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 집회 27,30-28,7. 제2독서 : 로마 14,7-9. 복음 : 마태 18,21-35.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중이라 그런지 며칠 전 이발을 하러 갔더니 손님이 저밖에 없었습니다. 본당에 부임할 때부터 계속 염색도 했었는데 이번부터는 중단했습니다. 눈도 아프고 두피의 통증이 심해져서 그냥 지내기로 했는데요. 아직은 저도 그렇고 본당 교우들도 어색한 것 같네요. 그런데 반년을 넘긴 코로나19의 상황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심란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왕 구입해야 할 물품들이 있다면 교회 기관에서 취급하는 선물들을 준비해보세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대전 가톨릭우리농 매장 추석 특선 판매, 느루 수제 쿠키, 죽동 성당 홍삼액을 구입하실 분들은 해당 사무실로 연락해보세요.
한편 성당에서는 성전기금 마련을 위해 “영광 모시떡”, “서천 김”, “성황석두루카외방선교회 사과”, “크라운제과 선물세트”를 판매합니다. 이 물품들은 사무실로 신청하시면 다음 주일 미사에 오실 때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공지해드리는 것처럼 미사에 못 오시는 분들은 가족들과 함께 주일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한 바를 나누면서 하느님 안에서 쉼의 시간을 가지세요.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는 의미가 무엇을 뜻하는지 되새기면서 말이죠. 그럼 오늘 복음을 함께 들여다봅시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용서에는 한계가 없다고 가르치시면서 ‘용서’라는 말 대신 ‘자비’로 바꾸어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단 한 번 용서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만 탈렌트와 백 데나리온은 육십만배의 차이가 납니다.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을 매기는 화폐의 단위이고 한 탈렌트는 육천 데나리온입니다. 그러니 일당을 십만 원으로 계산하면 천만 원과 6조원의 가치인 셈입니다. 6조원은 우리나라 전 국민에게 하루 품삯으로 십만 원씩을 지급해도 남는 돈입니다. 그런데 주인에게 그렇게 엄청난 돈을 탕감 받은 종은 동료에게 천만 원을 갚을 때까지 감옥에 처넣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임금이 그 종을 똑같이 감옥에 넣게 됩니다. 이 종의 모습이 제 눈에는 어쩐지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자연으로부터 공짜로 수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 고마움을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들.
이들은 지금 당장 먹고 살 일을 걱정하느라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는 줄도 모릅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 때문에 다음 세대의 안정된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말이죠. 용서와 자비의 삶은 내가 먼저 하느님께 무한한 사랑과 용서를 받고 있음을 깨달을 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금 내 삶의 방식이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자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이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종말을 생각하고 적개심을 버려라. 파멸과 죽음을 생각하고 계명에 충실하여라.”는 제1독서의 말씀은 사람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회복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엄중한 명령입니다.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