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사회에 보쌈은 일종의 약탈혼이었다. 과부의 액운을 타고난 처녀를 위해 양반집에서 총각을 보쌈해와서 강제로 동침시키는 방식이었는데 이렇게 하면 과부 팔자를 벗어 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과부의 재혼이 금지된 시대에는 수절과부를 보쌈해서 데려가는 과부 업어가기라는 것이 있었다. 한편 자기 스스로 보쌈당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친정으로 돌아갈 수 없던 소박맞은 여자들이 새벽에 성황당 아래서 이불보를 진 채 서성이고 있으면서 자기를 데려가 주길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옷섶을 자른 세모꼴 나비를 가지고 있다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그 나비를 보이면 누구든지 데리고 살아야 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베냐민 땅 기브아에서 일어난 일로 베냐민 지파가 사라질 판이었다. 도망한 600명의 남자에게 아내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베냐민은 필시 이방 백성들처럼 될 것이 자명했다. 사실 베냐민의 배은망덕에 화가 난 타 지파 사람들은 베냐민을 완전히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맹세를 했었다.
(삿 21:1) 이스라엘 사람들이 미스바에서 맹세하여 이르기를 우리 중에 누구든지 딸을 베냐민 사람에게 아내로 주지 아니하리라 하였더라
통혼을 금지하는 맹세란 베냐민 지파를 이방인 취급하겠다는 결의였다. 하지만 이러한 급한 결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솔한 결정이었음이 판명되었다.
(삿 21:2) 백성이 벧엘에 이르러 거기서 저녁까지 하나님 앞에 앉아서 큰 소리로 울며 (삿 21:3)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어찌하여 이스라엘에 이런 일이 생겨서 오늘 이스라엘 중에 한 지파가 없어지게 하시나이까 하더니
이리하여 저들이 생각해 낸 꾀가 전쟁에 나오지 않아서 맹세에 참여치 않은 지역 주민들의 아내들을 베냐민에게 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살핀 결과 길르앗 야베스 주민들이 아무도 베냐민을 치러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군사들을 보내서 길르앗 야베스 주민들을 치고 남자를 가까이하지 않은 처녀들만 400명을 남겨서 베냐민 지파에 보냈다. 그래도 200여 명이 부족하지 소위 보쌈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삿 21:20) 베냐민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가서 포도원에 숨어 (삿 21:21) 보다가 실로의 여자들이 춤을 추러 나오거든 너희는 포도원에서 나와서 실로의 딸 중에서 각각 하나를 붙들어 가지고 자기의 아내로 삼아 베냐민 땅으로 돌아가라
자의로는 딸들은 베냐민에게 줄 수 없으니 축제에 춤을 추러 나오는 여인들을 보쌈해서 데려가도록 허락한 것이다. 만일 부모들이 항의하면 여차여차해서 아내들을 얻을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것이니 너희에게는 허물이 없는 것으로 하겠다면서 양해를 구한 것이다.
당시 사회의 비도덕적 통념을 엿볼 수 있는 제도이지만 섣부른 판단과 경솔한 맹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잘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성급하고 섣부른 판단이 가져온 수많은 피해와 고통은 그 외에도 수없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사 입다의 성급한 맹세다. 따라서 성경은 이렇게 조언한다.
(약 5:12) 내 형제들아 무엇보다도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나 땅으로나 아무 다른 것으로도 맹세하지 말고 오직 너희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 하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 하여 정죄 받음을 면하라
물론 이것이 법정에서의 서약을 무효화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섣부른 맹세로 이후에 난처하고 민망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마음이 앞서서 말로나 행동으로 저질러 버리고 난 후에 감당이 안 돼서 안절부절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행동하기 전에 그 결과를 미리 살펴보는 지혜가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으로 모든 사람의 본이 될 수 있게 하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