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멋 옛날, 지구에 살고 있는 동물의 대부분이 원숭이이고 인간의 수는 아주 적었을 때의 일입니다.
브라질의 어느 마을에 세상에서 가장 큰 바나나 동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바나나 동산의 주인은 인간인 어느 할머니였습니다.
날씨가 늘 더운 마을로 따뜻한 비가 올 때마다 바나나나무에는 커다란 보라색 꽃이 피었습니다. 꽃이 지고나면 바나나 동산은 송이송이 열매가 잔뜩 달린 바나나나무로 가득했습니다. 달고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서둘러서 바나나를 따지 않으면 모두 썩어 버리겠어."
어느 날 아침에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전부 따서 햇볕에 말려 건조 바나나를 만들어야겠어. 사흘만 지나면 또 바나나가 열릴테니까."
커다란 바구니를 한 아름 들고 할머니는 바나나 동산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바나나 나무의 키가 너무 자라서 키가 작은 할머니의 손에는 닿지 않았습니다.
"큰 원숭이야. 이리 좀 오렴."
할머니는 숲에 살고 있는 큰 원숭이를 불렀습니다.
"서둘러서 바나나를 전부 따 다오."
할머니의 부탁을 받은 큰 원숭이는 좋다고 쾌히 승낙하고는 휙 하고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여기저기 숲에서 원숭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중간 원숭이, 작은 원숭이, 꼬기 긴 원숭이, 우는 원숭이, 희 원숭이, 회색 원숭이...원숭이들은 쭈르르 나무를 타고 올라가더니 순식간에 바나나를 따서 모두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할머니가 시원한 집 안에서 커피를 타 마시고, 원숭이들이 어떻게 하고 있나 보러 왔을 때는 세상에! 바나나 동산에 남아 있는 것은 단 한 바구니의 바나나뿐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너무 익어서 썩어 가는 바나나뿐이었습니다. 달고 맛있는 바나나가 들어 있는 바구니는 원숭이들이 전부 다 가지고 가버린 것입니다.
원숭이들은 숲 속으로 돌아가 배가 부르도록 바나나를 먹었습니다.
"아이고, 맛있구나. 매일 바나나를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바나나 동산은 할머니의 것이었습니다. 마음대로 들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또 거들어 달라고 해야 갈 수 있는데....."
하지만 할머니는 다시는 큰 원숭이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할머니는 지독하게 화가 나 있었던 것입니다.
"원숭이 녀석들, 내 바나나를 도둑질하다니. 내가 반드시 본때를 보여 줄테니 두고 봐라."
숫자가 적기는 해도 인간은 원숭이보다 훨씬 머리가 좋았습니다.
할머니는 궁리 끝에 초로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모자를 쓰고 등에 바구니를 둘러멘 바나나 인형이었습니다.
바구니 안에는 진짜 바나나를 산더미처럼 쌓았습니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 금빛 바나나였습니다.
큰 원숭이는 금방 바나나 냄새를 맡고서 숲에서 뛰어나왔습니다.
"부탁이니까 바나나 한 묶음만 주세요."
큰 원숭이는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바나나 장사꾼 인형은 대답도 하지 않고 묵묵히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부탁이야. 바나나 한 묶음만 줘. 안 된다면 한 개라도 괜찮아."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기도 하고 무릎을 꿇끼도 하며 큰 원숭이는 몇 번이나 부탁했습니다. 그래도 바나나 장사꾼은 모르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부탁을 해도 아무 대꾸가 없다니 너무 하잖아. 이 구두쇠 같이니라구!"
화가 난 큰 원숭이는 '팍' 하고 장사꾼 인형을 때렸습니다.
그 때 뜨거운 태양열을 받고 있던 인형이 녹아 큰 원숭이를 덮쳐 버렸습니다.
"야! 그만 해. 무슨 짓이야."
놀란 원숭이는 바나나 인형 속에서 허우적거렸습니다. 하지만 버둥대면 댈수록 초가 들러 붙었습니다.
"살려 줘, 살려 줘!"
인형 속에 갇힌 큰 원숭이는 울면서 외쳤습니다.
"내 바나나를 훔친 벌이야. 넌 혼이 나야 돼!"
큰 원숭이 울음소리를 듣고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살려 줘, 살려 줘!"
큰 원숭이는 괴로워하며 태양을 향해 외쳤습니다. 원숭이의 하나님은 태양이었던 것입니다.
"놔 두세요. 큰 원숭이는 나쁜 짓을 했어요. 혼이 나도 당연해요."
할머니도 태양에게 말했습니다. 먼 옛날에는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태양이 또한 인간의 신이었던 것입니다.
"큰 원숭이는 이제 혼이 났으니 벌은 그만 주도록 하세요."
태양은 온화하게 할머니에게 말했습니다.
"벌을 그만 주면 저 녀석은 또 내 바나나를 훔칠 거에요. 그러면 어쩌실 거지요?'
할머니가 태양에게 신경질적으로 말했습니다.
"할머니,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풍요로운 빛을 뿌리면서 태양이 느긋하게 물었습니다.
뜻밖의 질문에 할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잠시 후 대답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돼지 통구이에 약초가 든 수프, 튀긴 생선이에요. 군불에 구 운 옥수수 빵은 아침 식사이고, 간식으로는 꿀을 바른 경단을 먹죠."
"바나나는 어떻지요?"
"그런 것은 하루 한 개쯤 먹으면 되지요. 먹어 봤자 배도 안 부르고요."
좋아하는 음식을 생각하다가 할머니는 그만 본색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원숭이를 용서해줘요. 원숭이는 이 세상에서 바나나를 제일 좋아하지 않나요?
아기 원숭이는 바나나가 없으면 살 수 없어요."
"태양님의 말씀이 맞는지도 몰라요."
할머니는 초로 만든 인형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큰 원숭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알겠어요. 우리 바나나 농장에서 열리는 바나나를 원숭이들이 먹어도 좋아요. 나는 하루에 한 개면 되니까 나머지는 원숭이들에게 주지요, 뭐. 그러면 썩지 않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도 없고 땀을 뻘뻘 흘리며 건조 바나나를 만들지 않아도 되니까요. 원숭이에게 도움 청할 필요도 없어져서 도둑질 당하지도 않게 되겠죠."
이렇게 좋은 생각이 또 있을까? 할머니는 너무나 기뻐서 손뼉을 치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넓은 바나나 동산은 원숭이들로 가득 찼습니다. 모든 종류의 원숭이가 모여서는 '끼이끼이----히리히리---'하고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바나나를 먹었습니다.
먹고 나서는 나무를 깨끗이 손질해 주었기 때문에 바나나가 매일같이 새로 열려서 원숭이들은 배가 부르도록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바나나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시끄러워 못 살겠군."
원숭이들의 소리에 할머니는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온종일 원숭이만 쳐다보고 원숭이 소리만 듣고 있자니까 나도 원숭이가 되어 버릴 것 같군. 아휴, 지겨워."
할머니는 이웃 마을로 이사를 가서 가지와 양배추를 재배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원숭이들은 바나나 동산으로 들어와 그 곳을 차지하고 매일같이 배부르게 바나나를 먹게 되었습니다.
브라질의 아이들은 지금도 바나나를 먹을 때 큰 소리로 말한다고 합니다.
"원숭이는 바나나를 제일 좋아해! 바나나는 원숭이의 것이야!"
첫댓글 아, 그래서 원숭이가 바나나를 좋아하게 됫구나..바나나 도둑질만 안햇더라면 바나나를 좋아하지 않았을 텐데..
원숭이가 바나나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알겟는데 좀 이상하네요
민철아 다른나라 전래동화라고 하지 않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