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맞은 ‘전자산업의 쌀’ MLCC… 삼성전기, AI·전장 붐에 날개 다나
AI 서버용 MLCC, 수요 넘치는데 공급은 제한
中 전기차 성장·이구환신 보조금도 MLCC 수요 견인
최지희 기자
입력 2025.03.07. 06:00
쌀 한톨의 15분의 1 크기인 MLCC./최지희 기자
쌀 한톨의 15분의 1 크기인 MLCC./최지희 기자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호황기를 맞고 있다. MLCC는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 간섭을 제거하고 전력을 저장·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쌀 한 톨을 열다섯 토막으로 나눈 것만큼 작지만, 와인잔 1잔(500㎖) 분량을 모으면 가격이 3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부가가치 제품이 된다. AI 서버에 필수적인 고용량 MLCC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량이 제한적이다. 국내 MLCC 1위 삼성전기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MLCC 제조업체들은 고부가 MLCC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MLCC 수출액은 1억618만달러(약 1550억원)로 전년 대비 5.9%, 전달 대비 3.0% 증가했다. 지난달 국내 기술 기업이 생산하는 주요 제품 중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의 수출액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MLCC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MLCC 수출의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삼성전기의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기 매출에서 MLCC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대 초반에 이른다.
MLCC 수요가 살아난 데엔 AI 서버용 MLCC와 전장용 MLCC 수요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다 MLCC가 8배 더 많이 사용된다. 특히 AI 서버에 들어가는 초소형·고용량 MLCC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의 선두 업체뿐이다. iM증권에 따르면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 1위는 일본 무라타(45%), 2위는 삼성전기(39%)로, 두 기업이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를 비롯한 일본 MLCC 업체들은 올해 AI 서버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동시에 AI 서버용 고용량 MLCC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전기차 온보드충전기용 MLCC./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전기차 온보드충전기용 MLCC./삼성전기
전장용 MLCC 수요 역시 글로벌 선두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MLCC 시장에서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전장 부문에서는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장용 MLCC 시장에서는 무라타가 절반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일본 TDK, 대만 야게오, 삼성전기 등이 잇고 있다. 양 연구원은 “성장이 빠른 중국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차에서도 MLCC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전장용 시장도 AI 서버 시장과 마찬가지로 기존 선두권 MLCC 업체들이 수혜를 보고 있으며,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익률 측면에서 기존 전장 시장보다 MLCC 업체들에 유리한 공급망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발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도 MLCC 수요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작년 말부터 가전제품 구매 시 판매가의 15~20%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을 시행해 왔는데, 올해 1월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PC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구환신 보조금과 중국 내 아이폰 점유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기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경쟁업체보다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기는 MLCC 전체 매출의 40%를 중국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기를 비롯한 MLCC 선두 업체들의 실적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다. 양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가격 하락 위험도가 높은 다른 부품들과 달리 MLCC 업황은 양호할 것”이라며 삼성전기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작년보다 24% 증가한 911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MLCC와 전장용 MLCC 수요가 확대되면서 삼성전기의 MLCC 가동률은 작년 하반기 80% 초반대에서 올 상반기 90%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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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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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 란
2025.03.07 08:49:34
MLCC 대박 난다는 기사는 10년 전 부터 있어 왔다. 근데 그렇게 안 갔다.
답글작성
2
0
용다섯마리
2025.03.07 08:35:43
모든 전자 회로에는 반도체로 된 능동소자, 저항(R), 인덕턴스(L),캐패시턴스(C) 이 4가지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함
답글작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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