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비비안 마이어전과, 천안 시립미술관에서 천안제로프로젝트 올해의 청년작가를 관람하였습니다.
1. 비비안 마이어
10월 초부터 가고 싶었던 전시회였는데, 시간이 도저히 안 나서 전시회 마지막 날에야 다녀올 수 있었다. 사진 촬영이 불가능한 전시회였기에, 감명깊었던 작품을 이렇게 엽서와 글로만 남길 수 있음이 유일한게 아쉬운 점이었던 전시회였다.
사진에서 우리는 세 일행이 집중해서 보고 있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내용을 보고 있는지는 반대편 면이기에 알 수 없다. 이 점이 가장 특이하고 마음에 들었는데, 우리는 사진을 볼 때, 카메라의 구도 안에서 평면으로만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우리의 세상은 왜곡되기도 하고 궁금증을 만들기도 한다는 점을 상기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비비안 마이어는 과연 사진으로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무엇이 그녀가 사진을 14만장이나 찍어 모으게 했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나, 그녀가 사진으로서 얻고자 하였던 것은 유명세와 재산이 아니었음은 분명해 보였다. 이전에 앙리 까르티에 브리송 사진전에 갔을 때, 그에게 사진을 찍는 욕구는 육체적인 만족이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가끔 친구들과 기분전환 겸 자전거를 타고 나가곤 했는데, 마음에 드는 빛과 사물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보이면 멈추어 서서 사진을 찍느라 일행과 멀어지는 일이 종종 생기곤 했다. 이 사진으로 관심을 얻고 싶다는 마음도 없었고, 사실 누군가에게 보여줄 어떤 생각까지도 하지 않고 우선 그 빛들을 남기고 있던 내 생각이 나서, 묘하게 공감되던 전시회였다.
2. 천안제로프로젝트: 올해의 청년작가
지금까지 거장들의 전시회를 다니며 그 배치와 분위기에 압도되었다면, 이번 전시는 이제 막 개발중인 자동차를 보는 듯한 묘한 새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작품 중, 김은혜 작가의 in between과 standing eye가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작가가 의도한 것 중 하나인 '예술을 바라보는 다양한 방식'이라는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받은 순간이었기에 이렇게 사진으로 남기게 되었다. 눈 모양의 프린트가 새장에 갇힌 것처럼, 우리 역시 '예술'을 너무 고전적인 시각에 갇혀 바라본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