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도 이젠 차로 갈 수 있다. 3월 19일 임자대교 개통
전국 최장의 대광해수욕장 및 전장포 새우젓 유명
갯벌모실길 4개 코스 56.4km
We can now enter The Imja-Island by car. Imja-Bridge opened on March 19th. The Island is famous for Daegwang Beach and Jeonjangpo Salted Shrimp. Four trekking courses.
지난 3월 19일, 전남 신안군 지도읍과 임자도를 잇는 임자대교가 개통됐다. 임자대교는 연장 4.99km에 이른다. 신안의 12번째 연륙연도교이자 2019.4월에 개통된 천사대교 10.8km에 이어 두 번째로 긴 다리이다. 전엔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임자면 진리선착장까지 여객선으로 30분 이상 소요됐으나 이제는 임자대교 개통으로 3분이면 임자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사진출처-신안군청
섬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올 봄 임자도는 어떨까? 임자도는 해안곡선과 주변 섬조망이 아름답고, 갯벌, 염전, 새우저장토굴 등 볼거리도 많다. ‘모실길’이라고 부르는 해안둘레길도 좋고, 등산코스도 괜찮다. 시간여유가 있어 가까운 주변 섬인 ‘증도’까지 돌아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임자도에서는 대광해수욕장, 조선 문인화의 대가 조희룡 유적지, 용난굴, 전장포항 및 새우젓토굴 등이 특히 유명하다.
임자도는 트레킹 및 등산코스도 잘 정비되어 있다. 임자도 갯벌모실길은 4개 코스 총 56.4km에 이른다. 또, 등산코스로는 불갑산, 삼각산, 대둔산 코스 등이 대표적이다. 시간여유가 많지않은 여행객들에게는 갯벌모실길 1-2코스 만이라도 걸어보길 권하고싶다.
갯벌모실길 제1코스의 하일라이트는 전장포 마을이다. 전장포는 임자도 북쪽 도찬리에 속한 맨끝동네 어촌 마을로 우리나라 새우젓의 대명사이다. 전국 새우젓 어획고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전장포항에 가려면 진리선착장에서 우측 해안길을 따라가야 한다. 그 길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염전이다. 서울염전 등 염전 여러개가 보이고 천일염을 만들기 위해 대파질하고 있는 주민의 모습도 보인다.
포장한 소금을 육지로 반출하기 위해 트럭에 싣는 장면도 지나칠 수 없다. 모두가 임자도 주민들의 삶의 현장이다.
새우는 모래가 많은 곳에 서식하고 알을 낳는 데 임자도 부근에는 바닷 속에 모래가 많아 자연히 새우가 많이 서식한다고 한다.
도찬리 솔개산 기슭에는 1970년 주민들이 새우젓을 저장하고 숙성시키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4개의 토굴이 남아 있다. 현재 남아있는 토굴은 길이 100m, 너비2.4m 및 너비3.5m 규모이며, 말굽모양이다.
전장포항에는 곽재구 시인의 대표시 중 하나인 '전장포 아리랑' 시비도 세워져 있다.
아리랑 전장포 앞바다에
웬 눈물방울 이리 많은지
각이도 송이도 지나 안마도 가면서
반짝이는 반짝이는 우리나라 눈물 보았네
보았네 보았네 우리나라 사랑 보았네
재원도 부남도 지나 낙월도 흐르면서
한 오천 년 떠밀려 이 바다에 쫓기운
자그맣고 슬픈 우리나라 사랑들 보았네
꼬막 껍질 속 누운 초록 하늘
못나고 뒤엉긴 보리밭길 보았네
보았네 보았네 멸치 덤장 산마이 그물 너머
바람만 불어도 징징 울음 나고
손가락만 스쳐도 울음이 배어 나올
서러운 우리나라 앉은뱅이 섬들 보았네
아리랑 전장포 앞 바다에
웬 설움 이리 많은지
아리랑 아리랑 나리꽃 꺾어 섬 그늘에 띄우면서.
모실길 제 2코스는 목섬-하우리-대광해수욕장 구간으로 15.5km, 5시간 30분 소요. 이 구간은 재원도, 대태이도, 육타리도 등 크고작은 섬들을 바라보면서 걷는 아름다운 해안길이다. 중간에 위치한 낙조정 정자에 이르면 하우리항 앞 두리대섬, 대섬, 옥섬 등이 그림같이 내려다 보인다.
하우리항에는 어선 여러척이 어구들을 어수선하게 늘어놓은채 피곤한 듯 쉬고 있다.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다.
하우리에서 1.1km 완만한 고갯길을 넘으면 대광해수욕장이다. 고갯마루에 벙산 오르는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벙산은 높이 138.9m의 나즈막한 산이다.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불과 800m. 그러나 정상에 서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12km의 대광해수욕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활시위 모양의 곡선해안이 참으로 장관이다.
또, 우측 불갑산 가는 방향으로는 광산리 마을이 한 폭의 그림같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하산은 대광해수욕장 쪽으로 내려오는 게 좋다.
날머리 역시 등산로 입구 표시와 함께 대둔산 전체 등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들머리에서 날머리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1시간 반 정도. 시간여유가 없어 불갑산-삼각산-대둔산 전체코스 등산이 어려울 경우 벙산 만이라도 꼭 오르기를 권하고싶다. 산책하듯 가볍게 올라볼 만한 코스이다.
날머리에서 조금 만 가면 대광해변이다. 대광해수욕장은 임자도의 특징인 곱고도 단단한 백사장 덕분에 승마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12km에 달하는 백사장은 물이 빠지면 그 폭이 350m나 되어 더욱 광활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은 사질이 단단해 자전거로 달리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어머어마한 길이와 장쾌한 풍경은 달리는 동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백사장 옆에는 해송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해수욕과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해변이 전국에서 가장 길고 넓으며 경사가 완만하고 수온이 따뜻하다. 특히 백사장은 항공기용 유리를 만드는 데 쓰일 만큼 질이 좋은 규사 모래밭이다. 대광해수욕장에서는 몽골텐트도 빌릴 수 있고(1일 3만원), 해변승마 체험도 가능하다(070-8285-2450).
백사장 뒤편 모래언덕에는 해당화가 많이 피고 곰솔이 울창하다. 1990년 국민관광지가 되었다. 근해에는 어종이 다양하여 무인도인 고깔섬·유다리도 등에는 낚시꾼이 몰린다. 대광해변 옆 튤립공원에서 매년 봄(4월) 열리는 튤립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무려 300만송이 각양각색의 튤립대향연이 펼쳐진다. 코로나 여파로 튤립축제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