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03. 11. 12
[호텔 라운지] 먹었어 vs 안먹었어 '미니바 실랑이'
★…몇 년 전, 국내 모 호텔 프런트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호텔 직원과 체크아웃하던 투숙객이 '돈 내라 vs 못낸다' 말다툼을 했다.
그런데 투숙객이 좀 특별한 사람이었다. 스포츠스타 A씨의 보호자였다. 왜 그랬을까.
미니바가 문제였다. 이 스타가 묵었던 객실의 미니바가 싹 비워진 것. 호텔에선 당연히 요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A씨의 보호자는 '난 하나도 안먹었다'고 주장했다. 미니바는 텅 비었는데, 분명 누군가는 먹었을텐데…. 호텔 측에선 결국 '방문객들이 먹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객관리' 차원에서 그냥 넘어갔다.
호텔에선 이런 일이 가끔 일어난다. 미니바 비치품이 공짜라고 생각한 데서 비롯된 해프닝이다. 패키지로 관광 온 동남아인들이 단골(?)이다. 충격도 가장 크다. 한 달 월급이 통째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미니바 비치품은 호텔마다 비슷하다. 음료수, 물, 칫솔, 일회용 카메라, 육포, 감자칩, 초콜릿 등이다. 와인, 꼬냑 등 양주가 가장 비싼 품목. 그래도 한 병에 10만원을 넘지 않는 소형이다. 전체 금액도 대개 40만원 안팎이다.
투숙객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청구서를 보자마자 대부분 하얗게 질린다. 로비에 주저앉아 엉엉 울기도 한다. 호텔 측에서도 참 난감하다. 끝까지 받아내자니 너무 매정한 것 같고, 그렇다고 매번 봐줄 수도 없다. 그저 '미니바 해프닝'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수 밖에. < 임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