 여기까지 졸면서 흐느적 흐느적 거리며 왔더니.. 예상 시간 보다 한 시간 오버이다..
주먹밥 임걸령 전에 먹었는데.. 벌써 허기가 져 온다.. 체력 소모가 많은가 보다.. 여기서 주먹밥 한개 더 먹고..
양지가 더 미끄럽다.. 완전히 녹지 않은 눈이 물기를 머금고 바윗사이에 포진 되어.. 잘못 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수도 있겠다.. 조심 조심..
항상 형제봉으로 지나치면서 이정표만 찍었는데.. 오늘은 부탁하여.. 형제봉에서 사진을 남겨 본다..
속도가 나질 않는다.. 미끄러운것도 있고, 길이 외길이다 보니..
벽소령 대피소가 보이고..
정말 멋있는 조망이다..
축축하게 젖어 있는 바위에.. 눈까지 포진 되어 있다..
벽소령 대피소..
빨간 우체통을 배경으로..
선비샘에서 물 1리터 보충하며..
천왕봉이 가까이 보인다.. 그 사이에 장터목 대피소도 보이고..
영신봉에 올라서며..
눈 쌓인 세석 평전.. 그리고 촛대봉..
세석 대피소..
촛대봉을 오르며 바라본 세석 대피소..
촛대봉에서 셀카.. 뒤에 왼쪽이 노고단, 그리고 내 머리뒤에가 반야봉..
촛대봉..
촛대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연하봉을 향하면서..
연하봉.. 여서 꼬박 꼬박 졸아 본다.. 햇살이 좋아서..
장터목 대피소..
여기서 심각하게 생각을 해본다.. 여기서 탈출을 할것인지.. 아니면.. 계속 해서 진행을 해야 할지..
시간은 18시 가량.. 눈 산행이어서 체력적 소모도 심하고.. 속도를 내지 못하니..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더더욱 지치고..
여서.. 대원사까지는 길이 좋을때 5시간 가량 소요가 된다..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간주 하여 본다면.. 쌓인 눈 때문에.. 오르막길 보다.. 내리막길이 더 시간적 소요가 많이 될것 같다..
선택 해야 한다..
진행을 할것인가.. 아니면 탈출을 하던가.. 아니면 장터목에서 하루밤 잠을 자던가..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갈등에 갈등이..
아~ 옆에서는 삼겹살 굽고.. 한쪽에서는 라면 끊이고 있고, 한쪽은 오징어를 얼려왔다는 둥.. 그걸로 고추장 버물려서..
아.. 냄새 둑인다.. 배고푸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양식은 고작 맛 없는 주먹밥 2개와 콩떡 5개 뿐인데..
매점으로 향해서 모 먹을것 있을까.. 해서 두리번 두리번 거려 보니 컵 라면 있다.. 그래서 컵라면과 햇반 사서.. 뜨거운물은 빌릴 생각 이었는데..
컵라면은 없단다.. 할수 없이.. 황도캔 3,000원 주고 사서.. 손가락으로 황도 집어 먹구..
그리고 장터목 대피소에 예약 안했는데.. 복도에서라도 잘수 있느냐고 물으니.. 대기자만 100명 정도란다..^^
아~ 커피도 마시고 싶고, 라면 국물 한모금만 얻어 먹었으면..^^ 우와.. 완전히 거지네..
내가 지리산 화대종주 무박으로 간다고 하니까..
우리 예쁜 여직원 한명이 하던말이 자꾸 떠오른다.. 집에서 해주는 밥 먹구.. 발 쭉 피고.. 배깔고 딩굴딩굴 하는게 자기는 좋다고.. 아~ 난 이게 모람..^^
일단은 결정을 해야 한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잠은 잘수가 없고.. 그러면 진행을 할것인지.. 아니면 탈출을 할것인지..
탈출을 한다면 백무동으로 가는것이 좋을지.. 아니면 중산리로 가야 좋을지..
아니면.. 아무생각 하지 말고.. 대원사로 향해서.. 밤 또는 새벽에 떨어져 그때 그 상황에서 어울리게 움직일것이냐..
결론은 대원사로 진행하기로 하고.. 삼겹살 냄새와 라면 냄새 맡으며.. 맛 없는 주먹밥 1개 먹고.. 헤드랜턴 머리에 장착하고.. 제석봉을 향해 올라간다..
오르다 보니.. 스틱이 짝짝이다.. 계속해서 바위를 찍고 다녔더니.. 풀려서 한쪽이 조금 내려갔나 보다..
이거 풀러서 다시 조립하는데.. 계속 스틱이 조여지지 않고 헛돌아 20분이나 허비해 버린다.. 날씨가 차가워서 그런가..
그리고 생각을 다시 한다.. 너무 대책이 없는것 아닌가.. 졸려 둑을것 같은데.. 대원사까지 가면 24시에서 새벽 1시정도 될것 같은데..
길에서 추위에 떨면서 밤을 지새워야 하나..
예전에도 이런적이 있다.. 중산리쪽에 새벽 1시에 떨어져 민박집도 없고.. 날샐때까지.. 정자에 배낭깔고.. 판초우의 덮고.. 달달 떨던 2005년의 10월 어느날.. ^^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장터목으로 내려와.. 그래도 유순한 백무동길을 택한다.. 지금 이시간이라면 백무동 도착하면 22시 이전일꺼 같고..
민박은 가능할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이곳에서는 백무동에서 동서울까지 고속버스가 있다.. 그럼.. 다음날 아침에 움직이기도 편할것 같고..
백무동으로 길을 잡으며 가다가 낙조를 보면서..
백무동 방향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진행했는데.. 앞에서 150미터에서 200미터 정도쯤 되 보이는데.. 랜턴 불빛이 보인다.. 그리고 목소리도 희미하게 들렸다.. 사람이 내려오나봐.. 그리고 엄~마~ 이런 아이 목소리..
그래서 난.. 이사람들이 아이를 데리고 참샘 약수터 까지 오는 사람들인가 보다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또 다른 생각은 내려가는 사람들 이었나 보다.. 그리고 도로가 가까워서.. 랜턴 불빛이 아닌.. 자동차 라이트였나 보다..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그 불빛이 보였던 곳에 도착해 보니.. 여기는 산 한가운데 이다.. 도로가 있을수도 없고.. 그리고 또 150m ~ 200m 전방에 또 그 불빛이..
어~ 그럼.. 난.. 내가 들었던 그 목소리는 모야.. 어~ 내가 산에 홀린건가.. 어~ 정신 바짝 차려야 되겠는데..
예전에 2005년 10월 어느날 촛대봉에서 탈진하여, 장터목거쳐 유암 폭포쪽으로 해서 중산리 탈출 하면서 어느 백발의 할아버지가 두눈 부릎뜨고 내 앞으로 걸어들어오는것을 본 느낌이 있다.. 결론은 가까이서 보니.. 로프에 매여 있는 이정표를 체력이 다해서 헛것으로 본것이다..
그런데.. 난 아직 체력적으로는 멀쩡한데.. 근데.. 이건 무슨 조화람.. 불빛이 또 없어졌고.. 난 그 불빛이 있었던곳에 또 다시 다다랐다.. 역시 산중 한가운데이며.. 하동바위 지점이다..
그리고 조금 진행후 이번엔 그 불빛이 파란불빛으로 보인다.. 우왕.. 미치겠다.. 조것이.. 도깨비 불일까.. 쉬고 싶지만 궁금해서.. 더더욱 그 불빛을 향해 내려선다..
아띠~ 이것이 홀린것인가.. 또 안보인다.. 이번엔 거리가 조금 더 좁혀져서 보인다.. 그래.. 좀 더 가까이.. 넌 귀신이던 도깨비던.. 넌 디져써..~
눈 앞에 그 의문의 형체가 보인다.. 사람이다..^^
남자 두분에 여자 두분.. 남자 한분이 손전등 노란색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걸을때.. 위 아래로 움직였으며.. 앞에 여자 배낭은 푸른색깔과 붉은 색깔이 띄고.. 그리고 야광테입이.. 남자분의 손전등에 반사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뒤에서 랜턴 불빛 한기가 보여서.. 그들 역시 나를 쳐다본것이다..
웃으며.. 인사하고.. 아자씨.. 손전등의 움직임과.. 여자분의 배낭 야광 테입이 반사되어.. 그리고 거리가 좁히려 해도 계속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보이다 안보이다 해서.. 제가 산이 커서 산에 홀린지 알았다고 하고 웃어본다..
그리고 그분들 다 보내고.. 다시 어둠속에 혼자 남아서.. 쉬어 본다.. 그리고 웃는다.. 아까의 소름 끼치던 막연한 생각들..^^ 아직.. 체력은 고갈이 아니었나 보군..^^
물론, 그 불빛을 쫓으면서도 GPS는 계속해서 주시했으며.. 정말로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이탈했다면.. 그 불빛 쫒는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쫒고 있다는 그 행위 자체가 이미 홀렸다는 생각이 가슴 한가운데 내제되어 있었음으로...
백무동에 의외로 빠르게 내려왔다.. 그 정체 모를 불빛의 의구심에..^^
21시 30분 경에 내려와 민박을 하며.. 돼지 두루치기와 맥주 하나 동동주 한잔 하며.. 오늘의 여정을 끝낸다..
아~ 벌써.. 지리의 품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첫댓글 산행기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서하는 고생...고생 많으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괜스레 마음만 뒤 숭숭 합니다, 지금쯤은 푸르름이 좋을것인데..... 잼나게 읽고 갑니다,^^
5월의 눈산행도 괜찮았습니다. 즐산 및 안산 이어가세요..^^
하늘아래님 표정은 굳어있어도 글은 참 재미있고 정겹네요. 잘 봤습니다. 나는 저런 산행... 언감생심....

^^ 웃으면 눈이 안보여서.. 일부로 안 웃는거예요.. 즐산 및 안산 이어가시길.. ^^
장거리 산행을 하셨네요. 재미있게쓰신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으셨네요.
저도 백무동-천왕봉-세석-백무동으로 5/1 댜녀왔고 세석에서 오후 4시좀 넘어서 내려왔는데...
혹시 마주쳤을 지도 모르겠네요.
구러게요.. 마주쳐 지나갔을것 같은데요.. 제가 오후 3시쯤에.. 세석에서 장터목으로 이동했거든요.. 안산 및 즐산 이어가시길..
대단한 체력이십니다~ 치밭목에서 1박하셨어도 괜찮았을 것 같네요~^^
ㅎㅎ 그것도 생각했었지요.. 아마도 거기까지 갔다면 무조건 대원사까지 갈꺼 같해서..^^
좋은사진 글 잘봤읍니다 대단하십니다.항상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