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을 지켜라!
하나뿐인 아름다운 지구별을 지키기 위해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싸우지 않으며, 지구환경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드디어 오늘이다. 오늘만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던가. 자 이제 출정이다. 우리는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얼마 후면 저 아름다운 푸른 지구가 우리 것이 되겠지? 하하하
난 스무살, 이름은 꾸꾸, 싸이언별에 산다. 우리 별에서 우주선을 타면 5시간 만에 지구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지구와 가까운 별이다. 우리 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이 발달한 별이다. 유능한 과학자들이 좋은 발명품들을 많이 만들어내서 하늘을 나는 슈트를 입고 학교를 다니며, 필요한 모든 것은 공장에서 다 만들어낸다. 우리가 먹는 물, 그리고 숨쉬는 공기까지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이 사실 하나의 공장이라 할 수 있다. 공기가 달아나지 않도록 지붕에 갇힌 공간이기 때문이다. 태양은 투명한 지붕을 통해 볼 수 있을 뿐이다. 밖으로 나가 태양을 직접 보고 싶지만, 우주복 없이 밖으로 나갔다간 1분도 못 버티고 바로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이런 나에게 10년 전 그날은 정말 충격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빠의 휴가를 이용해 가족 여행을 떠났다. 원래는 토성의 예쁜 고리를 구경하고 시원한 해왕성에서 눈썰매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우주선이 고장 나는 바람에 잠시 이상한 별에 착륙했던 적이 있었다. 우주선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녹색 푸른 숲과 상쾌한 공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나무 위에서 무언가를 갉아 먹고 있는 앞니가 툭 튀어나온 주먹만한 갈색 생명체, 하얀 털과 붉은 눈을 가지고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귀가 긴 생명체, 각기 다른 특징의 여러 생명체들이 뛰어 노는 푸른 숲이었다. 물론 우리와 비슷하게 생긴 두발로 걸으며 옷을 입고 다니고 서로에게 무언가 말을 하며 집을 짓고 모여 사는 생명체도 있었다. 우리의 말과 비슷하여 조금은 그들이 말하는 것을 알아 들을 수 있었는데,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으러 간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이 몰래 따라갔다가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끝이 보이지도 않는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저건 다 물이겠지? 우리 별에서는 물이란 과자처럼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엄청 비싼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런 물이 이렇게나 많다고? 깜짝 놀랬다. 그리고 부러웠다. 나도 이 별에서 살 수 있다면…… 엄마, 아빠의 눈도 나처럼 똥그래져 있었다. 우리는 곧 우주선을 고쳐서 우리 별로 돌아갔다. 국회의원인 아빠는 우리 별로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대통령에게 뛰어 갔다. 멀지 않은 곳에 지구라는 엄청난 별이 있다고, 우리의 과학 기술이면 충분히 지구인들을 무찌르고 지구를 차지하자고. 대통령은 처음엔 믿을 수 없다고 하였으나 언제까지 이런 답답한 공간에서 살 수 없으니 한 번 믿고 시도해 보기로 했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병사들을 태워줄 우주선, 필요한 무기 등을 준비하고 지지 않기 위해 수많은 훈련을 했고 드디어 오늘 출정하는 날이 된 것이다. 우리의 1년은 지구에서 10년과 같다고 했으니 지구는 100년쯤 지나 있겠지? 그 때 봤었던 나무는 얼마나 더 키가 컸을까? 들판을 뛰노는 동물들도 하늘을 나는 새들도 더 많겠지? 바다 속 물고기들도 더 많아졌을 거야. 야호~ 신난다, 빨리 가고 싶다.
점점 지구에 가까워져 간다. 푸른 별 지구를 보기 위해 우주선 창문 밖을 바라 보았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예전에 보았던 푸른 색이 아니었다. 약간 누렇다고 할까? 회색 빛이 도는 것 같기도 하고, 군데 군데 연기가 피어 오르는 곳도 보였다. 무슨 일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지구에 착륙했다. 우리가 착륙한 곳은 이스라엘 가자 지구였다. 우리는 일단 무기를 숨기고 지구인의 모습으로 변장한 후 먼저 지구를 정찰하기로 했다.
우주선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이상한 악취에 인상이 찌뿌려졌다. 이게 무슨 냄새지 하는 순간 바로 머리 위로 큰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갔다. 옆을 둘러보니 총을 들고 사람들이 서로를 쏘고 있었다. 총에 맞은 사람들은 새빨간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여기 저기서 꽝 하고 폭탄이 터지는 소리, 사람들이 죽어가며 고통스러워하는 소리에 귀가 멍멍해졌다. 우리 말고 다른 외계인들이 먼저 지구에 들어와서 싸우고 있는 것일까? 일단 여기는 너무 위험하니 다른 곳으로 이동 하기로 하고 우리는 다시 우주선에 타서 다른 곳으로 갔다.
과거에 처음 도착했던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브라질 아마존이었다. 이곳은 예전 그대로겠지 예상하고 우주선에서 내렸다. 아니, 이게 뭐지? 예전에 있었던 수풀은 온 데 간 데 없고, 높은 빌딩들이 있었다. 그 건물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들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이건 우리 별이랑 똑같은데? 공장들이잖아!, 왜 이렇게 변한 거지? 커다란 물고기들이 우아하게 헤엄치던 바다는 그대로일까. 푸른색 물이 가득했던 바다에 도착해서는 더 많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고 주변은 썩는 냄새와 엉켜있는 파리와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플라스틱 물통들, 검은 비닐 봉투들, 어떤 물고기의 입에는 기다란 빨대가 박혀있었다. 처참한 모습에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옆에 있던 동료들이 말했다. 야 여긴 우리 별보다 더 안 좋다. 그냥 우리 별로 돌아가자, 이런 별은 갖고 싶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우리는 우주선을 타고 우리 별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녹아 둥둥 떠다니는 얼음 덩어리에서 위태롭게 떠있는 북극곰도 보고, 무너진 원자력 발전소에서 무언가 뿜어져 나오는 것도 보았다.
나는 우리 별에 돌아와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 아름답던 좋았던 지구가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거지? 너무 안타깝고 슬퍼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꿈에서도 끔찍했던 지구의 모습이 나타났다. 나는 결심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다시 지구로 가봐야겠어, 내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을까? 나는 지구로 돌아가 지구의 대통령을 만났다. 그리고 내가 처음에 지구에 왔을 때 그리고 최근에 지구에 왔을 때 변한 것을 얘기하고 그 이유를 물었다. 대통령은 지구인들이 욕심이 많다고 얘기했다, 더 편하게,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이 지구를 망친 것 이라고. 이대로 가다간 지구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거라고 걱정했다. 나는 지구의 대통령에게 지구를 다시 예전처럼 살기 좋은 별로 만드는 조건으로 우리 별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지구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은 흔쾌히 허락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나는 제일 먼저 우리의 과학기술을 이용해 오염된 지구를 먼저 청소하기로 했다. 거대한 공기 청정기를 가지고 와서 지구 여러 곳에 설치한 뒤 깨끗한 공기로 바꾸고, 해양쓰레기를 삼켜 깨끗한 물로 바꾸는 로봇 물고기를 가져와 바다에 살게 했다. 자연적으로 쉽게 분해되는 새로운 플라스틱 물질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태양에너지 같은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들, 안전한 원소들을 이용한 핵 발전 방법을 알려주었다. 지구 곳곳을 다니며 지구처럼 아름다운 별은 이 우주에 없으니 지구를 지키자고 설득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지구인들은 모두 하나이니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싸우지 않도록 했다. 그래도 혹시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으면 나의 초능력을 이용해 싸우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도록 했다.
지금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와 함께 모든 가족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지구로 이사와 살고 있다. 대한민국 광주광역시라는 살기 좋은 곳에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구로 돌아오니 다시 어린이가 되어버렸네? 하하, 그래도 좋다. 아름다운 지구 곳곳을 여행하며 앞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