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언제나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늘 아름다움과 함께 산다는
김춘수(60) 씨는 책읽기에서 인생의 아름다움을 찾는다고 한다. 그는 가난한 시대에도
배움에 길에서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살았단다. 학창시절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하는 그는 비가 올 때는 우산장사를 하고 아침에는 신문배달을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신문팔이를 하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광주에서 고등학교 때에 그의
평생 반려자를 만났다. 이웃집 오빠 집에 들른 아가씨가 책을 빌리로 우리 집에 와 파란 상위
교복이 얼마나 더러웠는지 깨끗이 빨아 다림질까지 해줘 평생 인연이 되었다. 처음부터 장인 장모에게
귀염을 받았다. 그의 근면 성실함과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딸을 고등학교 나이에도
불구하고 덜렁 주었다고 한다.
김춘수 씨는 철로 만드는 일진절곡를 운영하고 있다.
철을 만지는데 20년 느깍기 기술자이다. 하지만 평생 철과 인생을 살아온 사람처럼 철의 사나이다.
그의 손끝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하나를 제품을 만드는 정성은 시간과 관계없이 만들어진다.
하나의 완성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만든단다. 기계가 많은 공정을 담당하지만 그래도 마음의
그림자로 만들어져 천차만별의 작품이 나온단다. 철은 자그마한 바늘부터 큰 군함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마음대로 만들 수 있으며, 여러 가지 금속들과 합금을 만들며, 쓰는 목적에
따라 강철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하는 그는 철에 사람의 마음이 가하면 강인한 생명이 다시
태어난단다.
철은 강하지만 마음이 가고자 하는 데로 가기 때문에 마음과 성품을 다하여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쇠가 강철이 되려면 코발트가 첨가해주듯 작품을 만드는 데에도 온 성품으로 합금이 되어야 질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한다.
가난한 시절에도 공부를 위한 것이라면 무슨 일도 했다. 책과 많은 시간을 같이 한다.
그리고 글 쓰는 것도 게으르지 않게한다. 지난 2007년 아내가 몸이 안 좋아 입원 전날 밤에 쓴 글이다.
" 사무실 앞 빈터에 언제부터인가 민들레 두어 포기가 돋아나 노오란 꽃을 피웠다.
많은 잡초와 함께 사람들의 짖누린 힘을 견디어 내며 그렇게 민들레는 해마다 봄이오면 꽃을 피우고
씨앗을 바람에 날리어 자신의 지경을 넓히어 빈터는 점점 민들레의 꽃으로 피었습니다.
일하다가 잠시 쉴때면 빈터의 잡초를 뽑아 주며 민들레와 많은 애기를 나눕니다.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중장비가 공터를 밀어버리고 까만 아스파트로 덮어버렸습니다.
겨울이 가고 다시 새봄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민들레는 새싹을 틔우지 않았습니다.
나는 슬픈 마음으로 까만 아스팥트을 멍하니 바라보며 민들레를 그리워 했습니다.그리던 어느 날
민들레가 보고 싶어 아스팥트가 깔린 사무실 앞에 나와 보니 아 민들레가! 민들레가 그 딱딱하고
두꺼운 아스파트을 뚫고 그 연하디 연한 순이 힘겹게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아프고 힘이
들었을까! 그 두껍고 어두운 아스파트에서... 그 연한 잎이 거칠은 아스파트을 밀어 올리며 고난을
이기고 다시 만났습니다. 민들레는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내도 그 질병의
공통을 이기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게로 돌아올것라고...."
철을 강하게 다루면 부러진다. 철을 다룰 때는 온유하게 다루어야 철이 내게로 온단다.
철을 모르는 사람들이 강하고 딱딱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부드러운 마음이 철 속에 용해되어야
하나의 생명이 탄생한다. 어른들의 몸에는 약 32g의 철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의 약 75%는 피의
헤모글로빈에 들어있다. 피가 붉은 색을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헤모글로빈에 결합된 철은
쉼 쉴 때 폐에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온몸의 세포까지 날라다 준다. 그만큼 철은 산소와
가깝고 생명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철에 대한 생명과의 미학이 있다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그는 장남으로 어머니를 모시려고 시골로 내려온 것이 해남에 정착하게 됐다고 한다.
또한 아들 셋을 자랑스럽게 키어냈단다. 지금도 자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명예에 너무 과욕하지 말고 금전에 집착하지 마라. 그러면서 싸움에는 이기려고 하지마라.
저주면서 지혜롭게 남의 가슴에 말한디라도 못을 박지 말라고 한단다. 가고 싶은 인생의
항로는 진실하게 가서 맑고 투명하게 돌아오라는 것도 뭇사람들이 새겨들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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