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월3일은 신장성당 설정 50주년 되는 날이다.우리 교우 모두는 이날을 아주 뜻깊게 새기며 미사에 참례했다.
권기철 안젤로 주임신부님께서는 9월 한달 동안 신장성당 주임신부로 계셨던 분들을 한분 한분이
교중미사를 집전해 주실 것을 요청했고,그 첫번째가 박권순베네딕도 신부님이시다.
그분은 신장성당에서 첫번째로 배출한 신부님이므로 모두에게 감회가 새로웠다.
신부님은 자신의 초창기를 회고 하시고,그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집전하셨다.
"저는 오늘 참 신앙인이자 우리들의 귀감이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에 얽힌 일화 한토막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군종신부이던 1970년초 전방에서 사목활동하던 때였습니다.
어느날 개신교에서 합동 세례식을 하는데,교인수가 1,400여명이었습니다.
그에 반하여 우리 성당교우는 겨우120여명 정도로 그십분의 일도 안되었습니다.
요샛말로 쪽팔렸죠.그때 부대장께서 저를 부르더니,"신부님.좋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이말에 귀가 번쩍띄였습니다.
"신부님.김수환 추기경님을 모셔와서 합동 세려식을 하십시오"
그래서 저는 용기를 내어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명동성당까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달려갔습니다.
마침 추기경님께서는 점심식사를 드시는 중이었습니다.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추기경님께서 누구냐고 묻고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이젊은 중위계급을 단 박권순 신부를 보시자.추기경님께서는 전후사정을 듣고 그래가겠노라고
흔쾌히 허락하시고 고생했다며 조그마한 봉투도 주셨습니다.
추기경님이 오시게 되자 주위에 있는 사단장을 비롯 하여 많은 장군들.수녀회의 성가대들이
모두 오셔서 그야말로 최대의 경사스런 합동 영세식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추기경님께서는 추기경 되신지 얼마 안되었지만 온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여년이 흘렀군요.
미사가 끝나고 나오는데.김광남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반갑게 맞이했다.
"유스티노,단식잘하고 계시지?참아야돼.나는 10키로뺐는데 나중에 2-3kg 다시 찐대"
"신부님.자는 5.5kg 뺐습니다.참아야죠.자랑하려고오늘 양복입고 미사에 참례했습니다.
끝나면 덕풍시장에서 막걸리한잔해요"
"그럽시다"
성당을 나오고 있는데 레지오 미카엘 단장이 "유스티노 형님.늘씬해졌내요."한다.
나는"앞으로는계속 양복입고 다닐 거예요"살뺀다는 것은 여러 모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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