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자네도 알다시피 요즘 부동산 경기가 장난이 아니게 어렵잖아.
이러다 배고픈 마누라 고무신 거꾸로 신으면 어쩌지?
애들이 벌기는 해도 저희 앞가림이나 해야지 생활비를 보탤 녀석들이 아냐.
아내가 하는 학원도 요즘 불경기를 많이 타는가 보이.
불경기가 우리나라만 겪는 게 아니라지만 이러다 IMF가 다시 오는 일이 오는 게 아닐까?
술집을 가면 사람들은 어차피 버린 몸, 먹는 게 남는 것이라며 이를 악물고 먹는 것 같아.
그래서 나도 궁여지책으로 생각을 바꿨다네.
쓰벌~ X같은 세상,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나도 막가파식 한탕주의로 가기로 했다네.
양반이 밥 먹여주나?
쌍놈인들 내 코가 석자인데 체면이 무어며 격식이 밥을 주는 게 아니잖아.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언지를 곰곰이 생각했다네.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게 남의 집 담을 넘는 것이지.
뒷산 암벽에 밧줄을 걸고 아침저녁으로 암벽타기를 한다네.
산을 타는 이들은 무섭지 않냐고 물었지만, 나는 속으로 "너희들도 3일을 굶어 봐라, 무엇을 못하겠니?"라며 내 어려움을 모르는 이들에게 콧방귀를 뀌었다네.
인생은 하나의 기술만 가지고 승부하기는 문제가 많잖아.
그래서 만일을 대비해 하나를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오래 전부터 배우려고 계획했던 춤 ㅡ
그렇다네.
사교춤이라네.
경기가 어려울수록 그곳은 활황이라니 언젠가 캬바레 밴드 녀석이 말한 게 생각났지.
"사장님! 사장님 체격은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형입니다. 춤을 열심히 배우세요. 아마, 대박이 터질 겁니다."
친구!
자네 같으면 과연 포기하겠는가, 실천하겠는가?
그래서 수소문을 하여 찾은 곳이 젊은 시절 한가락했다는 모 춤선생, 어떤 여사의 집을 방문했다네.
사교춤 ㅡ
몇 번의 도전을 했다 춤치의 설움만 느끼고 돌아섰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는 거야.
그렇지만 먹고 사는 문제, 내 생사와 가족의 안위가 걸린 문제인데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무책임하게 있을 순 없는 게 아닌가.
나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가족을 위해 배우는 어려움을 극복 못해서야 어디 가장 자격이 있겠는가?
이제까지 살아오며 숱한 고난도 다 극복해 온 나인데, 이를 악다물고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네.
초인종을 누르자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 뒤에는 부르스곡 같은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네.
거실에 들어서자 그녀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보였다네.
내가 계면쩍어 하듯 그들도 내게 보내는 시선이 여유롭지는 못해 보였다네.
그렇지만 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과장된 능글함을 보였다네.
이런 곳에서 누구에라도 얕잡아 보여서 어디 내가 갈 험한 길에 보탬이 되겠냐는 말이지.
차 탁자 앞에 앉아 그녀가 말한 액수의 돈을 건냈다네.
다 배울 때까지 얼마나 들겠냐는 내 질문에 그녀는 웃기만 하더군.
그러다가 사람 각자 재능에 따라 적을 수도 있겠지만 삼백만 원은 족히 들 거라는 얘기였다네.
300만 원 ㅡ
요즘 같은 불경기에 그 돈은 적은 액수는 아니라도 잘만 된다면 3천이 될는지 3억이 될는지 목적을 위해 그깟 삼백이 돈이겠는가?
어떡하든 돈 많은 유부녀를 꾀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투자 없이 무엇을 하며 얻을 게 있겠는가?
친구!
나는 그녀가 시키는대로 움직였다네.
훗날, 물찬 제비가 되어 플로어를 누빌 화려하고 원대한 꿈의 시작이지.
내 비록 지금은 어정쩡한 몸짓으로 병아리 제비지만 머지않아 여인들의 사족을 못 쓰게 할 위인이 될 거라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은 부르스라네.
남녀간 가슴을 맞대고 추는 춤, 부르스 ㅡ
여인을 꾀려면 달콤한 귀엣말로 속삭일 수 있는 부르스밖에 더 있겠는가?
다른 건 배우고 싶지도 않아.
오직, 완벽한 부르스를 배워 그녀들의 가슴에 나를 각인시켜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거야.
그런데 친구!
자네 가죽팬티라는 말을 들어나 봤는가?
나는 그 팬티를 어렵게 구했다네.
인터넷을 하루 종일 뒤져 겨우 찾았다네.
지금은 나홀로 기본동작만 배우지만 언젠가는 파트너와 함께 추는 때가 오겠지.
그때를 위해 가죽팬티를 구입했다네.
내가 이제까지 춤을 배우지 못한 것은 음률을 타지 못함도 있겠지만, 그 녀석이 원인도 됐다네.
여인 곁에만 가면 "받들어 총!"을 하는 녀석 때문에 움직이질 못하는 거야.
非비아그라를 먹어도 효험도 없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실패했다네.
그래서 내 몸보다 더 작은 가죽팬티를 어렵게 구했지.
그 녀석이 받들어 총을 못하게, 숨도 쉬지 못하게 해야 한다네.
좀 우스운 발상이겠지만, 그 녀석을 떼었다 필요할 때마다 끼우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과학이 아무리 발전되도 그건 어려울 것 같아.
친구!
내가 이 글을 올리면 숱한 비난과 진짜 도둑놈이라고 이곳이 들끓을 거라는 것도 잘 안다네.
자네가 나를 경험했듯 나는 거짓이 싫어!
욕을 먹더라도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네.
왜, 세상을 살며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지성인인 척하며 점잔을 뺄까 모르겠어.
나는 내 방법대로 살아갈 테니 자네는 후일담이나 기다리게.
예능적인 방향으로 자질은 없어도 가죽팬티까지 구했는데 이번 만큼은 꼭 성공하려네.
지성이면 감천이랬다고, 이번에는 기필코 성공하려 한다네.
내 사무실에 한 번 와 보게나.
요즘, 손님 없는 한가한 시간은 문을 꼭 닫고 오늘도 이별의 대전 부르스가 울린다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완행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 분.........."
나는 그 음악에 맞춰 바닥에 종이를 붙여놓고 육박자를 디딘다네.
언젠가 화려한 비상을 하는 물찬 제비를 꿈꾸며.....
첫댓글 그 세계도 만만치 않을걸요~~ 뒤늦게 고생하십니다~~
얼마전 대전 다녀왔는데.......
지금은 제비가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갈 철인디....어쩌나~ ㅎㅎㅎㅎ내년 봄을 기대해 봅니다~~~
부디 성공을 빕니다. 정신건강, 몸 건강, 300이 문제가 아니지요..
유구무언이로소이다~~~~
ㅋㅋㅋ
에효~~~ 우짤까요?
이렇게 시원하고 좋은 시월에 고생하시네요꼭 성공하시길 빕니다. 투자한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