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띄우기’ 서두르는 이유는 김정은 건강 때문? RFA(자유아시아방송)
앵커:북한 정권의 ‘김주애 띄우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딸을 꾸준히 공식석상에 세우며 우상화 작업이 시작됐다는 평가인데요, 미국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있어 세습 과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0일, 비슷한 가죽 자켓에 비슷한 선글라스를 쓴 부녀가 북한 공군비행장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정찰위성 발사에 이은 공군비행장 시찰에 나온 김정은 총비서와 딸 주애입니다. 김주애는 지난 1년여 동안 19차례에 걸쳐 북한 매체에 등장했는데, 귀여운 겉옷을 입고 일자 앞머리를 한 첫 등장과는 달리 최근 사진에서는 성숙해진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이 눈에 띕니다. 이런 가운데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6일 “김정은이 딸을 지속해서 부각하는 것은 (북한이 처한) 어려움 속 세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다소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이날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주애의 4대 세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를 ‘조기 등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김주애 후계자설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어린 김주애를 내세우며 세습 과정을 서두르는 이유를 주목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 분석관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의 건강 문제가 북한이 후계 준비를 서두르는 이유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김정은은 김주애를 공개석상에 자주 등장시키며 빠르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승계를 서둘러야 하는 긴급한 위기, 즉 김정은의 건강 문제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타당합니다. 그는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조짐은 없다면서도 김주애의 우상화를 가속화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 북한지도부 전문가인 켄 고스 국장 역시 이날 RFA에 김정은의 건강 문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고스 국장: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처한 어려움 때문에 세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김주애를 위한 후계자의 길을 서둘러 닦아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지만, 저는 김정은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에 좀 더 무게를 둡니다. 정권의 지속성과 통치 계획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를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2021년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신설한 제1비서직은 권력 승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라면서 “제1비서를 만들어서 공백 상태로 둬왔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김주애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이와 관련해 제1비서직은 명백히 후계자에게 주어질 자리가 맞다면서도 김주애가 어린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성급한 평가라고 밝혔습니다. 리더로 키우기 위해 다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미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RFA에 김주애 후계자설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는 “김정일과 김정은의 후계 과정을 봤을 때, 충분히 나이 들고 외교적 군사적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었을 때 후계자를 공개했다”며 김주애는 너무 어린 나이에 공식석상에 공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제1비서직은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을 염두에 둔 자리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이성윤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RFA에 “권좌에 있는 사람도 해칠 수 있는,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협을 느낀 김정은이 본인 유고시 믿을 수 있는 백두혈통 지도자인 김여정을 위해 마련한 자리”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제1비서직에 대해 “김정은 사망시 그 자리에 김여정을 자연스럽게 앉히고, 김여정이 김정은 부인과 자식들을 돌보며 임시 혹은 최초의 여성 수령이 되도록 만든 일종의 보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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