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 Q&A
Q1. 한낮 뜨거운 햇빛 아래서 등산을 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굴과 목, 팔이 타는 것에 유달리 신경 쓰는 여성들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야 강렬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지요. / 김선미 도봉구 방학동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수가 높은 선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더운 날씨 속에서 흐르는 땀으로 계속 묻어나는 선크림보다는 햇빛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옅은 색의 긴 소매 옷이나, 귀와 목 부위까지 덮어 주는 반다나bandana와 챙 넓은 모자의 불편함이 오히려 견디기 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 눈은 광선에 상처받기 쉽습니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각막은 우리가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화상을 입게 되므로 선글라스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합니다. 선크림을 바를 만한 날씨라면 선글라스도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자외선은 구름층도 통과할 수 있으므로 구름 낀 날에도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크림이 효력을 나타내기 시작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햇볕으로 나가기 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등산 중에는 자외선 A(UVA)와 자외선 B(UVB)를 차단하는 선크림을 사용해야 합니다. UVA는 피부암 때문에 우선적으로 피해야 할 광선이고, UVB는 화상을 유발하는 주요인입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차단지수(SPF : Sun Protection Factor)가 숫자로 표시돼 있습니다. SPF는 UVB로부터 피부를 얼마나 잘 지켜주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즉 햇볕에 타서 피부가 검게 되거나 빨갛게 되는 시간을 얼마까지 막아 주느냐의 값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햇볕 아래서 10분이면 빨갛게 되는 사람이 SPF 30 제품을 바르면 타기 시작하는 최초의 시간의 30배, 즉 10분×30=300분 동안 타지 않게 해준다는 의미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SPF 30 정도, 등산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SPF 50 정도의 제품이 좋습니다. UVA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화아연, 이산화티탄, 아보벤존이 포함된 선크림을 사용해야 합니다. 단, 차단제의 지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화학제품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등반이 끝난 뒤에는 클렌징크림Cleansing Cream을 이용해 꼼꼼하게 씻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산행 중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시간이 지나면 선크림은 땀에 지워지므로 자주 발라 주어야 합니다. 선크림은 턱, 코밑, 귀, 목, 팔(반소매 티셔츠를 입었을 경우) 등 모든 노출 부위에 발라 주어야 하며 입술도 타서 벗겨지거나 물집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최근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피부암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등반 중에는 피부 보호에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Q2. 산행기록을 정리할 때 얼마의 거리를 운행했는지 궁금합니다. 지도를 가지고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과 어떤 측정도구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 신종수 경북 성주군 성주읍
디바이더divider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등산로의 곡선을 부분적으로 잘라 직선으로 보고 그 거리를 합산해 거리를 구하는 방법으로, 양 지점 간의 곡선상태를 직선거리로 재서 약 1.3배로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대략적인 거리를 구하는 방법일 뿐, 정확한 거리측정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밖에 산행 중 자기의 보폭 수에 의한 실제거리를 측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산길은 경사를 오르내리고 굴곡이 많기 때문에 지도상에서 정확한 실제거리를 계산해 내기 어렵습니다. 자기의 보폭을 알고 있으면 실제 거리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해 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평균 걸음 폭을 정할 때는 평지, 완경사, 급경사, 내리막 등으로 구분해 일정한 거리(100m 정도의 거리)를 몇 차례 걸어본 후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100m 거리를 154보에 걸었을 경우 보폭은 100m÷154=0.65m, 즉 65cm가 됩니다. 보폭에 의한 거리측정은 짧은 거리일 경우 계산이 가능하지만 장거리 산행일 경우는 불가능합니다. 이런 경우는 산행 시 만보계(萬步計)를 사용해 보폭수를 센 다음 자신의 보폭을 곱하면 산행구간의 실제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보행시간에 의한 실제거리 계산법도 있습니다. 이 방법 역시 평소 자신의 1시간당 보행거리를 평지, 완경사, 급경사, 내리막 등으로 구분 측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도를 가지고 산행계획을 수립하는 데 자주 이용되는 방법이며, 성인 남자의 경우 평지 4~5km를 걷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정도입니다.
이밖에도 고도차에 의한 소요거리 계산방법도 있습니다. 보통 경사도에 곧바로 올라간 등산로를 걷는 데는 1시간당 표고 약 300m를 오를 수 있습니다.
도상거리 측정도구로는 맵미터Mapmeter와 커비미터Curvimeter가 있으며, 최근에는 보행수, 보행거리, 보행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 만보계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맵미터는 작은 기어를 회전시켜 거리를 재는 기구로 눈금이 100cm까지 있어 지도상의 1m까지 측정할 수 있고, 커비미터는 좀더 정밀하게 만들어져 한쪽은 100cm 눈금, 그 뒤쪽은 5만분의 1로 바로 환산될 수 있는 눈금이 50cm까지 500m 단위로 기입되어 있습니다. 이 측정도구는 눈금판 아래 붙은 작은 톱니바퀴를 지도상의 길 위에 똑바로 세워서 대고 알고자 하는 등산로를 따라 굴려나가면 계기판에 나타난 눈금을 보고 도상거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Q3.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1년 정도 암벽등반을 해온 새내기 바위꾼입니다. 그동안 근교 산의 리지와 비교적 쉬운 길을 등반해 왔습니다. 좀더 어려운 바윗길 등반을 해보고 싶습니다. 안전을 위해 확보물은 어느 때 설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요. / 박순구 서울 마포구 동교동
대개 선등을 처음해 보는 사람일수록 확보물 설치가 쉬운 지점은 그냥 지나쳐버리고 어려운 고빗사위에 이르러서야 허둥대며 확보물을 설치하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확보물은 어려운 부분에 이르기 전에 여유를 가지고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확보물 설치 없이 더 오르면 불안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출발 초기에 튼튼한 확보물을 설치하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첫 피치는 5.13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첫 피치 등반에서 확보물 설치의 중요성을 역설한 말입니다. 첫 피치에서 확보물 없이 추락할 경우 땅바닥 또는 확보자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겨난 것입니다.
확보물 설치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쉬운 루트에서 연습하는 것입니다. 볼더 규모의 높이가 낮은 연습바위에서 톱로핑으로 등반을 하면서 확보물 설치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능숙한 선등자가 어떤 방법으로 설치하는지 자세히 관찰해 보십시오. 또한 첫 선등이라면 경험 있는 코스를 경험 많은 등반자와 함께 등반하면서 조언을 듣는 방법이 좋습니다.
확보물을 잘 설치하는 것은 과학입니다. 첫째, 좋은 설치장소를 찾아내는 안목을 기르고 알맞은 장소에 알맞은 규격의 장비를 골라 안전하고 능률적으로 설치할 줄 알게 될 때까지 많은 연습을 해야 합니다.
둘째, 크랙이 좁아지는 곳이나 흙이나 풀이 없고 단단한 바위를 골라야 합니다. 주먹으로 치거나 흔들어 보아 움직이지 않는 곳이어야 합니다. 바위가 움직이거나 속이 빈 소리가 나는 곳은 추락할 때 확보물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어떤 종류의 장비와 크기를 쓸 것인지 한눈에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가장 잘 맞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캠 기구는 설치가 쉬우나 잘 설치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잡아당겨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추락이 예상되는 방향을 잘 고려하고 한 개의 확보물로 충분치 않다고 생각되면 하나를 더 설치해야 합니다. 또한 추락 시 확보물이 밖이나 위로 당겨지지 않도록 설치해야 합니다. 일정 방향으로 힘을 받는 확보물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설치해 비방향성 확보물이 되도록 설치해야 합니다.
Q4. 지금 신고 있는 등산화는 엄지발가락이 아파 고생하고 있습니다. 발에 잘 맞는 등산화의 선택요령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서상철 서울 은평구 응암동
잘 맞는 등산화의 포인트는, 신발 속에서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발끝에 여유가 있어야 하며, 끈을 조여 본 후 발뒤꿈치가 뜨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신고 걸어 본 후에 어디에 닿는 듯한 위화감이 없어야 합니다. 어느 것이 발에 맞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사이즈의 발을 신어보면 그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가격이나 모양보다는 신었을 때의 기분을 중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즈음의 등산화는 우수한 소재를 사용해 기능성을 높였기 때문에 과거처럼 헐렁한 정도로 큰 등산화를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등산화는 발가락 부분에 여유가 많으면 하산 시 발가락이 쓸려 통증이 생기며, 너무 꼭 맞는 등산화는 겨울철 혈액순환에 장애를 주어 동상에 걸릴 우려도 있습니다. 장기산행 시에는 발목이 부드럽고 긴 등산화를 신는 것이 발목의 피로를 방지해 줍니다.
등산화의 종류는 경등산화부터 빙벽등반용, 암벽등반용 등산화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며,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대체로 가벼운 등산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점차 익숙해진 후에 산행기간과 대상지 조건에 따라 기능에 맞게 제작된 여러 종류의 등산화를 갖추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용어
확보물
확보물은 등반자가 추락했을 때 제동을 시켜주는 지지점으로, 등반자가 자기 보호를 위해 설치하는 방호용 장비를 말하며, 그 종류가 다양하다. 고정 확보물인 볼트나 피톤보다는, 회수가 가능한 유동 확보물인 너트나 캠 기구(SLCD) 등이 많이 쓰인다.
확보물은 확보를 보기 위한 확보물과 하강용 확보물 그리고 암벽과 빙벽의 중간확보물이 있다. 나무나 바위의 튀어나온 암각은 훌륭한 중간확보물로 장비를 절약하게 해주며 설치가 어려운 기계장비보다 재빨리 설치할 수 있는 확보물의 대용품이 되어준다.
확보자
로프 조작기술로 등반자의 등반을 지원하고, 등반자의 추락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등반 파트너를 확보자라 한다. 확보자는 로프를 함께 묶고 있는 자일샤프트다. 위험과 안전을 함께 공유하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확보자는 등반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말아야 하며, 등반자가 실수했을 때 어느 방향으로 추락할 것인지를 예측해야 하며 어느 방향에서 충격이 올 것인지를 가늠해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확보자세를 취해야 한다.
등반에서 확보 자의 임무는 막중하다. ‘등반의 실패는 용서할 수 있어도, 확보의 실패는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은 확보자에게 금과옥조 같은 교훈이다.
이용대
현재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인 필자는, 1960년대부터 동양산악회 회원으로 전문 등반에 입문, 여든의 고령에도 5.10급 수준의 등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 <등산교실>,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등산상식사전>을 펴냈으며, 공저로 <등산표준교재>, <즐거운 암릉길>, <한국산악회 50년사>가 있습니다. 산행과 관련해 궁금한 모든 것을 물어 보세요. 친절히 답변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