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수사
끈적끈적한 여름밤이었지
그때 범인은 내 몸에
흔적을 남겼어
처음은 내 이마에
두 번째는 가느다란 팔뚝에
세 번째는 통통한 엄지발가락에
너무 가렵고 분해서
그냥 잘 수가 없다
동일벙의 소행이 틀림없어
두 눈 부릅뜨고
잠복 수사 중
범인은 현장에 다시 나타나는 법
위
이
이
이
잉
!
<똥시집> 박정섭 쓰고 그리고 노래하다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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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표지, 서지정보까지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은 곳이 없다. 박정섭의 똥시집은 그렇다.
표지에 그려진 작가는 똥을 뒤집어쓰고 기타를 치며 노래한다. 그런 흥겨움이 동시에도 묻어난다.
또 동시를 노래로 만들어 곳곳에 악보도 보인다.
잠복 수사는 제목에서 보여주는 뭔가 그럴싸한 대단한 일이 아니고 누그라도 여름밤에 한번쯤 겪었을
모기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었다. 1연의 글만 봐다 더운 여름인걸 알수 있다. 모기의 집요함을 3연에서 보여줬고
그로 인해 화가 난 마음을 너무 가렵고 분해서 그냥 잘 수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모기의 집요함에 결국은 모기를 잡아야 잠들 수 있는 여름밤의 풍경을 동시로 표현했다. 형식도 탈피하고 그냥 마음대로 쓴 글 같지만, 그안에 모기에게 시달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표현했다.
첫댓글 5연에 오타 바로잡아주세요
동일벙---> 동일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