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3.19.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2사무7,4-5ㄴ.12-14ㄱ.16 로마4,14.16-18.22 마태1,16-21.24ㄱ
참 좋은 배경의 사람, 성 요셉
“기도, 자비, 믿음”
“보라, 주님은 당신 가족을 맡길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을 세우셨다.”(루카12,42)
입당송 말씀이 그대로 성 요셉을 지칭하는 듯 합니다.
요셉수도원의 참 좋은 배경인 불암산을 볼때마다 떠오르는 '산처럼' 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마치 성가정의 참 좋은 배경인 성 요셉을 연상케하는 불암산입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잊지 못하는 제 소망이 담긴 시입니다.
“언제나 늘 그 자리에 머물러
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는
아버지 산앞에 서면
저절로 경건 겸허해져
모자를 벗는다
있음자체만으로
넉넉하고 편안한 산의 품으로 살 수는 없을까
바라보고 지켜보는 사랑만으로
늘 행복할 수는 없을까
산처럼!”<2000.11.17.>
또 하나 생각나는 불암산 시입니다.
“아
크다
깊다
고요하다
저녁 불암산!”<2005.3. >
때로 큰 믿음, 깊은 겸손, 고요한 마음의 성 요셉을 연상케 하는 불암산입니다.
이런 산같은 어른이, 성가정의 참 좋은 배경이 바로 성 요셉이요, 이런 든든한 배경의 어른이 되어
노년인생을 살고 싶음은 누구나의 소망일 것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지혜도 좋은 경각심을 줍니다.
“신뢰는 십년에 걸쳐 쌓이고, 하루만에 무너진다. 명성을 드높이는 것은 많은 사람이지만
몰락시키는 것은 단 한 사람이다.”<다산>
“명문가가 되기는 하늘을 오르는 것처럼 어렵고, 몰락하기는 털을 태우는 것처럼 쉽다.”<유씨가훈>
쌓기는 평생이지만 무너지기는 순간입니다.
잃어버린 신뢰의 회복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매사 신중하고 조심하고 겸손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아마도 성 요셉의 평생 삶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살아있는 동안 늘 경계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제 형님이 준 “정의, 효도, 우애”라는 가훈대로 화목하게 살아가는 삼형제의 조카들도 생각납니다.
오늘 참 좋은 배경의 성 요셉의 덕을 세 측면에 걸쳐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성 요셉은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기도할 때 큰 산같은 사람이 됩니다.
아브라함을 연상케 하는 성요셉입니다.
기도와 함께 가는 희망입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끝까지 주님을 믿었습니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한결같이 살아간 기도의 사람, 성 요셉입니다.
기도의 사람은 침묵의 사람이자 경청의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은 온통 성 요셉의 침묵과 경청의 분위기입니다.
깊은 기도중 꿈에 나타난 주님의 천사입니다.
주님의 성 요셉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주님은 당신 천사를 통해 속내의 비밀을 다 밝히십니다.
아마도 성 요셉은 평생 이 말씀을 명심하여 마리아를 보호하고 예수님을 키우는데 전심전력을 다했을 것입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늘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둘째, 성 요셉은 “자비의 사람”이었습니다.
자비할 때 깊은 산같은 사람이 됩니다. 한결같이, 끊임없이 바치는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와 더불어
자비한 사람이 됩니다.
자비와 함께 가는 삶의 깊이입니다.
자비하기가 생명의 땅을, 생명을 바다를 닮은 성 요셉입니다.
며칠전 산책중 써놓은 글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뿌리 내린
생명의 땅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품에 안은
생명의 바다
같은
하느님이
하느님 자비가 되고 싶다”<2025.3.15.>
요셉의 하느님 같은 자비심은 약혼자 마리아가 혼전에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의 지혜로운 처신에서 잘 드러납니다.
자신보다는 마리아의 안위를 배려한 자비의 사람, 존엄한 품위의 의로운 사람, 성 요셉이요
다음 대목이 생생한 증거입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셋째, 성 요셉은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내적고요는 믿음의 반영입니다.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아, 참 크고 깊고 고요한, 참 아름답고 매력적인 성 요셉입니다.
역시 아브라함이 보여준 믿음에 따라 살았던 성요셉입니다.
참으로 기도와 함께가는 자비의 삶, 믿음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흡사 성 요셉의 참 좋은 선물인 태몽같습니다. 예전엔 좋은 태몽도 많았는데 요즘은 태몽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성 요셉의 지체없는 순종이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사람은 물론 하느님을 감동시키는 믿음입니다.
요셉의 순종의 믿음에 하느님의 기쁨과 고마움도 참으로 컸을 것입니다.
다음 사무엘 하권의 말씀은 성 요셉과 예수님은 물론 믿음 좋은 우리를 통해 실현된 축복처럼 들립니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자녀가 될 것이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믿음은 순종의 삶을 통해 검증되고 입증됩니다.
크고 작은 순종이 일상화될 때 마지막 순종의 죽음도 반가이 기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은 믿음의 여정, 순종의 여정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공동체의 참 좋은 배경인 기도의 사람, 자비의 사람,
믿음의 사람이 되어, 또 주님의 착하고 성실한 종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와서 네 주님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25,21).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