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하남독서회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141] 고려산 백련사 - 보물을 도둑맞은 강화도 천년 고찰
미사리강 추천 0 조회 48 14.11.20 05: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백련사(白蓮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인 조계사의 말사로서 강화군 하점면

강화도 북부지역의 대표산인 고려산(高麗山)에 자리잡고 있는 비구니 사찰입니다.

 

고려산에는 백련사를 비롯, 청련사(靑蓮寺), 적석사(積石寺), 황련사지(黃蓮寺址),

흑련사지(黑蓮寺址) , 연화(蓮花)와 관련된 이름을 가진 절이나 절터가 많은데,

그러한 이름을 가진 유래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오고 있습니다.

 

삼국시대 고구려 장수왕 4(서기416)에 인도의 승려 천축조사(天竺祖師)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절터를 물색하다가 고려산에 이르렀을 때, 산정(山頂)에서

다섯 색깔의 연꽃이 만발한 연지(蓮池)를 발견하였고 다섯가지 색 연꽃을 꺾어서

공중으로 날려 그 연꽃이 떨어지는 곳마다 절을 세웠는데, 흰 연꽃이 떨어진 곳을

백련사(白蓮寺)라고 하였다는 것입니다.

 

고구려 후기에는 몽고의 침략을 불력(佛力)으로 물리치고자 간행한 팔만대장경을

이곳에 보관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고 하는데,

극락전에 모신 철조아미타불좌상(鐵造阿彌陀如來坐像)1989년에 보물 제994호로

지정되었지만 애석하게도 보물을 도난을 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고려산 백련사(高麗山 白蓮寺)는 우리나라에서 창건 연대를 고구려시대로 추정하는

몇 되지 않는 사찰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후의 연혁은 기록이 전해지지 않은 가운데

고려 불상과 조선후기에 세워진 부도탑이 있어 오랜 역사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20141010)

 

 

 

백련사 가는 길은 강화읍에서 48번 국도를 따라 군청을 지나 부근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면 백련사 입구를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고, 안내판을 따라 다시 왼쪽 길을

택하여 1km 정도를 가다가 계곡을 건너면 산허리를 타고 오르는 비탈길이 2km 정도

이어 지는데 조금 가파르지만 가을풍경을 느끼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백련사 절집이 가까워졌나 봅니다. 예쁘게 디자인된 안내싸인이 반깁니다.

 

 

 

오르는 길 좌우의 산과 계곡은 어느새 온통 가을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길 우측 계곡 아래쪽의 울창한 나무숲은 겉으로 보기엔 짙푸른 녹색이지만

숲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받은 잎새들은 가을색으로 흠뻑 젖어가고 있습니다.

 

 

 

나무 기둥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은 한잎한잎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 갑니다.

 

 

 

드디어 백련사 주차장 앞에 도착했습니다. 잘 생긴 느티나무 고목들 사이로

가을빛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가을 산사는 이러한 고즈녁함이 있어 너무 좋습니다.

 

 

 

경내로 들어서면 수령이 450년이 넘은 느티나무 보호수가 반갑게 맞이 합니다.

두 그루가 마주 보고 있는 형태의 부부목인데 우측이 1997년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입니다.

 

 

 

저녁 햇살을 받아 역광의 햇살이 아름다운 또다른 오래된 느티나무는

천년의 향기가 숨쉬는 백련사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백련사의 주차장에서는 절집 전체가 보이지 않고 법당 지붕만 빼꼼이 보입니다.

비탈진 언덕길을 올라 높은 석축 위에 절집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지요.

 

 

 

법당으로 오르는 언덕길에는 막 피어난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언덕길을 오르다가 축대 밑 화단에 놓여있는 귀부(龜趺)를 발견했습니다.

귀부(龜趺)란 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을 말하는데, 조선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며, 크기는 폭 72.5cm, 길이 120cm, 높이 20cm 정도 됩니다.

 

 

 

언덕길을 오르니 오밀조밀하게 전각(殿閣)이 모여 있는 사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백련사의 본법당인 극락전(極樂殿)입니다.

극락전은 대웅전(大雄殿)과는 달리 법당 내부에 아미타불(阿彌陀佛)을 모시는 전각을

말하는데, 위에서 내려다 보면 입구()자 형태의 건물이면서 오른 쪽 앞면을

앞으로 튀어나오게 다락처럼 달아내었고, 몸채인 입구()자의 앞면은 극락전,

오른쪽에 돌출된 다락은 옹호각(擁護閣), 몸채 뒷부분은 요사로 사용했던 구조입니다.

 

 

 

전통적인 사찰 건물과는 다른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 극락전은 1905년에

보월(寶月)스님이 건립(建立)하였고, 1967년 성탄(性坦)스님이 중수(重修)하였습니다.

 

 

 

건축 당시 법당의 이름은 관음전(觀音殿)이었지만 주불로 아미타불을 모신 것이

인연이 되어 중수한 이후 본존불에 걸맞은 당호인 極樂殿(극락전)으로 고쳤다고 합니다.

 

 

 

극락전 내부 전경입니다. 일반 사찰의 불전에 비해서 천정이 많이 낮은편이며,

중간에 기둥에 많아서 답답해 보여 잘 만들어진 법당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불단 위에는 본존불로 서방 극락세계에 살면서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아미타불(阿彌陀佛)

중앙에 모셨고, 좌우 협시불로는 지장보살(地藏菩薩)과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모셨으며,

아미타후불탱화, 지장보살도, 현왕도, 신중도 등의 탱화를 함께 봉안 하였습니다.

 

 

 

옆쪽에서 가까이 바라본 삼존불의 모습이 무척이나 자비롭고 인자해 보입니다.

 

 

 

중앙의 본존불 자리에는 원래 보물 제994호인 철조아미타불좌상(鐵造 阿彌陀佛坐像)

모셔져 있었으나 1989410일 보물로 지정 된 후 그해 12월에 도난당했다고 합니다.

비록 도난은 되었지만 이 불상이 고려 후기 이 자리에 절이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보물의 지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문화재청 자료에는 도난 여부가 표시되어 있지 않고,

도난문화재정보 항목에 가서 검색을 해봐야 알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허탕을 치는 어이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국 백련사에는 지정문화재가 한 점도 없는 사찰이 된 셈입니다.

 

 

 

극락전 건물 오른쪽으로 돌출된 부분에는 擁護閣(옹호각)이란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옹호각(擁護閣)은 선방을 겸한 인법당(因法堂)으로 내부에는 지장, 신중탱을 모셨습니다.

 

 

 

극락전 외부 서쪽편에 그려진 벽화는 고구려 장수왕 4년에 고려산을 답사하던 천축조사가

산 정상의 오련지(다섯개의 연못)에 오색연꽃이 피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오색연꽃을 꺾어

공중에 날려 연꽃들이 떨어진 곳마다 가람을 세웠는데 그중 백련이 떨어진 이곳에 백련사를

지었다는 창건설화를 그림으로 표현해 놓은 것입니다.

 

 

 

극락전 왼쪽(서쪽방향)으로 약간 높은 곳 돌계단 위에 밤색의 2층 목조건물 1채가 있습니다.

백련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물로서 종무소와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채인데, 단청없이 밤색

나무로만 지은 사방이 반듯하고 지붕도 일직선에 가까운 건물은 일본 사찰을 연상하게 합니다.

 

 

 

1층은 공양간, 2층은 스님들의 요사로 쓰이지만 전통적 사찰배치에는 다소 어긋나 보입니다.

원래 이 건물은 1982년에는 비구니스님들에게 전통 불교음악인 범패(梵唄)를 가르치는

종립성악원(宗立聖樂院)으로 사용키 위해 비구니 성탄(性坦)스님이 주지 시절에 건립하였으나,

불행스럽게도 비구니학인을 모으지 못해 금방 문을 닫고 공양간과 요사로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앞면 중앙에 돌출된 솟을지붕 형식의 2층에는 그 옛날에 보았던 메주가 매달려 있네요.

 

 

 

요사채 앞 석축에는 샛노란 가을국화인 <산국(山菊)>이 피어 있습니다.

"순수한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산국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노란색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꽃으로는 술을 담그기도 하고 어린잎은 삶아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네요.

 

 

 

석축 옆쪽에서 발견한 처음 보는 꽃입니다. 식물도감을 찾아보니 <참취>라고 나옵니다.

참취도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풀로 우리가 나물로 먹는 '취나물''참취'의 어린 순이라네요.

 

 

 

극락전 돌계단 위에서 우측을 바라보니 멀리 마당 한가운데 범종각(梵鐘閣)이 보입니다.

 

 

 

1986년에 조성된 범종각(梵鐘閣)은 공명을 울리게 하는 깊은 구멍으로 세상을 아우르고

그를 통해 모든 업보와 번뇌를 중생들의 심중에 가득 울리며 다가갈 것입니다.

 

 

 

범종각 4면에 걸린 주련(柱聯)의 한문 내용을 번역한 것을 순서대로 옮겨 봅니다.

 

불자가 종소리를 들을 때에는 마땅히 원하기를 모든 중생이

번뇌를 말끔히 없애 버리고 지옥을 멸하기를 서원할지라.

불자가 누각에 오를 때에는 마땅히 원하기를 모든 중생이

올바른 법누각에 올라가서는 일체를 철저하게 보아지이다.

출가자가 가람에 들어갈 때는 마땅히 원하기를 모든 중생이

가지가지 어기거나 다툼 없는 무괴쟁법 연설하길 바라나이다.

 

 

 

극락전 우측 옆을 돌아 삼성각 오르는 길 돌계단 옆에는 빛바랜 수국이 아름답습니다.

 

 

 

철지난 수국향을 맡으며 돌계단을 올라 백련사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삼성각(三聖閣)

단청이 없는 소박한 목조건물의 전각입니다.

 

 

 

삼성각 내부에는 1888년에 조성했다고 전하는 불화 3점이 있는데, 중앙에 있는 칠성도는

치성광여래를 크게 그리고 주변에 많은 권속들을 좌우대칭에 가깝게 배치했으며, 좌우의

독성도는 큰 나무와 폭포를 배경으로 하는 전형적인 그림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측 독성도 아래에는 별도의 작은 집()을 만들어 석조 독성상을 모셔두었는데,

표면에는 호분을 칠했고 옷도 입혀 놓았으며 높이 25cm 정도의 아주 작은 규모입니다.

 

 

 

삼성각에서 내려다 본 사찰 전경입니다.

 

 

 

샛노란 산국(山菊)이 저녁햇살을 받아 더욱 아름답습니다.

 

 

 

요사채 옥상에서 녹차인지 약초인지를 말리고 있는 노스님이 포착(?)되었습니다.

 

 

 

삼성각에서 내려오는 길 왼쪽에는 둥그런 울타리 안에 의해당(義海堂) 처활대사(處活大師)

사리비(舍利碑)와 부도(浮屠)가 모여 있고 그 앞쪽 아래에는 백련사를 중건한 성탄 비구니스님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의해당(義海堂)은 서산대사(西山大師)6대손에 해당하는 선맥(禪脈)을 이은 고승으로

의해당(義海堂) 부도(浮屠)는 사각의 고임돌 위에 사각돌을 좌우만 약간 둥글게 다듬은

몸돌이 올려져 있고 지붕돌에 원형의 보주가 올려져 있으며, 그 옆에는 견화당 부도가 있어

고려 후기에 철조아미타불좌상으로 드러난 연혁의 끈이 조선 후기로 내려와 부도와 탑비로

이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도군(浮屠群) 옆의 얕은 야산에는 연보라색 예쁜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꽃향유>라는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야생화입니다.

 

 

 

꽃향유(香?)는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서 꿀이 많아 벌들이 모여드는 꽃입니다.

 

 

 

가을국화의 일종인 <까실쑥부쟁이>도 함초롬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개미취'와 비슷하게

생겨서 혼동하기 쉬운데 잎의 모양과 꽃의 크기로 보아 <까실쑥부쟁이>가 틀림없어 보입니다.

 

 

 

백련사를 애워싸고 있는 숲속에는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고목들이 많습니다.

나무 아래에 월동준비를 위해 겨울땔감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백련사 뒷산 숲속에도 어김없이 가을은 붉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언덕길 아래로 올라올 때 보았던 휴게공간이 있습니다.

주차장 옆 아늑한 숲속에 자리 잡은 특이한 모습의 건축형태인 카페같은 곳으로 보입니다.

 

 

 

건물 앞마당에 서니 샛노란 산국화의 그윽한 향과 함께 잔잔한 불교명상음악이 흐릅니다.

이 건물은 법당으로 오르는 언덕길 아래쪽에 느티나무들이 서 있고, 그 나무의 그늘 안쪽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차향(茶香)따라'라는 이름의 전통찻집입니다.

 

 

 

고려산에 있는 사찰 중에서 '적석사'에 분위기있는 전통찻집 <염화미소>가 있다면,

백련사에는 이름도 멋진 <茶香따라>가 있습니다. 최근에 지은 건물이지만 지붕의 모습을

삼층석탑 형태처럼 이색적으로 만들어놓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집과 불상, 특별한 유물이나 유적을 둘러보는 것으로 사찰 구경에

가름해 버리다 보니 어느 절을 찾더라도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하고 돌아서기 마련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으며, 그 곳에서 풍겨나는 향기를 맡는 것이

절 구경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백련사에서 그러기에 적합한 곳이 있다면 전통찻집인

바로 이곳 <茶香따라>일 듯싶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마감준비를 하고있어 차를 마시지는 못하고

아쉽지만 주인장의 허락을 받고 내부 사진을 몇장 찍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찻집 옆으로는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들도 저녁햇살을 받으며 살랑거립니다.

 

 

 

백련사 절집을 뒤로하고 고려산에서 내려와 강화 읍내로 돌아 오는 길,

멀리 소나무숲 앞으로 억새들이 불어오는 가을바람결을 따라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산사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고, 강화 읍내가 가까워지면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붉은 저녁노을이 역광을 받은 억새와 함께 인사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바람마져 고요하게 흐르는 절집, 고려산 백련사...

오래묵은 잘 생긴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백련사...

수백년 세월과 함께 늙어온 고목의 자태가 풀어내는 무거운 침묵...

 

절집 마당에는 일반 사찰에서 흔히 볼 수있는 석불이나 석탑, 석등, 복전함 같이

탐방객들의 시선을 흐트리게 만드는 것들은 어디에도 세워져 있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단정(端整)하며, 아담(雅淡)하고, 정갈(tidy)하며, 소소(昭昭)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깊은 침묵이 있고, 고요하지만 새소리, 풀벌레 소리가 귓전에 내려앉으니

벌과 나비와 꽃들의 대화까지 합쳐지면 묵언속에 들려오는 자연의 하모니가 이루어 지는 곳,

백련사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한편의 깔끔한 수필을 읽는 듯한 맑은 느낌이었습니다.

 

 

오늘의 백팔배 사찰탐방, 지금까지 고려산 백련사에서 <다빈치>였습니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