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계를 베푸는 성스러 장소, 계단(戒壇)
사찰에서 수계를 베푸는 성스런 장소를 일러 계단(戒壇)이라 한다. 계단은 산스크리트어로 sima-mandala이다. sima는 계(界)를 뜻하며, 계장(界場)으로 번역하고, 다시 동음이의어 계장(戒場)과 계단(戒壇)으로 받아 들여졌다. 단(壇)은 흙을 모아 쌓아 올린 것을 이르는데 범어로 mandala, 만다라(曼茶羅)로 번역된다.
통도사에는 ‘금강계단’이라 불리는 계단이 남아 있다. 창건 당시의 모습은 아니고 조선시대에 변화되었다. 그리고 금산사에는 현재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단이 남아있는데, 사찰에서는 이를 ‘방등계단(方等戒壇)’이라 일컫고 있다. 이밖에 개성에 있는 불일사(佛日寺)의 계단, 달성군 용연사(龍淵寺) 계단 등이 있다.
계단 앞에는 보통 석등을 세우는 것이 상례이나, 금산사의 방등계단 앞에는 석탑을 세웠다. 통도산의 금강계단 앞에는 목조건물이 세워져 있다. 건물의 정면 격인 남쪽에는 금강계단,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북쪽은 적멸보궁의 편액이 걸려 있다.
그리고 금강계단의 정중앙에 안치된 석종형 탑에 석가여래의 사리를 봉안하였으므로 이 건물 내부에는 화려한 불단(佛壇)이 마련되었으니 불상은 모시지 않았다. 이와같이 통도사의 금강계단은 부처의 사리를 봉안하고 있으므로 부처님께서 계를 설하시는 상징성을 나타내고 잇는 셈이다.
《석씨요람》에 의하면, 계단을 ‘방등’이라 함은 대승불교에서 계율관에서 나온 것으로 보리심을 크게 내고 출가하여 가사를 입으면 곧 계를 받은 것이니 광대하고 평등하며 두루하기 때문에 ‘방등’이라 일컬었다고 한다. 계단을 혹은 감로단(甘露壇)이라고도 부르느네, 감로는 곧 열반에 비유되며 계는 열반에 이르는 첫 관문이기 때문이다.
<월간 ‘불교’>中에서
[출처] 수계를 베푸는 성스러 장소, 계단(戒壇)|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