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 목욕탕 / 아폴론 》
히에로니무스 보스
오크 판넬에 유화
종교적인 메타포가 담긴 세폭 제단화
제단화의 날개를 열면 내부에 세 가지 장면으로 구성된 그림을 볼 수 있다.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연대기를 따라 구성된 세 장면은 각각 에덴동산과 지상의 정원, 지옥으로 나타난다. 하느님은 왼쪽의 패널에서 창조자로서 등장하며 그의 뜻을 거스른 결과는 오른쪽 패널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그림의 특이한 점은 신의 존재가 중앙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왼쪽 패널에는 에덴동산에서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를 대면시키는 장면을 묘사한다. 영원한 삶을 상징하는 드라세나 나무를 비롯하여 주변에는 기이하고 이국적인 생명체가 다른 피조물로서 함께 어우러져 있다. 아담이 이브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에덴의 순수성에 어긋난다는 해석 또한 존재한다. 육체적인 욕망으로 첫번째 죄를 지었다는 것이다
가운데 패널에는 역시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하고 환상적인 동물들과 함께 성행위에 몰두한 나체, 과장되어 혼합된 기괴한 구조물이 거대한 파노라마 속에 담겨 있다. 인간들의 무절제함은 금이 간 유리로 표현되며, 중심의 에로틱적인 표현은 인간들의 쾌락과 부패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패널은 지옥의 광경으로 다른 패널과 달리 어두운 배경으로 인간이 쾌락의 유혹에 굴복하여 지옥에서 고통받는 모습이 나타난다. 나체를 부끄러워하며 가리는 사람들과 정욕으로 타락한 인간들을 처벌하는 동물과 악마의 모습이 보인다. 불구덩이에서 고통받는 뻔한 모습의 지옥이 아닌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형벌의 세계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제단화의 날개를 모두 닫으면 외폭에는 또 다른 그림이 등장한다. 푸르른 초목이 덮인 지구의 모습이지만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걸로 보아, 천지창조 중 셋째 날로 해석된다. 그와 동시에 외폭 위에 시편 33편 9절이 적혀 미완성의 지구를 더욱 강조한다
제단화 속에서 인간 본성과 쾌락을 부정적으로 보고, 신랄하게 풍자한 히에로니무스의 삶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또한 그의 그림은 종교적인 동시에 이단적인 표현으로 인해 당시 영향력이 널리 퍼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비롭고 기괴한 그의 그림은 20세기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5일마다 한장씩 시리즈로 올라옵니다
#21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
#22 메두사 호의 뗏목
#23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24 단테의 배
#25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덮치다
#26 방문 (하렘의 내부)
#27 막스 에른스트의 초상화
#28 소네트
#29 아탈라의 매장
#30 불카누스의 대장간
첫댓글 와..너무 재밌다 저런걸 창작해서 그린다니
헉 나 최근에 프라도미술관에서 이 그림 보고 왔는데 정보통에 올라오다니
와 쩐다
흥미롭다
나 이거 실제로 봤잖아🥹 도슨트는 따로 안들었는데 이 그림 앞에서 설명하는 그룹 많아서 중요한거구나 싶었어 ㅋㅋㅋㅋ
말도 안 돼 1500년경에 그린 그림이라고?