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케 하는 잿물[민 19장]
[내용개요]
본장은 시체를 만짐으로 부정하게 된 자의 정결 규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는 정탐꾼 사건과 고라 사건 등의 연속된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정결식을 위해 쓰여질 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1-10절). 시체로 인해 부정해진 자는 누구나 이 잿물을 뿌려 정결함을 받아야 한다(11-19절). 그렇지 않은 자는 하나님의 총회에서 끊어지리 라고 말씀하셨다(20-22절).
[강 해]
본장은 부정함을 입은 자가 정결함을 얻는 방법과 부정함을 입은 자를 정결케 하기 위한 정결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정결수를 만들게 하시고, 또한 정결함을 지키도록 철저하게 명령하심은 택한 백성이 일상사에게 추구해야 할 삶의 유일한 목표가 바로 '정결'에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1. 부정을 정결케 하는 잿물 준비
1)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심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부르셔서, 정결케 하는 물을 만들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까지 소상하게 일러주셨습니다. 따라서 정결에 관한 율례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그러기에 정결은 곧 하나님의 명령이요, 당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믿음의 백성들이 일상사에서 항상 정결하고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a. 너희는 거룩하라(레19:2)
b. 명령에 순종(삼상15:22)
2) 흠이 없는 붉은 암송아지
하나님께서는 흠 없는 붉은 암송아지를 태워 정결케 하는 잿물을 만들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 암송아지는 흠이 없어야 했습니다. 절대 무흠한 암송아지, 바로 그것이 정결케 하는 잿물을 만드는 도구였습니다. 이렇게 사람의 죄악을 씻겨 정결케 하는 수단은 결코 흠이 없어야 합니다. 이는 결국 우리 죄악을 대속할 분은 반드시 죄 없고 무흠한 분이어야 함을 암시해 줍니다.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이신 것입니다. 이런 주님이 우리의 죄악을 대속해 주셨기에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종이 아니며, 죄악에서 해방된 자들입니다.
a. 대속주 그리스도(히9:12-13)
b. 무흠하신 그리스도(사53:9)
3) 진 밖에 보관함
붉은 암송아지 재를 가지고 만든 정결케 하는 잿물은 진 밖에 보관해야 했습니다. 이는 비록 정결수가 죄를 정결케 하는 수단이긴 했지만, 그러나 이것조차도 거룩한 진영 안에는 보관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죄와 관련된 것은 어느 것 하나라도 거룩한 하나님의 공동체 안에 들여놓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 바울이 훗날 죄는 그 모양이라도 버리라고 교훈한 그 말의 의미를 새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믿음의 공동체 안에는 죄와 관련된 어떤 것도 감히 범접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a. 죄인이 거처하는 곳 진 밖(레14:2-3)
b.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5:22)
2. 정결수 사용법
1) 시체로 인해 부정케 된 자
시체에 접촉하여 부정함을 입은 자는 정결수를 이용하여 정결례를 드려야했습니다. 이는 곧, 죄를 범한 자는 사죄의 은총을 입지 않고서는 결코 사함을 입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교훈합니다. 흔히 자신은 아무 죄도 없다고 자만하고, 또 그런 사소 한 죄는 하나님이 묵과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소한 죄악이라도 사함을 입지 않는 자는 반드시 그 죄의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죽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죄 앞에서 강팍하지 말고 겸허히 회개하며 사죄의 은총을 구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a. 죄의 삯은 사망(롬6:23)
b. 회개하라(마3:2)
2) 제삼일과 칠일에 정결케 함
시체로 인해 부정케 된 자는 제삼일과 제칠일에 정결케 하는 의식을 가져야 했습니다. 여기서 삼 일이란 자신의 죄악을 깨닫고 뉘우치는 기간이요, 칠 일이란 사죄의 은총을 입고 죄에서 해방되었음을 기뻐하고 감사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죄인된 우리들도 이런 회개의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사죄의 은총을 베푸신 주님께 기쁨과 감사의 찬양을 드려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죄에서 해방된 우리 성도들의 합당한 삶의 자세입니다.
a. 회개와 사지의 은총을 입자(계2:16)
b. 기쁨과 감사의 찬양을 드리자(시150:1-2)
3) 시체에 가까이 있는 물건도 부정함
시체에 접촉한 자는 정결 예식을 통해 죄 사함을 받아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체에 가까이 있던 물건들이나, 뚜껑이 열려 있던 그릇의 음식들도 모두 부정하였으므로 정결함을 입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뿐만 아니라 물건들까지도 정결해야 했던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하나님께서 얼마나 우리에게 철저히 정결한 삶을 요구하시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변 환경이 정결하지 않고서는 그 가운데서 사는 우리들도 정결할 수가 없는 법입니다.
a. 거룩하고 정결하라(레11:44)
b. 거룩하고 흠 없는 삶(엡5:26-27)
3. 정결케 하지 않는 자
1) 총회에서 끊쳐짐
부정함을 입고도 정결 의식을 치르지 않는 자는 총회에서 끊쳐진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총회라 함은 곧 이스라엘 백성들의 거룩한 회중으로 하나님 백성들의 공동체에서 추방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의 축복과 구원의 은혜에서 제외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죄를 범하고서도 사죄의 은혜를 구하지 않고 죄 사함의 은총을 얻지 못한 자의 최후는 영원한 심판이요, 파멸이며, 죽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불행하고 불쌍한 자들이 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정녕 진실되게 회개하고 사죄하는 모습이 바로 우리 성도들의 삶의 모습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a. 총회에서 끊쳐짐(신23:1-3)
b. 회개하지 않는 자의 멸망(계21:8)
2) 정결수를 사용한 자도 부정케 됨
시체에 접촉한 자는 부정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부정한 자를 정결케 하기 위해 정결수를 뿌려 준 제사장들도 부정함을 입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곧 죄의 오염성과 전염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그만큼 죄악이 미치는 해독은 심각하고 치명적이며, 그 전염성 또한 말할 수 없이 강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성도들은 죄악은 결코 보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흉내도 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악은 모양이라도 본받지 말라고 교훈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거룩하고 경건한 삶의 훈련을 쌓고 배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a. 악은 모양도 본받지 마라(살전5:22)
b. 경건의 훈련을 하라(딤전4:7)
결론
우리는 이상에서 구약 이스라엘 백성의 정결 예식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정결수를 만들게 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정결 예식을 통해 항상 거룩하고 성결한 삶을 살도록 지시하시고 명령하셨습니다. 이런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면서 우리 택한 백성들을 향해 항상 깨끗하고 성결한 삶을 살도록 명령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런 하나님의 명령은 우리에게 타락하고 부패하여 죄악이 관영한 현세상에서 더욱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단어해설]
2절. 법의 율례. 원어 <hr:/Th' tQ'ju:후카트 하토라>에서 <tQ'ju:후카트>는 '기록, 율례'를, <hr:/Th':하토라>는 '법'을 뜻함. 따라서 '법의 율례'는 이스라엘 백성이 배우고 가르쳐야 할 중요한 성문법을 의미. 붉은 암송아지. 원어로 <hr:P;:파라>는 완전히 성숙한 암소와 새끼 암송아지의 중간이 되는 젊은 암송아지를 의미. 암송아지는 정결례를 위한 피 뿌림에서 사용되므로 속죄를 위해서 죽이는 수송아지와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다.
6절. 백향목. 레바논에서 자라는 삼나무를 가리킴. 마디가 없고 수직으로 곧게 자라는 거목이므로 귀중한 건축 재료로 많이 사용됨.
9절. 재를. 붉은 암송아지와 백향목, 우슬초, 홍색 식을 함께 태워서 만든 재를 죽음에서 생명을 창조하는 능력을 의미.
12절. 정결케 할 것이라. 원어 <aF;j't]yI:이트핫타>는 '빗나가다, 범죄하다'라는 뜻과 '속죄하다'라는 의미도 함께 갖는다.
17절. 흐르는 물. '살아있는 물, 신선한 물'을 뜻. 곧 붉은 암송아지를 태운 재를 이 물에 섞는 것은 죄인이 정결함을 얻고 영생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
18절. 정한 자가. 시체가 만져서 부정하게 된 사람을 정결케 히-는 것은 제사장 뿐만 아니라 정결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할 수 있음.
19절. 저녁이면. 부정한 자가 완전히 정결케 되는 것은 3일째의 결례와 7일째의 결례를 마치고 몸을 씻은 후 시작하는 새로운 날의 저녁때부터임.
21절. 영영한. 시체 때문에 부정하게 된 사람의 정결해지는 방법은 붉은 암송아지 잿물뿐이라는 법. 이 법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것이므로 그 누구도 버릴 수 없고 또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증거.
[신학주제]
정결식을 위한 붉은 암송아지. 희생 제사의 제물로 수송아지가 주로 쓰여진 반면에 본장에서는 정결 예식을 위한 재를 만들기 위해 붉은 암송아지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이는 암송아지가 가지는 온순한 성격과 아직 멍에를 메지 않은 데 따른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본장에 나타난 붉은 암송아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온순한 성격은 하나님의 사역에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순종을 예표한다. 또한 멍에를 메지 않은 것은 죄에 오염되지 않은 그리스도의 순결성을 상징하고, 붉은 색은 대속을 위해 흘린 피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붉은 암송아지 재가 정결 의식에 사용된 것은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사람들의 죄를 사하시고 깨끗케 하신 그리스도의 사역을 나타낸다. 단 붉은 암송아지의 정결 효력은 일회적이고 유한하나 그리스도의 정결케 하심은 영원하고 무한하다는 점에서 질적 차이를 지닌다.
[영적교훈]
연속된 하나님의 심판으로 이스라엘에는 시체가 가득하였고 백성들은 시체로 인해 부정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정결케 되는 길을 열어 주셨다. 이처럼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위해 언제나 오래 참으시고 용서하기를 원하신다. 그러나 끝까지 회개치 않고 부정한 자는 회중에서 끊어 버리신다고 선언하신다. 이처럼 하나님은 사랑과 공의의 양면성을 가지셨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을 바라보며 회개함으로 심판을 피하여야 할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는 구원과 심판만이 존재한다. 회개하지 않고 끝까지 죄로 부정한 자 에게는 오직 심판만이 기다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