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더 월드 게임에 들어가 축구뉴스를 살펴보던 나의 눈에 한국이 최강희를 국대감독으로 뽑았다는 뉴스가 보였다. 그때 나의 생각은...
'예전에 제의받았는데 거절했다고 하지 않았나? 뜬금없이 왠?'
뭐 사람마음이란게 바뀔 수도 있으니 최강희 정도면 괜찮겠네 하면서 그러려니 했는데 국대에 박주영을 뽑으면서 안뽑을 수가 없다고 한 말을 듣고는 뭔가 불편했다. 내 생각은 이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난 소속팀에서 주전, 최소 준주전으로라도 뛰지 못하면 국대에 뽑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이유는 경기에 못나오는 선수를 뽑으면 쪽팔리니까-.- 내가 너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의 박주영같이 아예 못나오는 선수를 국대로 뽑는다면 딴나라사람들이 저나라는 뛰지도 못하는 선수를 뽑아야할 정도로 선수들 실력이 형편없구나 라고 비웃을까봐 그게 불편했다.
그뒤 병역문제 터졌을때도 최강희가 여론을 의식하는 것이 너무 티가 났다고 해야하나? 어떻게든 뽑고싶은데 여론이 악화되서 절절매는 모습이 보였다. 사실 내가 너무 이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니고 정 필요하다면 뽑아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때의 대전상대가 내 기억으로는 스페인과 카타르였다. 스페인은 말그대로 평가전이고 카타르가 비록 과소평가할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박주영 빠진다고 못이길 상대는 아니잖은가?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무심한 듯 시크한(?) 모습의 쿨한 감독상을 바라던 나에게는 최강희 감독의 태도가 조금 실망이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감독을 나쁘게 생각한 것은 아니고 진짜 최강희 감독이 비호감으로 비친 때는 바로 에닝요 귀화로 인해서였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이 했던 발언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에닝요같은 선수가 국대에 필요하다."
그러니까 에닝요보고 귀화하라고 권유하는 중?
"에닝요의 의지가 중요하다."
내가 생각한 속뜻 "에닝요 이 색히야 빨리 귀화 안해?-_-^"
"감독이 얼마나 급했으면 이렇게까지 하겠나?"
이건 뭐 투정부리는 것도 아니고-_-;;; 차라리 에닝요가 국대에 필요하다고 직접적으로 말하고 에닝요에게 직접 귀화를 권유하는게 더 낫지 이 간접적이기 그지없는 권유방법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에닝요가 귀화하겠다고는 했지만 최강희 감독의 저 말이 없었다면 과연 에닝요가 귀화할 생각을 했을까? 내가 귀화선수를 국대로 뽑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대로 뽑기위해 귀화시키는 것에는 반대한다. 일단 선수 본인이 한국을 사랑해서 귀화를 먼저 하고 그후 자격과 실력이 되면 국대로 뽑는 것이 정상이지 않은가? 단순히 전력상승을 위해서만 선수를 귀화시킨다면 카타르가 하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아무리 독일과 포르투갈이 그렇게 했다지만 나 개인의 입장은 반대이다. 게다가 에닝요는 최강희 감독의 저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 한번도 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없었고 한국말도 제대로 못했으니 그저 국가대표가 하고싶어서 귀화하겠다고 말한게 너무 티가 난다. 한국에 에닝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 특수귀화까지 추진해가며 별로 호응도 안가는 언플까지 시도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리고 이번에는 귀화선수에 관해서인데 내가 보기엔 한국인들이 말하는 "귀화선수"의 개념이 뭔가 흔히 통용되는 개념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몇몇 호주축구관련 게시글들을 보면서 느낀건데 예를 들어 어떤 선수를 소개하면서 "이 선수는 무슨무슨 나라에서 호주로 귀화한 선수입니다"라고 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근데 그들이 말하는 그 "호주로 귀화한 선수"들은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관점에서 볼때 "귀화선수"가 아니다. 어째서 이들을 귀화선수라고 하는걸까 생각해보니 단일민족국가라는 한국의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의 두 선수를 보자.
K리그는 아시아에서 두번째라는 발언으로 K리그팬들의 분노를 일으킨 전남의 코니(로버트 콘드웨이트)와 브리즈번 로어의 주장 맷 스미스이다. 이 두명은 처음부터 호주인이 아니었다. 두명 다 잉글랜드에서 잉글랜드인으로 태어났고 나중에 호주로 이민와서 사커루가 되었다. 근데 이 두명을 호칭할 때는 약간 다르다. 콘드웨이트는 그냥 "사커루"라고 불리는 반면 스미스는 naturalised player, 즉 "귀화선수"이다. 둘다 똑같이 잉글랜드에서 잉글랜드인으로 태어나고 이민온건 똑같은데 왜 스미스는 귀화선수고 콘드웨이트는 아닌걸까? 그 이유는 이민온 시점에 있다. 콘드웨이트는 어렸을 때 이민와서 호주에서 자라며 축구선수를 커리어로 정했고 스미스는 잉글랜드에서 자라 축구선수(완전한 프로는 아니지만)가 된 뒤 용병 비스무리하게 호주로 와서 시민권을 땄기 때문이다. 호주인들이 보기에 콘드웨이트는 어렸을 때 왔으니 "호주인"아고 스미스는 어른이 된 뒤에 왔으니 "완전한" 호주인이 아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커루"라고 불리지 못하고 "귀화선수"라는 호칭이 붙는 것이다.
대충 이것이 호주인들, 아니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통용되는 개념이라 생각하면 된다. 콘드웨이트 뿐 아니라 아치 톰슨, 니키타 루카비챠, 다리오 비도시치 등 해외에서 태어나 어릴때 호주로 이민온 선수들이 있지만 이들을 "귀화선수"라 부르는 사람들은 없다. 일단 호주인구의 20%가 "해외출생자"인 것도 있고 나머지 80%도 상당수가 이삼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해외이민자 핏줄을 가지고 있으니 호주만의 특수성이라 볼 수도 있지만 보통 통용되는 귀화선수의 개념은 "자기자신과의 연고가 없는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여 그나라의 국가대표가 되는 선수"이다. 많은 한국과 일본인들이 하베나르와 이충성을 "귀화선수"라고 부르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전혀 귀화선수가 아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베나르와 이충성이 귀화선수라는 것을 들으면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엄연히 일본에서 나고 자랐는데 왠 귀화선수?"
한국은 단일민족국가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귀화인과 이민1.5세대 이상을 잘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에닝요 귀화논란이 벌어졌을때 귀화를 찬성했던 많은 사람들의 논리가 독일과 프랑스는 "외국인출신" 선수들로 많은 전력이 구성되었으니 한국도 "귀화선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것이 바로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프랑스는 네번의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스쿼드에 "귀화선수"는 없었고 독일에는 카카우 한명 뿐이었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나 소속이 "민족"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아무리 어렸을 때 오거나 혹은 현지에서 태어났음에도 부모, 혹은 조부모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 선수 본인까지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저들의 논리가 아닌가?
암튼 이상이 최강희 감독과 귀화선수에 대한 내 생각이었다.
첫댓글 1. 끝까지 고사했으나 축협에서 학연,지연으로 집요하게 설득(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다)
국대팀에 잘 맞지도 않을 뿐더러 프로팀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게 최감독 속내라는 건 다 아는 사실.
2. 어찌되었건 귀화시도가 실패하였으나, 최감독의 당면 과제는 최종예선 통과였슴.
이미 사임시기까지 정해놓은 최감독으로서는 자신이 잘 아는 선수로 팀을 구성하는게 당연한 일..
에닝요든 라돈찌찌든 선발은 국대감독인 최감독의 자유가 아닐런지?
3. 최감독 선임 당시에도 여러 말들이 있었지만,
요즘와서 감내놔라 배내놔라 하는 말들이 늘어난 걸 보면 걍 웃을 따름..
최강희 감독이 원해서 된게 아님
계속 거부하다가 강요에 가깝게 된 걸로 암
비록 좀 신통치 않은 느낌이긴 함(애초에 전북을 맡고, 몇년 뒤에야 닥공이라는 색깔이 나왔고, 본인도 프로팀 전용이지 국대에 전혀 맡지 않는다고 했었으니)
저도 원칙적으로는 에닝요 국가대표로 뽑는거는 반대인데, 한편으로는 에닝요 뽑으면 엄청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최종 예선까지니까..자기가 잘 아는 선수들 위주로 뽑아야겠죠 국대 감독 중에 욕 안 먹은 사람 없죠 히딩크도 오대영 허정무도 허접무 뭐 이런 식으로...
1. 아마 호주에 있으셔서 당시 상황에 대해 잘 모르셨나 보네요. 조광래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과 최종예선도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괜찮은 외국인 감독들이 올 생각도 안하는 상황에서 축협에게 남은 카드가 최강희 감독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반강제로 국대 감독을 맡긴 거구요. 최강희 감독도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무조건 최종예선까지만 감독하고 전북으로 돌아가겠다. 월드컵은 제대로 감독 선임하고 준비해서 나가라 이런 상황입니다. 전북이 계속 감독대행들이 시즌을 지휘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죠.(기사 잘 보시면 전북은 최강희 감독 후임들이 전부 감독대행으로 되어 있습니다.)
2. 박주영 선수 건도 당시는 이미 한 경기 지면 최종예선도 못나가는 상황이었는데 이미 조광래 감독이 계속 국대 주전 스트라이커로 박주영을 기용해온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를 시험해볼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박주영 선수를 뛰게 하려고 한거죠. 실제로 3차 예선 무사히 통과하고 최종예선 들어간 후 박주영 선수도 계속 소속팀에서 시원치 않자 제대로 기용안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팀에 변화를 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고(당시 국대가 레바논한테 완패한 상황에서 카타르라고 무시할 상황이 아니었죠.) 최종예선 들어오면서부터는 딱히 박주영 선수를 고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귀화선수에 관해서는 전 국내선수와 경쟁할수있다는점에서 찬성이구요. 강수일,김로만같이 혼혈선수도 나오기시작한만큼 긍정적으로 될거라봅니닿
최강희감독은 까면안돼죠...안그래도 하기싫어하시는 분인데.이게다 허접무때문!!
허정무요??
조광래가 아니라???
조광래감독도 마찬가지죠.허접무가 16강찍고 튀는바람에 기대심리는 하늘을 찌르는데 마땅한 감독이 없엇죠. 오죽하면 독이든 성배라 햇을까요.
유명감독들 죄다 고사하는 마당에 대안으로 떠오른게 조광래감독과 최강희감독이엇음. 그걸 울며 겨자먹기+연봉,주위압력으로 꼬셔서 모셔온게 조광래감독...순식간에 경질...대타투입이 최강희감독임.
허정무는 튀었다긴 보단.. 네티즌 악플 때문에 마음고생 해가지고 국대 더 하고 싶을 맘이 없어서 빠진 느낌
그리고 조광래는 주위압력으로 간게 아닌걸로 기억합니다만....
조광래는 경남을 시즌 끝까지 지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그게 거부되었죠
조광래의 최대 실착은 해외파와 국내파를 완전히 분리시킨게 크죠.
기껏 갔는데, 해외파만 주구장창 돌렸으니..(국내 선수들은 허탈해서, 돈이나 벌자는 심정으로 해외로 가려고 했던 선수들이 꽤 많았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