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안철수 사장에 대한 이야기로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국내 IT(정보기술)업계의 스타인 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이 이제는 국제적인 스타로 부상하는 느낌입니다. 올해
들어 해외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죠.
안철수 사장이 올해 아시아지역 언론에 소개된 것은 10여건이 넘습니다.
특히 지난달 이후 모두 7번의 인터뷰 기사가 아시아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게다가 곧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안 비즈니스’에도
인터뷰가 게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일본과 중국 언론들이 안 사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달 일본 NHK 방송이 ‘한국기업의 일본 진출’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안 사장의 인터뷰를 방송한 것을 비롯, 일본 컴퓨터 월간지 ‘IT셀렉트’도
최신호인 12월호에서 ‘청렴결백한 노력형 벤처CEO’라는 제목으로
6페이지에 달하는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고 합니다. 특히 IT셀렉트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가진 이 기업가,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에 공헌, 그에게 경영은 ‘임상의학’과 같다’는
그야말로 찬사 일색인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중국 입성(入城)과 함께 중국 언론들도 안 사장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발행된 ‘치프 이그제큐티브
차이나’지에서 안 사장을 소개했고, 지난달에는 상해 인민일보 관계자들이
안 사장과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안 사장이 일본과 중국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것은
안철수연구소의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제품이 최근 이들 국가에 진출해
선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달 일본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인 NEC인터채널과 자사의 ‘V3’ 프로그램 50만개를 공급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이달 초에는 시만텍·트렌드마이크로 같은 쟁쟁한
외국기업을 제치고 중국 상하이시(市) 조달청에 V3를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외국 업체가 만든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정작 안 사장은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입니다.
“해외 언론들이 의사 출신으로 컴퓨터 보안업체 CEO가 된 독특한
이력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면서도 “과대 포장해 선전되는 것
같아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안 사장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 사장의 사생활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안 사장은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가
코스닥에 등록된 이후 천억원대의 재산가가 됐습니다. 아직 보호예수
조건 때문에 물량을 팔 수도 없고 단지 장부상의 평가이익일 뿐이지만,
그래도 아직 안 사장이 전셋집에 살고 있다는 것은 의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안 사장은 코스닥 등록 이후 주가가 너무 올라
마음을 졸였다는 이야기도 들릴 정도로 순진한 면이 있습니다.
안철수 사장의 집이 비어 있을 때 전화를 걸면 자동응답기에서 딸의
목소리가 흘러 나옵니다. 이 목소리는 먼저 우리말로 안철수 박사
부부의 집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은 집에 없으니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당부합니다. 그 다음은 영어로 같은 내용이 전화기를 통해 흘러 나옵니다.
그만큼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는 방증이겠죠.
하지만 안 사장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보통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딸이 자신을 닮아 프로그램 만들기를 좋아한다고 자랑하는 평범한
아버지입니다. 또 과거에 회사 광고를 위해 염색하고 무스로 머리를
세운 사진을 찍은 이야기를 꺼내면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고개를 숙이는 사람입니다. 안 사장은 늘 신문과 방송을 장식하는
화제의 인물이지만 부끄럼을 많이 타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안 사장의 꿈은 과학자였다고 합니다. 당시 취미 생활은
라디오 분해하고 조립하기였습니다. 아마 분해보다는 조립이 서툴렀던
모양입니다. 친척들은 안 사장이 나타나기만하면 집안에 있는 라디오를
숨기기 위해 이리저리 숨가쁘게 움직였다고 합니다. 발명왕 에디슨이
달걀을 품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그러나 안 사장도 달걀을
안고 병아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취학 전이던 안 사장은 당시 에디슨 이야기는 전혀 몰랐던 시절입니다.
그는 자신이 똑똑해서 그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에디슨도 달걀을
품을 무렵에는 좀 모자라는 아이 취급을 받았습니다.
국내 백신 프로그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안 사장이지만 최근에는
다소 기운이 빠지는 일도 종종 생기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보안업체에
뒤처지는 듯한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입니다. 1분 1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업데이트 파일을 늦게 올린다는 것은 보안업체에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는 님다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버그가 있는 업데이트 파일을 올렸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안 사장이 ‘초심(初心)’을 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가끔 들립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사장은 우리나라의 벤처 기업가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안철수 사장이 앞으로도
더욱 분발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