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건부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성분으로 개발된 스프레이형 '비강 백신'을 1일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으로 공식 등록했다. '스푸트니크 라이트'에 이은 5번째 백신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비강 백신은 '스푸트니크V'와 마찬가지로 아데노바이러스-26형과 5형,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주 간격으로 특수 스프레이 노즐을 사용해 코로 주입한다"며 백신 등록 사실을 발표했다. 비강 백신은 일단 18세 이상의 성인들에게만 사용이 가능하다.
러시아 보건부, 신종 코로나(COVID 19) 비강 백신 세계 최초로 등록/얀덱스 캡처
비강 백신 접종 모습. '기적의 스프레이'라는 자막이 붙어 있다/현지 TV채널 미르-24 캡처
하지만 미하일 무라쉬코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비강 백신을 백신 접종자들에게 '부스터샷'(재접종)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혀 '스푸트니크V' 백신을 1회 접종으로 개발한 '스푸트니크 라이트'와 비슷한 용도도 쓰일 전망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코에 분사하는 '스프레이 형식'으로 만든 만큼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고, 주사형보다는 접종이 쉬워 '부스터샷' 용으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센터'는 지난해 가을부터 지난달 7일까지 10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도 이 임상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초 예정된(2023년 12월 31일) 임상을 끝내지 않은 채 조기 동록해 백신 효율성에 대한 논란을 자초했다고 할 수 있다.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 소장은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100% 백신 효능에 대한 자료가 아직 없기 때문에 일단 부스터샷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며 "비강 백신을 추가로 접종 받은 사람은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6개월에 한 번 이상 뿌려야 한다"고 했다.
사진출처:스푸트니크V 트위트 계정
'가말레야 센터'는 기존의 백신들이 감염 속도가 아주 빠른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떨어지자, 비강(코안)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서둘러 스프레이형 출시를 준비해 왔다. 바이러스가 인체 깊숙이 침투하기 전, 코(비강)에서 1차 방어막을 친다는 게 기본 원리다.
'가말레야 센터'의 아나톨리 알스테인 연구원은 "비강 백신이 비강의 세포에 부착되면 특정 단백질 합성을 통해 면역 항체 IgA가 만들어지고, lgA 항체가 비강 점막을 우선 보호하게 된다"며 "lgA 항체의 벽을 통과한 바이러스도 기존의 백신 주사로 우리 몸에 형성된 lgG 항체에 막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인두 점막의 lgA 항체가 1차 방어벽, 혈관속의 lgG가 2차 방어벽이라는 뜻이다.
알스테인 연구원은 "감염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를 막으려면 비강백신과 근육주사용 백신 두 가지 유형이 모두 필요하다"며 "이미 근육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추가로 코에 백신을 뿌리면 바이러스에 대한 초기 노출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